최근 접한 논문에 따르면 1926년 이후 미국 주식 시장에서 부의 창출을 주도한 기업은 전체 상장 기업의 4%에 불과했다. 나머지 모든 회사(96%)의 합산 수익률은 해당 기간 동안 1개월 국고채 수익률과 거의 비슷했을뿐이다. 논문에서 발췌한 아래 그림을 보면 1926년에서 2016년까지 90년 동안 상장 기업 25,332개 중 상위 1,100개 기업만이 초과 수익을 창출했고 상위 100개 기업이 초과 수익의 50% 이상, 상위 500개 기업이 초과 수익의 85% 이상을 창출했다.
4%라는 숫자를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은가? 버핏의 뛰어난 아이디어는 단 12개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버핏이 버크셔해서웨이를 인수한 후 약 60년 동안 본업 외에 대략 3~400개의 주식 투자를 했는데 큰 수익을 얻은 정말 뛰어난 투자 아이디어는 단 12개였다. 12/300 하면 4%가 된다. 물론 12/400 하면 3%가 된다. 주식 투자를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버핏도 투자 아이디어의 단 4%가 뛰어난 수익을 거뒀다. 멍거는 1년에 단 하나의 투자 아이디어를 얻어도 대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버핏이 가져오는 아이디어의 대부분을 NO라고 했다.
직접 투자자라면 멍거와 버핏이 말했듯 인생에 단 20번의 투자 기회가 있는 것처럼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저 복리 기계 4%를 고를 안목이 없다면 S&P500 인덱스를 구매하는 거다. 버핏과 멍거처럼 4%를 고를 자신이 있으면 직접 투자하면 된다. 정보(대부분은 소음이다)가 많고 사고 팔기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준비없이 직접 주식 투자에 뛰어 들고 너무 많은 매매를 하고 있다.
저 논문을 주마간산으로 읽으면서 내 머리속에서는 이 그래프가 떠올랐다. 부의 불평등. 미국 상위 5%가 전체 부의 2/3을 가지고 있다. 특히 상위 1%는 주식과 뮤추얼 펀드에 투자된 국가 부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똑같다. S&P500지수 500개 기업 중에 상위 20개 기업(이것 역시 4%) 시가총액 비중이 얼마일까.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47%.
추가) 그리고 방금 본 그림 하나. 2013년 설립된 미국 기업의 1/3만 살아남았다. 자본주의는 이렇게나 치열하다. 물론 별로 치열하지 않은 코스닥 시장 같은 곳도 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