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전략 지도를 가지고 놀다가 2

투자 전략 지도를 가지고 놀다 보면 가끔씩 꽤 좋은 궤적을 보이는 기업을 만나게 된다. 애플과 비슷한 궤적이지만 훨씬 더 좋은 수익률이다. 더구나 밸류에이션(나란히 붙은 마스터카드와 비교해도)도 더 싸다. 둘 다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수익률은 올라가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애플은 그러면서 비싸지고 이 기업은 그러면서 싸지고 있다.

중국기업 투자 전략 지도
중국기업 매출추이


애플 투자 전략 지도는 아래와 같다.

애플 투자 전략 지도
애플 매출추이


지도만 놓고 봐도 둘 모두 좋은 기업이다. 하지만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저 기업은 중국기업이고 애플은 미국기업이다. 저 기업은 음식료 업종이고 애플은 IT업종이다.

“세상의 방법들이 실제로 행복을 가져다 주어서도 아니고, 사람들이 참다운 행복이란 도박에서 이길 돈을 갖거나 사냥해서 잡힌 토끼를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도 아니다. 아무도 행복을 그냥 선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의 불행한 조건에 대하여, 전쟁의 위험이나 생계의 부담에 대하여 생각하게 해 주는 단순하고도 평화스러운 삶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빼앗고 방향을 바꾸게 하는 선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포획물보다 사냥을 더 좋아하는 것이다.”
– 파스칼

파스칼의 말처럼 “인류의 모든 문제는 홀로 방 안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무능함에서 유래”한다. 사람들이 세상의 방법들에 끌리는 것은 그것이 행복을 가져다 주기보다 우리의 불행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리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 산만함은 재물과 권력에 과도한 집착으로 나타난다. 파스칼의 말처럼 “인간의 마음이란 얼마나 공허하고 비열한가!”

버핏은 “The best way to think about investments is to be a room with no one else and just think.”라고 말했다. 이렇게 좋은 기업을 찾았으면 바로 매매에 들어갈 게 아니라 차분히 앉아서 분석해야 한다. 그러면 투자자가 아무도 없는 방에 가서 홀로 뭘 생각해야 할까? 파스칼의 명문을 살짝 비틀어 봤다. “남이 볼 때 나도 이 정도는 분석할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쉽게 분석하는 게 가장 좋은 분석이다.”

  1. 뭐하는 회사인가?
  2. 돈은 어떻게 벌고 있나?
  3. 돈버는 게 지속가능한가?
  4. 경쟁사는 누구인가?
  5. 누가 운영하나?
  6. 10년 후에도 괜찮을까?
  7. 가격은 싼가? 적당한가?

“We don’t care about one year, five years, or ten years. We think in decades. We’re building momentum.”
– 찰리 멍거

“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면, 투자할 수 없습니다. 도박은 할 수 있지만, 투자는 할 수 없습니다.”
– 워런 버핏

주식 투자자라면 이 정도만 생각해 보고 분석하면 충분하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면 좋은 분석이다. 분석을 마쳤는데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한다면 충분히 분석하지 않은 게 되거나 내 능력 범위 밖의 기업이다. 먼저 아무도 없는 방으로 들어가서 조용히 생각해 보자. 사실 이게 제일 힘든 일이다..ㅋ 밖에 이렇게 눈이 내리고 쌓였는데 가만히 방 안에 있으라고?!

첫 눈

(올해 첫 눈)

명품 주식 투자 전략 지도

명품 주식으로 구글에서 뉴스검색하니 제일 위에 “명품주는 불황이 없다…명품백 대신 샀더라면”이라는 기사가 올 4월에 나왔고, 바로 그 밑에 “버버리에 LVMH도…콧대 높던 유럽 명품, 시총 321조 증발”이라는 기사가 올 9월에 나왔다. 주요 소비자인 중국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유럽의 럭셔리 명품 주식들이 힘을 쓰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몇 개 명품 주식 투자 전략 지도를 살펴 봤다.

LVMH

LVMH 투자 전략 지도

“LVMH가 지금까지 이룬 것만큼 무언가를 잘한다면 평생 그 일을 하는게 옳습니다. 평생이 아니라 서너 번 환생하더라도 계속해야죠. 다른 럭셔리 브랜드가 언제든 등장하겠지만, LVMH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 찰리 멍거

HERMES

에르메스 투자 전략 지도

“에르메스를 아주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면 구미가 당기겠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그런 스타일 회사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 찰리 멍거

PRADA

프라다 투자 전략 지도

KERING

KERING 투자 전략 지도

BURBERRY

BURBERRY 투자 전략 지도

KODEX 유럽명품 TOP10 STOXX ETF(456250) 수익률

유럽명품 ETF 수익률

“훌륭한 브랜드를 갖춘 기업이 좋은 후보이다. 이들의 가격이 아주 저렴해지는 몹시 드문 상황, 곧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 찰리 멍거

새로 접한 재밌는 설정, 삼국지평화

왜 고리타분한 삼국지 이야기일까? 삼국지평화는 또 뭘까? 최근 즐겨 보는 EBS 위대한 수업에서 팡베이천 쓰촨대 교수의 정사 삼국지 강의를 들으면서 내 머릿속에 삼국지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또 아주 우연한 기회로 ‘삼국지평화’ 이야길 들었다. 찾아서 읽진 않겠지만 삼국지평화는 근래 새로 접한 흥미롭고 재밌는 설정이었다..^^

팡베이천 교수가 유비를 언급하는 강의 도입부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도원결의(정사 삼국지에는 없다고 한다. 다만 침대를 같이 썼다는 정도만 언급하고 있다고)를 맺은지 23년이 지났지만 실패만 거듭하며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형주의 유표에게 의탁한 채 세월만 보내고 있던 47살 유비가 화장실에 갔다가 일어서질 못하는 자신의 허벅지를 바라보며 髀肉之嘆(비육지탄 : 허벅지 살을 보며 한탄하다) 하는 장면이었다. 말을 타고 전장을 누비며 근육으로 가득 찼던 허벅지가 살만 쪄있는 걸 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자기의 부족한 점에 대해 처음으로 각성하게 된다. 바야흐로 유비가 왕조로 레벨업 하게 되는 시작이 된 깨달음이다.

“미친 짓이란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 아인슈타인

유비, 조조, 손권으로 기억되거나 유비, 관우, 장비 혹은 제갈량으로 기억되는 삼국지에서 마지막까지 읽고 나서의 충격은 최후의 승자가 사마의라는 반전이었는데 근래에 접한 재밌는 설정은 ‘삼국지평화’라는 게 있어 삼국지 인물들의 전생을 초한지 인물들과 연결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었다는 거다. 삼국지 정사와 구전으로 내려 오는 내용을 나관중이 함께 엮어 삼국지연의를 썼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삼국지평화가 실제로 내려 오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책으로 출간되어 있다는 건 처음 알게 됐다.

삼국지평화 : 평화가 유행한 시대는 원대초기. 삼국지연의보다도 이전에 쓰인 삼국지 창작물로 당시 만담가였던 강사들의 화본이다. ‘평화’는 우리말로 하면 ‘구어체’ 정도 의미인데, 딱딱한 문어체가 아니라 이야기하듯 쓴 역사 소설을 가리키는 말이다.

“후한 말에 성은 사마, 이름은 모, 자는 중상(仲相)이라는 천재가 익주에 살고 있었다. 사마모는 매우 영리하고 재능이 뛰어났으나, 때는 매관매직이 성행하였던 영제 시절이라 가난한 그는 50살이 되도록 초야에 묻혀 살았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염라대왕이 된다면 세상을 바로잡겠다고 불평하는 원사를 써서 태웠는데 옥황상제가 그의 뜻을 알고 하룻밤 동안 임시 염라대왕을 시켰다. 옥황상제는 지옥에 350년 이상 해결하지 못한 송사들이 있는데 사마모가 이것을 공정하게 판결하면 내생에 복을 받고 그러지 못하면 방자하게 입을 놀린 대가로 영원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사마모는 자신 있게 송사를 판결해 보겠다고 했고 이에 판관이 네 가지 송사를 내놓았다. 모두 전한 초기의 사건으로 350년 이상 끌어 온 것이었다. 사마모는 문서를 읽고 원고와 피고를 모두 부르고 관련 있는 사람들도 모두 불러 이야기를 듣고 난 뒤 판결을 내렸다.”

“책은 후한 말기의 혼란과 십상시의 전횡을 묘사하며 바로 소설로 진입하는 ‘삼국지연의’와 달리 조조·유비·손권의 환생 이야기도 담고 있다. 한 고조 유방의 건국 과정에 큰 공을 세우고도 토사구팽을 당한 한신·팽월·영포가 저승의 판결을 통해 각각 이승의 조조·유비·손권으로 환생해서 한 헌제로 환생한 고조 유방에게 복수한다는 설정이 눈길을 끈다. 한신에게 천하삼분지계를 건의하고 유방에게서 독립하라고 말하는 괴철은 제갈량으로 환생해 유비에게 천하삼분지계를 건의하고 군사로 활약한다. 저승의 판결을 내린 사마중상은 사마의로 환생해 진나라 건국의 기초를 놓는다.”

독서하는 제갈량


어릴적 삼국지를 읽을 때부터 워낙 제갈량을 좋아했었다. 누구나 좋아하는 전쟁에서 돋보이는 장수나 호걸 영웅보다 전략을 세우고 지략으로 승부하는 제갈량에 눈길이 갔다. 팡베이천 교수의 강의를 듣다 보니 제갈량은 27년 동안 준비를 하고 27년 동안 실행을 한 후 54세에 삶을 마감했는데 특히 27년 준비의 대부분은 친구와의 사귐과 무엇보다 주경야독(제갈량은 12년간 농사를 직접 지었다)의 독서, 특히 제갈량의 독특한 독서법은 주로 역사서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비육지탄 후 각성한 유비가 인재를 찾아 돌아다닐 때 그때 교우를 나눈 스승(사마휘)과 친구(서서)의 천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친구들과의 정보 교류와 독서를 통한 올바른 정세 판단으로 천하삼분지계를 유비에게 제시할 수 있었다.

“유비가 조금 전 양양성에서 채모에게 암살당할 뻔한 일을 털어놓자, 사마휘는 유비에게 계속 그런 수난을 당하는 건 밑에 쓸 만한 인재가 없어서 그렇다고 얘기했는데, 유비는 이에 놀라면서 비록 세력이 큰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도 관우, 장비, 조운, 간옹, 손건, 미축 같은 수많은 인재들이 여럿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사마휘는 이에 대해 관우나 장비, 조운은 분명 만 명의 적군을 능히 당해낼 만한 용맹한 장수들이지만 그들을 제대로 부릴 인재가 없다고 했고, 간옹, 손건, 미축은 시무에는 능하나 군략은 부족한 이들이라 가장 중요한 군사(軍師)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리고 와룡봉추(제갈량과 방통, 제갈량이 정석을 기반으로 한 완벽하게 승리할 수밖에 없는 정파같은 전략을 세운다면, 방통은 대담하고 훨씬 유동적인 상황 변화에 따른 전략을 세우는 데 능해 마치 사파와 같은 전략을 많이 세웠다) 같은 인재를 얻어야 하며, 이들 중 한 명만 얻어도 천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비는 제갈량을 만난 후 승승장구했고 버핏은 그레이엄을 만난 후 승승장구했다. 제갈량과 멍거의 독서법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

“미래를 결정하는 데 역사보다 더 나은 교사는 없습니다… 30달러짜리 역사책에는 수십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답이 있습니다.”
– 찰리 멍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