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읽은 것 하나 올리니까 남들에게 마치 내가 뭔가 어려운 것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가 생긴다..ㅋ 그래서 이번엔 계속 그렇게 보이려고(?) 영어로 쓴 다른 글 하나를 읽고 역시 핵심만 요약해서 올려본다. 마이클 모부신1이 최근 모건스탠리에 기고한 ROIC 투하자본 수익률에 대한 아티클이다. 투자에서 좋은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ROIC는 항상 들어가는 답중 하나로 정말 중요한 개념인데 이번에 모부신이 잘 정리해서 난 숟가락만 얹는다. 미국은 이렇게 좋은 글들을 전세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무료로 공유한다. 우리나라도 유료화만 따라하지 말고 이런 것도 좀 배웠으면 싶다.
바로 처음에 나오는 그림이다. 3000개(러셀3000)의 유니버스에서 매출이 큰 500개를 대상으로 상관관계를 조사했더니 대체로 ROIC가 클수록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다. 당연한 이야기 아님?! ROIC가 왜 중요한지 빌드업의 시작이다. 정작 난 이 그림을 보자마자 알고 싶은 것은 오른쪽 하단 중간에 있는 점들이었다..ㅎ
ROIC 계산식은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ROIC 역시 다른 개념들과 마찬가지로 자세히 들어가가 시작하면 쉽지만 쉽지 않다.
NOPAT(Net operating profit after taxes) = EBITA – cash taxes 로 정의하고 있다. 통상 EBIT에 (1-법인세율)을 곱한다.
투하자본의 계산은 다음과 같다. 왼쪽 운영 어프로치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공식이다. 오른쪽 자금 조달 방식은 부채와 자본과 같은 회사의 자금 조달원을 고려한 접근 방식이다.
ROIC는 당연히 성장과도 관련이 있다. 이 연구는 높은 ROIC와 높은 매출 성장을 지속한 회사들이 수익률과 성장률이 낮은 기업들보다 훨신 더 높은 총주주 수익률을 나타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높은 ROIC는 경쟁으로 인해 결국 평균에 수렴하게 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장기간 높은 ROIC를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은 극히 드물다.
이 그림은 보고서에 없는 그림이다. 참고로 경제적부가가치(EVA, Economic Value Added)를 계산할 때도 ROIC와 WACC(역시 모부신이 쓴 아티클)가 사용된다. EVA = NOPAT – WACC x 영업투하자본 = (ROIC-WACC) x 영업투하자본으로 ROIC가 WACC(가중평균 자본비용) 보다 클 경우에 가치가 있다. 경제적 해자를 통해 기업은 자본 비용(WACC) 이상의 ROIC를 창출할 수 있으며, 경영진은 자본을 배분할 수 있는 더 많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보고서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예시로 들면서 ROIC 계산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부분은 건너 뛰어도 되지만 한번 읽어 볼 만하다. 간단해 보이는 ROIC 역시 이렇게 복잡하다.
3000개 기업(금융, 부동산 제외)의 ROIC 분포다. 5~10%에 가장 많이 몰려 있다. 특이하게도 전체 30% 정도가 양 극단에 몰려 있는 팻테일이다. 현재 S&P500 ROIC 중간값(평균은 편차가 너무 커서 별 의미 없음)을 직접 계산했더니 10.19%가 나온다.
금융을 제외한 52개 산업의 ROIC를 보여준다. 산업내 산업간 ROIC 차이를 볼 수 있다. 역시 내 눈에 띈 부분은 ROIC가 산업간 차이보다 산업내에서 차이가 더 크다. 산업내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간 격차가 훨씬 크다.
지난 30년 동안 총ROIC(전체를 합산해서 계산)는 7.6%에서 11.4%로 증가했다. 미국 시장의 강세이유 가운데 하나다. 모부신은 최근 미국기업의 무형자산 투자(비용으로 취급)가 증가하면서 정확한 ROIC 숫자를 계산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한계를 이야기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예로 무형자산의 자산화(이렇게 하면 분자와 분모가 함께 증가하지만 분모가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해서 ROIC가 낮아진다)를 모색하는 시도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조정 ROIC는 그림처럼 보다 평균에 가까워진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 개인 투자자가 기업마다 실제 이런 작업을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개념은 이해하는 게 투자에 도움이 된다. 특히 지금처럼 무형자산의 비중이 큰 시기에는 더욱 유념해야 하는 개념이다.
그리고 중요한 ROIIC 개념이 나온다. return on incremental invested capital이다. 전년 투자에 대한 NOPAT 변경 비율이다. 버핏이 특히 강조한 개념으로 기업의 자본배분에 따라 단기 변동이 크기 때문에 3~5년 평균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ROIIC가 높은 기업은 자본효율적이거나 상당한 영업 레버리지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본비용(WACC)2를 초과하는 ROIC의 지속가능성도 중요하고 높은 ROIIC도 중요하다.
ROE 듀퐁공식처럼 ROIC를 분해하면 마진과 자본 효율성으로 나눌 수 있다. 기업이 높은 NOPAT 마진을 통해 높은 ROIC를 달성하고 있다면 기업분석에서 차별화에 집중해야 한다. 둘 다 높은 수준이라면 규모의 경제 이점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사업에 투자한 1달러가 시장에서 1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을 때 기업은 가치를 창출한다. 이는 기업이 자본의 기회비용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를 할 수 있을 때 나타난다. ROIC는 가치 창출의 척도이므로 WACC와 함께 고려되어야 하고 또한 ROIC 역시 다른 지표들 처럼 한 순간을 보여주는 스냅샷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이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상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보고서를 읽어 보시길~ 일독할 가치가 있는 글이다.
보고서를 읽은 내 생각.
가치 투자 3.0 시대에 사례처럼 무형자산을 고려한 ROIC는 보기엔 좋아보이지만 그 복잡하고 애매한 작업을 직접 재무제표를 뜯어 보며 수행할 투자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ROIIC 역시 마찬가지. 투자자를 위해서는 보다 직관적이면서 쉽고 편리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내 기준으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좋은 회사다. 하지만 조금 비싸다..^^
ROIC는 경제적 해자와 관계가 깊다. 경제적 해자가 큰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처럼 그 사실을 투자자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격이 비싸기 마련이다. 비록 넓은 해자가 있는 좋은 회사라도 투자자가 그것에 대해 과도하게 지불했다면 그것이 훌륭한 회사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그것에 대해 알고 있고 모두가 그것을 소유하길 원하면 장기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높은 ROIC를 보이는 회사에 투자할 때는 특히 해자가 지속가능한지, 지불하는 가격이 비싸진 않은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역사는 실패한 위대한 회사로 가득 차 있다.
그보다 이 글이 올라가면 31일도 채워져 10월 한 달 동안 31일 내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달력 한달 기준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9월 18일 부터 계산하면 무려 40일 넘게 연속으로 글을 썼다. 물론 대부분 미리 써놓고 예약으로 하나씩 올렸기 때문에 가능하긴 했지만 역시 실제로 해보니 사람이 할 일이 못된다는..ㅋ 이제 목표한 걸 해봤으니 됐다.
- 올해 국내에서 출간된 “예측투자”의 저자이자 “통섭과 투자”,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의 저자이다. 블루마운틴 캐피털 매니지먼트(BlueMountain Capital Management) 리서치 센터장이자 그레이엄과 도드 투자 하일브런 센터(Heilbrunn Center for Graham and Dodd Investing) 교수다. 복잡계 과학의 창립 기관이자 여러 학문 분야에 걸친 연구를 세계적으로 주도하는 산타페 연구소(Santa Fe Institute) 이사회 의장이다. ↩︎
- 애스워드 다모다란 교수의 연구 결과도 그렇고 마이클 모부신의 연구 결과도 그렇고 대체로 8% 내외로 측정된다. 미국 10년 국채수익률 100년 이상 장기 평균 4.49%, 중간값 3.81%였다. 각각 2배를 하면 8.98%와 7.62%가 된다. 난 이런 직관적이면서 쉽고 빠른 방법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