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해 용산참사로 인한 국민 여론을 희석시켜라..라는 요지의 청와대 이메일이 공개가 됐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시사프로그램은 온통 강호순과 과학수사대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가 됐고 미네르바나 용산이야기는 쑥 들어가 버렸다. 미네르바논쟁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아주 중요한 논쟁이고 용산은 재개발, 재건축에서의 세입자문제, 특히 권리금문제를 국가가 어떻게 개입할 것인지 하는 중요한 문제인다. 이런 문제들을 은근슬쩍 넘어간다면 앞으로도 동일한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다.
긴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깜짝놀랄 뉴스로 덮어버리는것은 과거(특히 시기적으로 선거전에) 집권자들이 많이 써먹었던 수법이다. 메일이 공개되기 전부터 인터넷 이곳저곳에서는 연쇄살인범때문에 다른 뉴스들이 사라진다는 우려가 있어왔다. 이미 국민들은 저런 움직임들을 심증적으로 느끼고 있을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 잠깐 문제를 덮어버리는 방법을 택하기 보다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을 좀 진지하게 보여줬으면 좋겠다.
일예로 오늘자 경제신문을 읽다보니 “어려운 때일수록 보험해약 유혹 참아야”라는 칼럼제목이 보인다. 칼럼내용을 보지도 않고 제목만 봐서도 우선 생명보험사에 있는 사람이 썼을거라 생각할 수 있다. 약력을 보니 역시 모생명보험사 부사장이 쓴 글이다. 칼럼뿐만 아니라 뉴스라는것 자체가 이런저런 목적을 가지고 발생이 되고 누군가의 의도로 편집이되고 선택이 되어진다. 어떤 뉴스가 본인에게 전해졌을때 약간은 비판적인 자세가 필요한 것도 이때문이다. 경제기사를 읽는 법 같은 책에서는 이런걸 “행간의 의미를 읽어라”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을 보느냐, 아니면 보이지 않는 행간의 의미까지 읽어내느냐.
서로다른 2개의 신문을 구독하면서 같은 뉴스를 어떻게 배치하고 전달하고 있는지를 일정기간 살피면 아주 많은 정보를 얻게된다. 같은 사실을 취재한 사진이라도 전혀 다르게 사실을 표현할 수도 있고 어느면에 어떤 크기로 배치되었는지에 따라 어떤 의도를 읽을수도 있다. 특히 주의해서 볼 점은 타이밍과 뉴스의 생산자이다. 왜 이시기에 이런 뉴스가 나오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하고 누가 제공한 뉴스(혹은 정보, 칼럼)인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이 뉴스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혹은 손해를 보는 사람은?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