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린치 PEG

세상에 싼 건 싼 이유가 있는 법

해외 블로거의 글을 읽다가 피터린치의 방법으로 몇 개의 주식을 필터링한 글을 봤다. 엊그제 피터린치의 마젤란펀드에 대해 짧게 언급해서인지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 호흡으로 읽었다. 글쓴이는 피터린치 전략의 핵심을 PEG(Price Earnings to Growth ratio)로 봤다. 버핏과 멍거의 가치투자 2.0의 주 개념인 성장을 적정한 가격으로 구매한다는 GARP를 대표하는 핵심지표로 PEG를 본 것이다. PEG가 1보다 작으면서 부채비율과 같은 몇 가지 간단한 기준을 통과한 기업을 필터링한 전략이다.

저PEG 전략을 사용했을 때 수익률은 다음과 같다. 저PEG 20개 주식으로 구성된 월별 리밸런싱 포트폴리오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약 1,142.0%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 S&P 500을 667.4% 상회했다고 한다. 스스로 직접 백테스트를 했다면 믿음은 더 커진다..

저PEG 수익률

글에서 눈길을 끄는 해외 블로거가 뽑은 2월28일 현재 저PEG 상위 주식리스트는 단 9개 주식으로 다음과 같다. 저PEG의 당연한 특징이겠지만 리스트의 PER를 보면 대부분 10 내외의 비교적 싼 주식이다. 일반적으로 PEG에서 EPS성장률은 5년 정도의 기간을 이야기하는데 리스트에 나온 성장률은 정확히 어느 기간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저PEG 포트폴리오

구루같은 유명인이 뽑았든 아니면 내 노력으로 뽑았든간에 이런 리스트만 보고 일괄적으로 매수할 수 있을까. 앞에 쓴 글에서 개인적으로 퀀트를 보조적으로만 사용한다고 했다. 이렇게 특정 필터들을 통과한 몇 개의 종목을 뭐하는 기업인지도 모른채 일괄적으로 매수했다가 월별, 분기별, 혹은 1년 단위로 리밸런싱하는 방법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기에는 나는 너무 합리적이고(응?) 너무 인간적인 사람(기계가 아닌)이다..ㅋ

“최고의 투자자들은 10개, 20개, 30개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한두 개를 찾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하지만 한두 개만 있으면 됩니다…교육기관들은 투자를 잘할 수 있는 비법을 가르쳐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헛소리입니다. 천 개의 주식에 대해 충분히 알면서 아주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정말 잘하고 싶다면 몇 개만 골라야 합니다. 저는 이를 종목 선택의 ‘우든 시스템1‘이라고 부릅니다.”
– 찰리 멍거

귀향길에 오디세우스가 키르케의 조언대로 세이렌(우리가 아는 그 사이렌이다)의 노래소리에 따라가지 않도록 하기위해 선원들의 귀에 밀랍을 넣은 것처럼 검증된 전략에 자신의 귀를 막고 맹목적으로 따라야 할지도 모르지만 난 귀를 막은 선원들보단 귀를 열어 둔 오디세우스에 가깝다. 아름다운 세이렌의 노래소리는 듣고 싶으니까..ㅋ 물론 스티븐 핑거가 오디세우스 기법2이라고 말한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저PEG 투자 전략 지도

해외 블로거의 아름다운 노래소리를 들었으니 이제 내 방식대로 이걸 재구성해야 한다. 내가 고안한 간단한 투자 전략 지도로 기업들을 재배치했다. 앞에 블로거가 표로 나열한 것보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구분하는 게 내겐 훨씬 더 유용하고 편리하다. 내 눈에는 이 9개의 기업들 평균만 놓고 보면 최근 5년 수익률은 벤치마크보다 아주 조금 높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S&P500보다 못한 집합으로 보인다. 꽤 괜찮은 집합이다. 자세한건 기업 하나 하나 뜯어 봐야 알겠지만 밸류만 놓고 보면 금융업종이 제법 포함됐으리라 추측된다. EWBC는 리 루 포트폴리오에서도 봤던 금융기업이다..^^ 혼자 외로이 떨어져 있는 AX도 마찬가지로 금융기업이고.

리스트 중에서 특히 눈에 익은 중국 기업 바이두(BIDU)가 보인다. 9개 기업 중에서 5년 동안 주가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유일한 기업이다. 왜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을까? 역시 개별 투자 전략 지도를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10년동안 성장률과 수익률 모두 떨어지고 있다. 지도상 현재 위치가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이런걸 턴어라운드라고 한다) 확신이 있지 않은 다음에야 쉽게 들어가기 힘들어 보인다.

바이두 투자 전략 지도

세상에 싼 건 싼 이유가 있는 법이다. 세상이 싸다고 한 이유가 자신이 보기에는 정확하게 틀렸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찰리 멍거가 말한 내 의견의 반대편에서 싼 이유를 말하는 최고 전문가와 논쟁해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스스로 반대 근거를 가질 논리적인 이유가 된다. 본인의 피같은 돈을 투자한 기업마다 그럴 자신이 있는가?

주말 아침 해외 블로거의 글 하나를 읽으면서 또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다.
네가 안다고 생각하는 게 정말 아는거니?
넌 오디세우스처럼 몸을 묶지 않고 세이렌의 노래 소리에 목숨을 잃지 않을 자신이 정말 있는거니?
블로그에 남기는 건 모두 나에게 하는 말이다..

  1. 버핏은 사실상 최고의 선수 7명에게 거의 모든 출전 시간을 배분하는 방법을 터득한 후 가장 자주 우승한 유명한 농구 감독인 존 우든의 승리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상대는 항상 2인자가 아닌 최고의 선수와 맞붙게 되고 최고의 선수들은 출전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평소보다 더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게 된다.

    “성공은 마음의 평화입니다.”라고 우든은 말했습니다. 그는 선수들에게 “승리”라는 단어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태도: 자신의 잠재력을 향상하고 극대화하면 성공한 것입니다. 마음과 정신, 영혼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 그것이 그가 정의한 성공의 모습입니다. 우든은 선수들의 마음에서 승리를 잊어버리면 경기에 집중할 수 있고, 매 시간, 매일매일 연습을 통해 작은 개선이 이루어지면 우승은 부산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시 말해, 우승은 완벽한 프로세스의 후행 지표에 불과했습니다. “하루하루를 걸작으로 만들어라.”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자신에게 진실하세요. 매일을 걸작으로 만드세요. 다른 사람을 도우세요. 좋은 책을 깊이 음미하세요. 우정을 예술로 승화시키세요. 비오는 날을 대비해 대피소를 짓습니다.”

    “우든은 스카우트 보고서나 상대 팀 평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팀이 단순함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집중하기를 원했습니다. 비즈니스에 비유하자면, 경쟁사를 모방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는 매일 혁신하고 최고의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경기가 시작되면 선수들이 벤치에 앉아 감독의 지시를 기다리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는 타임아웃을 거의 부르지 않았습니다. 코치이자 스승으로서 그는 자신의 일은 대부분 연습 중에 끝난다고 믿었습니다. 경기는 선수들에게 기말고사나 다름없었죠. 스타 플레이어가 원정 경기를 위해 팀 버스에 2분이라도 늦으면 그 선수는 그날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UCLA가 첫 전국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16년 동안 코치로 재직하며 인내심에 대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오늘날 일부 코치는 1년간의 저조한 성과로 해고됩니다. 오늘날 일부 사람들은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우든은 위대함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
  2. “인간은 자기 통제를 성찰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것을 향상시킬 방법도 함께 고민했다. 오디세우스는 선원들을 시켜 제 몸을 돛대에 묶었고, 선원들의 귀는 밀랍으로 막았다. 배가 좌초하는 일 없이 안전하게 사이렌들의 유혹적인 노래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현재의 자신이 미래의 자신을 불리하게 만드는 기법을 가리켜 오디세우스 기법 혹은 율리시스 기법이라고 부른다. 예는 무수히 많다.” – 스티븐 핑거,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미래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줄이는 것과 같은, 고용주가 우리 월급 중 일부를 연금으로 떼어 놓도록 허락한다거나 소소하게는 잠잘 때 자명종 시계는 일어나서 끌 수 있어야 하는 정도의 거리를 두고 놓는 것과 같은 것들을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