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투자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는 블로그인데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어제 장중 코스피 5000을 넘었지만 종가는 4952로 마감했는데 오늘 현재 5014를 유지중인지라 최초로 종가 5000을 넘지 않을까 싶다1. 지수가 특정 숫자 근처에 오면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그 숫자에 가까이 가서 넘게 되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4500넘어서는 5000까지 가겠구나 싶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코스피 5000이 막연한 허언으로 보일수도 있겠다. 그렇게 되려면 윤석열 탄핵 당시 코스피 지수를 대략 2500이라 보고 100% 상승하면 된다. 임기 5년으로 보면 대략 1년에 15% 상승률이다. 물론 우리나라 경제를 놓고 보면 15%라는 숫자가 터무니 없이 높아 보이기도 하지만 5000이라는 숫자보단 멀어 보이진 않는다. 명목으로 7% 성장에 지배구조 개선과 상법개정, 기타 주주중시 경영 같은 그동안 등안시했던 정책들이 하나씩 맞물려 돌아간다면 결코 허황된 허언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취임한지 한 달도 안됐는데 벌써 12%(탄핵 후로 계산하면 26%)나 올라 코스피 3000을 이미 넘어섰기 때문에 남은 5년 동안 15%가 아닌 10%씩만 올라도 가능한 숫자가 됐다.”
작년 유월, 블로그에 적은대로 코스피 5000이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리 빨리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1년 동안 지수가 70% 이상 상승할 것을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그 큰 규모의 국민연금 수익률이 20% 이상 달성할 줄 누가 알 수 있었을까.

어제 뉴스를 보는데 코스피 5000 뉴스를 전하면서 많은 분량을 코스피 5000은 허황된 소리라고 깎아 내리던 정치인들의 과거 발언 모음이었다. 그리고 인버스에 투자해서 큰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들 사례를 곁들인다.
1980년 100포인트를 기준으로 1983년 1월 4일(122.52) 탄생한 코스피는 1989년 1000선, 2007년 2000선, 2021년 3000선을 차례로 넘어섰다. 1000까지 6년, 2000까지 18년, 3000까지 13년, 4000까지 5년이 걸렸지만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선 지 불과 3개월 만에 5000선에 도달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산술급수에는 익숙하지만 기하급수에는 익숙하지 못하다. 그래선지 산술급수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코스피 1000에서 2000이 되려면 100% 상승해야 하지만 2000에서 3000이 되려면 50%만 상승하면 된다. 3000에서 4000은 33%, 4000에서 5000은 단 25%만 상승하면 되는 것이다. 5000이 6000이 되려면 20%만 상승하면 된다. 하지만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모두 같은 1000으로 생각한다. ‘기하급수의 저주’라고 한다. 코스피는 1980년 부터 현재까지 연평균 9%씩 성장하고 있다. CAGR 9% 속도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는 이야기.
개별기업을 투자할 때도 ‘기하급수의 저주’는 투자자를 괴롭힌다. 데이터를 살피다가 알게 된 것인데 아마도 2025년이 처음으로 아마존(AMZN) 매출이 전통 유통의 강자 월마트(WMT) 매출을 추월하는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파란색 코스트코(COST)는 무려 46년 CAGR 20%였고 월마트는 같은 기간 CAGR 15.5%로 성장했다. 그럼 아마존의 1996년부터 지금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얼마나 될까?

아마존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46.4% 였다(주당 매출액으로 계산하면 다른 숫자가 나온다^^). 유통 강자 세 기업의 2000년 부터 2025년까지 25년 성장률은 코스트코 9%, 월마트 5.8%, 아마존 24.7%로 규모가 증가한 만큼 성장률은 과거에 비해 당연히 줄어들고 있다. CAGR 15~20%에 달하는 코스트코와 월마트의 성장률도 놀랍지만 28년 CAGR 46% 아마존의 성장률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둘은 산술평균의 일직선처럼 보인다.
이럴때 그래프를 로그스케일로 변환해서 보면 또 다른 통찰을 얻기도 한다. 세 기업 모두 규모가 커짐에 따라 성장 속도가 줄어들고 있는 게 보인다. 다만 기울기의 크기는 아마존(최근 10년 20.5%) > 코스트코(9%) > 월마트(3.4%) 순으로 완만해졌다.

우리의 사고체계는 미래를 예측할 때 과거의 성장곡선에 우리를 묶어두는 경향이 있다. DCF를 할 때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는 현재의 높은 성장이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이긴 하지만 기하급수 성장을 하는 가치투자 3.0 기업이 흔한 요즘 세상에는 지나치게 낮은 성장을 너무나 짧은 기간동안만 가정하고 나머지 긴 기간 영구성장률을 적용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아마존처럼 무려 28년 동안 CAGR 46% 성장하는 기업을 고려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과거 기업들처럼 선형적인 성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특히 복리의 시간적 힘을 과소평가하고 단기 매매에 집착한다.

아마존은 좋은 기업인가? 좋은 기업이다. 그리고 나서 투자자가 고민할 것은 아마존의 현재 가격이 적당한가? 혹은 싼가? 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 좋은 기업인지 아닌지 판단하지 못하고 싼지 비싼지를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다면 직접 투자를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투자는 이게 다다. 좋은 기업을 좋은 가격에 매수하고 가만히 있는 것.
코스피 5000을 넘고 나면 20%만 올라도 지수 6000이 된다. 6000이 되고 나면 17%만 오르면 7000이 되고 단 14%만 오르면 8000이다. 버핏이 코카콜라를 매수하기 시작한 1988년 수정종가는 $2.79(PER 15.5 PBR 3.67), 37년이 지난 현재 코카콜라 가격은 $71.87(PER 23.3 PBR 3.77)로 주가가 단 3.9%만 움직여도 버핏이 코카콜라를 매수했던 가격만큼 변동하며 2025년 배당금(DY 2.84%)만 $2.04로 해마다 투자 원금의 7~80%를 배당금으로 돌려받고 있다.

(코카콜라 배당금 CAGR 8.4%2)
“만약 제게 1천억 달러를 주고 “전 세계의 소프트 드링크 시장에서 코카콜라의 리더십을 빼앗아 오라”라고 한다면, 저는 그 돈을 마다하고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 워런 버핏
아마존과 같은 놀라운 지수함수를 그리는 기업을 보면 누구라도 그런 기업을 골라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또는 놀라운 버핏의 코카콜라 초장기 투자3를 보면 자신도 그렇게 오랜 시간 기업을 보유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꿈 깨시라! 코스피 5000을 넘었으니 조금은 매도해야 하지 않을까? 또는 인버스를 조금 담아볼까? 라는 생각으로 손가락이 근질거리지 않는가?!
- 오늘 종가 4990.07로 결국 코스피 종가 5000을 넘지 못했다. 지수 상승과 관계없이 개인 투자자 수익률을 보니 절반은 마이너스란 기사도 났다. ↩︎
- 배당할인모형(DDM…경영진이 주주를 중시하고 미래에도 배당금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는 기업에만 적용 가능한 모형)은 미래 예상 배당금을 현재 가치로 할인하여 주식의 내재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핵심 공식은 P=D/(r-g)다. 이 공식을 이용해 코카콜라의 88년 DDM 내재가치를 복기해서 계산해 보면, 89년 배당금(D) $0.11, 89년 10년 국채수익률 9.09%로 단순히 할인율 10%라고 가정하고 배당성장률을 현재 알고 있는 37년 8.4%가 아닌 직전 5년 GDP 성장률 평균 7.3%(실제 코카콜라는 89년부터 향후 5년동안 11.6% 속도로 배당 성장했고 미국 GDP는 향후 5년 동안 5.4% 성장했다)로 계산하면 $4 내외가 된다. 정답을 알고 있는 37년간 배당 성장률 8.4%로 계산하면 $6.8로 커진다. 실제 코카콜라 배당금은 89년 부터 99년까지 10년 동안 계산해 봐도 11.3%로 증가했고 이 숫자로는 DDM을 계산할 수 없다..^^ 현재 코카콜라 DDM 내재가치를 한번 스스로 계산해 보시라~ ↩︎
-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코카콜라를 매수하기 전 분석할 때 코카콜라가 상장된 1919년부터 1987년까지 모든 사업보고서를 읽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코카콜라가 판매한 케이스의 수가 전년도보다 줄어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1938년 포춘지에서 코카콜라의 성장은 이제 끝났다는 제목의 기사도 읽었다. 버핏은 “1938년에 새롭게 40달러를 투자했더라도 1993년까지 2만 5천 달러가 되었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여전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