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백만장자와 연금 빈털터리

30년 일하면 연금 백만장자…은퇴자의 천국 불리는 나라
아침에 내 눈을 사로잡은 뉴스 제목이다. 기사를 읽어 보면,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IRA)을 적극적으로 투자해서 은퇴시 소득이 은퇴 전의 80%에 육박하는 해피한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사례로는 퇴직금을 중도인출해서 아파트에 영끌한 사례를 든다. 지금처럼 금리가 상승할 때는 대출이자가 올라 더 어렵다. 연금 백만장자와 연금 빈털터리 비교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생애 평균 소득 대비 은퇴 후 소득 비율인 소득대체율은 50% 정도에 불과하니 은퇴 전 소득의 80% 수입을 연금으로 받는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행복한 연금 백만장자

퇴직연금 수익률

이것보다 더 문제는 우리나라 퇴직연금(IRP)의 수익률이다. 연간 수익률이 무려 1~2%대다. 금융감독원 통계를 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94%에 그쳤다. 반면 미국은 퇴직연금의 10년 연평균 수익률이 8%를 넘고 일본도 5%를 넘는다. 상황이 이러니 자신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조회해 보는 사람의 비중도 놀랄 정도로 적다. DB형이야 그렇다쳐도 DC형으로 퇴직연금에 가입했다면 관심을 가지고 운용해야 한다.

수익률 차이의 원인

미국과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이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사에서 자세히 설명한 것처럼 장기투자와 복리의 마법이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통했고, 우리나라는 장기투자와 복리의 마법이 아직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고 있다. 복리가 통하기도 전에 퇴직금을 깨서 집을 사는 데 쓰거나 개인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전 글에서 쓴 것처럼 미국의 주식시장 100년 수익률이 11%에 가까운 이유도 이런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예금이나 적금보다는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므로써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만일 워런 버핏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Warren Buffett: If I were retired, I had a million-dollar portfolio of stocks paying me $30,000 a year in dividends. my children were grown and the house was paid off, I wouldn’t worry too much about having a lot of cash around.”

“워렌 버핏: 제가 은퇴했다면 연간 3만 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백만 달러 규모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다 자랐고 집도 갚았으니 현금이 많다고 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4% 룰

저축하고 투자해서 모은 자금의 4% 이하로만 한 해 생활비로 사용한다면 이 은퇴자금은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파이어족들의 목표기도 했다. 버핏은 3%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백만 달러(현재 환율로 약 13.5억)를 주식에 올인하고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겠다는 생각이다. 이 이론의 핵심은 기초자산 백만 달러가 줄어들지 않아야 한다. 자산가치기 하락하면 안되고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아도 안된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져 기업에서 배당금을 줄이기라도 한다면 자칫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는 전략이다.

나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아침에 기사 한 줄을 읽고 내 생각은 결국 여기까지 이르렀다. 먼 일이라고 치워뒀던 일이 그리 멀지 않은 일이 됐다. 지금 정부가 개혁하겠다는 국민연금은 결코 노후에 기댈만한 곳이 될 수 없다. 작년(2022)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이 57만원 수준이고 20년 가입자의 평균 수령액도 75만원 정도라고 한다. 이걸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investment

저축과 투자

열심히 저축하고 열심히 투자해서 버핏이 말한 백만 달러를 목표로 자금을 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업에 집중하고 연평균 복리수익률이 10%를 넘을 수 있도록 꾸준히 공부하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

파이프라인 만들기

본업 외 현금흐름이 나올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쓸수도 있고 요즘 유행하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수도 있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처럼 블로그를 꾸준히 써서 수입을 만들 수도 있다. 다만 디지털 노가다는 지양해야 한다.

건강관리

현재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3.5년이다. 60세에 퇴직을 한다면 20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가야 한다. 노후에 가장 큰 지출은 병원비다. 지금부터 꾸준히 건강에 투자한다면 노후에 큰 지출을 예방하는 셈이니 가장 큰 투자가 될 것이다.

아침에 읽은 기사 하나로 이렇게 긴 글을 쓰게 될 줄 몰랐다. 쉬운 목차라는 플러그인도 처음으로 써 본 글이다. 연금 백만장자로 늙을 것이냐, 연금 빈털터리로 늙을 것이냐는 지금 내가 무엇을 준비하느냐에 달렸다. 방향이 올바르다면 조급해 하지 말고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