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 자기자본이익률

PER, PBR과 함께 주식투자자라면 다 알고 있는 개념이 ROE 자기자본이익률이다.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누어 계산한 재무 성과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자기자본은 회사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과 같기 때문에 ROE는 순자산 수익률로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ROE가 높을수록 자기자본 조달을 통해 수익과 성장을 창출하고 있으므로 더 효율적으로 경영이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계산할 때 분모인 자기자본은 순이익이 발생한 기간 동안 시작과 끝의 평균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ROE는 수익과 성장, 두 가지를 함께 볼 수 있고 계산도 쉽기 때문에 그만큼 널리 사용되는 지표로 특히 버핏이 좋아하는 지표다. 기업이 주주의 돈을 이용해서 얼마나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바로 알 수 있다. 다만 일시적인 이유로 순이익이 급증해서 ROE가 좋아질 수 있으니 과거 5년 평균, 10년 평균 값과 비교해서 현재 ROE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분자가 순이익이기 때문에 시클리컬한 기업일수록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감안해서 살펴 봐야 한다.

또 ROE를 볼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부채비율이다. 순이익/자기자본 식이기 때문에 분모에 포함되지 않는 부채를 많이 사용해서 순이익이 늘어나면 ROE가 좋아지게 된다. 이를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ROE를 순이익률×자산회전율×재무레버리지로 분해한 듀폰공식으로 봐야 한다. ROE 증가가 순이익률이 높아져서인지, 자산회전율이 늘어서인지, 아니면 부채가 증가해서인지를 과거 지표와 함께 꼼꼼히 살펴 봐야 한다.

그렇게 ROE를 뜯어서 자세히 분석하다 보면 기업의 경영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자본을 배치하고 있는지, 사업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ROE를 분석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바로 이것이다. 경영자의 자본배치와 경영자의 의도를 알아채는 것!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경영되고 있는지를 보는 점수표가 바로 ROE인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 코스피의 ROE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먼저 구글검색에서 찾아본 매일경제신문 기사의 그림이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ROE추세를 나타내는 그림인데 2011년 14%였던 코스피 ROE가 2020년 6월 전망은 7.5%로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2020년 ROE는 3.94%로 급락했다가 다음해인 2021년에 8.96%로 회복했다.

(출처 : 매일경제신문)

위에서 표시한 선행 ROE보다 최근 10년동안 정확한 코스피 후행 ROE가 궁금해서 국가통계포털 KOSIS에 들어가서 직접 데이터를 다운로드해서 그래프로 그려 봤다.

최근 10년 코스피 ROE 평균은 7.29%, PBR 평균은 1.03이고 PER 평균 15.10(비정상적으로 높았던 2020년을 제외하면 13.66)이었다. ROE가 조금씩 내려가면서 PBR도 함께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 내외인 걸 감안해 보면 7% 조금 넘는 ROE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식투자를 해야할 지 의문을 품을 정도의 수준이다. 미국 S&P 500의 현재 ROE는 16.75% 내외로 국내 코스피 ROE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코스피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주식위험프리미엄을 포함한 ROE가 10%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 워런 버핏은 ROE의 하한선을 대략 15% 정도로 보고 기업을 찾는다.

ROE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방법중 하나는 배당이나 자사주매입 소각을 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낮은 배당수익률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코스피 시장을 외면하는 큰 이유기도 하다.

PBR 주가순자산비율

PER에 대해서도 간단히 언급했으니 PBR 주가순자산비율에 대해서도 언급해 두어야겠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비율이다. 즉 시가총액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이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 돈(주주 돈, 자본)과 타인의 돈(부채)으로 시작하기 마련인데 이것의 합이 자산총계가 된다. PBR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주주 돈의 비율이 된다.

회사가 운영을 잘 해서 이익이 나면 회계상 그 이익은 자본총계에 이익잉여금 항목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좋은 회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본총계가 증가한다. 따라서 가격의 수준을 가늠할 때 자본총계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회사 전체에 대해 장부가치는 채권자가 아닌 비즈니스 소유자(즉, 주주)에게 귀속되는 ‘영구적’ 자본의 양을 의미하므로 이론적으로는 회사가 매각될 경우 받아야 하는 가치가 된다. 물론 이론적으로다. 현실은 이와 조금 다르다.

일반적인 투자자들은 자기자본의 장부가치가 시장 가격과 쉽게 비교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직관적인 지표를 제공하기 때문에 PBR이 유용하다고 생각하고 투자에 응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시가총액 상위에 자리잡고 있는 IT기업이나 유형 자산이 거의 없는 서비스 기업인 경우 PBR의 효용성은 과거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경제가 자산 집약적 기업에서 지식 집약적 기업으로 전환함에 따라 장부 가치의 관련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 S&P500 기업들의 자산 중 약 80% 이상이 유형자산이었지만 지금은 80%이상이 무형자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익의 원천도 점점 더 무형자산에 의존하고 있다.

가치투자를 하는 버핏이 포트폴리오에 제일 큰 비중으로 가지고 있는 애플의 PBR을 조회해 보라. 현재 PBR이 무려 46배를 넘는다. 보통 그레이엄이 버핏에게 가르쳐 준 가치투자에서는 PBR 1배 이하를 좋게 보는데 46배라면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 애플은 유형자산이 거의 필요없는 IT기업이자 서비스기업이면서 최근 대규모의 자사주매입 및 소각을 통해 자본총계를 계속 줄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숫자들이 나온다. 심지어 어떤 기업들은 자본이 없어 숫자가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애플 PBR


버핏은 2019년 2월 23일 주주서한에서 버크셔의 장부가치의 연간 변화는 예전과 같은 관련성을 잃은 지표라고 언급하며 더이상 PBR이 버크셔의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It’s now time to abandon that practice.” As if to pile on, Buffett next stated “that the annual change in Berkshire’s book value – which makes its farewell appearance on page 2 – is a metric that has lost the relevance it once had.” 버핏에게 “장부 가치는 미래의 성장과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보수적인 단일 시점의 회사 가치 스냅샷”일 뿐이다.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전인 2000년 주주총회에서 장부가치에 대한 주주의 질문에 버핏은 이렇게 답했었다. “The very best businesses, the really wonderful businesses, require no book value. They — and we are — we want to buy businesses, really, that will deliver more and more cash and not need to retain cash, which is what builds up book value over time…(“최고의 비즈니스, 정말 훌륭한 비즈니스는 장부상 가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부 가치가 쌓이는 현금을 보유할 필요가 없고 점점 더 많은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사려고 합니다…)

Whether it’s The Washington Post or Coca-Cola or Gillette. It’s a factor we ignore. We do look at what a company is able to earn on invested assets and what it can earn on incremental invested assets. But the book value, we do not give a thought to.(워싱턴 포스트든 코카콜라든 질레트든 상관없습니다. 우리가 무시하는 요소입니다. 우리는 회사가 투자한 자산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과 투자 자산의 증가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살펴봅니다. 하지만 장부 가치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DY, PER, PBR과 같은 일반척도는 물론 성장률조차 평가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이들은 단지 기업의 현금 유출입 규모와 시점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뿐입니다. 사실 사업초기에 들어가는 현금보다 이후 창출되는 현금의 현재가치가 작으면 성장은 오히려 가치를 파괴합니다.”
– 워런 버핏

보수적인 장부가치가 특히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치다. 물론 PBR의 무용성을 이야기한 버핏은 미래의 성장조차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기업의 성장 그 자체는 가치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성장은 늘어나는 이익을 높은 수익률로 재투자할 수 있을 때에만 투자자에게 이득이 됩니다. 성장에 1달러를 투자했을때 창출되는 장기 시장가치가 1달러를 넘어야 합니다.” 자본을 더 투입시켜 이익을 늘리는 것, 부채를 더 투입시켜 이익을 늘리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성장의 질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버핏이 장부가치를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자기자본수익률(ROE), 다시 말해 이익을 장부가치로 나눈 자기자본수익률에 대해 비판하는 말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어쩌면 버핏은 ROE의 지속성을 가장 중요한 지표로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애플의 ROE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자. 애플의 PBR이 46배를 넘지만 애플의 5년 평균 ROE는 무려 119%에 이른다. 자사주매입/소각으로 줄어든 자본총계보다 훨씬 더 큰 순이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5년 평균 투하자본수익률(ROIC)도 40%를 넘고 있다. 특히 최근 1년은 ROIC가 56%를 넘고 있다. 아래 그림의 러셀3000에 속한 기업 대부분 ROIC 5~15%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돈 버는 기계다. 애플은 향후 몇 년동안이나 이렇게 돈을 잘 벌까? 이렇게 돈 잘버는 기계인 애플의 자기자본을 얼마의 가치로 봐야 적정할까?

러셀3000 ROIC 평균


물론 영원한 것은 없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증권분석 서문에서 인용했듯, “지금은 실패했지만 회복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지금은 축하받지만 실패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높거나 일정하게 유지하던 ROIC도 순식간에 급락할 수 있다. 단순히 재무제표의 숫자만 쳐다봐선 안되는 이유다.

인텔 ROIC


고든의 배당성장모형으로 PBR을 분석해 보면, P/B=ROE*Payout/(R-G)가 된다. ROE가 크면 PBR도 올라가고 성장(G)이 올라가도 PBR이 올라간다. 결국 PBR은 f(ROE,Payout,R,G)가 된다. 단순한 식이 보기엔 좋지만 R < G 이면 제 구실을 못하기도 한다. 한편 PBR = ROE*PER, 즉 ROE/기대수익률(1/PER) 이다. 만약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ROE가 15%라고 가정하고, 대략 8%정도의 무위험수익률+주식위험프리미엄이라고 한다면 이론적으로 대충 PBR 2 이하에서 구매를 고려하는 게 적정하다고 하겠다. 핵심은 ROE다.

“만약 당신은 어떤 사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극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 당신은 그 주식으로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입니다. 만약 회사가 장부가치로 5%의 수익을 올린다면, 그리고 향후 장부가액에서 계속 5%의 수익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 회사를 장부가치로 사고 싶지 않습니다. 따라서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우리에게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전혀 흥미를 주지 않습니다.”
– 1998년 워런 버핏

“In fact, if anything, we are less likely to look at something that sells at a low relationship to book than something that sells at a high relationship to book, because the chances are we’re looking at a poor business in the first case and a good business in the second case.”
– 워런 버핏

1987년 코카콜라는 장부가의 4배에 거래되고 있었고 ROE는 27%였다. 버핏은 단순히 장부가치를 보지 않고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하고 코카콜라가 향후 10년 동안 높은 ROE가 유지될 수 있는지를 보는 ROE게임을 했다. 향후 10년동안 27%의 높은 ROE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설령 장부가의 4배를 지불하고 구매한 후 10년 뒤 장부가격이 되더라도 향후 10년간 10%가 넘는 복리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만일 장부가의 2배가 된다면 18%가 넘는 복리수익을 얻게 된다.

코카콜라 1987년 ROE


끝으로 아래 메모는 전략적 가치투자를 쓰신 故 신진오님이 돌아가시기전 입원 중 메모한 글이라고 한다. PBR은 ROE와도 관련이 있지만 밸류에이션 중에서는 사경인 회계사가 사용한다해서 널리 알려진 RIM(잔여이익모델)과 관련이 깊다.

“그레이엄의 안전마진은 이익 개념이다. 즉, ROE > 채권수익률인 영역이 안전마진이 있는 주식이다. ROE < 채권수익률이더라도 Value > Price 면 예외적으로 투자할 만 하다.”
– 신진오

신진오님 RIM 밸류에이션


버핏과 가치투자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투자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저PER, 저PBR에 몰두하게 된다. 그러다가 곧 버핏처럼 비즈니스모델과 ROE에 몰두하게 되는데 곧 우리나라에는 높은 ROE를 유지할 수 있는 고품질의 기업이 몇 개 없다는 걸 알게 되고, 버핏처럼 향후 10년을 내다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다시 그레이엄의 투자방식, 즉 초기 버핏의 투자방식을 모색하게 되거나 아니면 버핏의 후계자, 토드 콤스와 테드 웨슬러의 가치투자 3.0 방식을 따라가게 된다.

두서없이 써내려가다보니 블로그를 쓰고 제일 긴 글이 됐다. 영양가 없는 글만 쓸데없이 길게 쓴건 아닌가 모르겠다. 버핏은 좋은 기업(멍거의 영향)을 좋은 가격(벤저민 그레이엄의 영향)에 사서 오래 가지고 가는(필립 피셔의 영향) 자신만의 투자 방법을 찾았다. 단순히 그레이엄을 따라 저PBR을 추구하다 가치함정에 빠질 수도 있으니 PBR을 사용하는 데 주의해야 한다.

주식 포트폴리오 적정 기업 수

주식 포트폴리오 적정 기업 수는 몇 개일까? 사람마다 다 다르다. 워런 버핏은 투자를 야구에 비유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나는 축구에 비유해서 자주 이야기한다.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는 1~2개 종목만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투자에 대해 공부한 개인인 경우 보통 10개 내외의 기업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다. 공교롭게도 이 숫자가 축구팀의 선수 숫자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버핏처럼 10년 뒤 미래를 내다 보는 안목이 있는 투자자라면 한 두개에 집중 투자해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투자자라면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여 포트를 충분히 분산해야 한다. 사정에 따라 5~10개 정도가 적당하다. 물론 단순히 기업의 숫자만으로 분산인지 집중인지를 가늠할 순 없다.

축구 감독이 포메이션을 짤 때, 4-4-2나 4-3-3, 혹은 4-2-3-1 같이 자신이 생각한 전략에 맞게 선수들을 운용하듯 투자자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도 공격수, 수비수, 미드필더 같이 자신의 전략에 맞게 골고루 산업별, 유형별, 기업단계별로 선별해서 적절한 포지션을 가지고 가야 한다.

축구 경기장


전통적인 가치투자 1.0(그레이엄식, 수비수)과 가치투자 2.0(버핏식, 미드필더) 그리고 가치투자 3.0(공격수)이 골고루 들어가는게 좋다. 나에게 골키퍼는 현금비중이다. 의도적으로 얼마의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지만 적절한 비중이 자연스럽게 골 문을 지키게 한다. 이 개념에서 만일 레버리지를 쓴다면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공격하러 나간 셈이 된다. 가급적 그런 상황은 안생기는 게 좋다.

투자자는 필드에서 직접 플레이 하는 선수가 아니다. 투자자는 중계석에 편안히 앉아 해설하는 아나운서나 해설가도 아니다. 투자자는 TV를 보며 응원하고 결과를 챙기는 관중(인덱스나 ETF투자자에 해당)도 아니다. 투자자는 감독이다. 감독이 해설가나 관중들이 떠들어 대는 말이나 감정에 의존하면 경기는 엉망이 된다. 감독은 오로지 선수들과 상대팀에 집중해야 한다.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구성을 바꿔주고, 상대팀에 따라 전략을 바꾼다. 날씨가 변하면 날씨에 따라 전술을 바꾸고 공격이나 수비가 안풀리면 적절한 선수교체를 해 주면서 전체적인 팀의 조화와 승리에 직접 관여해야 한다.

따라서 경기결과는 오로지 감독의 책임이다. 상대탓도 심판탓도 날씨탓도 광적인 응원탓도 될 수 없다. 여기엔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자신이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몇몇 기업의 주식에만 관심을 가져라. 관심 종목의 숫자가 10개에서 20개라면 괜찮지만, 그 숫자가 20개를 넘게 되면 화를 자초하게 된다.”

“괜찮다고 생각되는 기업들 중에서도 최고라고 여겨지는 기업을 선정해서 자금의 상당 부분을 그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라.”

“아무것도 모르는 투자자라면 주가지수 편드(인덱스)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 만약 당신이 무엇을 좀 아는 투자자이기에 기업이 하는 일을 이해할 수 있으며, 장기적인 경쟁적 우위를 지닌 동시에 주가가 적절한 기업을 5개에서 10개 정도 찾아낼 수 있다면, 전통적인 분산 투자 기법은 아무 의미가 없다.”

워런 버핏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는 열심히 분석하더라도 기업과 주식에 대한 피상적인 지식만 가지고 있다. 여가 시간이 넉넉하고 개별 기업을 조사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해도 자본과 정보와 인적 자원이 풍부한 기관 투자자들과 경쟁하게 된다. 그들을 이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개인 투자자들이 하기에는 너무 힘든 게임이다.

굳이 하려거든 버핏이 말했듯이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업에는 절대 투자하지 말라.” 직접적으로 알고 있거나 최소한 친숙한 비즈니스 및 산업을 대표하는 주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가는 곳마다 스타벅스가 있고 그 회사가 사실상 커피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다른 기업을 분석하고 공부하는 것보다 스타벅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그런 기업 5개만 찾으면 된다.

스타벅스 주가

(출처 : 야후)

주식 조사나 기업분석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전 공부와 시간이 소요되며, 여유시간을 모두 쏟기에는 진정으로 시간은 가치가 있다. 잘 조사된 10개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의 가치를 계산하면 포트폴리오 구축비용이 인덱스 ETF의 비용보다 높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기회 비용을 중시하는 버핏이 일반투자자에게 인덱스를 추천하는 이유이고 좋은 멘토를 만나는 게 특히 중요한 이유다. 무언가를 배우는데 10,000시간이 걸릴 이유가 없다. 오랜 시간동안 공부하고 고민하는 것보다 테스트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즉각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면 훨씬 더 짧은 시간에 포트폴리오를 스스로 운용할 수 있다.

“당신이 경력 초기이고 그들이 훌륭한 멘토 또는 더 높은 급여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매번 멘토를 선택하십시오. 그리고 학습 곡선이 최고조에 달할 때까지 멘토를 떠날 생각조차 하지 마십시오. 내 비즈니스에서, 그리고 많은 비즈니스에서 훌륭한 멘토보다 나에게 더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많은 젊은이들이 장기적으로 자신을 준비하는 대신 단기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너무 근시안적입니다.”
– Stanley Druckenmi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