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글 중에 전문가를 정의한 게 하나 있어서 따로 메모해놨는데 곧이어 글쓰기 전문가라 할 수 있는 하루키와 이번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말을 역시 따로 메모했다. 내겐 같은 말로 들렸다.
“전문가란 매우 좁은 분야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실수를 해본 사람”
“소설을 쓰는 것은 저에게 기본적으로 일종의 육체 노동입니다. 글쓰기 자체가 정신적 노동이지만, 책 전체를 완성하는 것은 육체 노동에 더 가깝습니다. … 책상에 앉아 레이저 빔처럼 정신을 집중하고, 빈 지평선에서 무언가를 상상하고, 이야기를 만들고, 올바른 단어를 하나하나 선택하고, 이야기의 전체 흐름을 궤도에 맞추는 전체 과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장기간 필요로 합니다. … 소설가에게 그 과정은 모든 신체적 여유를 발휘해야 하며, 종종 과로할 정도까지 해야 합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글 쓰는 사람 이미지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고요히 책상 앞에 앉은 모습이지만 사실 저는 걸어가고 있습니다. 먼 길을 우회하고 때론 길을 잃고 시작점으로 돌아오고 다시 걸어 나아갑니다. 혼자서 걸어가는 그 과정이 고립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어쨌든 저는 언어로 작업하는 사람이고 언어는 결국 우리를 연결해 주는 실이니까요. 아무리 내면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해도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한 그 사람은 세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 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