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10년 정도 보면 되겠지만 어떤 기업은 조금 더 보고싶을 때가 있다. 서비스라면 보통 이런 기능을 유료로 제공한다..^^ 모든 기업들의 데이터가 있는 게 아니라서 일반적으로 적용되진 않지만 일전에 한번 10초 내재가치 계산기로 봤던 룰루레몬 투자 전략 지도가 궁금해서 넣어 봤다. 5년전까지만 해도 애플이 걸어가고 있는 길을 잘 갈 것이라고 시장이 예상했지만 이런저런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칫 10-10 칸 안으로 떨어지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졌다.
최근 기업 실적이나 주가 움직임을 보면 시장은 떨어진다에 베팅(5년전에 비해 풍선 크기가 쪼그라들었다)하고 있는 것 같다. 5년 전에 비해 수익률도 조금 개선됐고 성장률도 조금 좋아졌지만 시장은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다. 좋은가에 대한 확신이 들고 나서 싼가를 검토해야 한다. 좋은가를 뭐로 판단할지는 자신의 경험과 역량에 달렸다. 이런 지도 한 장을 보고 좋다고 판단할 수도 있고, 수많은 자료를 뒤지고 리루가 말한 탐정수사를 몇 달, 몇 년을 하고 나서 판단할 수도 있다. 싼가도 마찬가지다. 10초만에 결정할 수도 있고, 몇 달동안 뒤져보고 계산하고 고민한 후 결정할 수도 있다.
빠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바른가가 중요하다. 올바른 판단을 하면서도 빠르면 더 좋다. 하지만 흔히 공짜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세상에 쉽고 빠른 길은 없다. 룰루레몬 재무제표에서 어떤 숫자를 보고 판단할 것인가? 어떤 숫자들의 흐름을 보고 판단할 것인가. 아니면 룰루레몬의 어떤 문화를 보고 판단할 것인가? 어떤 사건들의 조합을 보고 판단할 것인가. 룰루레몬 누구의 어떤 행동을 보고 판단할 것인가. 중앙은행장이 인플레이션과 실업 두 개를 모두 만족시킬 수 없듯, CEO는 성장률과 수익률 두 개를 모두 만족시킬 순 없다(물론 NVDA 같은 예외도 있긴 하다).
투자 전략 지도의 현재 위치만 보고 판단한다면 좋은가? 좋다. 그렇다면 저 보라색 점은 5년 후에 어디에 있을까? 경쟁을 물리치고 최소한 저 좋은 자리를 유지할 수는 있을까? 소프트랜딩하면서 애플이 걸어간 길을 갈 수 있을까? 최소한 투자자(인베스터)라면 이런 생각들을 하고 스스로의 답을 가져야 한다. 남의 말(이 글 역시 남의 말이다)이나 방송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판단은 자신의 몫이고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자신의 몫이다. 투자는 철저히 개인적인 작업이다. 그래서 투자는 외롭고, 또 외로워야 한다.
추석연휴 시작할 때 그냥 간단한 아이디어 상태에 있었는데 추석연휴 동안에 역시 생각만 하고 있었던 기능들을 조금 더 추가해서 간단한 투자 지도를 업데이트했다. 투자 지도 이야기하면서 6만전자가 된 삼성전자를 언급했었는데 데이터를 잘못 입력해서 틀린 그림을 그렸던 게 마음에 걸려 삼성전자부터 업데이트된 투자 지도에 넣어 봤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대표기업 삼성전자는 과연 좋은 기업인가? 새롭게 추가된 기능은 10년 전, 5년 전, 그리고 현재를 한 지도에서 비교해 보는 것이다. 다른 기업과 비교도 좋지만 무엇보다 과거의 나와 비교해 보는 것이 투자에서 필수적이다.
투자 지도를 처음 그렸을 때 아마도 국내 기업 대부분은 10%와 10% 사이인 제일 왼쪽 아래칸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삼성전자도 10년 전이나 5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 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수익률이나 성장률 면에서 모두 S&P500 평균이나 다우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럼 핸드폰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애플(AAPL)은 어떨까?
투자 지도에서 10년 전 애플이 바로 워런 버핏이 투자를 검토할 때 애플이다. 그 1년 후 버핏은 애플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높은 성장률(지금의 테슬라와 비슷한 성장률)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싼 수준이었다. 물론 그 후 우려대로 성장률은 꾸준히 하락했지만 수익률은 오히려 상승하면서 현재는 성장률과 수익률이 뛰어난 11_11 클럽에도 들어있다. 지금의 애플은 11_11과 거의 같은 위치에 있다. 애플이 걸어온 길은 테슬라를 포함한 모든 성장 기업들이 가고 싶어 하는 길이다. 애플은 역시 좋은 기업임에 틀림없다.
이번에는 삼성전자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대만의 TSMC를 한번 보자.
업의 특성상 시클리컬하게 성장률은 오르락 거리지만 수익률은 일정하게 10%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비교해서 보니 삼성전자와 수익률 차이가 꽤 커보인다. 성장률과 수익률이 우수한 그룹인 11_11_11과 겹칠 정도로 좋은 위치에 있다. 역시 좋은 기업이다.
투자 지도로 몇 개 기업의 점을 테스트로 찍어 보면서 제일 인상적인 기업은 바로 엔비디아(NVDA)였다. 다른 기업들을 그야말로 압살하는 궤적이었다. 5년 전 지금의 구글 옆에 있었을 때가 PER 20근방으로 PEG 1 수준이었다. 투자지도를 그리면서 10년전 지금의 삼성전자 위치에 있었던 그저그런 기업에서 5년전 엔비디아로 퀀텀 점프했을 때, 바로 그때 이 기업을 알아채지 못했음이 아쉬웠다. 하지만 그때라도 지금의 엔비디아 위치를 예측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 확신할 수 없다. 지금 엔비디아처럼 이렇게 TSLA에서 FTNT를 거쳐 MA로 떨어지는 무형의 저항선을 뚫고 올라가는 것은 능력과 운과 시대정신이 맞물린 그야말로 초초초 대박 사건이다.
하지만 지금의 위치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 해도 5년전 위치의 엔비디아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쉽다. 지금처럼 이렇게 높은 수익률과 성장률은 곧 치열한 경쟁을 불러들일 것이다. 그것을 얼마나 지켜낼 수 있을지는 오롯이 엔비디아의 해자에 달려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기업은 비자카드. 옆에 있는 마스터카드와 비교하려고 한번 넣어봤더니 이런 행보를 보인다. 일정한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수익률을 계속해서 올려가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써보고 경험했던 국내외 그 어떤 재무제표 분석 서비스에서도 이런 종류의 그림들을 본 적이 없다. 과거 재무제표 숫자들을 표로 제공하긴 하지만 이렇게 시각적으로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것은 못봤다. 그럼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이렇게 세세한 기능이 담긴 그림까지 다 공개해도 될까? 수익률과 성장률을 정확하게 어떤 지표를 사용하는지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투자지도 개념을 차용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출처: buddy.pe.kr 만 남겨주시면^^). 수익률과 성장률도 대부분 간단하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허나 간단하지만 쉽지도 않다. 그리고 이 그림 역시 간단 내재가치 계산기처럼 입력하면 10초 이내에 결과가 나온다. 속력보다 방향이라지만 역시 속력도 중요하다~
추가) 과거 기업분석 사례로도 언급했었던 삼양식품 투자 지도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한번 추가해봤다. 대략 5년전 삼양식품이 내가 분석 사례로 분석했을 즈음이다. 10년 전 성장률 -0.54%였던 기업이 환골탈퇴했다. 5년 뒤 삼양식품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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