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우석훈.박권일 지음/레디앙 |
특이하게도 10대의 동거권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10대가 사랑을하고 동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시대이고 20대에 일가를 이루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시대가 되어 버렸는데 이것은 모두 세계화로 대변되는 승자독식사회이기 때문이며 기존 유신세대와 386세대가 미래세대(88만원세대를 포함한)를 배려하고 양보하지 않는한, 그리고 정책적인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한 지금 10대와 20대의 미래는 그야말로 암흑이 될 것이라는 요지. 그래서 이러한 특정세대의 희생만 강요하는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몇가지 정책적 대안을 말미에 담고 있다. 요즘 정부나 미디어에서 많이 나오는 잡셔어링에 대한 제안도 나오는데 저자가 이야기하는 잡셔어링은 기존 종업원들의 급여를 줄여서 새로 시작하는 신입사원들의 일자리를 늘리자는 취지였는데 지금 시행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신입사원의 급여를 줄여서 신입사원 일자리를 더 만드는 쪽이다..^^ 20대에게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기보다는 자영업카페에서, 특히나 20대가 하는 자영업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운동(?)이라도 해야 한다는 부분에선 조금 안쓰럽기까지 했다. 3,40대에는 최소한 자영업자인 남을 배려하면서 같이 살자는 심정이 있지만 매스마케팅에 그냥 노출된체 성장한 20대에는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있고 스웨덴의 예를 들면서 스타벅스가 그나라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이야기하며.. 말미의 정책적 대안을 들여다 보면서, 역시 이말이 생각났다. “모든 사람들은 국가의 비용으로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들은 국가가 모든 사람들이 부담하는 비용으로 유지된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20대 청년의 창업자금을 정부에서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일자리를 만들고, 생태계를 보존하는 친환경 일자리를 늘리고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횡포를 감시하는 일자리를 만들고….다 좋은데 돈은? 하긴 4대강 살린다면서(언제 죽었나?) 전국토의 공사장화를 독려하는 재원을 빼도 되긴 되겠다. 20대 국회의원이 없어서 20대를 위한 정책이 안나오는게 아니라 현재의 금융위기 상황에서 우선순위가 많이 밀리고 있는게 아닐런지. 이미 가정을 이루고 돈을 가장 많이 지출해야할 3,4,50대가 무너지는 현 상황에서 한정된 재원의 우선순위가 어디로 갈까. 신입사원의 연봉을 줄여서 신입사원에게 나눠주자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나라이니… 물론 선진국의 좋은 정책들을 우리나라도 밟아가야 할 것이 분명하겠지만 선진국과 우리나라와의 타임갭이란게 분명 존재하는 상황을 감안해야 할 필요도 있지 싶다. 현정부가 그리 곱게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선의를 가지고 추진하고자 하는 일들까지 부정할 마음도 없으니. 예산의 제약앞에서 나름 잘 풀어나가길 바랄뿐. 세대간의 불평등을 이야기하고 X세데이후 이렇다할 세대규정이 없었던 요즈음 20대에게 “88만원세대”라는 타이틀을 쥐어준 점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로서의 의미로 충분하다. 한편으로는 특정세대를 뭉뚱그려 한단어로 표현한다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유신세대, 386세대, X세대, 그리고 88만원세대까지 특정세대를 한단어로 포장함으로써 그 세대에 속한 다수의 사람들이 그 단어에 대해 최소한 50%이상 공감하기란..정녕 가능할까? |
[월:] 2009년 02월
사실상 백수 350만명, 실업률은 3.6%?
지난달 통계청 고용 동향에서 사실상 실업 상태에 놓인 사람이 350만명에 달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고한다. 84만8000명의 실업자 이외에 일을 더 하고 싶은 단시간 근로자(15만2000명),취업 준비생(52만9000명),그냥 쉰 사람(176만6000명),구직 단념자(16만5000명) 등을 다 합친 것인데 카드대란 당시(2003년 1월)보다 1.6배 불어났다.
2009년 1월 현재 대한민국의 실업률을 보면 3.58%다. 이는 위 자료에서 실질적인 실업자 84만8000명을 전체 경제활동인구(23,709,000명)로 계산한 실질적인 실업률이다. 사실상 백수인 모든 사람들(약 350만명)을 집어 넣으면 자그마치 14.76%이라는 놀라운 숫자가 나온다. 대한민국 경제활동인구의 14.7%가 넘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전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수출감소(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겐 심각한 문제) -> 기업의 매출감소 -> 유가인상과 원재료가격 상승 -> 기업영업이익 감소 -> 기업투자감소 -> 실업률 상승 -> 가계소비감소 -> 기업매출감소의 악순환 고리가 가동되고 있다. 더군다나 만에하나 지금 기업들이 저금리기조를 발판으로 신규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고용 증가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산업이 별로 눈에 안띈다는게 걱정이다. 게다가 정부지출을 늘린다고 건설쪽에 재원을 쏟아부어 결국 동남아 근로자들만 좋은 일 한다는 소리도 들리고..
언젠가 대통령비서실장이 젊은이들의 실업이 지금처럼 계속될 때 국가적으로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를 했다고 하는데 제발 신경좀 써주길.
새삼 생각해 보는 뉴스보는 법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해 용산참사로 인한 국민 여론을 희석시켜라..라는 요지의 청와대 이메일이 공개가 됐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시사프로그램은 온통 강호순과 과학수사대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가 됐고 미네르바나 용산이야기는 쑥 들어가 버렸다. 미네르바논쟁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아주 중요한 논쟁이고 용산은 재개발, 재건축에서의 세입자문제, 특히 권리금문제를 국가가 어떻게 개입할 것인지 하는 중요한 문제인다. 이런 문제들을 은근슬쩍 넘어간다면 앞으로도 동일한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다.
긴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깜짝놀랄 뉴스로 덮어버리는것은 과거(특히 시기적으로 선거전에) 집권자들이 많이 써먹었던 수법이다. 메일이 공개되기 전부터 인터넷 이곳저곳에서는 연쇄살인범때문에 다른 뉴스들이 사라진다는 우려가 있어왔다. 이미 국민들은 저런 움직임들을 심증적으로 느끼고 있을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 잠깐 문제를 덮어버리는 방법을 택하기 보다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을 좀 진지하게 보여줬으면 좋겠다.
일예로 오늘자 경제신문을 읽다보니 “어려운 때일수록 보험해약 유혹 참아야”라는 칼럼제목이 보인다. 칼럼내용을 보지도 않고 제목만 봐서도 우선 생명보험사에 있는 사람이 썼을거라 생각할 수 있다. 약력을 보니 역시 모생명보험사 부사장이 쓴 글이다. 칼럼뿐만 아니라 뉴스라는것 자체가 이런저런 목적을 가지고 발생이 되고 누군가의 의도로 편집이되고 선택이 되어진다. 어떤 뉴스가 본인에게 전해졌을때 약간은 비판적인 자세가 필요한 것도 이때문이다. 경제기사를 읽는 법 같은 책에서는 이런걸 “행간의 의미를 읽어라”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을 보느냐, 아니면 보이지 않는 행간의 의미까지 읽어내느냐.
서로다른 2개의 신문을 구독하면서 같은 뉴스를 어떻게 배치하고 전달하고 있는지를 일정기간 살피면 아주 많은 정보를 얻게된다. 같은 사실을 취재한 사진이라도 전혀 다르게 사실을 표현할 수도 있고 어느면에 어떤 크기로 배치되었는지에 따라 어떤 의도를 읽을수도 있다. 특히 주의해서 볼 점은 타이밍과 뉴스의 생산자이다. 왜 이시기에 이런 뉴스가 나오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하고 누가 제공한 뉴스(혹은 정보, 칼럼)인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이 뉴스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혹은 손해를 보는 사람은?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