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최근 1년 수익률을 검토하다가 시총 상위 10개 기업(현재 전체 지수의 35%를 차지)의 1년 수익률을 살펴 보니 42%를 넘는다. 인덱스를 사지 않고 상위 10개 기업만 구매하고 싶어지는 숫자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위 10개를 고르든, PER가 낮은 10개를 고르든, PBR이 낮은 10개를 고르든, 내재가치 대비 할인율이 큰 10개를 고르든 어떤 방식으로 주식을 선별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높았을 것이다. 물론 이건 사후편향이 들어간 결과다. 이 결과만 보고 미래에도 시총 상위 10개를 구매하면 목표수익률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S&P500 PER 28 수준인데 이것 역시 뜯어 보면 시총 상위 10개 평균 PER 48, 상위 20개 평균 PER 39, 상위 30개 평균 PER 42, 그리고 시총 하위 470개 평균 PER 20.38이다. 흔히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상위 7개 기업의 실적은 나머지를 압도한다. 과거 거품처럼 주가가 올라가는 게 아니라 지금은 좋은 실적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다.
AQR의 클리프 애스니스가 최근 발표한 논문을 보면 PBR 상위 30%를 하위 30%로 나눈 비율이 과거 3~6 밴드를 벗어난 8 수준인데 이는 과거 2000년 닷컴버블이후 처음이다. 싼 주식에 비해 비싼 주식들이 더 비싸지고 있다.
애스니스의 가설대로 인덱스펀드의 증가때문인지, 오랜기간 낮은 이자율때문인지, 또는 기술과 SNS의 발달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현상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I’m far more certain that social media, the overconfidence that come when people think all the world’s data is at their fingertips, and gamified, fake-free, instant, 24/7 trading has done so in a significant way.”
그렇다면 과연 앞으로도 대형주의 이런 엄청난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을까? 모멘텀에 익숙한 투자자라면 달리는 말에 올라탈 것이고 순환론에 익숙한 가치투자자라면 주저할 것이다. 그레이엄은 말년에 주식을 선별해서 투자하는 것보다 일정 필터를 적용해서 그룹으로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테스트해 본 결과 저PER 주식을 그룹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단 2개의 필터만 적용해서 500개 중에 저PER 10개를 골라봤더니 10개 평균 PER 9.46 정도 수준1이다. 평균 EV/FCF는 15.9 로 올라간다. PER가 낮은 것는 낮은 이유가 있다는 주의인데 무지성으로 나온 저 10개를 그레이엄만 믿고 그룹으로 살 수 있을까? 자꾸만 10개를 돌 뒤집듯이 하나하나 살펴보고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따져보고 싶어진다.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는 게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 아니나다를까 업종만 훑어 보니 철강, 농업운수, 에너지, 금융/보험 업종이 대부분이다. PER가 낮은데는 낮은 이유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