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SNS를 사용할 때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 어느 시점이 지나서 비공개로 나만보기 글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1년 뒤에 볼 생각으로 기억해야 할 것들이나 중요한 순간을 마치 스냅샷을 찍듯 적어 놓고 잊어버리면 매년 그 글을 볼 수 있었다. 잊기위해 기록했던 날들이었다. 투자란 게 데이트레이더가 아닌 한 시간지평이 꽤 긴 작업이기 때문에 1년 뒤, 2년 뒤 다시 볼 수 있는 이런 기능들은 꽤 유용했다. 그래서 블로그에도 같은 기능을 찾아 설치했고.
나만보기로 올려뒀던 2년 전 오늘, 새벽에 빛이 그린 그림이다. 모처럼 SNS에 들러 과거글을 훑고 타임라인을 봤더니 친구들 글은 온데간데없고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광고글만 가득하다. 내가 전혀 모르는 추천하는 사람들의 글 사이사이로 광고가 떠있고 이런 글 10개를 넘게 내리고 나니 친구글 하나를 볼 수 있다. 몇 안되는 친구들이지만 글 올리는 빈도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다들 잘 살고 계시겠지..^^
같은 날 아침에 빛이 그린 그림이다. 오늘 눈발이 날린 흐린 날이었지만 사진을 보니 이맘때 아침 햇살이 좋았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내일은 3월에 걸맞게(그런게 있긴 하나?!) 빛들이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맑은 날이 됐으면 싶다.
그나저나 연로하신 버핏옹께서 트럼프의 관세에 대해 드디어 한 말씀 하셨나보다. “시간이 가면 관세는 상품에 매기는 세금이 된다. 이빨 요정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 경제에서는 항상 ‘그리고 나면 어떻게 되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트럼프의 행위는 모두 ‘그리고 나면 어떻게 되지’를 생각하지 않는것처럼 보인다. 일단 지르고 나면 누군가 어떻게 되겠지.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까지 비축자산으로 하겠다는 발언은 어떻게 되겠지의 절정이다. 발표 전에 미리 크게 뛰었다는 글들도 보이고…뭐 자신도 이미 밈코인을 발행했으니.
블로그에 비공개로 나만보기 글을 남기면 그야말로 일기가 된다. 일기는 간간이 노트에 적고 있어 자칫 중복이 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일기보단 과거 SNS를 이용한 방식대로 1년 뒤, 2년 뒤에 볼 스냅샷들을 나만보기 글로 남겨둘까싶다.
버핏이 직접 언급하는 버크셔해서웨이 가치평가에 대한 글을 봤다.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의 주당 내재가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의 확실히 상승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매수자가 PBR 2에 근접하는 가격에 매수하면 투기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었다. 특히 매수자의 짧은 시간지평과 결합하면 확실한 투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버크셔 투자자의 시간지평이 1~2년일 경우, 버크셔 주식 매수가 진입 가격과 상관없이 긍정적인 수익을 낼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고 말하면서 시간지평이 최소 5년인 경우에만 매수해야 한다고 권했다.
“이 쾌활한 예측은 그러나 중요한 경고와 함께 제공됩니다. 투자자가 버크셔 주식에 진입하는 시점이 비정상적으로 높으면 – 예를 들어 버크셔 주식이 가끔 도달한 두 배의 장부 가치에 근접하는 가격 – 투자자가 수익을 실현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건전한 투자가 높은 가격에 매수되면 성급한 투기로 변할 수 있습니다. 버크셔도 이 진실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 워런 버핏, 2014년 주주서한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고 하더라도 매수가가 높으면 안되고 역시 시간지평이 짧으면 안된다는 기본적인 원칙이 버크셔에도 적용된다고 버핏이 직접 이야기한 것이다. 특히 이례적으로 버크셔해서웨이 가치평가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숫자(PBR 2)를 제시했다. 물론 2018년 주주서한에서 사업 자회사의 가치가 늘어남에 따라 버크셔에서 장부가치가 관련성을 잃고 있기때문에 더이상 PBR을 버크셔 가치평가에서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관련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버크셔해서웨이 과거 20년 동안의 PBR 변화표다. 1.0과 2.0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 PBR 평균은 아래 표와 같다.
버크셔는 지난 10년 동안 장부가치를 11.9% 복리로 증가시켰다.
향후 10년 동안 BPS가 이보다 낮은 8%로 성장한다고 가정하고 10년 후 PBR을 20년 장기평균인 1.4로 가정하면 10년 후 주가는 948 달러가 되고 CAGR 6.4% 수익률(10년 평균 PBR 1.5로 가정하면 7.1% 수익률)이 된다. 당연히 지금 가격보다 싸게 사면 수익률은 올라간다. 물론 과거 10년처럼 자사주매입(2012년 주주서한에서 자사주매입 기준을 PBR 1.2배로 언급했는데 2018년에 기준을 변경했다)을 하게 되면 수익률이 그만큼 더 올라갈 수 있다. 배당은 기대하기 힘들것이다.
“이사회에서 채택한 수정안에 따라, Berkshire의 회장 겸 CEO인 워런 버핏과 Berkshire의 부회장인 찰리 멍거가 모두 재매입 가격이 보수적으로 결정된 Berkshire의 내재적 가치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경우 언제든지 주식 재매입을 할 수 있습니다. Berkshire의 통합 현금, 현금성 자산 및 미국 재무부 채권 보유액이 200억 달러 미만으로 감소하는 경우 주식 재매입을 하지 않는 현재 정책은 계속됩니다.” – 2018년 버크셔해서웨이
2024년 5월 이후 자사주매입은 중단된 상태이고 최근 3년 동안 자사주매입을 보면 PBR 1.4 이하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다가 PBR 1.6을 넘기진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20년 PBR 평균 1.4와 과거 10년 평균 1.5를 염두에 두고 보면 현재 PBR 1.7 수준은 고평가 영역으로 보이고 따라서 버크셔 자사주매입은 이 수준에서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버핏이 생각하는 보수적으로 결정된 버크셔의 내재가치는 최소한 PBR 1.6 이하여야 한다.
복잡한 현금흐름 할인법(DCF) 계산 없이 상대평가 도구인 PBR 하나를 가지고 과거 PBR과 비교를 통해서만 간단히 버크셔해서웨이 가치평가를 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좋은 기업인가? 좋다. 좋은 가격인가? 조금 비싸보인다. 정도가 되겠다. 버크셔해서웨이 신규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PBR 1.4 (440 달러)밑으로 떨어질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거나 적어도 PBR 1.5 (470 달러)까지는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올해 1월에도 440달러였던 적이 있었다..^^ 단, 전제조건은 시간지평이 최소 5년은 되어야 한다.
“투자자로서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싶다면 가장 강력한 방법은 투자 기간을 늘리는 것입니다. 시간은 투자에서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작은 일이 크게 성장하고 큰 실수가 사라지게 합니다. 운과 위험을 무력화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결과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줍니다.” – 모건하우절
대부분 투자자들은 이 전제조건을 넘지 못한다. 사기 전 기다리는 것도 사고나서 기다리는 것도 모두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 지능은 별 필요가 없다. 이미 PBR 1.4 밑에서 매수해서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거나 PBR 1.5 위에서 샀더라도 긴 시간지평을 가진 투자자라면 축하한다. PBR 2.0이 넘지않는 한 꼭 가지고 가면 된다. 매일 주가를 확인해 볼 필요도 없다.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이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흘러가는 곳이다.” – 워런 버핏
추가) 다음은 Semper Augutus Investments의 최고 책임자 Christ Bloomstran의 주주서한에 담긴 버크셔해서웨이 가치평가 표다. 그의 펀드는 5.5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으며 그 중 30% 이상이 버크셔해서웨이에 집중되어 있다.
면책 조항: 이 블로그에서 나누는 정보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소스를 사용하지만 그 정확성은 보장할 수 없으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됩니다. 직접 조사하거나 독립적인 재무 전문가와 상담하기 바랍니다. 저는 공인 투자 자문사가 아니며, 이 글의 모든 주장은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사전 통보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오직 정보 공유 목적으로만 제공되며 주식 매수 또는 매도를 권장하는 것이 아닙니다.금융 상품이나 기타 상품에 대한 투자는 상당한 위험을 수반하며, 여기에는 투자한 원금의 전액 손실 가능성도 포함됩니다. 과거 실적은 미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며, 예측은 미래 성과를 보여주는 믿을 수 있는 지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