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아서 안하고 있던 일

주말에 그동안 귀찮아서 안하고 있던 일 하나를 해치웠다. 블로그 도메인으로 이메일을 하나 생성하고 워드프레스 관리자 이메일을 만든 이메일로 변경하고 지메일에 새로 등록한 이메일을 추가하고 SMTP와 POP3를 제대로 설정해서(이 부분이 생각보다 좀..시간이 지체됐다) 지메일에서 만든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고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하는 일이다. 알면 간단한 일이지만 꽤나 귀찮고 성가신 일이다. 그리고 굳이 블로그 도메인으로 이메일을 만들어서 많이 사용하지도 않을 것 같아서 그동안 미뤄뒀었던 일이었다.

투자자들이 귀찮아서 안하고 있는 일에는 어떤 게 있을까 잠깐 생각해 봤다. 모르긴 몰라도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투자아이디어 훼손 여부를 복기하는 게 들어가지 않을까.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존 아이디어를 주기적으로 같은 저울에 올려 놓고 저울질 하는 일은 꽤나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다. 어쩌면 자신을 스스로 부정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꺼릴 수도 있고, 특히 요즘과 같이 거래가 편리해진 세상에 뇌가 거래를 하라고 끊임없이 유혹하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비교하면서 투자에서 “장기적” 관점을 취한다는 게 가능은 할까? 과연 이런 종류의 일을 귀찮아서 안할까, 필요 없어서 안할까.

일상에서 귀찮아서 안하고 있는 것은 운동이 생각난다. 엘리베이터를 두고 계단으로만 올라가도 충분한 운동이 되는데 귀찮아서 안하게 된다. 버스나 지하철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걸어가면 운동이 되는데 역시 귀찮아서 안한다. 이 글에 사진이라도 하나 같이 올려야 하는데 그것도 귀찮아서 안한다..ㅋ

블로그 9월 결산

내일이면 사라질 달력. 9월에도 제법 많이 썼다. 추석연휴가 중간에 들어 있어서 많이 빌 줄 알았는데 예약글 미리 써둬서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채웠다. 미리 예약글을 몇 개 올려 두면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ㅋ 지금 예약으로 걸어둔 글들이 다 올라가면 또 한동안 뜸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블로그 9월 결산이다. 열심히 썼을때 결산이란 글이라도 올려야 한다..^^

블로그 9월 결산

가끔씩 이렇게 인터넷 구석진 공간에 글을 올려두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아주 가끔 검색에 걸린 글 하나 보고 찾아와서 2분 남짓 머물다 가는 그 찰나의 순간. 나역시 찰나의 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두고자 이렇게 글로 조각조각 남기지만 그게 또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이런 생각이 머리를 지배할 때는 블로그에도 잘 안들어오게 된다. 장자의 빈 배처럼 주인조차 없는 빈 블로그가 된다.

생각의 거미줄

글의 길이도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하고, 제목과 키워드가 일치해야 검색에서도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순위가 올라가야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더 많이 방문해야 구글 광고 수익도 올라가고 블라블라블라..다들 열심이다.

내 블로그에는 댓글을 승인받도록 해서 스팸광고가 노출되는 것을 아예 차단했는데도 스팸광고가 꾸준히 등록되는 걸 보면 이런 광고를 하는 사람들, 혹은 봇들도 참 부지런하다. 그 부지런함의 반에 반만이라도 블로그 운영에 투입하면 좋을텐데..그럴 에너지가 없다. 뭔가를 열심히 만들고 나면 내버려 두는 나쁜 버릇이 있다. 그래도 방치했을 때랑 비교해서 뭔가를 쓰면 조회수는 올라간다.

블로그 조회수 방문자수

10월 첫 날은 임시공휴일이 됐다. 최근 집권당 모 국회의원은 50~60대 군 경계병 입법을 검토한다는 머릿기사를 봤다. 우크라이나 전쟁때 5~60대가 참전하는 영상을 보고 나라면 어떨까 잠깐 생각해 본 적은 있었지만 참..그런 수준의 경계병이라면 이제 로봇으로 해도 되지 않나?!

추가) 9월 목표걸음수를 달성한 날은 14일이다. 블로그 달력 채우기보다 10월에는 이걸 20일로 끌어 올려보자!

산책길 풍경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여름 더위에 중단했던 산책을 하고 있다. 40분 남짓 천천히 근처 공원을 걷는다. 역시 예전엔 항상 이어폰을 챙겨서 뭔가를 들으면서 걸었는데 이젠 점점 그냥 걷는다. 걸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자연스레 떠올랐다 사라졌다 하는 걸 그냥 가만히 놔두는 식이다. 걸으면서 명상한다는 게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럴싸한 명상이 아니라 그냥 떠오르는 상념에 가만히 맡겨 두고 지켜보는.

너구리

산책길에 3일 연속으로 너구리를 만났다. 엊그제는 무려 3마리를 한꺼번에 만났는데 오늘은 한 마리랑 길 한복판에서 조우했다. 익숙한듯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는 게 신기해서 이번엔 핸폰으로 찍었다. “가까이 접근하면 상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발견 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모른 척 지나가달라”는 안내를 본 적도 있어서 그냥 조용히 지나쳤다. 너희들도 먹을 게 없어 사람이 있는 곳까지 접근한거니..

걷다 보면 배드민턴 장을 지나치는데 그 시간에 항상 배드민턴을 치는 부부가 있다. 랠리가 세 번을 넘기지 못할 정도로 둘 다 공격적이다. 족구장과 함께여서 네트가 낮은 편인데 거길 서로 내리 꽂는다. 보통 둘 중 실력좋은 사람은 상대가 잘 치도록 좋은 방향으로 건네기 마련인데 이 부부는 서로 인정사정 없다. 기회만 오면 서로 강스매싱이다. 이러니 처음부터 상대에게 서브를 잘 줄리가 없다. 한번, 아니면 세번째 끝. 다시 한번 아니면 세번째 끝. 게임에 내기를 하고 치던가 아니면 부부싸움 대신에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옆 흙길로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들도 꽤 보인다. 맨발 걷기가 유행은 유행인가 보다. 또 무리지어 달리기를 함께 하는 그룹도 보인다.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걷다보면 마주치는 반환점에 있는 풋살장에는 외국인들이 가끔 경기를 한다. 올 여름에 운동하고 싶은 걸 어떻게 참고들 있었는지 신기할 정도로 경기에 몰입한다.

산책길 마지막은 상가를 지난다. 가끔씩 커피를 한 잔 마시기도 하는데 얼마전에는 요런 녀석을 만났다. 너구리만큼이나 신기했는데 이녀석 횡단보도도 신호보고 건넌다. 내 주위 세상은 참 빨리도 변하고 있다.

요기요 배달로봇

근처 산책길 루트가 몇 개 있는데 이 루트가 내가 애용하는 루트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항상 변하는 것 같지만 또 어찌 보면 항상 그대로다. 사람들만 변해가는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