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구글 검토하면서 경쟁사 네이버 투자 전략 지도도 함께 본 적이 있었는데 따로 기록은 하지 않았었다. 그래도 우리나라 인터넷 제1 기업인데 코로나 기간동안 급등했지만 5년을 놓고 보면 주가가 거의 제자리에 있다. 최근에 4000억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별 반응이 없다.
밸류에이션 밴드를 봐도 거의 바닥권이다. 검색에서 구글에게 쫓기고 AI에게 위협받고 쇼핑에선 중국에게 쫓기고 그래도 그렇지 네이버가 PBR 1로 떨어진건 의외다.
내 눈엔 성장과 수익을 바꿨는지 모르겠지만 중요하게 보는 수익률이 바닥권(아직 국내 기업의 데이터 정확성은 해외 기업만큼 보장할 수 없으니 참고만…수동으로 계산하니 수익률이 조금 더 오른쪽으로 이동)이다. 외국인 소유 비중이 약 43%라고 하는데 외국인들도 우리나라 주식의 매운 맛을 톡톡히 보고 있겠다. 누가 내게 구글 살래 네이버 살래 하면 구글이 더 좋아보인다.
네이버가 좋은 기업인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내 기준으로는 절대 나쁘지 않은 기업 정도로 나와 10초 내재가치 계산기(81053)로 돌렸더니 아래와 같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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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갔다가 모처럼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는 신간 서적을 매대에서 발견하고 비록 내 투자철학과는 맞지 않지만 잠깐의 금쪽같은 시간을 들여 훑었다. 트레이더가 쓴 책이라 역시 예상대로 트레이더의 투자철학이 기저에 깔려 있다. 공매도를 주로 하고 옵션투자를 함께 하면서 칼같이 손절하고 수익비를 늘려 가는 단기 투자에 집중되어 있는 사람이다. 투기자들 역시 시장에 꼭 필요한 존재들이라면서 꽤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책을 훑으면서 마치 투자 판타지를 보는 것 같았다.
이 책을 흥미진진하고 감명 깊게 읽은 일반 개인 투자자가 과연 이 책을 쓴 저자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을까? 저자처럼 공매도를 하고 옵션 스트래들을 하면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어떤 방법을 배워서 실제 자신의 투자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책을 보면 전문 트레이더들을 위해서 번역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게 따지면 뭐 시중에 널린 워런 버핏에 대한 투자책 역시 그 책을 읽은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들이 결코 따라할 수 없는 방법들로 가득 채우고 있긴 하다. 단기에 많은 돈이 필요한 기업들이 개인 투자자에게 찾아 와서 8%이자를 단기(라고 해도 3년 이상이다)에 지불하면서 돈을 빌리고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까지 제공하는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없다. 하물며 영원히 보유한다니..우리나라에 그렇게 영원히 투자할만한 기업이 몇 개나 될까..ㅎ
지금 버핏이 계속해서 지분을 줄여 나가는 기업 Bank of America 창업자 Giannini 자서전 “Biography of Bank”, 버핏은 젊은 시절 이 책을 읽었고 50년 후에 이 책을 읽은 경험을 토대로 BAC 우선주 투자를 시작했다. 책에는 좋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성질이 나온다. 이익보다는 목적에 의해 움직이는 광신적인 리더,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분산화된 모델, 이익 분배와 주식 소유 문화, 모든 이해 관계자가 혜택을 받는 시스템, 끊임없는 혁신, 핵심 사업에 대한 확고한 집중 같은 일반 기업에선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것들이다.
투자분야에는 버핏이나 멍거가 좋아하는 저런 종류의 재미없는(?) 책들보다 특히 자기만 따라하기만 하면 수익률 20~30%는 우습게 올릴 수 있다는 책들이나 강의들이 많다. 역시 투자 판타지 물이다. 아니 투자 SF물로 모두 픽션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세계에서 주식 투자로 가장 많은 돈을 번 워런 버핏을 조금만 공부해 보면 왜 저 숫자가 판타지인지 알게 된다. 아니 3~5년 정도만 직접 투자해 보면 바로 알게 된다. 블로그로 월 백, 월 천을 쉽게 벌 수 있다는 것들도 비슷하다. 이 이야기도 예전에 이미 블로그에서 다 했던 이야기들이다.
주식 투자를 생각하고 있는 예비 투자자라면 처음 만나는 책이 정말 중요하다. 어떤 책으로 시작하느냐에 따라 향후 경로가 결정될 확률이 아주 높다. 제발 올바른 투자 철학을 가지고 있고 배워서 따라 할 수 있는 좋은 투자책을 고르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있는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 보거나 해당 분야 고전을 읽으면서 스스로 공부해서 찾아 봐야 한다. 공부해서 걸러내는 일들을, 번거롭지만 먼저 해야 한다.
내가 쓴 책(독후감이기도 하다)에서 내가 읽고 많은 도움을 받은, 주식 투자자에게 권하고 싶은 책 20권 리스트를 부록으로 적었다. 만일 시간이 없어(책 읽을 시간이 없으면 안된다!) 그 중에서 단 한 권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추천리스트 1번으로 추천한 책이다. 한 때 초보자들에겐 11번을 먼저 읽을 것을 추천했었는데 이젠 확고하게 1번 책을 먼저 세 번 읽으라고 한다. 세 번 읽고 나면 비로소 자기 자신을 알게 된다. 시간의 시험을 이긴 책들은 다 이유가 있다.
테리 스미스 최근 인터뷰를 들었다기 보다는 AI가 번역한 인터뷰 스크립트를 읽었다. 내가 느끼는 가장 큰 AI의 효용은 자동변역이다. 하루 빨리 제대로 된 통역 AI가 나와서 TV 광고처럼 핸드폰 사이에 두고 각자 자기나라 말을 하면서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외국어로 된 정보들은 손쉽게 한글로 변환해서 읽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내가 투자 전략 지도의 제일 오른쪽 상단에 예시로 표시하고 있는 엔비디아 NVDA를 왜 구매하지 않았는가? 란 질문에 테리 스미스의 답변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그것을 살펴보았습니다. 보세요, 우리는 그것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확실히 투자 가능한 우주에 대한 우리의 매개변수에 맞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것을 소유하지 않을까요? 글쎄요, 아마도 우리가 틀렸기 때문일 겁니다. 가장 간단한 답변부터 시작해 봅시다. 그것이 단지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확실히 틀렸죠.”
솔직하게 틀린 것을 인정하고 시작한다. 사실 그 다음이 볼만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지 않는 데 합리적이라면, 그것이 우리를 그것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를 걱정시키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진 주식입니다. 그 중 하나는, 현대 사람들이 부르는 대로, 사업 모델에서 두 번이나 피벗을 매우 성공적으로 한 회사입니다. 문제가 무엇이냐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글쎄요, 사업 모델에서 피벗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때때로 피벗을 잘못하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는 게임 그래픽 칩에서 암호화페 칩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고, 이번에는 대규모 언어 모델과 인공지능용 GPU로 또다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그 성공적인 전환에서 주가는 모두 80% 하락했었다. MDD 80%를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 테리 스미스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의 예측가능성 측면에서 비록 성공적인 전환을 두 번이나 했지만 엔비디아는 탈락이라고 했다.
“두 번째는 사람들이 우리의 전략에 대해 자주 말하는 주문 중 하나가 “당신은 많은 소비자 주식을 가지고 있습니다.”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상당한 수의 소비자 주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적지만, 우리는 그런 주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경기 침체 시 소비자와 가까이 있는 것이 위험하지 않습니까?”라고 묻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렇습니다. 위험합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시 소비자와 가까이 있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소비자와 가까이 있지 않는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엔비디아는 B2C라기 보다는 B2B기업이기 때문에 경기침체시 매출감소의 직격탄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다. 이는 모든 B2B기업의 약점이다.
“경기 침체기에 소비재 회사를 운영하는 게 나쁘다고 생각한다면, 수요가 5~10% 감소할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그 소비재 회사에 공급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겁니다. 특히 자본 장비를 공급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자본 장비는 공급이 중단되죠. 그들은 5%에서 10%의 하락을 겪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 지점에서 롤러코스터에 제대로 묶여 있습니다.”
“저는 이런 기준으로 투자하지 않지만,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대담하게 추측해야 한다면, 이것에 대한 초기의 흥분 이후에 사람들이 “음, 수익이 발생하지 않죠? 말도 안 돼요.”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매우 급격한 하락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제 생각에 그게 바로 엔비디아 같은 것을 소유하는 측면에서, 우리는 머리에 젖은 수건을 두르고 앉아서, 이게 인터넷의 시작인가, 모바일 텔레포니의 시작인가, 시작이 있고 하이킹 후 붕괴가 있는 것인가?라고 말해야 할 지점입니다. 그리고 그때가 당신이 들어가는 순간입니다.”
테리 스미스는 인터뷰에서 새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종목에 대해서도 코멘트했는데 그 중 하나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TXN 이었다. 아날로그 반도체 제조업체로 반도체 산업에 속해 있고 칩 사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엔비디아와는 칩 사업의 반대편에 있으면서 토스터나 TV 같은 일상 생활용품에 들어가는 내장용 칩을 만드는 기업이다.
“반도체 주기가 있는데, 그 주기를 살펴보면 확실히 하락세를 보인 해가 있었고 두 번의 하락세는 없었습니다. 물론, 두 번째 하락세가 오는 순간입니다. 사람들이 “음, 엔비디아는 어떻게 올라가고 있는 거지?”라고 묻는 건 약간 혼란스럽습니다. 글쎄요, 엔비디아는 지금 저쪽에서 자체적인 슬롯에 있습니다. 나머지 산업은 하락세에 있고, 우리는 조만간 – 그리고 아마도 더 빨리 – 역사를 보면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 하락세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은 그 전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자본 배분에서 흠잡을 데 없는 실적을 가진 회사입니다. 매우 능숙합니다. 미국으로 칩 제조를 이전함으로써 분명히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소위 칩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든 대만에서 칩을 제조하는 것과 관련된 지정학적 위험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분명히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테리 스미스는 내가 투자 전략 지도에서 예시로 들고 있는 사이버 보안 기업 FTNT도 매수한 사람이다. FTNT 숫자들이 워낙 좋아서 관심있게 보고 있었는데 그러고나서 얼마 뒤에 테리 스미스가 편입 공시를 올려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론 테리 스미스의 포트폴리오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내 기준으론 가치투자 3.0에 가까이 있는 사람이다.
끝으로 테슬라 주주들이 보면 싫어할 말.
“소위 ‘Magnificent 7’이 있었고, 우리는 Magnificent 7 중 일부를 소유하고 있지만, 다양한 이유로 Magnificent 7을 전부 소유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중 하나는 포트폴리오 위험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우리가 실제로 그 중 일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 말은, 우리는 테슬라를 결코 매수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는 일과 맞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