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단순하게 생각해 보기

돈을 투자할 주식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주식 투자를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투자할 수 있는 전체 유니버스가 500개라고 가정하면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의 수가 500개인 세상인 셈이다. 그렇게 가정하고 보면, 결국 투자란 투자자가 단 500개의 투자 대상을 어떤 방법으로 골라야 가장 좋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가 게임이다. 물론 사람마다 투자 규모, 투자 기간, 쏟을 수 있는 에너지와 기질 같은 각기 다른 제약조건이 있다.

인덱스 투자

존 보글 같은 파는 애써서 고르지 말고 그냥 500개 모두를 비중대로 구매하라는 전략이다.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으려 하지 말고 그냥 건초 더미 전체를 구매하면 된다는 사고 방식이다. 그 바늘 하나를 찾기 위해 들여야 하는 시간과 노력을 아껴서 다른 의미있는 곳에 사용해서 더 가치있는 일을 하라고 말한다. 뒤에서 말할 세번째 파에 속한 많은 사람들도 일반인들에게는 이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평균적인 시장 수익률을 취할 수 있다. 불편한 진실은 일반 투자자가 평생 S&P 500 대비 초과수익을 얻을 확률은 매우 낮다는 사실이다. 500개만 사도 상위 20% 안에 들어갈 수 있다.

S&P500 수익률

모멘텀 투자

두 번째 파는 가격 정보에 이미 모든 정보들이 반영돼 있으니 가격 정보에 따라 매수하면 된다는 전략이다. 시가총액 상위 10개만 매수하고 순위가 바뀔 때마다 따라서 바꿔주기만 하면 된다. 상위 1개만 고르든 상위 5개만 고르든 전략은 같다. 또 어떤 분파는 상한가 종목만 찾아서 투자하는 전략도 있고 어떤 분파는 가격 히스토리(차트)를 분석해서 특정한 모양에만 투자하기도 한다. 가격의 이동평균선을 보고 투자하기도 하고 이 파는 분파가 너무나도 많다. 투입되는 에너지가 높은 만큼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투자자가 나오기도 하고 초보자가 쉽게 접근했다가 손실을 보는 비중이 가장 높기도 하다. 사실 이쪽 파는 내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곳으로 아직까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못한다. 다만 이 파에서 승리한 사람들의 책만 몇 권 읽은 수준이다.

“저는 지난주에 제 경력에서 처음으로 여성 그룹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성적인 특성을 비유하여 이 주제를 그들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면서, 주식을 사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나는 식료품을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남성들이 여성들을 위해 향수를 사는 것입니다. 식료품을 사는 기준으로 주식을 살 때는 적절한 가격에 적절한 품질을 얻으려고 노력합니다. 향수를 사는 기준으로 살 때는 가장 인기 있고 가장 명성이 있는 것을 사려고 노력합니다. 가격에는 비교적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할수록 더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성들에게 주식 선택에 식료품 방식을 취하면 우리 남성들보다 훨씬 더 나은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진짜 특가 할인제품을 볼 때마다 그것을 알아보고, 좋은 점을 인정하고, 그 할인을 이용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 벤저민 그레이엄

가치 투자

세번째 파는 매일매일 움직이는 가격 뒤에 본질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가치와 가격의 괴리를 이용해서 대체로 장기 투자하는 전략이다. 본질적인 가치를 과거 가치로 보느냐 현재 가치로 보느냐 또는 미래 가치로 보느냐에 따라 여러 분파로 나뉠수도 있지만 대체로 가격 이면에 본질적인 가치가 있다는 데 동의한다. 내재가치를 계산해서 가치와 가격의 괴리가 가장 큰 종목을 매수했다가 괴리가 좁혀지거나 가격이 가치를 추월할 때 매도한다. 내재가치를 계산하는 방법도, 가치와 가격의 괴리를 계산하는 방법도 투자 기간도 다양해서 배우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린다. 나는 과거 10년이 넘는 동안 이쪽 파에 속해서 공부하고 투자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었다.

가치투자 성과


좋은 투자 책은 500개 중에서 어떤 방법을 선택해서 어떻게 고르는지 그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만약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면 그 방법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를 비유적으로라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오로지 본인에게 달렸다. 모두가 가치 투자 2.0만 이야기해서 버핏의 가치 투자 1.0으로 책을 썼는데 지금 내가 느낀 아쉬움은 가치 투자 3.0에 대한 이론이 너무 없다는 점이다. 왜 가치투자자는 아마존이나 구글을 투자 유니버스에서 아예 제외해야 할까. 최근 전통적인 방법의 가치 투자 수익률이 인덱스보다 뒤쳐지는 것은 이 부분에 대한 제대로 된 안내가 없기 때문도 있다. 물론 누군가는 과거 노마드 펀드처럼 아무말 없이 자신만의 새로운 방법을 찾아 진화하며 시장에 적응해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가치) 투자자도 있을 것이다.

“제가 항상 믿어온 것처럼 가치 접근법이 본질적으로 건전하고 실행 가능하며 수익성이 있다고 믿는다면 그 원칙에 전념하세요. 그 원칙을 고수하고 월스트리트의 유행과 환상, 그리고 빠른 달러에 대한 끊임없는 추격에 이끌려 길을 잃지 마세요. 가치 분석가로서 성공하는 데 천재거나 뛰어난 재능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필요한 것은 첫째, 합리적이고 좋은 지능, 둘째, 건전한 운영 원칙, 셋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확고한 인성1입니다.”

“저는 그들에게 주식 시장의 과거 기록을 연구하고, 자신의 역량을 연구하고, 자신의 경우에 만족스러울 만한 투자 접근 방식을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면,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거나 생각하거나 말하는지 전혀 참고하지 않고 그 방식을 추구하세요. 자신의 방법을 고수하세요. 그것이 바로 우리가 우리 사업에서 한 일입니다. 우리는 결코 대중을 따르지 않았고, 저는 그것이 젊은 분석가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 벤저민 그레이엄

선행 조건

주식 투자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제일 먼저 주식 투자로 목표한 수익률이 얼마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500개 중에서 자신이 어떤 방법으로 몇 개의 기업을 골라서 얼마를 어떻게 투자해서 어느 기간까지 투자할 지를 정해야 한다. 이것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1년 목표 수익률이 30%인 사람이 첫번째 존 보글 파를 선택해선 안된다. 사람들이 주식 투자에서 기대하는 목표수익률은 사람 수만큼 다양하고 목표수익률에 따라 투자 전략이 바뀌게 되기 때문에 올바른 본인의 목표수익률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

“왜 나는 행복하지 못했을까?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야… 삶의 기쁨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어. 그래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하고 싶다면 합리적인 목표를 갖는 것을 결코 멈추지 말라고 말했어 . 여기에도 없고 저기에도 없고 달성할 방법도 없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그러니 목표는 합리적이어야 해”
– 두안 용핑

그리고 이렇게 명확하게 구분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구분의 경계선에서 오락가락하기도 한다. 스스로를 가치투자자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이 실은 모멘텀 투자를 하기도 했고, 모멘텀 투자자 중에서도 기업의 펀더멘탈을 중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주식 투자란 본질적으로 자신의 기질에 맞아 편안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이나 전략을 스스로 찾아 가는 게임이다. 그래서 투자를 하게 되면 자신을 알아 가게 된다.

고양이와 사자


당신은 어떤 방법으로 투자 종목을 선택하는가. 투자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도 그 방법을 설명할 수 있는가. 그리고 당신이 선택한 그 방법의 지난 과거(최소 5년 이상) 수익률은 어떻게 되는가. 당신의 목표에 부합하는가. 선택한 방법이 당신의 제약조건에 맞는가. 그 방법이 틀렸다는 걸 언제,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언제 매수하고 언제 매도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편안한가.

  1. firmness of character. 성격의 확고함은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고 외부 압력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특성이다. 또한 자신의 신념에 확고하고 강한 자존감을 갖는 특성으로 정의할 수도 있다. ↩︎

빅쇼트 주인공 마이클 버리

2008년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 빅쇼트를 재밌게 봤었다. 빅쇼트 주인공 마이클 버리는 내게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엊그제 알리바바에 관한 글을 하나 쓰면서 마이클 버리 포트폴리오를 얘기하다보니 또 아주 오래전에 메모해 놓은 글이 생각이 나서 읽어 보고, 시간많은 개천절에 또 이렇게 블로그에 들어와 생각을 끄적인다. 나이들어 취미가 블로깅이 될 판..^^

영화 빅쇼트

마이클 버리는 1971년생 의사 출신으로 미국의 주식 토론 사이트 실리콘 인베스트의 유명 필자였다.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했지만 다른 투자자와 자신의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 토론하는 걸 싫어했다. 토론 하다보면 아이디어의 수호자가 되어 사고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싸보이면 숏을 치고 싸보이면 롱을 하는 전형적인 롱숏 플레이어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실제 투자에서 가치투자 방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알리바바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괜찮은 회사가 악재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는 걸 기피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한다. 기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 분석을 통해 괜찮은 회사지만 사람들의 관심에서 버려진 인기없는 주식을 선호한다. DCF를 해보면 기업의 가치 대부분은 지금부터 10년까지가 아니라 10년 이후부터 망할 때까지의 가치가 결정한다. 따라서 지금부터 3년 정도의 시간은 기업의 전체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이하로 아주 미미하기 때문에 특정 악재로 가치에 비해 가격이 지나칠 정도로 많이 떨어진다면 마이클 버리는 안전 마진이 있는 한, 전혀 두려워 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신문방송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의 투자 타임라인은 대체로 3~5년이지만 단기간 50%이상 급등하면 매도하기도 한다. 벤저민 그레이엄도 그렇게 했다..^^

지금은 중단된 MSN money central stock screener를 통해 저렴한 주식들을 스크리닝했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시가총액 규모는 거의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기관들의 관심이 적은 중소형주를 선호했으며 벤저민 그레이엄에게서 배운 NCAV전략도 사용하고 EV/FCF, EV/EBIDTA가 절대적으로 낮은 종목들을 선별해서 투자하기도 한다. 특히 부채가 적거나 거의 없는 기업을 선호하고 버핏처럼 자산을 재조정한 PBR을 고려하고 PER와 ROE는 무시한다. 이렇게 보면 가치투자 1.0과 가치투자 2.0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모두 내가 책을 쓰면서 이야기했던 전략들이다.

포트폴리오에 12~18개 기업 정도가 들어있을 때 편안하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현금 비중을 의식적으로 따로 가져가지는 않고 대체로 모두 투자하려고 한다. 포트폴리오 회전률은 보통 50% 수준이고 52주 최저가의 10~15% 범위 내로 들어왔을 때 매수하는걸 선호하고 가치투자 1.0으로 매수했다면 52주 최저가를 깨고 내려가면 바로 손절한다.

“In the end, investing is neither science nor art — it is a scientific art.”

“결국 투자는 과학도 아니고 예술도 아닙니다. 두 가지가 혼합된 것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들이 훌륭한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의 주요 도구는 리서치입니다. 투자하기 전에 기업의 가치를 이해해야 합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을 만났을 때 저는 가치 투자자로 태어났다고 느꼈습니다. 저의 모든 선택 과정은 안전 마진이라는 개념에 기반합니다.”

– 마이클 버리

알리바바에서 언급했지만 현재 그의 포트폴리오 약 45%는 중국관련 주식(알리바바, 바이두, JD)이다. 아마 지금은 비중이 또 달라졌을거다.

가치투자 1.0 가치투자 2.0 가치투자 3.0

버핏이 농장을 예로 들어 내재가치 계산에 대해 이야기했으니 나도 농장을 예로 들어 투자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 볼 까 한다. 가치투자 1.0 가치투자 2.0 가치투자 3.0에 대한 이야기다. 가치투자 3.0 시대의 내재가치 계산법은 또 달라져야 한다. 투자는 정말 어렵다.

초기 버핏은 농장의 재배작물이나 생산량과 상관없이 그저 주변 시세에 비해 땅 가격이 싼 농장만 사들이는 투자를 했다. 일정 기간 가지고 있다가 농장 가격이 올라가면 즉시 팔고 다시 싼 농장을 찾아 구매하는 방법(가치투자 1.0)이었다. 하지만 곧 가격 정보가 널리 알려 지게 되자 이런 정보 우위는 곧 사라졌다. 그러자 버핏은 재배작물과 생산량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많은 농장이나, 출하지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 운송비용이 적게 드는 농장과 같이 남보다 경쟁력 있는 농장에 집중(가치투자 2.0)했다. 사람들이 반복 구매해서 수요가 이미 충분히 많은 농산물 중에서도 독점력을 유지하는 농장에 주력했다. 농장 가격이 가치에 거의 근접하거나 조금 비싸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대구가 남획된 후 대구를 잡는 어부들과 같다. 그들은 대구를 많이 잡지는 못하지만 같은 바다에서 계속 낚시를 합니다. 이 모든 가치 투자자들에게 일어난 일입니다. 대구가 있는 곳으로 옮겨야 할지도 모르죠.”
– 찰리 멍거

사과 농장을 예로 들어 보자. 농부가 열심히 노력해서 다른 사과 농장보다 수확량이 훨씬 많고 사과 품질도 뛰어나서 생산하자 마자 바로 팔리는 농장이 있다. 이익률도 타 농장 대비 훨신 높고 농장 주주들에게 이익을 모두 돌려 주고 있는 훌륭한 농장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농부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더이상 수확량이 늘지 않고 오히려 수확량이 줄었다. 기후 온난화로 인해 사과 재배 환경에 큰 변화가 왔다. 사람들도 더이상 사과를 찾지 않고 다른 과일들을 찾는 경향이 늘었다.

바로 옆에 새로 생긴 농장은 다르다. 농부가 별로 열심히 일하지 않고 노트북을 들고 왔다갔다 하는데도 훨씬 적은 인력으로 한 가지 종류로 특화된 게 아니라 여러가지 종류의 과일을 생산해서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배송한다. 고객 DB를 가지고 수요에 따라 생산 종류와 양, 그리고 가격을 직접 결정한다. 기후 변화에 상관없이 과일을 재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느라 초기 자금은 많이 들어갔지만 높은 수익률과 높은 성장으로 곧 BEP를 맞출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가치투자 3.0).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전환은 농업 노동자들에게 산업혁명의 출현이 가져다준 충격과 혼란만큼이나 충격적이고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러한 실존적 불확실성의 잠재적 배경에서 과거의 행동 패턴이 철칙처럼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예측은 본질적으로 위험하며, 특히 그것이 과거의 변동성 측면에서 측정할 수 있다고 믿는 형태라면 더욱 그렇다. 지금처럼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그저 과거처럼 똑같이 예측하고 행동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면 오산이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 10선

“우리는 과거 데이터를 사용하여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지만, 그것은 항상 상황이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믿고 싶어하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우리는 데이터를 사용하여 미친 사건이 다시 일상화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지만, 이는 지속 불가능한 추세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 지속되는 세상에서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 모건 하우절

“가치투자 1.0에서 중요한 지표들은 가격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PER, PBR, DY 그리고 순현금 수준을 알 수 있는 NCAV 였다. 가치투자 2.0에서 중요한 지표들은 주주이익(FCF와 거의 같다), ROE(또는 ROIC) 그리고 해자(를 통한 가격결정력)라는 개념이 중요했다. 가치투자 3.0에서 중요한 지표들은 TAM(Total Addressable Market), 매출성장률, 그리고 /무/형/자/산을 고려한 ‘수익성지표’가 같은 것들이 있다.”

“가치투자 1.0에서는 재무상태표의 자산가치, 가치투자 2.0에서는 현재 현금흐름의 가치, 가치투자 3.0에서는 혁신을 통한 잠재적인 미래 현금흐름의 가치..”

물론 가치투자 3.0에서는 ‘10% 이상 고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의 경우’, 영구성장률을 GDP성장에 맞춰 3% 이하로 고정하는 방식의 DCF(현금흐름할인)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다가올 세상이 이전과는 너무나도 달라서 어떤 의미 있는 방식으로도 고민하거나 내재가치를 분석할 수 없다면 어떨까? 그런 기업들은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고 그저 과거의 방식만을 고수해야 할까? 멍거의 말처럼 대구가 없는 바다에서 대구만 마냥 기다려야 할까?

S&P500 PER

우리를 둘러싼 환경 변화 중엔 이런 것도 있다. 바로 인덱스 펀드의 급속한 증가! 물론 여기엔 존경하는 버핏의 영향도 컸다.

“예전에는 수익의 15배에 우량 기업을 살 수 있었습니다. 불황이 아닌 정상적인 시기에는 S&P 500 지수를 수익의 15배에 살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닷컴 버블 이전, 지난 10년간 미국 주식이 인플레이션 조정 수익의 25배에 거래된 경우는 단 한 번뿐이었습니다. 바로 20년대 투기 광풍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였고, 그 후 주식 시장 폭락과 대공황이 이어졌습니다. 90년대 후반에도 비슷한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이 반복되었습니다. 주가수익비율로 측정한 지난 20년 동안의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26배로, 이전의 광풍이 새로운 정상 상태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높은 밸류에이션은 계속 유지될까요?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확실하게 짚어낼 수 없습니다. 과거보다 높은 멀티플이 시장을 이끄는 요인은 한 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방송에서 많이 언급되는 한 가지 원인은 인덱스 펀드로의 자금 유입입니다.

“매달 401k에 돈을 불입할 때 실제로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저축을 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투자하고 계신가요?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그들은 이미 번 돈을 위험에 빠뜨리는 데 관심이 없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과 가치 하락으로 인해 돈을 잃을 것이 분명합니다. 사람들이 돈 대신 S&P 500에 자산을 저축하고 있다면 이는 주식 시장에 금전적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뜻입니다.”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월급을 받을 때마다 엄청난 자금이 시장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4분기 말 기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10조 5,60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 돈이 적극적으로 운용되는 뮤추얼 펀드에 들어가든 인덱스 펀드에 들어가든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이 2주에 한 번씩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은 주식 가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주식으로 유입되는 돈의 거의 절반이 가치 평가 분석이 아닌 인덱스에 의해 결정될 때, 주식 가격은 쉽게 회사 가치 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이러한 수동적 투자가 가격 모멘텀을 가속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과 결합하면 주식은 고가와 저가 모두에서 공정 가치에서 빠르게 분리될 수 있고,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이런 시장의 비효율성(?)이 또다른 기회를 만들수도 있다.

그래서 내 생각, 직접 종목을 고를 자신은 없고 10% 정도의 목표수익률로 S&P500 인덱스를 수동적으로 투자하겠다는 투자자는 S&P500 equal weight 인덱스를 고려해 보는 것도.

S%P500 E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