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밸류에이션

시장은 위대한 능욕자(The Great Humiliator)

마지막 송년회에서 주고 받은 S&P500 밸류에이션에 대해 짧게 이야기했었는데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간단하게나마 남겨 둬야 할 것 같아서 감이 아니라 숫자로 계산해 봤다. 가끔 올리는 개별 기업의 10초 내재가치 계산과 마찬가지로 이런 계산 역시 내 로직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그냥 내 개인적인 로직에 의한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오직 나에게만 가치있는 숫자란 이야기.

S&P500 안전마진


현재 S&P500 상위 10개 기업의 평균 PER 54.37로 꽤 높은 숫자다. 상위 10개 기업의 1년 수익률이 무려 58.98%(YTD 62.82%)다. 표의 다음 숫자 40.2%는 상위 10개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이 502개중 40.2%란 이야기다. 상위 20개 시총으로만 전체의 반이나 차지하고 있다. 보라색 숫자들은 내가 간략하게 계산한 적정 PER 쯤 되겠다. PER로 보면 현재 상당히 높은 상태이지만 오히려 하위 470개 보다 시총 상위로 올라갈수록, 특히 상위 10개가 적정 PER와 오차가 적은 수준으로 보인다. S&P500이 적정 가치보다 조금 높은 상태지만 버블처럼 터무니없이 높아보이지는 않는다는 뷰의 이유쯤 되겠다.

대형주의 좋은 성과로 인덱스로 돈이 몰리면서 다시 주가가 상승하는 긍정의 피드백루프가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40, 45, 50배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은 시장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대한다는 뜻이 되고 어느 시점에서는 그런 높은 성장률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PER만 놓고 보면 분명히 비싼 상태다. 언제든지 -10%이상 하락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다.

S&P500 PER


적어두지 않으면 생각이란 녀석은 사라지기 때문에 오직 내가 보기 위해서 나만 이해하는 이야기로 생각을 남기지만 가끔 내 블로그에 들어와서 내 글을 보는 사람들이 단 하나라도 ‘아~ 이 사람은 이런 식으로 뭔가를 계산하고 투자를 하고 있구나’정도만 생각하면 충분하다. 주식을 매수/매도 하면서 그런 계산이나 생각은 전혀 없이 그냥 정보나 감이나 차트만 보고 투자하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 계산이 정답도 아니고 무조건 돈을 벌 수 있는 성배도 아니다. 나 역시 아무것도 모른다. 다만 보이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뭔가를 내가 할 수 있는 생각과 내가 공부하고 만든 계산을 통해 윤곽을 찾아가려고 노력할 뿐.

월스트리트를 설명합니다: “…선의의 정도는 다르지만 수천 명의 실수투성이 인간들이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하는 사업에 엄숙히 종사하고 있습니다.”
–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

정확한 온도계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그냥 물을 바라보면서 온도를 예측하기 보단 직접 물에 손을 담궈서 물의 온도를 가늠하면 정확한 물의 온도를 모르더라도 차가운지 혹은 뜨거운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다. 향후 물이 얼마나 더 뜨거워질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뜨거운, 혹은 차가운 상태라는 건 손을 넣어 보면 알 수 있다. 버핏은 이것을 굳이 체중계에 몸무게를 달지 않아도 뚱뚱한 사람인지는 척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제아무리 꼼꼼하게 따져물어도 우리가 지닌 지식은 전부 과거를 다루고, 우리가 내리는 결정은 미래를 다룬다는 사실은 흔들 수 없다.”
– 이언 E. 윌슨, 전 GE 회장

과거가 현재와 미래에도 이어진다는 가정을 하고 숫자들을 바라보지만 내가 가끔씩 글 말미에 적어 두는 ‘면책 조항’처럼 “과거 실적은 미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며, 예측은 미래 성과를 보여주는 믿을 수 있는 지표가 아니다.” 사람들의 기대 총합이나 변덕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니 애초부터 아무리 정보를 긁어 모아 해석하더라도 실제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소비자에게 남다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경쟁 우위가 숫자로 나타나는 재무 실적이 좋은 기업을 찾아야 한다. 과거와 현재를 뒤져야 한다. 그렇게 찾아서 샅샅이 살펴 보고 나서 이제 좀 알겠다 싶을 때 그때 바로 또 위기가 찾아 온다. 시장은 ‘네가 안다고 생각하는 게 진짜 아는 게 맞느냐’고 추궁할 것이다. 뜨거운 게 정말 맞니?!

CNN 공포 탐욕 지수

(CNN 공포 탐욕 지수1, 현재 28로 향후 하락에 대한 공포에 가까움 ㅋ)

“그리고 당신이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은 실제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당신은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당신은 그것을 다룰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배울 것입니다. 그리고 설사 그렇더라도 끊임없는 변화로 인해 이에 대한 지식은 계속해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그러한 사고방식을 채택하고 어떤 사업이든 공부한다면 진정한 가치 투자자가 되는 과정을 시작한 것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지적 정직성을 유지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당신은 당신이 알고 있는 것, 당신이 추측하는 것, 당신이 무의식적으로 가장하는 것… 그리고 당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정말 솔직해야 합니다. 어떻게 알았어?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찰리 멍거의 말 중 하나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을 찾을 때까지 그 견해를 가질 자격이 없습니다. 나는 그 사람보다 반대의견에 대해 더 잘 논증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나는 견해를 가질 자격이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투자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그 지적 정직성은 처음부터 좋은 삶의 철학입니다. 그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투자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말했듯이 주식 시장은 실제로 귀하의 약점, 부정직, 가식, 모호한 지식을 찾아내기 위해 거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적 정직이라는 근본적인 태도를 정말로 갖고 있지 않다면, 당신의 경력 중 어느 시점에 금융 시장에 의해 파멸될 것입니다. 그것은 그랬습니다. 거의 당신을 사로잡기 위해 그렇게 디자인되었습니다.”

– 리 루

  1. CNN 비즈니스 공포 및 탐욕 지수란 무엇인가요? 공포 및 탐욕 지수는 주식 시장의 움직임과 주식의 가격이 공정한지 여부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이 이론은 과도한 공포는 주가를 하락시키는 경향이 있고, 지나친 탐욕은 그 반대의 효과를 가져온다는 논리를 기반으로 합니다.

    공포와 탐욕 지수는 어떻게 계산되나요? 공포와 탐욕 지수는 주식 시장 행동의 몇 가지 측면을 측정하는 7가지 지표를 종합한 것입니다. 시장 모멘텀, 주가 강세, 주가 폭, 풋/콜 옵션, 정크본드 수요, 시장 변동성, 안전자산 수요 등이 그것입니다. 이 지수는 이러한 개별 지표가 평균과 비교하여 평균에서 얼마나 벗어나는지를 추적합니다. 이 지수는 각 지표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하여 0에서 100까지의 점수를 계산하며, 100은 최대 탐욕을, 0은 최대 공포를 나타냅니다.

    공포 및 탐욕 지수는 어떻게 사용하나요? 공포 및 탐욕 지수는 시장의 분위기를 측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많은 투자자가 감정적이고 반응적인데, 공포와 탐욕 감정 지수는 투자자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신의 감정과 편견에 대해 알려줄 수 있습니다. 펀더멘털 및 기타 분석 도구와 함께 사용하면 시장 심리를 평가하는 데 유용한 지수가 될 수 있습니다. ↩︎

리루 포트폴리오

현재 리루 포트폴리오다. 물론 미국 주식만 공개된 것으로 해외 투자에 대해서는 따로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중국이나 우리나라에 투자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다. 리루가 다른 구루들과 차별화되는 부문이 아시아 투자인데 그 부분을 포트폴리오에서 확인할 수 없어서 안타깝다. 그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BAC, AAPL 그리고 OXY는 BRK-B 포트폴리오기 때문에 4개를 버핏 모방이라고 보면 결국 EWBC와 GOOGL이 남는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BAC, BRK-B, EWBC를 금융부문으로 GOOGL, APPL을 IT로 보면 전통 산업은 석유기업 OXY 뿐이다.

모니시 파브라이처럼 리루 역시 철저히 버핏과 멍거를 학습하고 따라 배우며 성장한 투자자로서 거기에 VC로서의 사고방식도 가미하고 있다. 그의 투자 철학과 방법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아무래도 아시아 투자를 깊이 살펴봐야 한다. 당시에는 버핏의 가치 투자 1.0으로도 아시아에서 훌륭한 수익을 거뒀다. 현재 공개된 포트폴리오는 가치 투자 1.0과 2.0 그리고 3.0(애플과 구글)을 골고루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싼 기업을 매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6개 기업을 평균한 기업으로 보면 S&P500 평균(10×10 박스 끝에 위치하고 있다)보다 수익성과 성장성 면에서 뛰어나고 밸류에이션도 저렴(PER 19)하다.

정확하게 한 사람의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현재 숫자들을 확인할 게 아니라 매수했을 당시의 숫자들을 확인해야 한다. 버핏의 애플 구매를 파악하려면 2015년 애플의 재무제표 숫자들을 확인해야 한다. 물론 이런 작업들은 꽤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봐야 후견지명없이 정확하게 매수한 사람의 의향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다만 리루의 현재 포트폴리오는 구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숫자들을 봐도 괜찮다고 본다. 다만 전통적인 가치투자자 입장에서 현재 PER 23의 구글과 PER 35의 애플을 과연 싸다고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리루는 버핏과 멍거의 정통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정통 가치투자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이 현재 구글과 애플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는 말은 정통 가치투자자의 눈으로 봤을 때 싸다고 판단했다는 말이 된다.

현재 구글을 포트에 담고 있는 투자자의 면면을 보면 그야말로 가치투자자들의 집합이다. 리루, 세스 클라만, 빌 애크먼, 팻 도시, 루안 커니프, 테리 스미스, 가이 스파이어, 톰 루소…가치투자자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구글을 싸다고 생각하는 투자자와 구글을 비싸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로 나뉜다. 당신이 스스로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투자자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에게 구글은 싼가, 비싼가. 오늘 리루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투자자라면 이 질문을 반드시 스스로에게 해 봐야 한다. 내게 구글은 싸다. 싸다고 대답했다면 왜 싸다고 생각하는가. 그 답 역시 스스로 해야 한다. 리루가 사고 세스 클라만이 구매했다고 싼 건 아니기 때문이다.

구글을 매수할 때인가?

최근 구글 GOOGL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분자인 주가가 하락하면서 PER도 내려갔는데 12개월 포워드PER로 계산했을 때 구글(17.5)이 S&P500(20.8)에 비해서도 낮아졌다. 반독점 재판의 영향때문인지 AI시대에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두려움(OpenAI가 SearchGPT라는 웹 검색 제품을 개발 중이라는 보도 이후 최근 하락)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구글 PER 17이라면 솔깃해지는 가격대다.

구글 GOOGL

어젯밤 조금 올라 다시 150을 회복했다. 애널리스트 목표주가 평균 201이다.

구글 주가

구글에는 내가 좋아하는 구루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찰리 멍거의 후계자 리루는 GOOG와 GOOGL을 합해 포트폴리오 40%를 구글로 담고 있다. 이런 집중투자도 없다. 최근에 옥시를 추가했다. 리틀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도 포트의 20%가 구글이다. 최근에 나이키를 추가했다. 테리 스미스도 포트의 5%를 구글로 채웠다. 현재 10%를 넘는 종목은 단 두 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다. 나이키도 1.9% 가지고 있다.

전체 검색시장의 9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괴물 기업이면서 클라우드와 유튜브도 가지고 있다. 검색에서 14% 성장, 유튜브에서 21% 성장, 클라우드에서 28% 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동안 전체적으로 20%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글 5년 성장률

그럼에도 11.8% 성장이 예상되는 S&P500보다 PER가 낮다?! 그래서 10초 내재가치 계산기로 계산했다. 한달 전에도 간단밸류에이션을 했었는데 그때와 차이가 나는 것은 가정을 조금 보수적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구글 내재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