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당신이 시간을 보내는 온라인 공간이 당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당신이 가치있게 여기는 것 대신 플랫폼 소유자가 가치있게 여기는 것을 향해 당신을 밀어 붙이고, 당신의 에너지를 활용하여 당신이 싫어하는 바로 그 공간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새삼 SNS를 떠나 블로그로 돌아온 이유는 윗 글처럼 디지털 정크 푸드를 탐닉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SNS의 주인, 아니 주 고객은 누구일까? 열심히 사용하는 나같은 유저가 고객이 아니라 결국 광고주들이야말로 플랫폼의 진정한 고객들이다. 나같은 이용자들을 묶어 두기 위해 끊임없이 디지털 정크 푸드를 제공하고 도파민을 자극한다. 좋아요 하나를 더 받기 위해 새로운 글들을 아무런 대가없이 스스로 제공한다.
플랫폼은 나를 시스템에 묶어 두기 위해 나에 대해 누구보다 더 철저하게 연구하고 심지어 나보다 더 나에 대한 정보들을 모으고 있다. 내 욕망과 욕구를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알고리즘이라니… 새삼 등골이 오싹해 진다.
물론 SNS의 좋은 점들도 있다. 글을 쓰고 올리는 게 쉽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신선한 시각의 글들을 공짜로 읽고, 좋아요와 댓글과 같은 반응이 블로그와 달리 즉시, 그리고 많이 달린다. 블로그에서 그런 반응들을 기대하긴 힘들다. 노출도 거의 되지 않아서 블로그는 그냥 허공에 대고 혼잣말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난 떠들썩한 SNS 분위기보단 이런 고즈넉한 분위기가 그리웠다. 이 넓은 인터넷 공간에서 그냥 혼잣말 할 수 있는 작은 공간. 그리고 거의 수입은 안되겠지만 이렇게 구글 광고도 바로 붙일 수 있다.
누가 보든 보지않든 모쪼록 이곳에 스쳐 지나가는 내 생각들을 하나라도 붙들어 맬 수 있었으면 싶다. 나중에 하나씩 꺼내 볼 수 있도록,
그럴려면 나부터 가벼워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