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금이다

나는 그냥 안다.

새해 아침에 습관처럼 블로그에 들어오니 구독자님의 반가운 댓글 하나가 올라와 있다. SNS와 달리 블로그는 듣는 상대를 모른 채 허공에 외치는 느낌인데 이런 댓글 하나를 만나면 그래도 그런 공허함이 조금은 사그라든다. 그리고 눈길이 간 블로그 달력. 2026년 깨끗한 달력이 새로 걸려 있다. 습관처럼 되뇌이는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 금 한꾸러미가 선물처럼 눈 앞에 놓여 있다. 이 시간들을 소중하게 잘 쓸 것이냐 탕진할 것이냐는 오롯이 나의 선택에 달렸다.

선물

을사년 12월 31일과 병오년 1월 1일 같은 곳을 비슷한 시간에 찍었다. 사람만이 의미를 두는 해의 변화일뿐 자연은 그저 늘 똑같은 하루의 시작이다. 자연처럼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日新又日新.

무엇이 어제이고 무엇이 오늘인가.

“인간 지성의 최후 성역은 어디에 있을까요? 젠슨 황의 직관, 즉 “나는 그냥 안다(I just know)”라는 발언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는 뇌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Chain of Frame’입니다. AI는 텍스트나 이미지로 디지털화된 데이터는 완벽하게 학습하지만, 회의실의 미묘한 공기나 사람의 눈빛, 시대의 흐름 같은 비정형 데이터는 학습하지 못합니다. 인간의 뇌는 이러한 경험을 고차원적인 ‘장면’으로 압축해 저장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이를 비선형적으로 연결하여 최적의 해를 도출합니다. 젠슨 황이 데이터 상으로는 불가능했던 투자를 감행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축적된 경험의 프레임 덕분입니다. 결론적으로 다가오는 2026년은 기계적인 실행의 시대가 가고, 인간의 고유한 안목이 권력이 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나는 스프레드시트를 싫어한다. 안 본다. 그냥 안다
(I don’t like spreadsheets. I don’t look at them. I just know.)”
– 젠슨 황

“엑셀은 과거 데이터의 집합이자 ‘선형적 추론’의 도구다. 재고 회전율이나 ROI 분석과 같은 것들은 전형적인 실행 및 판단(Judgment)의 영역이다. 이 영역에서 AI는 엑셀을 인간보다 100만 배 더 잘 다룬다. AI에게 엑셀 데이터를 주고 분석을 시켰다면 결과값은 언제나 “투자 금지(Do not invest)”였을 것이다. 예를 들어, 엑셀에 의존했다면 4년 전, “암호화폐 시장이 폭락했으니 GPU 생산을 줄이십시오”라고 AI는 말했을 것이다.”

새해 아침부터 AI와 관련된 좋은 보고서를 읽다 보니 머리가 맑아진다. 좋은 글, 좋은 문구, 좋은 사진, 좋은 그림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젠슨 황의 “I just know”는 마법이 아니라, 30년간 축적된 직관과 주체성, 그리고 안목(taste)의 결정체다. 시간의 힘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는 믿음의 근원이 된다는 생각에 이르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시간은 금이다”, 금같은 시간을 좋은 경험을 통해 높은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잘 사용해야 한다. 그것만이 AI를 뛰어 넘을 수 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나의 선택, 나의 행동이다.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무엇을 읽을지,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을지, 투자자로서 어떻게 성장할지…나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얻게 될 결과는 투입한 노력의 결과 일 뿐이다. 조급할 필요도, 남과 비교할 필요도 없다.

생활 속 루틴 끼워 넣기

모든 사람들은 부지불식간에 일정한 루틴을 가지고 있다. 루틴이라는 외래어보단 습관이라고 부를수도 있지만 습관은 하나하나 개별적인 느낌이 들어 일정한 수순을 밟는다는 의미가 있어 보이는 루틴이라는 말을 그대로 쓰련다. 루틴 끼워 넣기란 부지불식간 행하는 루틴에 다른 루틴을 끼워 넣어 뇌가 거부하기도 전에 자연스레 행하는 걸 도모한다.

이를테면 매일 아침 화장실에 가는 루틴이 있다면 거기에 양치질을 하는 루틴을 슬며시 끼워 넣는거다. 몇 번 하다보면 어느새 뇌가 스스로 받아들여 거부감없이 습관이 된다. 매일 아침 뉴스를 읽는 습관이 있다면 뉴스를 읽는 순간에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는 걸 끼워 넣는다. 뉴스를 읽으면서 의식적으로 호흡을 느끼면서 하는 것이다. 길게 들이 마시고 길게 내뱉는 걸 의식적으로 하다보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는 걸 느끼게 된다.

명상


숨을 들이 마시는 것보다 2배로 길게 내 쉰다. 의식하지 않고 호흡을 하면 짧게 들이 마시고 짧게 내 쉬는 나를 발견한다. 어차피 매일 뉴스를 읽는 다면 눈은 뉴스를 따라 움직이겠지만 내 호흡은 복식호흡을 하면서 긴장을 완화하고 심신안정을 꾀할 수 있다. 복식호흡 1시간이 걷기 운동 24분, 자전거 30분의 칼로리 소모와 비슷한 칼로리를 소모한다고 한다. 물론 1시간은 힘들거고 하루에 10분씩 틈나는 대로 짧게라도 시도해 보면 좋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물 한잔을 마시는 루틴도 가지고 있다. 군대에서부터 생긴 루틴으로 일어나면 물 한 잔을 마신다. 공복에 마시는 물이 좋다는 말도 있고, 안좋다는 말도 있는데 난 좋다고 생각하고 한다. 아침 공복에 마시는 물은 체온보다 약간 낮은 30도 전후 미지근한 정도가 좋다고 한다. 온도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다. 너무 빨리 마시기보단 천천히 마시는 게 좋다.

루틴속에 키워 넣기도 있지만 빼야 할 루틴도 있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보는 루틴이 그 중 하나다. 꼭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이 있다. 잠자리에 들땐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게 좋은데, 그 습관을 버리기가 참 힘들다. 루틴 끼워 넣기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루틴 빼기가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현재 내 루틴 중에서 뺄 것을 먼저 생각해 보고나서 끼워 넣을 루틴을 찾아 보는 게 맞는 순서다. 쓸데 없는 물건을 정리하는 미니멀리즘이 정말 필요한 것은 바로 여기가 아닐까 싶다.

채워야 비워지고 비워야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