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 클라만 바우포스트 포트폴리오

주말에 밀린 글들을 읽다 보니 흥미를 끄는 글이 있다. 바람의 숲 김철광님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로 ‘안전마진’이란 책으로 유명한 세스 클라만이 운영하는 바우포스트에서 직원 19%를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했다는 글이다. 뉴스를 검색하니 기사 하나가 나온다. 블룸버그 기사에 의하면 직원 59명 중에서 11명을 해고했다고 한다. 난 정작 그 기사보고 30억 달러 운용하는 가치 투자 펀드에서 직원이 59명이나 된다고?! 하는 생각부터 했다.

대체로 가치 투자가 힘들어졌다는 뉘앙스로 이 사건을 인용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가치 투자가 힘들어졌다는 근거로 많이 사용하는 그림이 가치 펀드와 성장 펀드의 수익률 비교 그림인데 버핏이 항상 이야기했듯 성장은 가치에 포함되는 요소로 굳이 둘을 따로 떼서 비교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내가 만든 투자 전략 지도에도 y축은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가치와 성장으로 비교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보는 걸 권한다. 물론 단순하게 가치 펀드와 성장 펀드를 비교하는 것보다 품이 훨씬 더 들어가는 작업이다.

세스클라만 포트폴리오

세스 클라만이 운용하는 바우포스트 포트폴리오 상위 9개(10개로 하려다 하나를 빼먹었다) 기업의 간단 투자 전략 지도를 살펴 봤다. 비중 상위 9개 기업 중에서 무려 5개의 PER가 마이너스다(PER 평균 2.02). 그 말은 이익이 없다는 말이고 동시에 특수상황이나 턴어라운드(난이도가 높고 깊은 분석이 필요한 고수들의 영역이다)를 노린다는 말도 된다. PER와 비교해 볼 수 있는 EV/FCF는 22.59로 낮지 않다. 무엇보다 낮은 ROIC(평균 6.87%)와 낮은 ROE가 여전히 나같은 하수의 마음엔 들지 않는다.

세크 클라만 포트폴리오 투자 전략 지도

물론 난 숫자만 봤을 뿐 저 9개 기업이 어떤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내가 굳이 다 알 필요도 없고. 다만 투자 전략 지도를 보면 비중을 줄였다가 최근 다시 구매한 구글이 오히려 전체 펀드의 성격과 맞지 않는 기업으로 보일 정도로 시가총액이 크고 성장성과 수익성이 뛰어나서 혼자 뚝 떨어져 있다. 거의 대부분은 10×10 박스 안에 있고 포트폴리오 평균 역시 마찬가지로 S&P500 평균보다 못한 모양새다. 최근 분기에 우리나라 다이소와 비슷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는 DG를 신규 편입했다.

그가 1991년 쓴 책 “안전마진”을 읽어 보면 세스 클라만은 전통적인(?) 가치투자자로 벤저민 그레이엄을 직통으로 계승한다고 볼 수 있는 투자자다. 내 기준으로는 가치 투자 1.0에 속한 투자자다. 9개 기업 중 4개 기업이 1이하 PBR(평균 2.27로 S&P500보다 훨씬 낮다…여전히 기업의 무형자산보다 유형자산에 비중을 두고 있다)이고 부채비율도 상당히 낮으면서 시총도 작은 중소형주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만든 10초 내재가치 계산기로 계산해 보니 4개를 뺀 5개가 상승여력이 별로 없어 보인다.. 세스 클라만 같은 네임드 구루를 이렇게 디스하고 있다니…턴어라운드가 잘 되서 내년 수익률이 급증하면 또 어쩔려고..ㅋ

“저는 P/E, P/B, P/CF 등 할인된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는 기업은 일반적으로 자본 수익률이 낮거나 자본 수익률의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변수가 변경되거나 자본 수익률이 상승하거나 성장률이 상승할 때만 주가가 잘못 책정된 것이었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서 많은 비용을 들여서 사들이지 않는 한 가격이 잘못 책정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본 수익률, 자본 증가율, 잉여 현금 흐름, 그리고 현명한 자본 배분을 갖춘 회사를 갖고 싶었습니다. 저는 통계적으로 저렴하지만, 단순히 싸다고 해서 사서 변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변수가 바뀔 것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는 기업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유 현금 흐름 수익률은 미래 수익률의 가장 좋은 예측 지표입니다. 수익 성장률이 아닙니다. 또한, 자유 현금 흐름 수익률이 높은 회사가 자사 주식을 매수한다면, 그 주식은 저렴합니다. 이 두 가지를 합쳐서 20년 동안 시장에서 연간 약 1,200베이시스포인트의 가치가 있습니다. 거의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1997년 IPO 때 Amazon을 매수했고, 두 배가 되었습니다. 그런 다음 매도했습니다. 그 후 몇 년 동안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것을 지켜보았고, 우리는 다시 매수했습니다. 우리의 최초 매수 가격은 1999년에 주당 88달러로 거의 정점에 도달했고, 분할 전 기준으로 88달러에서 2002년에 6달러로 올랐습니다. 우리는 끝까지 매수했습니다. 우리가 마침내 매수를 멈췄을 때의 평균 비용은 9달러였습니다. 우리가 Amazon을 많이 매수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최고의 투자 결정은 IPO 때 Amazon을 매수한 것이고, 최악의 결정은 Amazon 주식을 매도한 것입니다. 소매업체였지만 Amazon은 매장이 없었습니다. 창고가 있었고 고객에게 직접 배송했습니다. 그것은 예전에 구입해서 큰 수익을 얻었던 Dell의 모델이었습니다. Amazon의 지표는 Walmart나 Home Depot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들은 Dell과 정확히 똑같았습니다. 동일한 운영 마진, 동일한 매출 총이익, 동일한 낮은 운영비, 동일한 높은 재고 회전율이었습니다.”

– 빌 밀러

빌 밀러는 가치 투자 3.0에 해당하는 투자자다. 그리고 그는 가치 투자자들이 꺼리는 비트코인에도 자산의 1%를 투자해서 현재 큰 수익을 얻고 있다.

“저는 처음에 200달러 정도에 비트코인을 구입했고, 2012년부터 2024년까지 평균 700달러 정도에 구입한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은 공급이 수요나 가격에 영향을 받지 않는 유일한 경제 실체입니다. 물론 통화도 그렇지만 금도 매년 일정량의 금이 생산됩니다. 금이 온스당 1만 달러 또는 10만 달러라면 경제성이 없는 광산이 경제성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금이 시장에 나오겠지만,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또는 100만 달러라면 공급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게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점만 믿으면 됩니다.”

“제가 주목한 것은 2012년 Allen & Co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연설한 웬스 카사레스라는 사람이었습니다. 비트코인은 2010년에 1달러에서 2년 만에 200달러까지 올랐습니다. 그는 여러분이 비트코인을 소유하지 않는 이유는 비트코인이 새롭고 이해하지 못하며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르헨티나에서 왔고 우리 가족은 150년 동안 그곳에 살았습니다. 우리는 꽤 유명한 가문인데, 정부가 부풀려서 자산을 압류하고 국유화해서 서너 번 파산한 적이 있습니다. 화폐를 소유하고 거래하는 것은 항상 모든 돈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위험이 있습니다…그는 유동 자산의 1%를 비트코인에 투자한 다음 잊어버리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빌 밀러는 투자자들에게 정말 핵심적인 조언을 한다. 투자 사업에서 무지함은 이점이 아니며 워런 버핏이 말했듯이, 폭넓은 능력 범위를 가져야 하며, 이는 폭넓은 독서에서 나온다.

“제가 드리고 싶은 첫 번째 조언은 시장이나 경제를 예측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추측하는 것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두 번째 조언은 투자자라면 기본적으로 포커처럼 우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자본 시장에서 우위의 원천은 정보 우위, 분석 우위, 행동 우위의 세 가지뿐입니다. 마치 모자이크와 같아서, 사물을 특정한 방식으로 조합하여 사물이 명확해지고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는 확률적 시나리오를 얻는 것입니다. 아마존에서 한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정보는 없었지만,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조합했고, 정보에 다른 가중치를 두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델과 넷플릭스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난 사람들이 가치 투자자 세스 클라만을 언급할 때마다 쌍둥이처럼 또다른 가치 투자자 빌 밀러가 머리 속에 떠오른다. 물론 빌 밀러도 금융업에 집중 투자했다가 2008 금융위기와 그 이후 거의 궤멸적 타격까지 갔다 왔다. 현재 포트폴리오를 보니 이번에는 요즘 핫한 MSTR1(2020년 중반부터 MicroStrategy는 평균 가격 57,000달러에 386,700개의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데 약 220억 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1.8% 에 해당하며 현재 BTC 가격 97,000달러에서 37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을 신규 편입했다.

노파심에…이 글은 빌 밀러처럼 비트코인에 투자하라는 글이 아니라 이런 가치투자자도 있으니 그의 투자 가치관과 철학을 엿보라는 의미. 아무튼 가치 투자 1.0 세스 클라만의 GOOG와 가치 투자 3.0 빌 밀러의 MSTR이라..^^

빌 밀러 포트폴리오
MSTR 주가
  1. CEO Michael Saylor는 2020년 미국의 막대한 화폐발행과 재정투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향후 회사가 보유한 현금의 가치를 떨어트릴 것으로 예상하고 사업에 재투자할 필요가 없는 회사 보유 현금을 배당이나 자사주매입으로 주주에게 돌려주기 보다 비트코인으로 바꾸는 결단을 내리고 2020년 8월 MSTR이 비트코인을 주요 재무 자산으로 삼는 최초의 미국 상장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매수를 시작했다. 회사의 결정과 함께 하기를 원하지 않는 주주를 위해서 회사는 주가보다 프리미엄으로 매수를 했다. 또 주식과 채권을 추가 발행해서 일종의 레버리지를 이용해서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수했는데 MicroStrategy가 제공하는 제품 중 하나는 사람들이 원하는 비트코인 ​​연계 전환사채(MicroStrategy는 향후 8년 동안 만기가 되는 약 80억 달러의 전환사채를 보유하고 있다)로 비트코인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

투자에서 내재가치가 정말 중요할까

블로그를 새로 시작하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다보니 필연적으로 기업의 내재가치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블로그로 들어오는 트래픽을 봐도 내재가치로 검색하는 비중이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내재가치를 많이 이야기하고 있지만 투자에서 내재가치가 정말 중요할까, 내재가치로 계산해서 나온 숫자는 정확할까.

내재가치 계산은 기업분석에서 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하는 작업이다. 위에서 밑으로 내려오는 탑다운 방식이 아닌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바텀업 방식에서는 기본적으로 읽어야 할 문서의 양이 어마무시하게 많다. 가장 먼저 관심가는 기업이 레이더에 들어왔다면 그 기업의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읽어 봐야 한다. 일단 여기서 대부분의 투자자는 탈락한다. 관심가는 기업의, 혹은 직접 자신의 피같은 돈을 투자하는 기업의 사업보고서도 읽지 않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과거에는 정보에 접근할 수 없어서 못했다고 핑계라도 댔지만 이제는 그러지 못할 정도로 정보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됐다. DART라는 곳에 가면 모든 기업들의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조회해 볼 수 있다.

재무제표 숫자의 의미

사업보고서 제일 앞부분에는 사업의 개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을 읽어 봐도 무슨 일을 하는 기업인지, 돈을 어떻게 버는지 잘 모르겠다면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말고 패스하면 된다. 버핏과 멍거도 들어오는 투자 아이디어의 거의 대부분을 이런 식으로 처리한다. “너무 어려움” 폴더에 던져 놓고 다른 기업을 살펴 보면 되는 것이다.

사업보고서 읽기의 하이라이트는 재무제표다. 투자자라면 회계사 수준의 지식까진 필요하지 않겠지만 투자의 언어인 재무제표는 읽고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숫자의 의미를 제대로 볼 줄 모른다면 아무 말도 못하는 나라 한 가운데 어떤 도구도 없이 홀로 놓여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재무제표를 보는 관점은 여러 기업을 보면 볼수록 새롭게 생겨나고 또 바뀌게 된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근육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가급적 쉽게 설명하는 회계 기본서 1권을 끝까지 몇 번 읽은 후 제일 먼저 투자 구루들이 좋다고 말하는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확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 후에 자기가 관심가는 기업의 사업보고서 재무제표를 좋다고 말하는 기업들과 비교해 가면서 살펴 보면 된다.

숫자들을 볼 땐, 최소 5년, 권하기는 10년 정도의 기간을 살펴보는 게 좋다. 5년이라 치면 사업보고서 5개, 분기보고서 포함하면 20개를 읽어 봐야 한다. 또한 경쟁업체 2~3개도 함께 비교하면서 봐야 하기 때문에 관심기업이 추가될수록 읽어야 할 문서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흔히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의 관점에서 재무제표 숫자들을 많이 보지만 나는 특히 지속가능성을 중점으로 본다. 그럴려면 소위 경제적 해자라 불리는 경쟁우위 요소를 재무제표에서 찾아야 한다. 여기서 또 대부분의 기업들이 탈락한다. 그러니 내재가치 계산 단계에 도달하기도 전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탈락한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들도 몇 개 더 거치고 나서 비로소 마지막이 내재가치 계산이다.

그럼 나는 왜 제일 마지막 단계에서 하는 내재가치 계산을 빨리, 그것도 먼저 하려고 할까? 나는 왜 각잡고 제대로 계산하지 않고 10초만에 계산하는 간단 내재가치 계산을 할까?

투자자에게 내재가치는 정말 중요하다. 가격이 계산한 내재가치보다 비싸면 구매하지 않고, 내재가치보다 싸면 구매를 결정하는 게 투자다. 그래서 투자자라면 투자하고자 하는 대상의 내재가치를 당연히 알아야 한다. 버핏이 정의한 내재가치는 “기업의 남은 수명 동안 회수할 수 있는 현금의 할인된 가치”다. 존 버 윌리엄스 옹께서 말한 그 현금흐름할인법(DCF)를 의미하지만 멍거는 버핏이 DCF를 계산하는 장면을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했다. DCF 계산 방법은 널리 알려졌지만 비즈니스의 남은 수명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지 추정하는 것은 꽤나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이다. 물론 익숙해지면 쉽다.

“내재가치와 안전마진을 결정할 때 단순히 컴퓨터를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버튼을 누르는 사람을 부자로 만들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없습니다. 많은 모델을 적용해야 합니다. 골종양 병리학자가 빨리 될 수 없는 것처럼 빨리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든 사업의 정확한 가치를 추정하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을 ‘너무 어려움’ 더미에 넣고 몇 가지 쉬운 것만을 걸러냅니다.”

“워런은 할인된 현금 흐름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가 실제로 계산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만약 계산을 해봐도 잘 될 것이 확실하지 않으면 다음 아이디어로 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 찰리 멍거, 2007

아무리 정밀하게 계산한다 하더라도 결국 내재가치는 추정치일 뿐이다. 버핏 말대로 내재가치는 정확한 수치라기보다는 추정치이며, 이자율이 변동하거나 미래 현금 흐름에 대한 예측이 수정되면 변경해야 하는 추정치에 불과 하다. 따라서 내재가치 수치를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정확하게 나타낼 필요는 없으며 일정한 범위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

일전에 언급했듯 한 때 내 화두가 버핏과 멍거의 10초 였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거기에 근접한 해를 찾았고 그 아이디어를 접목해 만든 게 바로 10초 간단 내재가치 계산기다. 간단한 계산기지만 각잡고 계산한 DCF 결과값과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역DCF를 해보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 계산기를 활용함으로써 앞서 얘기한 기업분석의 무수한 단계를 거쳐 기껏 마지막 내재가치 계산을 했는데 비싸다면 그간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이런 경험을 너무 많이 했었기 때문에 이제 난 관심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읽어 보기 전에 먼저 기업의 내재가치를 간단하게 계산해 보고 통과되었을 경우에만 사업보고서 읽기로 들어간다. 나만의 툴을 가짐으로써 순서를 바꾸는 간단한 변화만으로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시간은 정말 소중한 자산이다.

그리고 가끔 블로그에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은 내가 찾아 보기 위해서다. 로직을 공개하지 않은 내재가치는 다른 사람들에게 별 의미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겐 단순 참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겠지만 내겐 큰 의미가 있다.

마찬가지로 진지하게 주식투자를 공부하는 투자자라면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를 읽는 자신만의 방법을 가지게 된다. 자신만의 재무제표 분석 방법과 엑셀시트를 가끔 오픈하는 투자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외부로 공유하지 않는다. 나처럼 로직없이 공개하는 특정 기업의 내재가치 숫자와 달리 재무제표 분석에는 본인의 노하우와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PER PBR ROE 처럼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숫자들 속에는 더이상 특별함이 들어 있지 않다. 귀한 것은 드러 내지 않는 법이기도 하고 정말 귀한 것은 누구나 다 보는 것에 들어 있기도 하다. 숨겨진 행간 의미를 볼 줄 알아야 하고 드러난 숫자들의 진짜 의미를 음미할 줄 알아야 한다. 투자는 정말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