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지난 달 결산

문득 블로그 지난 달 결산을 해봤다. 지나보니 이번 8월엔 8일을 뺀 23일 글을 올렸다. 1년 전 이맘때쯤 마음먹고 연속으로 30일쯤 글을 쓴 이후 가장 많은 글을 올린 달이 됐다. 주제는 아무래도 신변잡기보단 투자에 대한 생각들을 좀 집중적으로 썼던 것 같은데 반응은 별로 시원찮다. 인생에도 주기가 있듯 블로그도 열심히 쓰다가 또 소홀해 졌다가 하면서 반복적으로 오르락 내리락 한다. 1년 전에도 열심히 쓰다가 손을 놨고 이번에도 또 그럴지도 모르겠다. 모든 일에도 유통기한이라는 게 있다.

8월 글 쓴 날

블로그 사이드바에 이 달력을 배치한 이유는 파란색으로 채울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파란 칸 없이 흰색 칸으로만 채워진 달력…유통기한이 지나 주인이 들어오지 않는 블로그는 썰렁하다. 사람이 살지않는 빈 집처럼 잡초와 거미줄이 제집인양 자리잡는다. 이 블로그도 한 동안 거미줄이 쳐진 그런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인터넷 한 귀퉁이 아무도 찾지 않는 폐허처럼 오랜 시간 지내왔다. 이제 겨우 하루 20명 정도 드나드는 곳이 되었지만 여전히 조용하기만 하다. 고즈넉하니 좋기도 하고 적적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역시 오락가락이다. 시끌벅적한 SNS보다는 훨씬 낫다..ㅋ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첫 번째 독자는 나다. 내가 적어 놓은 내 글을 읽기 위해 내 블로그에 들어 오게 된다. 과거에 올려 놓은 글을 찬찬히 다시 읽다 보면 내가 이런 글도 남겼었나 싶은 글들도 있다. 벌써 치매가 올 나이도 아닌데 신기할 때가 많다. 그래서 기록이 중요하다. 그 순간의 생생한 느낌이나 생각을 글로 남기는 것. 그것보다 더 좋은 블로그 존재 이유는 없다. 특히 어느 순간 특정 기업의 사진을 찍어 놓는 용도로는 딱이다. 투자자가 블로그를 하면 좋은 이유 중 하나다. 워드프레스는 비공개 글로 나만 볼 수도 있으니까.

앞으로도 이렇게 많은 글을 쓸 수 있을까? 목적없이는 힘들 것 같은데 꼭 돈이 목적일 필요는 없을테니 뭔가 다른 목적을 찾아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목적이 이끄는 삶. 그러고보니 돈이 목적이어야 투자에서 돈을 많이 벌텐데 난 그렇지도 않고, 블로그도 대부분 돈을 목적으로 열심히 운영하는데 난 또 그렇지도 않다. 버핏의 투자 제 1원칙은 “돈을 최대한 많이 벌어라”가 아니라 “절대로 돈을 잃지 마라”다. 블로그 운영 원칙 역시 “어떤 방법으로든 최대한 유입 고객을 늘려라”가 아니라 “한번 블로그에 들어온 고객을 절대로 잃지 마라”가 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매력적인 글, 독자가 찾아와서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 내겐 여전히 모자란 재능이다.

추가) 매사 꼭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만도 아니다. 뭔가를 일단 꾸준히 하다 보면 처음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목적을 찾는 경우도 있다. 삶이 이끄는 목적쯤 되겠다.

블로그 평균 체류시간 2분 넘김

어제 기록으로 내 블로그 평균 체류시간이 2분 50초가 됐다. 블로그 운영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마일스톤인지라 짧게 기록을 남긴다. 항상 체류시간이 2분 미만이라 내 목표 중 하나가 2분을 넘기는 거라고 말했었는데 8월에 글을 좀 열심히 올렸더니 가볍게 넘었다. 체류시간이 글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단기 목표로 언급했었다.

그렇다면 이제 3분을 목표로 해야 하나? 그럴 생각이 없다. 그냥 가볍게 생각했던 목표였기에 그걸 3분으로 늘렸다가 또 3분을 넘어가면 5분으로 늘리고…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이 넓은 인터넷에서 오다 가다 이렇게 만나 잠시 머물다 가는 것도 인연이겠지,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를 재는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집을 나서면 거리 곳곳에 있는 CCTV를 통해 내 행동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기록되는 것처럼 인터넷에서 활동은 거의 모든 게 측정되고 기록된다. 어떤 키워드를 검색하고 클릭했는지, 어떤 사이트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좋아요를 누른 글들은 어떤 종류의 글인지, 이웃이나 친구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심지어 정치성향이나 종교까지도 마음만 먹으면 모두 알 수 있다. SNS 활동 기록만으로도 자신조차 몰랐던 자신의 성향을 샅샅이 알아낼 수 있다고도 한다. 조지 오웰이 말한 빅브라더가 더이상 먼 미래의 일도 아니다.

내 블로그는 현재 하루 평균 20명 정도가 방문하는 아주 작은 블로그다. 20명이 평균 3분을 머문다고 하면 60분의 시간이다. 누군가에게 그토록 소중한 60분이라는 시간이 내 블로그에서 소모되고 있단 말이 된다. 그러므로 무작정 내 블로그에서 소모되는 시간을 늘리는 데 목표를 두기보단 남들의 그 소중한 시간 가치만큼 의미있는 글을 쓰고 있는지를 먼저 되돌아 봐야 한다. 이제 100개 조금 넘는 글을 올린 내 입장에서 질을 논하는 것도 좀 그렇긴 하지만 지나치게 양을 추구하다보면 질이 훼손되기 때문에 당연히 양과 질 두 가지 모두를 추구해야 하지만 둘 중 우선은 질이다.

양은 재미에서 나오고 질은 경험에서 나온다. 글의 양이 많아지면 재미있다는 반증이고 질 높은 글이 올라오면 직간접 경험을 통해 사고의 깊이가 깊어졌다는 반증이다. 남이 머무르는 시간에 집중하지 말고 내 사고의 깊이에 신경써야 한다.

이제 워드프레스 글쓰기 창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익숙함이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워드프레스 보안 치명적인 경고

워드프레스를 운영하고 1년 가까이 됐지만 블로그 보안 관련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트래픽이 워낙 낮고 홍보도 하지 않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터넷 구석 블로그라 그랬을거다. 그렇다고 해도 아예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고 관찰은 하고 있었다. 그동안 높은 경고 High Threats 는 몇 번 받았지만 치명적인 경고 Critical Threats 는 또 첨인지라 이렇게 따로 남겨 둔다. 블로그가 로그기록이니 이런 시시콜콜한 일들을 기록하는 용도에 맞게 기록용으로 남긴다.

워드프레스 보안

살펴 보니 홍콩에서 20건 들어 왔다. 그동안은 주로 우리나라 ip들이었는데 이건 의외였다. 일단 해당 ip를 블락처리 했다. 블로그에 댓글을 하나 남겼고, Contact을 통해 3건을 남겼다. 아마도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하면서 워드프레스 취약점을 탐색했던 것 같다. 나같은 변방 구석탱이 블로그에서 뭐 건질 게 있다고. 그럴 노력과 시간이 있으면 다른 건전한 곳에 쓰길. 이 글 읽지도 않겠지만, 계속 시도하면 홍콩 자체를 블락시킬 예정 ㅋ

구글 서치콘솔을 통해 조회해 보니 내 블로그 글이 구글 검색에서 거의 10번째 이후에 나온다고 한다. 구글 SEO는 특정 분야에 특화된 블로그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난 그냥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신변 잡기나 관심가는 것을 아무런 체계 없이 나열하는 잡블로그로 남을 계획이다. SEO를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디지털 노가다 같은 것들을 할 계획도 없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이런 치명적인 경고를 발생시키는 사람 빼고) 가는 사람 잡지 않을 계획이다. 그게 내 블로그 철학이다. 목표는 오로지 1년 운영비용 2만원 벌기~ ㅎ

입추가 지나니 바람색이 바뀐 게 느껴진다. 2024 파리 올림픽도 끝났다. 바야흐로 가을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난 또 가을을 몇 번이나 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귀한 하루하루 한 달 한 달 계절들이다. 마음껏 누리고 즐기자.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채 사라지는 즐거움들에게 미안해 해야 한다. 내 건강에 치명적인 경고가 뜨지 않음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