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밭을 갈아엎고 있는가?

올해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워런 버핏과 그렉 에이블이 전직 NFL 선수이자 현재 버크셔 자회사인 파일럿의 CEO 아담 라이트(Adam Wright)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흥미로운 점이 있어서 그의 어록을 쭉~ 따라가다 다음 인용문을 만났다. 제목으로 뽑은 것처럼 나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당신은 지금 밭을 갈아엎고 있는가?”

발 밑의 땅을 그냥 갈아엎기만 하면, 이 모든 가치, 이 모든 기회를 발굴하게 될 겁니다. 당신이 서 있는 땅에서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면, 열 번 중 아홉 번은 당신이 밭을 갈아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땅을 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찍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수확할 씨앗을 심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냥 그 자리에 서서 그렇게 한다면, 그 분야에서 열심히 일한다면, 당신 앞에 기회가 있을 겁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도 했다. “당신은 성공하는 것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그게 바로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입니다. 인생은 반복입니다. 대체로 시행착오입니다. 아무도 당신의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다음은 언론에서 밝힌 그의 하루 일과다.

  • 오전 3시 알람이 울린다.
  • 오전 3시 7분 그는 체육관에 가기 전에 침대에서 일어나 커피를 끓인다. 나는 이 정확한 기상 시간이 농담인지 물었고, 그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2분 후에 스누즈가 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 오전 3시 50분 그는 체육관에 도착하여 10분 동안 메시지를 확인한다.
  • 오전 4-5시 운동한다.
  • 오전 5시에서 6시 30분 사이에 그는 일할 준비를 하고 신앙생활을 한다.
  • 오전 6시 30분에 꼭 아침을 먹는다.
  • 오전 7시 15분 그는 사무실에 도착하여 오후 6시까지 일한다.
  • 오후 6시 30분 그는 아내 사브리나와 함께 저녁을 먹는다.
  • 오후 7시 30분~8시 30분 그는 그날의 일정을 정리하고 수석 보좌관인 해밀턴과 일정을 논의한다.
  • 오후 9시쯤에는 잠이 든다.

찰리 멍거는 “새로운 일의 가장 좋은 원천은 책상 위의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밑에 있다가 독립한 후 버핏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두꺼운 무디스 매뉴얼을 한 장씩 한 장씩 모두 읽는 일이었다. 그는 그 두꺼운 무디스 매뉴얼을 두 번 읽었다.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면 땅을 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찍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고 씨앗을 심기 위해 해야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복을 통한 시행착오를 하지 않았고 그렇게 발굴한 시행착오를 제대로 돌파할 방법을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도 국가대표 김민종은 진천 선수촌 기자회견 때 “고된 훈련을 하다보면 하루하루 죽을 것 같긴 하지만, 하늘을 감동시키고 메달을 받으려 한다. 멘탈도 다스리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했다. 이번 올림픽은 다를 것이다”라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파리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후 김민종은 당시 했던 말을 떠올리면서 “하늘을 덜 감동시킨 것 같다. 아직 부모님만 감동시킨 것 같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이번 패배가 오히려 LA 올림픽까지 가는 4년 동안의 큰 힘이 될 것 같다”

앤디 맥도널드

(앤디 맥도널드 인스타그램)

51세의 나이에 이번 올림픽 스케이트보드에 출전한 앤디 맥도널드(영국)는 이렇게 말했다. “내 나이에 넘어지면 더 아프고 낫는 데도 더 오래 걸린다. 넘어지고 다쳐도 멈추지 않겠다는 신념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처음 대회에 나가 꼴찌를 했는데도 재미있었다. 수 없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또 해보고 싶었다.”

버핏의 애플 AAPL 매도

주말에 한가로이 뉴스를 보고 있는데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뉴스가 눈에 들어왔다. 버핏의 애플 AAPL 매도 뉴스다. 지난 분기엔 조금만 매도했었는데 이번엔 보유 주식의 거의 절반을 매도했다. 애플의 내재가치를 계산해 보면 이번 매도가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토요일에 발표된 회사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2분기에 애플의 지분을 1분기 7억 8,900만 주에서 약 4억 주로 50% 가까이 줄였습니다. 버크셔는 현재 Apple의 지분 약 2.6%를 보유하고 있으며 금요일 종가인 219.86달러를 기준으로 약 880억 달러의 가치가 있습니다. Apple 지분의 감소는 놀라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 규모는 예상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출처: 배런스)

버크셔 해서웨이 애플 보유 주식수

“버크셔의 현금은 880억 달러나 증가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애플 매각 수익금이었습니다. 또한 회사는 자체 운영에서도 상당한 현금을 창출했으며, 버크셔는 2분기에 116억 달러의 영업 이익을 보고했는데,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100억 달러 증가한 수치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현금

AI 버블로 인해 가치보다 가격이 더 높이 올라간 애플을 매도해서 현금 비중이 최고로 높아진 버핏이 추가로 주식을 매수할 지, 아니면 높은 가격의 시장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참고로 버핏은 올해 초에 회사가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버크셔의 기준을 충족하는 후보가 거의 없으며 다른 곳에서는 “기본적으로 후보가 없다”며 “상황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었다.

애플 AAPL 매출액 증가율

“애플 주식을 매수해야 할까?” 라는 제목의 오늘자 The Motley Fool 기사도 보인다. 그럼 내 10초 내재가치 계산으로는 어떨까. 역시 예상대로다~

AI를 이용한 블로그 자동화

ChatGPT 같은 AI 툴이 나오자 마자 이것 저것 호기심을 가지고 사용해 봤다. 그림도 그려 보고, 검색을 대신해서 질문을 해 보고 AI가 쏟아 내는 답변에 놀라워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특히 내 관심을 끈 분야는 AI를 이용한 블로그 자동화, AI를 이용한 퀀트 투자 같은 자동화 분야였다. 인간을 대신해 AI가 일을 하고 인간은 그 수익을 챙기는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 졌다.

인간대신 일하는 AI

그리고 블로그 자동화를 위해 여러 가지 테스트도 해 보고, 실험도 해 봤다. 결론은 시기상조. 퀀트 투자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 정도의 결론을 내렸다. 물론 그 사이 기술도 발전했으니 너무 섣부른 결론아닌가 싶은 의심도 들지만 블로그 자동화로 올렸을 법한 글들을 읽다 보면 내 생각이 아직까지 맞은 것 같다. 자동화로 AI가 쓴 글들은 보자마자 티가 난다. 솔직히 별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요즘은 신문의 기사나 칼럼들도 AI의 도움을 받아 쓴 티가 너무 많이 나는 글들도 자주 보인다.

돈을 벌 목적으로 블로그를 쓰고 있다면 당연히 혹 할 것이다. 나를 대신해 글을 써서 올리고 자동으로 수익이 생긴다면 누가 마다할 것인가? 얼른 배워서 실행해야지 싶은 마음도 들 것이다. 인터넷이 또 블로그들이 이런 식으로 AI가 자동 생산한 글로 가득찬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해 진다. 이런 내 생각처럼 항간에는 AI가 나오기 전 시기의 인터넷만 대상으로 검색하는 엔진도 생겼다고 한다. 항상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기 마련이다.

언젠가 얘기했듯 블로그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남들과 같은 방식을 해선 곤란하다. 또한 검색엔진의 상위에 표시되기 위해 SEO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들을 잘 공략해서 준비된 글만 써야 한다. 검색엔진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포인트들을 잘 챙겨서 글을 써야 한다. 다 알지만 난 그런 길을 포기했다. 그냥 이 광대한 인터넷 한 구석에 그냥 내 일상과 생각을 쓰면서 아주 우연히 이곳에 들어 와 내 생각을 읽은 아주 소수의 사람들과 공감을 나누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론 머스크가 워런 버핏을 보고 이렇게 말했었다. “솔직히 나는 워런 버핏의 열렬한 팬이 아닙니다. 그는 거기 앉아서 이 모든 연례 보고서를 읽습니다. 정말 지루합니다. 그 직업을 원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런 직업을 원하지 않습니다.”

AI를 이용한 블로그 자동화 역시 내 눈에는 일론 머스크가 버핏을 바라보는 시각과 대동소이하다.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이다. 나는 그런 블로그를 원하지 않는다.

추가)
구글이 더 이상 모든 웹 콘텐츠를 인덱싱하지 않고 매우 선택적으로 인덱싱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 같다는 질문을 던지는 글. 글쓴이는 사람이 작성한 텍스트와 구별할 수 없는 AI 생성 콘텐츠가 등장하면서 구글이 이런 방식을 취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서 콘텐츠의 독창성, 브랜드 인지도 등이 더욱 더 중요해 졌다고 이야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