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말 한마디

트럼프의 입에따라 드라마틱한 움직임을 보였던 지난 5일. 하루에 10% 가까이 움직이는 이게 인덱스?!

S&P500 스냅샷

이번 일이 얼마나 이례적인 일인지는 다음에서 알 수 있다.

정규분포와 거리가 먼 주식시장

트럼프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등락을 거듭하는 시장. 이걸 예측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전문가가 있다면~~ 사기꾼. 중국을 제외하고 관세 90일 유예한단 말에 시장은 환호했다.

트럼프 트루스 소셜

딱 5년 전 데자뷰. 당시엔 자신이 소유한 트루스 소셜이 아니라 지금은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현재 X)에서 말 한마디로 시장을 쥐락펴락했었다. 난 권력자가 SNS(그것도 자신이 소유한)를 통해 직접 암시(이번엔 대놓고..ㅋ)를 하거나 시장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올바른가 모르겠다…오늘 읽은 칼럼에서는 트럼프가 관세 부과의 근거로 내세우는 법1조차…”특이하고 특별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는 내용이라니 그 특이하고 특별한 위협이 지난 50년간 일어난 세계화, 그로인한 중국의 부상?!

우리나라 계엄 사태와 이후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일을 통해서도 느낀 거지만 법이란 게 많은 여백과 공백이 있기 마련이다. 당연히 그 여백과 공백은 상식과 사회적 통념이나 관습으로 메워지며 잡음없이 지내오거나 일부 개정되며 진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떤 이상한(?) 리더가 그동안의 상식과 관습으로 메꿔진 그 공백을 찾아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것을 무시하고 글자 그대로의 법 조항만을 따지면서 법을 비켜갈 때…법은 무력해 진다.

장자 외편 거협(胠篋)을 보면 많이들 아는 도둑의 도에 대해서 나온다. 감추어진 재화를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도 아는 것이 성(聖), 도둑질할 때 먼저 들어가는 것이 용(勇), 맨 뒤에 나오는 것이 의(義), 도둑질이 가능할지 여부를 미리 아는 것이 지(知), 도둑질한 물건을 골고루 분배하는 것이 인(仁)이다. 리더가 일개 도둑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를 할 때 많이 인용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내용이 나와 있는 전체 이야기 골자는 도둑의 도를 치켜세우는 것이 아니라 인의를 말하는 성인들이 많아 인의를 아는 도둑들이 많으니 오히려 성인이 없어져야 하지 않겠냐는 내용이다. 성인이 천하를 이롭게 하는 것은 적고 천하를 해롭게 하는 것(도척같은 도둑들이나 전성자 같은 이을 이롭게 해서)은 많지 않은가?!

“옛날 제(齊)나라는 이웃 고을이 서로 바라보이며 닭 우는 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서로 들려서 그물이 펼쳐지는 곳과 쟁기와 보습이 찌르는 곳이 사방 2천 리에 달했다. 사방 국경 안을 통틀어 종묘(宗廟)와 사직(社稷)을 세우고 읍,옥,주,려,향(邑·屋·州·閭·鄕) 등의 고을을 구석구석까지 다스림에 어찌 성인을 본받지 않았겠는가! 그러다 전성자(田成子)가 하루아침에 제나라 임금을 죽이고 그 나라를 훔쳤으니 훔친 것이 어찌 나라뿐이었겠는가? 성지(聖知)의 규범도 함께 훔쳤다. 그 때문에 전성자(田成子)는 도적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몸은 요(堯)·순(舜)과 같이 편안한 지위에 머물러 작은 나라가 감히 비난하지 못하고 큰 나라가 감히 주벌(誅伐)하지 못해서 열두 세대 동안이나 제나라를 차지하였으니, 이는 제나라를 훔쳤을 뿐만 아니라 성지(聖知)의 규범까지 아울러 훔쳐서 도적의 몸을 지킨 것이 아니겠는가?”

세상을 위해 인의로써 그릇됨을 바로잡으려 하면 곧 인의로 훔친다. 세상을 위해 법으로 바로잡으려 하면 곧 법으로 훔친다. 장자는 벌써 2,300년 전에 깨달았다.

최구가 노자에게 물었다.
“천하를 인위적으로 다스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인심을 이끌어갈 수 있습니까?”
노자가 말했다.
“인심을 교란시키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인심이란 억누르면 내려가고 밀면 올라가는 것입니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사이에 우쭐해지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 부드러움은 억세고 강한 것을 유하게도 만듭니다. 모나고 날카로워서 모든 것을 깎아 다듬으려 들기도 합니다. 뜨겁게 달아오르면 타오르는 불길 같고, 차갑게 식으면 꽁꽁 언 얼음과도 같게 됩니다. 마음의 빠르기는 잠깐사이에 이 세상 밖까지 갔다오는 정도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심연처럼 고요하지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성냈다 뽐냈다하여 잡아매 둘 수가 없는 것이 인심인 것입니다.”

“닭이 울면 일어나 부지런히 선한 일을 행하는 자는 순임금의 무리요, 닭이 울면 일어나 부지런히 이익을 추구하는 자는 도척의 무리다. 순임금과 도척을 나누는 차이를 알고 싶은가? 이익을 추구하는 것과 선한 일을 행하는 것 사이의 차이일 뿐이다.”
– 맹자, 진심 상

  1.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이 법 제1702조에 따라 대통령에게 부여된 모든 권한은 미국 외부에서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이 발생한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을 처리하기 위해 행사될 수 있으며, 대통령이 그러한 위협에 대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경우에 한한다.
    이 편 제1702조에 따라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은 이 장의 목적상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만 행사될 수 있으며, 다른 목적으로는 행사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이러한 권한의 행사는 해당 위협과 관련된 새로운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근거해야 합니다.” ↩︎

트럼프 당선보다 더 놀란 일

트럼프 당선과 함께 MAGA 재림, 8년 전과 똑같은 헤드라인..미국 증시는 시원하게 상승해 주시고 트럼프에 올인(?)한 테슬라는 14.75% 급등한 $288.53로 마감했다. 이번 대선을 지켜 보면서 진심 일론 머스크는 볼수록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

미국 증시 상승


“21%의 법인세율은 최소한 동일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료되는 세금 중 하나가 아니고 트럼프 대통령이 15%로 인하할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입니다. 이는 주식 시장의 강력한 랠리의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으며, 특히 버크셔 해서웨이와 같이 법인세율이 인하되면 즉시 감소할 수 있는 대규모 이연세무부채가 있는 회사에 특히 이롭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소식에 채권 수익률이 급등했고, 10년 국채 수익률은 11월 6일 수요일 정오 현재 15베이시스포인트 상승해 4.44%1에 달했습니다. 이는 채권 시장이 트럼프의 2기 임기 동안 재정 적자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신호입니다. 연방준비제도가 화폐화한 적자 지출과 이러한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면 관세 인상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12년 전 저 책을 읽었었다. 트럼프 당선은 무엇보다 민주당의 지난 4년간 경제적 실패에 대한 판결이었고, 사회 및 외교 정책 문제는 대부분 유권자의 마음속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결과라고 생각한다. 주로 코로나로 인한 공급부족 때문이었지만 어쨌든 바이든 시절 인플레이션2이 너무 높았다. 한편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해 온 일부 독점 금지 정책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으며 , 여기에는 알파벳의 분할 시도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제프 베조스나 페이팔 마피아를 포함 테크업계가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

미국 10년 인플레이션


우리나라 언론 헤드라인을 아주 살짝만 봤는데 역시 관세로 인해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로서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다수

비관적인 헤드라인


분위기 파악하려고 아침에 미국 야후 주식에 들어가서 몇 개 조회하려고 했더니 이모양이다..ㅋ

야휴 주식 수리중


이제 또 트럼프의 트윗(이제는 자기 소유인 Truth Social에 올릴지도…방금확인한 DJT시가총액 7.8B)을 지켜봐야 하는 트럼프 2.0 시대인가 생각했었는데…

승리한 트럼프


진짜 깜짝 놀랐다. 이 속도가 정말 가능한 일인가.

트럼프 2.0 시대

벌써 트럼프 당선 관련 신간이 나왔다. 이 정도면 미리 써뒀을텐데 해리스가 당선됐으면 어쩔려고..ㅋ 해리스 1.0도 준비했었을수도… 박종훈 기자님3 정말 대단하심. 또 반성했다. 진짜 부지런하시고 대단들 하심.

“왜 우리는 트럼프의 인기를 몰랐을까요? 미국의 구미디어인 레거시 언론들이 연일 해리스에게 유리한 기사만 내놓으며 대세론을 펼치다 보니 미국 중산층 백인들은 트럼프 지지 여부를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나 이제 미디어 환경이 뉴미디어로 넘어가면서 TV나 신문 같은 구미디어는 거의 영향력을 잃어버렸습니다. 어차피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구미디어를 외면하고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았기 때문에 레거시 미디어의 집중 공격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지지세가 꺾이지 않았던 것이죠.”
– 박종훈

트럼프 당선 관련해서 향후 주식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이런 저런 소음들이 당분간 언론에서 계속 들리겠지만 그냥 버핏이 한 말만 염두에 두고 있으면 된다. 굳이 알 수 없는 것을 알려고 귀중한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투자에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 중요하고 알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중요하지 않거나 알 수 없는 것이라면 잊어버리면 됩니다.”
– 워런 버핏

추가) 오늘(11/8) 또 새 책이 나왔다 ㅎㄷㄷ

트럼프 2.0

  1. 낮은 법인세는 주가에 좋겠지만 높은 이자율은 부채를 사용하는 기업의 자본 비용을 높이고 채권이 투자자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옴에 따라 주가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더 높은 관세는 잠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지만, 많은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소비자 지출을 억제할 수도 있어 오히려 주가에 부정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
  2. 정부의 인플레이션 계산기 에 따르면 2021년 1월의 100달러 돈은 2024년 9월의 120달러 돈과 같은 구매력을 가졌다. 하지만 그 인플레이션은 팬데믹에서 비롯되었고, 이에 대한 초기 대응은 전직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조정했다. 바이든도 해리스가 아니었다. 트럼프는 CARES 법안을 옹호했는데, 그 법안은 무엇보다도 미국인의 손에 경기 부양 수표를 쥐어주었다. 당시에는 필요한 조치였을지 몰라도, 인플레이션을 직접적으로 부추겼으며 누적됐다. 하지만 모두 트럼프 시절을 그리워한다..ㅎ ↩︎
  3. 오늘 올라온 유튜브 보니 주류 언론사의 여론조사 항목을 하나 하나 분석하면서 하우스 이펙트를 제거해서 단 한번도 트럼프가 진 적이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책을 쓰고 인쇄까지 미리 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시다. 벌써 1쇄 품절되고 추가 인쇄 들어갔다고. ㅎㄷ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