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와 블로그 운영의 비슷한 점

최근에 부지런히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주식 투자와 블로그 운영의 비슷한 점이 많이 보인다. 쇼핑몰 운영과 해외 구매대행과도 비슷한 면이 있는데 이건 차치하고, 무엇보다 쉽게 큰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많이 시작한다는 공통점 말고도 몇 개가 눈에 띈다. 어디나 다 비슷비슷하다.

주식투자와 블로그 운영 모두 돈을 벌기 위해서 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돈을 벌 목적이 아니면 왜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할까. 모두들 돈을 벌 목적으로 시작한다. 물론 나처럼 변종이 있기도 하다. 주식 투자를 경제를 공부하고 제대로 알기 위한 부수적인 목적으로, 블로그를 돈을 버는 게 주 목적이라기 보단 고즈넉한 구석자리에서 내 생각을 들여다 보고 정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끔 모르는 사람들과 친해져서 댓글로 의견을 교환하는 장으로 생각하고 시작하는 이상한(?) 사람들도 있다. 나도 당연히 주식과 블로그로 돈을 벌면 좋겠지만 그게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그게 내 행위의 목적이 될 순 없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어쨌든 다들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다.

그래서 사기꾼들도 많다.

돈이 걸려 있으면 어느 분야든 사기꾼들도 많기 마련이다. 자기가 주식투자나 블로그로 쉽게 돈 버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 돈을 내면 가르쳐 주겠다는 성인(?)들이 많다. 자기가 아는 비법을 푼 돈을 받고 가르쳐 줄 성인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 비법은 공개하는 순간 비법이 되지 않으며 한 사람의 성공은 단순히 그대로 따라 한다고 복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진짜 자신만의 비법으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은 비법을 알리지 않고 그냥 혼자 조용히 그 비법을 사용해서 돈을 벌고 있다. 따라서 돈을 받고 가르칠 수 있다는 그 모든 비법이라는 것들은 조금만 찾아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순한 방법일 확률이 아주 높다.

비법은 단순하다.

살을 빼는 비법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된다. 비법은 바로 이것이다. 이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모두 다 알고 있지만 하지 못하는 것은 각각의 이유와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을 빼고 유지하는 사람들은 각각의 이유와 사정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살을 뺀다. 주식 투자라고 다를까? 좋은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사서 장기간 들고 가면 된다. 이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 물론 좋은 기업이 무엇이고 좋은 가격이 무엇이고 또 장기간이 얼마 정도인지는 공부해야 한다.

그럼 블로그는 어떨까? 비법은 역시 단순하다. 좋은 글을 꾸준히 쓰면 된다. 물론 좋은 글이 무엇이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꾸준히는 얼마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내가 쓴 글을 더 많이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공부를 해야 한다. 비법은 단순하지만 실행은 쉽지 않다.

“우리는 일의 누적 효과를 과소평가합니다 . “하루에 한 페이지를 쓴다는 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매일 하면 1년에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습니다. 그것이 핵심입니다: 일관성. 위대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매일 많은 일을 해내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해냅니다.”

폴 그레이엄

멘토가 있으면 좋다.

돈이 되는 분야는 어디건 책과 동영상이 차고 넘치기 마련이다. 이 두 곳도 비법이나 방법을 알려 주는 책과 동영상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물론 책이나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나보다 먼저 진입해서 돈을 버는 방법을 이미 알아 낸 사람들의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특히 앞에서 말한 사기꾼들을 잘 골라 내고, 좋은 책(영상)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려면 좋은 책과 영상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이 본인에게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멘토를 찾고 멘토에게 직접 배우는 방법이다.

워런 버핏은 벤저민 그레이엄에게 주식 투자하는 방법을 직접 배웠다. 그레이엄이 경영진으로 있는 회사가 궁금해서 대학생 신분으로 직접 가이코라는 회사에 무작정 찾아 가서 가이코 임원으로부터 보험업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걸쳐 배웠다. 좋은 글을 꾸준히 올리면서 블로그를 잘 운영하고 있는 사람을 안다면 직접 연락해서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책으로는 결코 배우지 못할 것들을 배울 수 있다.

분산과 집중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도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루는 잡블로그로 시작하느냐, 특정 분야만 다루는 전문블로그로 갈 거냐로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 주식 투자에서도 이와 똑같은 논란이 있는데, 바로 분산투자와 집중투자다. 소수의 종목에 집중해서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여러 종목에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는 엄마가 좋은지 아빠가 좋은지와 같은 문제다. 하나만 맞고 다른 하나가 틀리는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적성과 취향에 좌우되는 문제다.

처음엔 여러 주제를 다루는 잡블로그로 시작하다가 트래픽이 많이 몰리고 자신이 글쓰기 편하고 좋아하는 주제로 특화해서 잘하는 블로거도 있고 처음부터 특정 분야만 전문적으로 하다가 자신의 관심 영역을 늘려 가며 잡블로그로 잘 키우는 블로거도 있다. 물론 초지일관 잡블로그든 전문블로그든 하나로 꾸준히 잘 키워 나가는 블로거도 있고 처음부터 두 개를 따로 따로 운영하는 블로거도 있다. 중요한 것는 얼마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느냐지 무슨 주제를 어떤 식으로 다루냐는 그에 비하면 작은 문제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한 블로그라면 먼저 무슨 주제를 어떤 식으로 다룰 지에 대해 많이 고민해야 한다.

소수가 독점한다.

블로그를 포함해 모든 미디어는 결국 권력의 법칙을 따른다. 소수의 창작자와 그들의 작품이나 글이 거의 모든 관심을 끌고 거의 모든 돈을 벌어 간다. 책, 영화, 게임, 음악, 언론… 그 어디를 둘러 봐도 소수가 부의 대부분을 가져 간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다. 20%의 소수가 부의 80%를 가져 간다. 부의 불평등은 파레토 법칙보다 더 할 수도 있다. 상위 1%의 부자가 새롭게 창출되는 부의 63%를 가져가고 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그렇다면 상위 20%나 1%에 들지 못하면 포기해야 할까? 그건 아니다. 블로그는 롱테일 법칙이 통하는 세계다. 롱테일 법칙은 파레토 법칙과 반대로 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와 관련된 글을 꾸준히 블로그에 쓰면 80%의 사소한 다수가 사람들의 관심과 클릭을 유도해서 꾸준한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주식 투자에도 이런 일들이 있다. 자신의 구매 아이디어와 전혀 상관없는 테마 바람에 올라 타 큰 수익을 주는 보물같은 주식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머니트리

복리가 작동한다.

아인슈타인은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복리를 꼽았다. 주식 투자의 최대 장점은 복리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 원리를 빨리 이해하는 사람이 결국 주식 투자에서 돈을 벌게 된다. 버핏과 멍거가 장기투자를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블로그 운영에도 복리가 작동한다.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롱테일의 법칙이 작동하게 되고 이 매커니즘은 복리 작용을 하게 된다. 글과 글이 시너지를 일으키게 된다. 주식 투자와 블로그 모두 다 핵심은 복리다. 복리가 작동할 때 까지 꾸준히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이다.

복리가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한다면 가장 중요한 질문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나 “가장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내가 가장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적당한 수익은 무엇인가?”가 될 것이다.

큰 꿈을 갖고 작게라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저는 크게 성공한 사람들을 차별화하는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해준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이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상상력을 확장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능력을 넘어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까지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핀플루언서 모건 하우절의 말이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하는 주식투자와 블로그 운영의 비슷한 점에 대해서 나열했지만, 주식 투자에서도 블로그 운영에서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다. 큰 꿈과 믿음을 갖고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로또 1000만원 산 사람의 결과와 로또 기대값

오늘 아침(10월 6일) 뉴스를 보다가 로또 1000만원 어치 산 사람의 결과가 포털 탑뉴스에 뜬 걸 봤다. 구독자 416만명을 보유한 유명 유튜버가 로또 1000만원 산 결과, 당첨금이 176만원 정도가 나왔다고 한다.

포탈 네이버 뉴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저 유튜버 돈 천 만원 쓰고 홍보효과 엄청나게 봤겠구나.’ 일간지나 경제지 탑에 오를 정도면 도대체 얼마를 써야 하는데 달랑(?) 1000만원으로 광고효과 어마어마하게 봤겠다. 현재도 구독자가 4백만명을 넘는다는데 곧 5백만명은 돌파 하겠다. 만약 저 유튜버가 본인의 광고수입을 공개하고 책을 쓰고 강의를 한다면 부수입을 꿈꾸는 사람들이 또 돈을 내고 들으려 하겠구나. 그런데 그 사람들은 알까? 저 사람은 자신의 돈 천 만원을 써서 실제 로또를 사고 결과를 공개해서 이미 구독자가 4백만을 넘는 유튜브에 공개하고, 메이저 언론들이 그 영상을 보고 기사화했다는 사실을.

저 유튜버가 쓴 가상의 책과 가상의 강의에서는 성공 사례로 이 에피소드를 사용할 순 있겠지만 그 책을 읽고 강의를 들은 초보자가 과연 저 사례를 따라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일까. 누누이 이야기했듯 결과만 보고 따라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저 유튜버의 사례가 메이저 언론에 이렇게 많이 실린 것도 본인의 기획력도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운의 작용도 무시 못한다. 물론 운도 실력이긴 하다.

두 번째 든 생각은 ‘어라, 왜 천 만원의 당첨금이 176만원 밖에 안하지?’ 였다. 모두 알다시피 로또의 당첨금 규모는 판매 금액의 50% 정도다. 거기서 세금을 제외하면 대략 40% 조금 넘는 수준으로 줄어 든다. 즉, 로또의 기대값은 40% 내외다. 천 원짜리 로또 한 장을 산다면 대략 400원 내외가 당첨 기대값이 된다. 그런데 왜 천 만원 어치나 샀는데 400만원이 아니라 176만원 일까?

로또는 승자가 독식하는 게임이다. 1등과 2등이 당첨금의 거의 50% 이상을 가져 간다. 하지만 1등과 2등의 당첨 확률은 모두가 알다시피 거의 0에 수렴한다. 바로 이 점이 기대값 40%를 반토막 내는 것이다. 로또를 사는 사람의 99.99%는 로또 4등과 5등의 당첨금 규모인 37% 정도를 나눠 갖는데 40%*37%만 해도 14.8%가 나온다. 결국 로또의 기대값은 15% 내외가 된다는 말이다. 3등 이상 당첨되지 않는 사람들의 평균 회수금은 천 원의 15%인 150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850원을 그냥 잃는 게임이라고 보면 된다. 만일 운좋게 3등에 당첨된다 하더라도 기대값은 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로또에 환호하고 실망하는 사람들


세 번째 든 생각은 ‘어째 주식과 똑같네’, 비단 로또 당첨금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도 파레토 법칙처럼 20%의 소수가 80% 이상을 가진다. 또 주식 수익의 대부분은 전 기간에 걸쳐 고르게 얻는 게 아니라 20%의 기간에서 나온다. 만약 그 20%의 기간을 놓친다면 흔히 이야기하는 평균 수익은 결코 얻을 수가 없다. 상위 20%에 속한 사람이 주식이 급상승하는 20%의 기간에 벌어 들인 수익을 자랑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는 하위 50% 이하의 평범한 사람을 생각해 보자. 그 사람의 기대값은 얼마정도일까? 그 평범한 사람이 성공한 사람의 기대값을 기대하며 시작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일까.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시대로 다들 힘들고 어렵다. 힘들고 어려울 때 로또 판매가 는다고 한다. 사람들이 거기에서 희망을 보기 때문에 언론들도 그런 뉴스를 실으려고 한다. 유튜버로서는 좋은 기획이 때를 잘 만나 탑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본다. 이제 로또의 기대값을 알게 됐으니 1억을 사든, 1000만원을 사든, 100만원을 사든, 만 원을 사든, 천 원 어치 한 장을 사든 1등과 2등이 되지 않는한 기대수익은 20%를 넘지 않고 대부분 15% 내외가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희망을 안고 로또를 살 것이다. 비록 헛 된 희망이라 할 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