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모기 전기모기채와 물구멍방충망

올 여름에는 모기가 별로 없어 좋았는데 가을 모기가 기승이다. 어젯 밤에도 모기 한 마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 가을 모기 한 마리가 귓가에서 계속 날개 소리를 내면서 잠을 못자게 했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버티다가 결국 모기와 심야 한 판을 떴다.

전기모기채

내 무기는 바로 이 전기모기채다. 곳곳에 적을 잡은 흔적이 남아 있다. 올해 노벨 평화상은 이란의 여성 인권가가 받았다고 하는데 나는 이걸 만든 사람에게 노벨 평화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ㅎ 이 무기가 없었다면 아마도 나는 원시시대의 무기를 들고 영악해진 적을 상대해야 했을 거다. 어젯밤에도 이 신무기 덕분에 적을 쉽게 잡을 수 있었다. 가격도 만 원 내외로 저렴하기까지 하다.

물구멍 막이


모기를 막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아무리 방충망을 쳤다 하더라도 이런 물구멍이 집안 곳곳에 있다. 물구멍방충망을 사서 모든 창문에 있는 물구멍을 다 막아야 한다. 몇 년 전부터 이걸 하고나서 집안에 모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리고 방충망이 오래되면 곳곳에 구멍이나 찢어진 부분이 생길 수 있는데 그 부분도 이렇게 보수해 주는 게 좋다. 물론 오래된 방충망을 새로 바꾸는 게 더 좋겠지만 일부분이 찢어졌을 경우 유용한 방법이다.

모기가 들어 올 수 있는 구멍들을 모두 막았다면 결국 현관문을 통해 드나드는 사람과 함께 들어 오는 방법만 남았다. 한번은 가족의 등에 모기가 붙어 들어 오는 것을 본 적도 있었다. 모기도 점점 영악하게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가을 모기가 있어 가을이 여름과 더 붙어 있는 느낌이다. 이 녀석들마저 자취를 감추면 가을은 겨울 곁으로 바짝 붙었단 이야기다. 그래도 난 겨울보다 여름과 붙은 가을이 좋다.

주식 투자와 블로그 운영의 비슷한 점

최근에 부지런히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주식 투자와 블로그 운영의 비슷한 점이 많이 보인다. 쇼핑몰 운영과 해외 구매대행과도 비슷한 면이 있는데 이건 차치하고, 무엇보다 쉽게 큰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많이 시작한다는 공통점 말고도 몇 개가 눈에 띈다. 어디나 다 비슷비슷하다.

주식투자와 블로그 운영 모두 돈을 벌기 위해서 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돈을 벌 목적이 아니면 왜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할까. 모두들 돈을 벌 목적으로 시작한다. 물론 나처럼 변종이 있기도 하다. 주식 투자를 경제를 공부하고 제대로 알기 위한 부수적인 목적으로, 블로그를 돈을 버는 게 주 목적이라기 보단 고즈넉한 구석자리에서 내 생각을 들여다 보고 정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끔 모르는 사람들과 친해져서 댓글로 의견을 교환하는 장으로 생각하고 시작하는 이상한(?) 사람들도 있다. 나도 당연히 주식과 블로그로 돈을 벌면 좋겠지만 그게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그게 내 행위의 목적이 될 순 없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어쨌든 다들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다.

그래서 사기꾼들도 많다.

돈이 걸려 있으면 어느 분야든 사기꾼들도 많기 마련이다. 자기가 주식투자나 블로그로 쉽게 돈 버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 돈을 내면 가르쳐 주겠다는 성인(?)들이 많다. 자기가 아는 비법을 푼 돈을 받고 가르쳐 줄 성인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 비법은 공개하는 순간 비법이 되지 않으며 한 사람의 성공은 단순히 그대로 따라 한다고 복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진짜 자신만의 비법으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은 비법을 알리지 않고 그냥 혼자 조용히 그 비법을 사용해서 돈을 벌고 있다. 따라서 돈을 받고 가르칠 수 있다는 그 모든 비법이라는 것들은 조금만 찾아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순한 방법일 확률이 아주 높다.

비법은 단순하다.

살을 빼는 비법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된다. 비법은 바로 이것이다. 이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모두 다 알고 있지만 하지 못하는 것은 각각의 이유와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을 빼고 유지하는 사람들은 각각의 이유와 사정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살을 뺀다. 주식 투자라고 다를까? 좋은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사서 장기간 들고 가면 된다. 이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 물론 좋은 기업이 무엇이고 좋은 가격이 무엇이고 또 장기간이 얼마 정도인지는 공부해야 한다.

그럼 블로그는 어떨까? 비법은 역시 단순하다. 좋은 글을 꾸준히 쓰면 된다. 물론 좋은 글이 무엇이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꾸준히는 얼마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내가 쓴 글을 더 많이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공부를 해야 한다. 비법은 단순하지만 실행은 쉽지 않다.

“우리는 일의 누적 효과를 과소평가합니다 . “하루에 한 페이지를 쓴다는 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매일 하면 1년에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습니다. 그것이 핵심입니다: 일관성. 위대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매일 많은 일을 해내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해냅니다.”

폴 그레이엄

멘토가 있으면 좋다.

돈이 되는 분야는 어디건 책과 동영상이 차고 넘치기 마련이다. 이 두 곳도 비법이나 방법을 알려 주는 책과 동영상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물론 책이나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나보다 먼저 진입해서 돈을 버는 방법을 이미 알아 낸 사람들의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특히 앞에서 말한 사기꾼들을 잘 골라 내고, 좋은 책(영상)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려면 좋은 책과 영상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이 본인에게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멘토를 찾고 멘토에게 직접 배우는 방법이다.

워런 버핏은 벤저민 그레이엄에게 주식 투자하는 방법을 직접 배웠다. 그레이엄이 경영진으로 있는 회사가 궁금해서 대학생 신분으로 직접 가이코라는 회사에 무작정 찾아 가서 가이코 임원으로부터 보험업 비즈니스 모델 전반에 걸쳐 배웠다. 좋은 글을 꾸준히 올리면서 블로그를 잘 운영하고 있는 사람을 안다면 직접 연락해서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책으로는 결코 배우지 못할 것들을 배울 수 있다.

분산과 집중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도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루는 잡블로그로 시작하느냐, 특정 분야만 다루는 전문블로그로 갈 거냐로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 주식 투자에서도 이와 똑같은 논란이 있는데, 바로 분산투자와 집중투자다. 소수의 종목에 집중해서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여러 종목에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는 엄마가 좋은지 아빠가 좋은지와 같은 문제다. 하나만 맞고 다른 하나가 틀리는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적성과 취향에 좌우되는 문제다.

처음엔 여러 주제를 다루는 잡블로그로 시작하다가 트래픽이 많이 몰리고 자신이 글쓰기 편하고 좋아하는 주제로 특화해서 잘하는 블로거도 있고 처음부터 특정 분야만 전문적으로 하다가 자신의 관심 영역을 늘려 가며 잡블로그로 잘 키우는 블로거도 있다. 물론 초지일관 잡블로그든 전문블로그든 하나로 꾸준히 잘 키워 나가는 블로거도 있고 처음부터 두 개를 따로 따로 운영하는 블로거도 있다. 중요한 것는 얼마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느냐지 무슨 주제를 어떤 식으로 다루냐는 그에 비하면 작은 문제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한 블로그라면 먼저 무슨 주제를 어떤 식으로 다룰 지에 대해 많이 고민해야 한다.

소수가 독점한다.

블로그를 포함해 모든 미디어는 결국 권력의 법칙을 따른다. 소수의 창작자와 그들의 작품이나 글이 거의 모든 관심을 끌고 거의 모든 돈을 벌어 간다. 책, 영화, 게임, 음악, 언론… 그 어디를 둘러 봐도 소수가 부의 대부분을 가져 간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다. 20%의 소수가 부의 80%를 가져 간다. 부의 불평등은 파레토 법칙보다 더 할 수도 있다. 상위 1%의 부자가 새롭게 창출되는 부의 63%를 가져가고 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그렇다면 상위 20%나 1%에 들지 못하면 포기해야 할까? 그건 아니다. 블로그는 롱테일 법칙이 통하는 세계다. 롱테일 법칙은 파레토 법칙과 반대로 80%의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와 관련된 글을 꾸준히 블로그에 쓰면 80%의 사소한 다수가 사람들의 관심과 클릭을 유도해서 꾸준한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주식 투자에도 이런 일들이 있다. 자신의 구매 아이디어와 전혀 상관없는 테마 바람에 올라 타 큰 수익을 주는 보물같은 주식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머니트리

복리가 작동한다.

아인슈타인은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복리를 꼽았다. 주식 투자의 최대 장점은 복리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 원리를 빨리 이해하는 사람이 결국 주식 투자에서 돈을 벌게 된다. 버핏과 멍거가 장기투자를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블로그 운영에도 복리가 작동한다.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롱테일의 법칙이 작동하게 되고 이 매커니즘은 복리 작용을 하게 된다. 글과 글이 시너지를 일으키게 된다. 주식 투자와 블로그 모두 다 핵심은 복리다. 복리가 작동할 때 까지 꾸준히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이다.

복리가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한다면 가장 중요한 질문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나 “가장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내가 가장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적당한 수익은 무엇인가?”가 될 것이다.

큰 꿈을 갖고 작게라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저는 크게 성공한 사람들을 차별화하는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해준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이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상상력을 확장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능력을 넘어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까지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핀플루언서 모건 하우절의 말이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하는 주식투자와 블로그 운영의 비슷한 점에 대해서 나열했지만, 주식 투자에서도 블로그 운영에서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다. 큰 꿈과 믿음을 갖고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내 주위에 있으면 좋은 것들

주말 아침이라 좀 말랑말랑한 글을 올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내 주위에 있으면 좋은 것들이 있으면 어떤 걸까? 같은. 최근에 올린 글들을 훑어 보니 좀 재미없고 딱딱한 글들이 많다. 어깨에 힘 빼고 가볍게 들르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매일 관리자 화면의 트래픽을 보다 보니 어느샌가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것 같다. SNS에서만 도파민이 나오는 줄 알았더니 블로그에도 그런 요소들이 없지 않다. 어느 나라에서 몇 명이 방문했는지, 몇 개의 글을 봤는지, 얼마 동안 머물렀는지…같은 숫자로 보이는 것들이 끊임없이 내 주의를 뺐는다.

집 근처에 좋은 원두를 뽑아 내는 적당한 규모의 카페 하나 쯤 있으면 참 좋다. 그런 카페가 주위에 없으면 원두를 인터넷으로 주문해야 한다. 다행히 내 주위 500m 이내에 그런 카페가 하나 있다. 원두가 떨어질 때 쯤이면 부담없이 가서 하나를 들고 온다. 굳이 1kg 이상으로 많이 살 필요도 없다. 200g 만 사서 들고 오면 매일 아침 신선한 커피를 내려 먹을 수 있다.

노동요로 CBS 라디오를 즐겨 듣는 편인데 그나마 잡담 타임이 거의 없는 편으로 음악을 주로 틀어 주는 FM채널이긴 하지만 가끔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좋은 음악 채널 하나 쯤 알고 있으면 좋다. 저렴한 BOSE 스피커를 하나 두고 있는데 여기엔 채널 6개를 등록해서 버튼만 누르면 들을 수 있다. 최근에 괜찮은 채널을 하나 찾았다. 국내 외 음악을 아무런 나레이션 없이 틀어주는 데 음악 선곡이 나랑 잘 맞는다.


주변에 잠시 시간이 나거나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나가서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다. 30분 내외로 걸을 수 있는 길이면 적당하다. 흙 길이면 좋고, 나무도 적당히 길 주위에 있어서 그늘과 햇빛이 교차하면 더 좋다. 한가로이 쉬는 사람들이 군데 군데 있으면 좋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스치듯 지나갈 수 있는 곳이면 더 좋다.

한 때는 친한 친구들이 내 주변에 살고 있으면 참 좋겠단 생각을 했었다. 생각날 때 전화해서 30분 이내에 만날 수 있는 정도의 거리에 한 명 이상의 친한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그런 생각은 좀 엹어 졌고, 오히려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편하게 모였다가 흝어 지는 그런 모임 공간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잘 아는 편한 공간과 잘 모르는 약간은 불편한 사람들 같은. 사실 이것 때문에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블로그 관리자 화면의 숫자들 중에서 가장 내 시선을 끄는 숫자는 체류 시간이다. 내 블로그에 들어 와서 얼마나 머물렀다 가는지를 알 수 있는 숫자인데 이 숫자가 늘어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내 글을 음미하면서 읽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면 좋겠다. 내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