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평균 체류시간 2분 넘김

어제 기록으로 내 블로그 평균 체류시간이 2분 50초가 됐다. 블로그 운영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마일스톤인지라 짧게 기록을 남긴다. 항상 체류시간이 2분 미만이라 내 목표 중 하나가 2분을 넘기는 거라고 말했었는데 8월에 글을 좀 열심히 올렸더니 가볍게 넘었다. 체류시간이 글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단기 목표로 언급했었다.

그렇다면 이제 3분을 목표로 해야 하나? 그럴 생각이 없다. 그냥 가볍게 생각했던 목표였기에 그걸 3분으로 늘렸다가 또 3분을 넘어가면 5분으로 늘리고…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이 넓은 인터넷에서 오다 가다 이렇게 만나 잠시 머물다 가는 것도 인연이겠지,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를 재는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집을 나서면 거리 곳곳에 있는 CCTV를 통해 내 행동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기록되는 것처럼 인터넷에서 활동은 거의 모든 게 측정되고 기록된다. 어떤 키워드를 검색하고 클릭했는지, 어떤 사이트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좋아요를 누른 글들은 어떤 종류의 글인지, 이웃이나 친구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심지어 정치성향이나 종교까지도 마음만 먹으면 모두 알 수 있다. SNS 활동 기록만으로도 자신조차 몰랐던 자신의 성향을 샅샅이 알아낼 수 있다고도 한다. 조지 오웰이 말한 빅브라더가 더이상 먼 미래의 일도 아니다.

내 블로그는 현재 하루 평균 20명 정도가 방문하는 아주 작은 블로그다. 20명이 평균 3분을 머문다고 하면 60분의 시간이다. 누군가에게 그토록 소중한 60분이라는 시간이 내 블로그에서 소모되고 있단 말이 된다. 그러므로 무작정 내 블로그에서 소모되는 시간을 늘리는 데 목표를 두기보단 남들의 그 소중한 시간 가치만큼 의미있는 글을 쓰고 있는지를 먼저 되돌아 봐야 한다. 이제 100개 조금 넘는 글을 올린 내 입장에서 질을 논하는 것도 좀 그렇긴 하지만 지나치게 양을 추구하다보면 질이 훼손되기 때문에 당연히 양과 질 두 가지 모두를 추구해야 하지만 둘 중 우선은 질이다.

양은 재미에서 나오고 질은 경험에서 나온다. 글의 양이 많아지면 재미있다는 반증이고 질 높은 글이 올라오면 직간접 경험을 통해 사고의 깊이가 깊어졌다는 반증이다. 남이 머무르는 시간에 집중하지 말고 내 사고의 깊이에 신경써야 한다.

이제 워드프레스 글쓰기 창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익숙함이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포트폴리오 분산에서 고려할 점

워런 버핏은 분산투자를 무지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폄하했다. 무지하지 않고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정확하게 안다면 분산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보통 자신이 틀릴수도 있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분산을 선택한다고 하지만 버핏과 멍거는 그 위험을 분산이 아닌 안전마진으로 대비한다. 정확하게 잘 알고 있는 기업을 선택해서 충분한 안전마진을 확보한 가격으로 구매한다. 무지때문에 정확하게 틀리기 보단 지식을 통해 어렴풋이라도 맞는 쪽을 택한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현명한 투자자’ 책에서 밝힌 사업가적 투자자(가장 사업처럼 하는 투자가 현명한 투자라고..), 공격적인 투자자에 해당되는 얘기다. 나와 같은 대부분의 직업이 있는 일반인이 투자 대상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버핏과 멍거처럼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기는 어렵다. 하루 대부분을 책을 읽으며 보내기는 더 힘들다. 그래서 일반 투자자, 방어적인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 분산은 필수적이다. 예전에 포트폴리오 적정 기업수에 대해서는 한번 얘기를 했었다. 그렇다면 포트폴리오 분산에서 고려할 점은 무엇일까?

“워런 버핏의 한탄 중 하나를 생각해 보세요. 그는 애플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사이클 초기에 있는 기술 회사에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를 살펴보면 성숙한 회사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탄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치 투자자들, 적어도 예전 가치 투자자들이 취했던 접근 방식은 거의 스스로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주가수익비율이 낮거나 장부가치가 크고 현금이 많은 주식을 사는 데만 몰두하다 보니 젊은 성장 기업을 놓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그런 기업을 놓치도록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당신의 투자 철학이 당신을 라이프 사이클의 한 섹션에 집중시킬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한, 그것은 당신의 포트폴리오에 위험을 초래할 것입니다. 당신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투자 철학과 함께 오는 위험을 놓친다고 생각합니다.”

가치평가의 대가 애스워드 다모다란 교수가 최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포트폴리오 분산이나 다각화를 생각할 때, 업종의 분산이나 국가 분산을 생각하기가 쉽지만 난 다모다란 교수의 말처럼 기업 라이프 사이클의 분산, 혹은 가치투자 1.0과 2.0, 그리고 3.0의 분산도 함께 고려해서 잠재적인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다각도로 분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치투자 방법론 자체가 젊은 성장 기업을 놓치도록 설계되어 있다. 버핏은 멍거의 도움으로 가치투자 2.0으로 진화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3.0으로의 진화는 더디다. 그의 후계자들은 거기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다.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시점의 분산이다. 제대로 공부를 하고 주식투자를 시작한다면 시점 분산은 당연해 진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더라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주식 10개 내외를 한꺼번에 찾아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설령 한꺼번에 찾았다면(그럴 가능성이 아주 낮지만) 한 번에 주식을 모두 구매하기보다 시점을 나눠서 분산투자해야 한다. 역시 내가 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나를 능욕하는 미스터마켓(역시 그레이엄이 의인화 한 말이다)이다. 내가 매수하길 기다렸다가 매수하기만 하면 내리꽂아 버린다. 그런 미스터마켓에 끌려다닐 것인가, 아니면 내 말을 잘 듣는 하인으로 부릴 것인가. 시장을 내리꽂아 할인가가 됐을 때만 매수해도 좋다. 비싼 가격을 제시하면 거들떠도 안보면 그만이다. 투자에는 삼진아웃이 없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말년에 자신의 책을 뒤집는 발언을 했다. 사실 그레이엄의 뛰어난 점 중 하나는 끊임없이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책을 개정할 때면 항상 자신의 기존 주장을 뒤집거나 업그레이드했다. 자신이 틀렸을 때는 깔끔하게 인정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지적 정직성’을 가지고 있었던 드믄 사람이었다. 말년에 그는 일반 투자자, 방어적인 투자자라면 애쓰지 말고 그냥 인덱스로 분산하는 게 낫다는 결론이었다. 버핏이 하는 말과 똑같은데 알고 보면 버핏이 하는 말의 90% 이상은 그레이엄의 말이다.

인덱스 수익률

약 10년 전에 다우(그레이엄 당시 대표 인덱스)를 샀다면 대략 145% 수익(CAGR 9.37%)이다. S&P500을 샀다면 190%(CAGR 11.23%), 나스닥을 샀다면 311% 수익(CAGR 15.18%)이다. 만약 나스닥 수익률처럼 년 15%로 꾸준히 수익을 낸다면 5년 후에 더블이 되고 50년 후에 1,000배가 된다. 복리의 힘이다. 물론 과거가 미래를 보장하진 않는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수익에서 중요한 건 기간이고, 기간에서 중요한 건 인내다. 그것이 스노우볼의 핵심이다.

주식을 공부하고 직접 선택하는 것보다 인덱스 투자는 쉽다. 쉬우면서 장기적으로 유지하기만 하면 전문가들보다 좋은 수익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실은 인덱스 투자자가 저 수익을 모두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성과가 떨어진다. 최근 모닝스타 연구에서 지난 10년 동안 인덱스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이 약 6.3%였다고 한다. 왜 그럴까? 가만히 두지 못하는 행동때문이다. 고가에 매수하고 저가에 매도하는 것처럼 인덱스도 개별 주식투자처럼 시장에 휘둘리기 때문이다. 쉽게 사고 쉽게 팔수록 수익률은 녹아 내린다.

요즘 또 글을 자주 올리고 있다. 글쓰는 것도 주기가 있나보다. 이제 다시 좀 줄여야 할 듯.

주식 투자는 어렵다

모든 투자가 쉽지 않겠지만 특히 주식 투자는 어렵다. 용어부터 어려워서 시작하자면 새롭게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어떤 방법이 올바른 방법인지 현혹시키는 거짓 이론과 가짜 구루들이 넘쳐 난다. 자신을 따라하기만 하면 누구나 쉽고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들이 제시하는 수익률을 보면 공부를 시작하기도 전에 어질어질해 진다.

다행히 올바른 투자 방법을 선택하고 공부하고 실천하더라도 많은 어려움이 곳곳에 숨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 내가 느끼는 가장 큰 투자의 어려움은 바로 ‘지연된 보상’이다. 그리고 지연된 보상을 기다리기 위해 당연히 필요한 ‘인내’다. 지연된 보상을 얻기 위한 인내가 필요한 분야가 바로 주식투자인데 시장에서 가장 찾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주식투자는 어렵다.

남과 달리 이 인내를 가진 투자자라면 주식투자가 한결 쉬워 진다. 아래 그림을 보자.

S&P500 승률

1950년 이후 미국 S&P500을 투자했을 경우, 최소 6년 이상 주식을 보유하기만 하면 어느때 투자를 시작했더라도 수익을 볼 확률이 98%이상이다. 미국주식시장이니까 그렇겠지 싶겠지만 미국을 제외한 세계 주식의 경우도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세계주식 승률

벤저민 그레이엄이 일반투자자들에게 추천했던 주식 60 : 채권 40으로 투자하면 어떨까? 그렇게 해도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60/40 승률

최소 6년 이상만 보유하기만 하면 어떤 호황기에 주식투자를 시작했건 수익이 난다. 주식투자로 수익이 나지 않았다면 자신의 투자지식이나 IQ를 탓하지 말고 자신에게 인내가 있는지 없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어떤 투자자인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우리나라 주식투자자의 평균 보유기간을 한번 검색해 보면 왜 국내 주식투자자들이 수익을 얻지 못하는지가 그대로 나온다.

“2024년 6월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이달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데이트레이딩 거래량은 총 1020억9774만주로 전체 거래량(1752억3760만주)의 58%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데이트레이딩 거래대금은 총 1111조원1139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2302조5862억원)의 48%로 집계됐다. 올해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코스닥이 57.1%로 코스피(40.1%)보다 높았다. 코스닥에서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는 주로 40%대를 유지하다가, 2020년부터 50%대로 올라섰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최근 5년간 30∼40%대에 머물렀다. 이러한 데이트레이딩 주체는 개인 투자자 비율이 높았다. 올해 유가증권·코스닥 데이트레이딩 중 개인 비율은 71.3%로 가장 컸다. 외국인과 기관 비중은 각각 17.8%, 10.2%에 그쳤다.”

주식 투자 자체가 기본적으로 어려운 투자인데 거기에 인내심까지 없이 단기로만 주식을 사고 파는 게임을 한다면 난이도는 훨씬 올라간다. 대체로 투자자는 장기로 생각하고 투기자는 단기로 생각한다. 당신은 투자자인가 투기자인가. 당신에게 장기는 얼마의 기간인가. 지금 높은 수익을 자랑하는 주변인들을 부러워하거나 질투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들이 최소 2~3년, 일반적으로 5~6년 전에 뿌린 씨앗을 지금에서야 조금씩 수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맹목적으로 남을 부러워하느니 지금 당장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좋은 기회를 찾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데 초점을 맞춘 올바른 투자 철학을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충분한 인내심을 갖지 못합니다. 어떻게 하면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킬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장기적인 투자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카지노에서 도박을 할 때의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처럼 때로는 이기고 때로는 지는 투자 행위를 좋아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제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만한 것을 알아내고 그것을 사는 장기 투자자를 좋아합니다. 중국인들이 도박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더 많이 투자할수록 더 빨리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 찰리 멍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