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터넷 인센티브를 훼손한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

사람들이 블로그나 SNS에 글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가 뭘까? 구글에 “사람들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로 검색을 하니 제일 먼저 AI가 10개의 이유를 간략하게 설명해 준다. 그리고 오른쪽에 추천할 만한 글 3개를 띄운다. 그리고 그 밑으로 검색 쿼리에 적합한 구글 순서대로 나열해 준다. SEO를 공부하는 이유가 이 순위에서 위로 올라가거나 추천글 3개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사람들이 질문하는 의도에 맞게 봇들이 글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이 SEO다. 글을 쓸 때 먼저 사람들이 검색할 만한 키워드, 그리고 봇이나 기계들이 이해할 수 있는 정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AI가 밝혔듯 사람들은 자기 견해를 밝히기 위해서, 내면 생활을 명확히 자각하기 위해서, 그리고 일상의 감각을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 또한 전문성을 강화하고 개인이든 제품이든 브랜드를 홍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서 글을 쓰기도 한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트래픽을 올리든 제품을 판매하든 또는 홍보를 하든 모두 다 직간접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다. 블로그나 SNS에 글을 쓰는 이유는 결국 밑바탕에 돈이 깔려 있다.

물론 이유가 한 가지일 필요는 없다. 자기 견해를 밝히면서 돈도 벌 수 있고 기록을 하면서 돈을 벌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일기를 쓰지 않고 공개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은 독자와 상호작용하겠단 이유와 함께 수익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AI가 말한 글쓰기 이유도 있지만 이전부터 말했듯 1년 블로그 운영 비용 최소 15달러 정도를 벌겠단 목표를 가지고 글을 쓰고 있다. 그래서 이곳은 내 개인 블로그지만 오로지 광고를 달았단 이유로 상업 블로그 취급을 받는다.

AI가 글을 가로챈다


아무리 좋은 글을 많이 써도 자기 만족의 이유가 아닌 한 사람들이 블로그에 들어와서 글을 봐야 트래픽이 올라간다. 아무리 SEO를 공부하고 로직에 맞게 정리를 해도 클릭해서 들어오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이제 구글이든 퍼플렉시티든 서치GPT든 상관없이 사람들이 궁금한 것이나 알고 싶은 정보를 모두 AI에 의존하게 되는 세상이 된다면, 그래서 방금 내가 한 것처럼 구글에 “사람들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로 검색을 해서 AI가 정리해 준 글만 보고 원 글을 쓴 인터넷 사이트나 블로그 방문없이 창을 닫고 나간다면 AI에게 정보를 제공해 준 이유 외에 블로거가 트래픽으로 수익을 올릴 방법이 없게 된다.

구글이나 네이버가 포털로서 플랫폼이나 게이트웨이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통해 아예 정보를 가공해서 제공하면서 사용자들을 넘겨주지 않고 잡아 두면 기존 인터넷 인센티브에 심각한 왜곡을 가져오게 된다. 거대 언론사들이 AI가 자신의 정보를 가지고 학습하지 못하게 소송을 거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방금 OpenAI가 일부 언론사와 저작권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뉴스 속보를 봤지만 내용을 보면 “맥마흔 판사는 이들 매체의 소송을 기각하면서도 그러나 저작권 침해와 관련한 법적 다툼은 계속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핵심은 오픈AI가 저작권 관리 정보를 제거한 것이 아니라 피고들에게 보상하지 않고 그들의 기사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뉴스코프가 소송을 제기한 건 AI 검색엔진이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 때문이에요.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기존 검색엔진이라면, 이용자는 검색한 내용과 관련한 여러 정보를 그대로 접하게 돼요. 그중에 적합해 보이는 링크를 클릭해서 하나하나 읽어보게 되죠. 하지만 AI는 이 정보들을 요약해서 이용자의 질문에 적합한 하나의 답변만 제공해요. 이런 방식은 언론을 포함해 콘텐츠를 생산한 모든 주체에 피해를 줄 수 있어요. 답변에 출처 링크가 붙어 있어도 사용자가 그걸 클릭해 볼 필요가 없거든요. 이미 답변을 얻었으니까요.”

일부 AI 서비스 기업은 네이버나 구글이 언론사에 돈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가져오는 방식처럼 개별 언론사와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받기도 한다. 최근 오픈AI가 뉴스코프와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거대 언론사가 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작은 블로그들은 절대로 할 수 없는 방법이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오픈AI와 퍼플렉시티에게 자사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문서를 보내기도 했고 많은 미국 언론사들이 AI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중이다.

AI가 자신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와 예술가들 1만명이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을 주도한 작곡가 뉴턴 렉스는 AI 스타트업에도 몸담았던 사람으로 AI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사람, 컴퓨팅, 데이터 3가지가 필요한데 사람과 컴퓨팅에는 막대한 금액을 지출하면서 데이터는 무료로 사용할 생각을 가진 기업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오픈AI에서 약 4년간 연구원으로 일한 수치르 발라지는 ChatGPT를 개발할 당시, 저작권은 고려하지 않고 인터넷상에 공유되는 데이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글, 그림, 음악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AI 훈련 데이터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사용되고 있고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일부 예술가는 온라인에 게시하는 이미지에 AI모델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디지털 마스크를 적용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또 여기서 사업 기회를 찾은 스타트업도 있다. 런던의 한 스타트업(휴먼 네이티브 AI, CEO가 구글딥마인드 엔지니어 출신)이 데이터 거래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 AI 모델 훈련용 데이터를 찾는 AI 기업과 데이터를 판매하려는 언론사, 출판사 및 기타 기업이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거다.

앞으로 AI가 이런 방식으로 인터넷 생태계 인센티브를 파괴한다면 더욱 더 보여주기 위해서나 트래픽을 끌어 오기 위해 찍어 내는 글을 쓰는 블로그들은 줄어들 것 같다. 블로그로 오는 거의 모든 트래픽을 AI 기업이 독차지 할 미래에도 블로그를 계속 운영할 수 있는가? 실질적인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SNS를 이용하지 않고 돈이 되지 않는 개인 블로그에 자기 만족만으로 글을 쓸 수 있는가? AI를 생각하니 불현듯 내 목표 15달러(하루에 0.04달러)도 너무 원대한(?) 목표가 아니었나 반성하고 있다..ㅋ

11월 나무

너무 쉽게, 너무 빨리 변해가네

11월 나무는 이렇구나. 찬 바람이 한바탕 지나가고 나니 그간 버텨왔던 잎들이 모두 나무와 이별을 한다. 찬 겨울을 대비해서 나무가 스스로 잎들을 떨어뜨린다고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악역은 바람역할이다. 배경이 되는 11월 하늘은 높고 푸르다.

11월 나무


근처 인천공항으로 발령 난 공무원 친구보러 공항에 다녀 왔다. 해외 나가지 않으면서 공항에 다녀온 건 처음이다..ㅋ 4층에 있는 식당에서 가볍게 점심하고 커피 한 잔 놓고 한껏 수다떨다 왔다.

인천공항 조형물


공항엔 사람들로 가득했다. 다들 커다란 짐가방을 끌고 오가는데 목적지가 있어서 그런지 발걸음은 경쾌하다. 무겁고 경쾌하고 묘한 리듬감과 대비를 느꼈다. 가끔 점심 같이 먹자는데 공항까지 왔다 갔다 하려면..ㅋㅋ 예전 영종도에 괜찮은 곳 많았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새로운 곳들도 많이 생겼을텐데 검색하는 것도 성가시다. 이 정도 나이먹었으면 뭔가 물어보지 않아도 알아야 될 나인데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나는 그대로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공식은 똑같다. 종잣돈 x (1 + 수익률)^기간 이다. 정말 심플한 공식이지만 처음 의미있는 종잣돈을 모으기까지가 정말 어렵다. 3루부터 시작해서 주위 도움을 받아 수월하게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홈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종잣돈 모으는 1루까지 살아나가는 것만해도 벅찬 일이다. 대부분 아웃된다. 종잣돈을 모으면서 동시에 두 번째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정말 많은 공부와 실패 경험을 해야 한다. 두 번째 시련이다. 여기서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낙오된다. 1루에 진루한 대부분이 2루까지 살아가지도 못하고 아웃된다.

하지만 진짜 어려운 일이 아직 남았다. 마지막 “기간”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는가. 사람마음이 급등하면 팔고 싶고 급락하면 또 팔고 싶어진다. 미스터 마켓이 거의 매일 찾아와 가격을 제시하며 팔거나 사길 종용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어려운 일이 세 번째 장기 투자다. 버핏의 가장 큰 장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복리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를 통해 복리 기계를 찾아 낼 줄도 알아야 하지만 장기간 복리가 작동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은 조급하게 부자가 되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요소 중 하나는 시장의 등락을 덤덤히 견뎌내는 것이다.

버핏 주식보유 기간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길 투자자는 극소수라는 현실을 인식하세요… 단기 투기가 아닌 장기 투자에 집중하세요. 주식 가격의 순간적 정확성보다는 기업의 내재 가치의 영원한 모호성에 집중하세요.”
– 존 보글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한다. 주식 가격도 그렇게 빠른 속도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속에서 안 볼 자신이 있는가, 평상심을 유지한 채 그대로 있을 수 있는가. 전쟁 한복판에서도 평상 시 할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세찬 바람이 부는데도 끝까지 버틴 나뭇잎처럼 살아 남을 수 있는가.

엊그제 뉴스를 보니 ISA 는 나라에서 혜택을 많이 주는 제도지만 가입하는 사람들이 설명을 듣고 나면 주저한다고 한다. 이유를 물으니 3년 의무 가입때문이란다. 아무리 많은 혜택을 주더라도 3년 투자하기도 주저하는 세상인데 하물며 장기 투자라니..

친구의 머리도 어느 새 희끗희끗해졌다. 친구는 덕담으로 나보고 안본 새 젊어졌다고 했지만 나도 그럴거다. 모두 변해간다.


트럼프 당선보다 더 놀란 일

트럼프 당선과 함께 MAGA 재림, 8년 전과 똑같은 헤드라인..미국 증시는 시원하게 상승해 주시고 트럼프에 올인(?)한 테슬라는 14.75% 급등한 $288.53로 마감했다. 이번 대선을 지켜 보면서 진심 일론 머스크는 볼수록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

미국 증시 상승


“21%의 법인세율은 최소한 동일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료되는 세금 중 하나가 아니고 트럼프 대통령이 15%로 인하할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입니다. 이는 주식 시장의 강력한 랠리의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으며, 특히 버크셔 해서웨이와 같이 법인세율이 인하되면 즉시 감소할 수 있는 대규모 이연세무부채가 있는 회사에 특히 이롭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소식에 채권 수익률이 급등했고, 10년 국채 수익률은 11월 6일 수요일 정오 현재 15베이시스포인트 상승해 4.44%1에 달했습니다. 이는 채권 시장이 트럼프의 2기 임기 동안 재정 적자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신호입니다. 연방준비제도가 화폐화한 적자 지출과 이러한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면 관세 인상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12년 전 저 책을 읽었었다. 트럼프 당선은 무엇보다 민주당의 지난 4년간 경제적 실패에 대한 판결이었고, 사회 및 외교 정책 문제는 대부분 유권자의 마음속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결과라고 생각한다. 주로 코로나로 인한 공급부족 때문이었지만 어쨌든 바이든 시절 인플레이션2이 너무 높았다. 한편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해 온 일부 독점 금지 정책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으며 , 여기에는 알파벳의 분할 시도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제프 베조스나 페이팔 마피아를 포함 테크업계가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

미국 10년 인플레이션


우리나라 언론 헤드라인을 아주 살짝만 봤는데 역시 관세로 인해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로서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다수

비관적인 헤드라인


분위기 파악하려고 아침에 미국 야후 주식에 들어가서 몇 개 조회하려고 했더니 이모양이다..ㅋ

야휴 주식 수리중


이제 또 트럼프의 트윗(이제는 자기 소유인 Truth Social에 올릴지도…방금확인한 DJT시가총액 7.8B)을 지켜봐야 하는 트럼프 2.0 시대인가 생각했었는데…

승리한 트럼프


진짜 깜짝 놀랐다. 이 속도가 정말 가능한 일인가.

트럼프 2.0 시대

벌써 트럼프 당선 관련 신간이 나왔다. 이 정도면 미리 써뒀을텐데 해리스가 당선됐으면 어쩔려고..ㅋ 해리스 1.0도 준비했었을수도… 박종훈 기자님3 정말 대단하심. 또 반성했다. 진짜 부지런하시고 대단들 하심.

“왜 우리는 트럼프의 인기를 몰랐을까요? 미국의 구미디어인 레거시 언론들이 연일 해리스에게 유리한 기사만 내놓으며 대세론을 펼치다 보니 미국 중산층 백인들은 트럼프 지지 여부를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나 이제 미디어 환경이 뉴미디어로 넘어가면서 TV나 신문 같은 구미디어는 거의 영향력을 잃어버렸습니다. 어차피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구미디어를 외면하고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았기 때문에 레거시 미디어의 집중 공격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지지세가 꺾이지 않았던 것이죠.”
– 박종훈

트럼프 당선 관련해서 향후 주식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이런 저런 소음들이 당분간 언론에서 계속 들리겠지만 그냥 버핏이 한 말만 염두에 두고 있으면 된다. 굳이 알 수 없는 것을 알려고 귀중한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투자에서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 중요하고 알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중요하지 않거나 알 수 없는 것이라면 잊어버리면 됩니다.”
– 워런 버핏

추가) 오늘(11/8) 또 새 책이 나왔다 ㅎㄷㄷ

트럼프 2.0

  1. 낮은 법인세는 주가에 좋겠지만 높은 이자율은 부채를 사용하는 기업의 자본 비용을 높이고 채권이 투자자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옴에 따라 주가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더 높은 관세는 잠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지만, 많은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소비자 지출을 억제할 수도 있어 오히려 주가에 부정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
  2. 정부의 인플레이션 계산기 에 따르면 2021년 1월의 100달러 돈은 2024년 9월의 120달러 돈과 같은 구매력을 가졌다. 하지만 그 인플레이션은 팬데믹에서 비롯되었고, 이에 대한 초기 대응은 전직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조정했다. 바이든도 해리스가 아니었다. 트럼프는 CARES 법안을 옹호했는데, 그 법안은 무엇보다도 미국인의 손에 경기 부양 수표를 쥐어주었다. 당시에는 필요한 조치였을지 몰라도, 인플레이션을 직접적으로 부추겼으며 누적됐다. 하지만 모두 트럼프 시절을 그리워한다..ㅎ ↩︎
  3. 오늘 올라온 유튜브 보니 주류 언론사의 여론조사 항목을 하나 하나 분석하면서 하우스 이펙트를 제거해서 단 한번도 트럼프가 진 적이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책을 쓰고 인쇄까지 미리 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시다. 벌써 1쇄 품절되고 추가 인쇄 들어갔다고. ㅎㄷ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