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전 벤저민 그레이엄 강연
투자하기 전에 먼저 현명한 투자자를 세 번 읽어라
buddy's insight & investment
투자하기 전에 먼저 현명한 투자자를 세 번 읽어라
우리가 선호하는 보유 기간은 영원이다
버핏의 말 중에는 누구나 다 아는, 뻔하다고 생각되는 말이 많지만 그중엔 시간을 두고 보다 깊이 생각하고 곱씹어야 할 말들이 있다. 그 중 이것은 정말 투자에서 중요한 사고실험이라고 생각한다.
“Take a simple idea and take it seriously.” – Charlie Munger
“예를 들어보자. 학창 시절 같은 반 친구 한 명에게 자신의 돈을 투자하고 10년 혹은 20년 후 그 친구에게 투자금을 이익(손실)금과 함께 돌려받는다면, 어떤 기준으로 투자할 친구 한 명을 고를 것인가? 집이 부자인 친구, 공부를 제일 잘하는 친구, 운동을 잘하는 친구, 친구가 가장 많은 친구, 싸움을 잘하는 친구, 선생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친구, 도덕성이 가장 높은 친구, 친구들에게 신망이 가장 높은 친구, 제일 건강한 친구? 투자할 기업을 고르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단순히 지금 돈을 잘 버는 회사가 좋은 회사일까?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 회사가 좋은 회사일까? 뛰어난 CEO가 있는 회사가 좋은 회사일까? 좋은 회사는 과연 어떤 회사일까? 이 물음에 답도 내지 않고 투자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 문제는 이 물음에 답을 얻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 오직, 가치투자
평소 버핏은 자신이 그레이엄에게 받은 것처럼 후세대인 대학생들에게 강연을 많이 했고 거기에서 투자의 금과옥조(金科玉條)를 쉬운 예로 들면서 많이 풀었다. 그 중에서 특히 이 사고실험은 투자에서 정말 중요하기때문에 책에서 구체적으로 인용한 것이다. 장기투자를 강조하기 위해 10~20년 후 한꺼번에 회수하는 것으로 예를 들었지만 버핏은 “친구에게 투자하여 평생 수입의 10%를 받을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라고 10~20년 후가 아닌 정확히 “평생”이라고 말했다. 투자는 당장 내일 올라갈 주식을 골라 내는 행위가 아니라 내가 투자하는 대상의 평생동안 벌어들이는 수입의 10%를 받는다는 마인드로 투자해야 한다.
“If you could invest in a friend and get 10% of their income for life — who would you pick?”
“Why that person? What character traits do they have?”
“Who would you short? And why?”
– 워런 버핏, 2001 조지아 대학 강연에서
버핏이 수입의 10%로 예를 든 것은 위 그림처럼 대공황을 포함한 과거 100년 가까운 동안 주식의 평균 명목수익률이 9.6% 내외였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물론 멍거는 향후 수익률이 이것보다 못할 것으로 봤다). 따라서 버핏의 질문은 ‘평생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의 10%를 받을 수 있다면 어떤 기업을 선택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이다. 어떤 기업을 왜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기업을 선택하지 않고 배제할 것인가?
이런 질문의 답은 AI에 특화되어 있다. 버핏의 첫 질문에 대한 답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주요 요소라며 AI가 골라준 것은 다음과 같다.
직업 분야: 의학, 법률, 기술, 금융, 기업가 정신 등 높은 수입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분야의 친구를 선택하세요.
추진력과 야망: 동기 부여가 강하고 항상 자신의 경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계산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찾습니다.
지능과 적응력: 학습 속도가 빠르고,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할 수 있으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에 열려 있는 친구를 선택하세요.
직업 윤리: 업무에 헌신하고, 꾸준히 노력하며, 마감일을 잘 지키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세요.
개인적 자질: 책임감이 있고, 재정 관리 능력이 뛰어나며, 장기간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친구를 고려하세요.
기억해야 할 중요 사항
윤리와 우정: 이 가상 시나리오는 잠재적인 금전적 이득에 관한 것이지만,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만 이용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진정으로 믿고 지지하는 친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기적인 관점: 현재 급여뿐만 아니라 전체 경력에 걸쳐 친구의 잠재적인 소득 궤적을 고려하세요.
결국 요약하면 수입곡선이 높고 오래 지속되는 사람을 선택하라고 한다. 자격증 취득같은 한 두번의 현명한 결정으로 높은 수익가능성이 있는 직업을 고르는 게 유리해 보이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덕목은 윤리와 관계된다. 한 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고 수입의 10%를 평생 나누기로 했지만 줄 사람이 마음을 고쳐먹거나 속이면 애초 계약이란 게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우리나라 기업 중에 주주를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는 이런 경우가 특히 많다). 명성은 쌓기는 힘들지만 무너뜨리는건 순간이기 때문에 버핏이 버크셔해서웨이 직원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도 윤리와 관계된 integrity(무결성: 정직하고 변하지 않는 강한 도덕적 원칙을 가진 사람)다.
정직은 아주 비싼 재능이다. 싸구려 인간들에게 기대하지 마라. “Honesty is a very expensive gift, Don’t expect it from cheap people.”
– 워런 버핏
이번엔 AI에게 함께 할 기업을 선택하려면 어떤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지도 물어봤다.
높은 수익성: 높은 수익성을 가진 IT 대 기업은 매년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므로 투자자에게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시장 지배력: 강력한 시장 지위는 경기 변동에 대한 안정성과 회복력을 제공합니다.
성장 가능성: 지속적인 혁신과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은 시간이 지나도 지속적인 수익 성장을 시사합니다.
기타 고려 요소
산업 안정성: 수요가 일정하고 중단에 대한 취약성이 적은 산업을 찾습니다.
배당 정책: 배당금 지급 이력이 있는 기업은 정기적인 수입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경영진의 질: 강력한 리더십은 기업의 장기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출처 : 애스워드 다모다란)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업 수입곡선의 면적이 크고 넓은 기업을 골라야 한다. 밸류에이션도 결국 이 면적을 대략적으로 추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미래의 이익을 추정해서 현재가치로 할인한 것이다.
기업의 생애주기에서 5~6단계 쇠퇴하는 산업의 현금부자나 저평가된 기업(그레이엄의 가치 투자 1.0)을 선택할 것인가 4~5단계 성숙한 안정된 산업(가치 투자 2.0)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2~3단계 성장 산업(가치 투자 3.0)을 선택할 것인가 같은 기업의 성장 단계를 고민함과 동시에 모든 단계에서 공통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향후 매출과 이익 곡선을 더 높이고 더 늘릴 수 있는 혁신 DNA, 시대 변화에 유연하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 비용을 통제하고 자본 배분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인적자원(CEO) 같은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가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런 회사는 어떤 모습일까요? 아마도 거대한 판매시장, 높은 진입장벽, 매우 낮은 수준의 투하자본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겠죠. 다시 말해 규모와 수명 그리고 잉여현금흐름이 그 조건입니다.”
– 닉 슬립
사람에게 열정과 지적능력 같은 특성보다 integrity를 최고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주주를 동반자로 생각하는가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지만 세계와 사회에 이로움을 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고객들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 그런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만이 평생동안 높은 이익을 주주들과 쉐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버핏처럼 기업이 평생동안 벌어들이는 이익의 10%를 가진다는 생각으로 투자를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투자가 달리 보일 것이다. 그런 선택권이 평생에 걸쳐 10번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투자를 다르게 할 것이다. 바로 이 마인드야말로 매트릭스의 빨간 약인데 사람들은 매번 파란 약만 고르면서 로또에 당첨될 친구나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회사를 자신이 맞힐 수 있다고 덤벼든다..^^
주식 가격은 매일 오르락 내리락 변동한다. 투자자가 변동하는 주식 가격에 마음을 뺏기기 시작하면 사업의 기본을 파악하기보다는 가격 맞히기 게임을 하게 된다. 주식을 이런 게임으로 받아들이면 가격이 올라갈지 내려갈지에 베팅하기 시작하며 하루나 일주일 이내 단기간 결과에 일희일비하게 된다. 단 하루라도 주식시장(정확히는 게임장)이 열리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심리와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정신을 뺏겨 매일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뉴스와 정보의 홍수에 허우적대며 금쪽같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가격맞히기에 모두 쏟아 붓는다. 하지만 세상에 10분 뒤, 1시간 뒤, 하루 뒤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결국 아무리 애를 쓰더라도 알 수 없는 곳에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우리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꽃에서 꽃으로 옮겨 다니면서 장기적인 투자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는 활발하게 거래하는 기관에 “투자자”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반복적으로 원나잇 스탠드에 참여하는 사람을 낭만주의자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고 믿습니다.”
– 워런 버핏
그래서 그레이엄과 버핏, 멍거는 무엇보다 먼저 주식을 사고파는 종이가 아닌 사업으로 보라고 했다. 주식투자에서 성공은 끊임없는 매매가 아닌 신중한 선택과 장기적인 인내에서 나오기때문에 심지어 분석전에 가격을 먼저 보지도 말라고 했다. 주식을 사업으로 본다면 마치 두 번째 집을 사는 것처럼 주식을 사야 한다. 투자로 집을 구매한다면 수입인 임대료와 비용인 세금이나 이자를 먼저 생각하고 무엇보다 집이 있는 동네의 미래를 이해해야 한다. 동네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를 당연히 생각해야 한다. 그런 판단이 끝나고 난 다음에 밸류에이션을 해보고 매수하는 가격과 비교해야 한다. 그때 가격을 보면 된다. 내 계산과 비교해서 현재 가격은 싼가 비싼가? 혹은 적당한가?
“대부분의 전문 투자자는 내년에 주식이 어떻게 될지에 집중하고, 온갖 난해한 방법을 동원해 접근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사업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치 관점에서 투자하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진짜 시험은 내일 주식 시장이 열리는지 신경 쓰는지 여부입니다. 증권에 좋은 투자를 한다면, 5년 동안 주식 시장을 닫아도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 티커가 말해주는 건 가격뿐이고, 가끔 가격을 보고 가격이 터무니없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사업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나는 주식이나 사업의 가치를 먼저 평가하고 가격도 모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가격의 영향을 받지 않고 내 가치 평가를 내릴 수 있고, 나중에 가격을 보고 내 가치와 크게 어긋나는지 확인하는 게 낫습니다.”
– 워런 버핏
주식 시장에는 이런 사업들 수 천개가 있고 그중에서 향후 5년, 10년, 20년 뒤에 지금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내가 잘 아는 기업들만 찾으면 된다. 당장 내일 주가를 올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는 CEO가 있는 기업이 아니라 향후 5년, 10년에 걸쳐 가치를 추가할 수 있는 CEO가 있는 기업을 고르되 수없이 많은 현명한 결정을 계속 내려야 하는 사업이 아니라 한두 번만 현명한 결정을 하면 되는 사업, 그리고 아무리 멍청한 사람이라도 경쟁자가 있는 것보다는 경쟁자가 없는 사업(독점같은)이 더 좋다. 그런 사업은 바보같은 CEO라도 경영할 수 있는 사업이다.
얼마 전에 주식은 사고파는 종이가 아니라 비즈니스라는 비슷한 글을 이미 올린 적이 있었는데 다시 또 이런 글을 올리는 이유는 주식 투자의 기본은 바로 이 마인드라고 믿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이면서 많은 투자자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없는 마인드이기도 하다. 투자에서 이 마인드가 장착되어야 시장을 하인으로 부릴수도 있고 안전마진도 고려할 수 있고 인내심과 절제력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레이엄도 가장 현명한 투자는 사업처럼 하는 투자라고 했다. 케인스도 마찬가지.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투자에서 올바른 방법은 자신이 뭔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과 자신이 경영에 대해 철저히 믿는 기업에 상당히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이라는 확신이 점점 더 커집니다. 자신이 잘 모르고 특별히 신뢰할 이유가 없는 기업에 너무 많은 것을 분산함으로써 자신의 위험을 제한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입니다. . . 자신의 지식과 경험은 확실히 제한적이며, 개인적으로 전적인 신뢰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느끼는 기업은 주어진 시간에 두세 개 이상인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 케인스
지금 훌륭한 지역에 위치한 두번째 집을 이미 소유하고 있다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했다고 당장 집을 팔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집을 팔고 그것보다 못한 지역에 있는 다른 집을 사진 않을 것이다.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다. 성공은 끊임없는 매매가 아닌 신중한 선택과 장기적인 인내에서 나온다. 하지만 사람들 머리속에 집은 신중하게 구매하고 장기 보유를 하면서 주식은 당장 사고 팔려 한다.
“대중들은 집을 살 때, 냉장고를 살 때, 차를 살 때 조심합니다. 그들은 왕복 항공권에 단 100달러를 절약하기 위해 몇 시간 동안 노력할 것입니다. 그들은 버스에서 들은 엉뚱한 아이디어에 5,000달러 또는 10,000달러를 걸 것입니다. 그것은 도박입니다. 그건 투자가 아닙니다.”
– 피터 린치
아무리 중요하다해도 같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변주하는 걸 보니 나도 글을 좀 줄일 때가 된것 같다. 블로그에서 똑같은 글의 반복과 투자에서 잦은 매매는 같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