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증권분석 7판이 국내에도 번역되어 출간됐다. 대략 2년 전 미국에서 책이 나왔을 때 워런 버핏의 공식 후계자 중 한 사람인 토드 콤스의 글이 책에 실렸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있지 못하고 어떻게든 찾아서 읽어 보려 했던 기억이 난다. 올 초에 쓴 투자가 진화해야 하는 이유 라는 글에서 “토드 콤스가 말한 “할인율 10%에서 PER 26이 되려면 성장률이 15%가 되어야 한다.”의 의미를 그림으로 그려보면 대략 아래와 같다.”로 간단하게 설명했던 적이 있었는데(2년 전 원 글을 페이스북에 비공개로 남겼었는데 도저히 검색해서 찾을 수가 없다..ㅠ.ㅠ) 이제 번역된 책을 통해 전체 글을 제대로 읽을 수 있게 됐다.
2년 전 내가 찾아 읽은 토드 콤스의 인상적인 글 일부는 다음과 같다.
“A business is worth the sum of its discounted cash flows in perpetuity. This concept sounds simple enough, but there are a few key variables involved in this calculation: the discount rate to be used and one’s assessment of those cash flows in perpetuity. Estimating future cash flows entails a determination of a company’s capital intensity, its growth rate, and management’s allocation objectives. A couple of examples may demonstrate the power of these estimates. Assuming a constant 10% discount rate, a business that will grow at 15% a year without requiring any additional capital is worth ≈26x its current earnings, whereas the same business growing at 15% but needing to reinvest much or all of its earnings to achieve that growth would be worth only ≈16x. A business that grows at 5% and doesn’t need any capital would be worth ≈14x its current earnings, and the same business needing all of its earnings reinvested would be worth ≈ 7x. A return of 15% compounded over 30 years is worth over 87x the initial stake, whereas 5% compounded over the same period is worth just under 4.5x. In this example, a threefold increase in the compound rate (from 5% to 15%) leads to an almost twentyfold increase in return (87x vs 4.5x).”
그리고 AI 번역기 딥엘(DeepL)의 단순 번역.
“기업의 가치는 영구적인 할인 현금 흐름의 합계와 같습니다. 이 개념은 간단해 보이지만, 계산에는 몇 가지 핵심 변수가 포함됩니다: 적용할 할인율과 영구적인 현금 흐름에 대한 평가입니다. 미래 현금 흐름을 추정하려면 기업의 자본 집약도, 성장률, 경영진의 배분 목표를 결정해야 합니다. 몇 가지 예시를 통해 이러한 추정치의 중요성을 살펴봅시다. 일정한 10% 할인율을 가정할 때, 추가 자본 없이 연간 15% 성장하는 기업의 가치는 현재 수익의 약 26배입니다. 반면 동일한 기업이 15% 성장하되 그 성장을 위해 수익의 상당 부분 또는 전부를 재투자해야 한다면 가치는 약 16배에 불과합니다. 5% 성장하며 자본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사업은 현재 수익의 약 14배 가치이며, 동일한 사업이 수익 전액을 재투자해야 한다면 약 7배 가치에 불과합니다. 30년간 복리로 15% 수익을 낸다면 초기 투자금의 87배 이상이 되지만, 같은 기간 5% 복리 수익은 4.5배 미만에 불과합니다. 이 예시에서 복리 수익률이 3배 증가(5% → 15%)하면 수익은 거의 20배 증가합니다(87배 vs 4.5배).”
끝으로 이번에 국내 출간된 증권분석 7판에서 번역한 부분.
“우선 할인율로 10퍼센트 고정금리를 가정하자. 추가적인 자본 투자 없이 연간 15퍼센트씩 성장하는 사업이라면 대략 현재 이익의 28배 가치를 줄 수 있다. 반면 성장률이 같아도 성장을 위해 이익의 대부분을 재투자해야 한다면 그 가치는 현재 이익의 16배 정도가 된다. 마찬가지로 추가적인 자본 투자 없이 연간 5퍼센트씩 성장하는 사업에는 대략 현재 이익의 14배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성장을 위해 이익을 모두 재투자해야 한다면 그 가치는 6배 정도가 될 것이다(10년간 성장하고 이후 성장이 멈춘다고 가정한 2단계 DCF 모형을 사용-옮긴이). 15퍼센트 수익률이 30년간 복리로 누적되면 초기 금액의 66배가 넘지만, 5퍼센트 수익률이라면 4.5배가 안 된다. 성장률은 5퍼센트에서 15퍼센트로 3배 증가했지만, 최종 수익은 4.5배에서 66배로 거의 15배가 증가한다.”
아마도 책을 읽은 사람이나 읽을 사람들 그 누구도 궁금하지 않겠지만 숫자 몇 개가 원서와 달라진 게 보인다. 달라진 숫자나 추가된 부분을 굵게 표시했다. 한 두 개도 아니고 믿고 읽는 이건 선생님과 구루(GURU)가 오역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가정하에 2단계 DCF 모형을 사용해 직접 계산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래서 과감하게 원문과 다른 숫자들을 사용했을 것이다.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는 15% 수익률로 30년간 복리로 누적((1+0.15)^30)하면 87배가 아닌 66.2배가 되니 공동 번역가들이 꽤 신경써서 직접 계산하며 번역한 게 맞다. 앞서 내가 쓴 글에서 부분캡처한 그림을 보면 7년으로 15% 성장으로 계산했을 경우 26.2배라는 숫자가 나왔으니 아마도 10년으로 했을 경우 28배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 정확한 답을 구하기 위해선 엑셀이나 재무 계산기 같은 도구를 사용해 직접 2단계 DCF로 정확하게 계산해 보시길~

이렇게 말하면 아무도 계산하지 않을 것 같아 내가 만들어 블로그에 공개한 내재가치 계산기를 사용해 5초도 안걸려 계산해 봤더니 28.5배가 나왔다. 이 정도면 내 계산기도 믿고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 뭐 그래봐야 아무도 사용하지 않겠지만 ㅋ
“추가적인 자본 투자 없이 연간 5퍼센트씩 성장하는 사업에는 대략 현재 이익의 14배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토드 콤스의 계산도 내재가치 계산기로 한번 해보면,

토드 콤스가 말한 수익의 상당 부분이나 대부분을 재투자 하는 기업이라면 Cash Conversion(FCF/순이익)이 낮은 기업이다. 난 애플과 삼성전자의 자본배분표를 비교하면서 이미 설명했었다. 당연히 Cash Conversion(FCF/순이익)이 높은 기업의 멀티플도 높게 받는다. 토드 콤스는 거의 2배 차이로 평가했다. 바로 위 내재가치 14.1이 나온 표에서 어떤 숫자를 바꾸면 Cash Conversion을 고려한 숫자가 될까^^ 삼성전자의 Cash Conversion은 얼마일까? 내가 간단 기업분설 할 때 제일 처음에 보여주는 그림(좋은가?)이 바로 Cash Conversion이다.
이런 계산이 어려운 게 아니라 성장률과 할인율을 얼마로 봐야할지, 시간 지평은 또 얼마까지 봐야할지, 경쟁사 대비 기업의 경제적 해자는 있는지, 경영진은 우수한지 같은 기업의 질적 분석이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아무리 이야기해 봤자 어차피 내재가치 계산기를 쓸 사람은 요긴하게 쓸거고 안 쓸 사람은 무슨 소리를 해도 안 쓸거다. 나도 그렇다..^^
버핏이 무려 4번이나 정독한 책이기도 하지만 특히 이번 7판은 편집을 책임진 세스 클라만과 버핏의 후계자 토드 콤스의 에세이 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