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이용한 블로그 자동화

ChatGPT 같은 AI 툴이 나오자 마자 이것 저것 호기심을 가지고 사용해 봤다. 그림도 그려 보고, 검색을 대신해서 질문을 해 보고 AI가 쏟아 내는 답변에 놀라워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특히 내 관심을 끈 분야는 AI를 이용한 블로그 자동화, AI를 이용한 퀀트 투자 같은 자동화 분야였다. 인간을 대신해 AI가 일을 하고 인간은 그 수익을 챙기는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 졌다.

인간대신 일하는 AI

그리고 블로그 자동화를 위해 여러 가지 테스트도 해 보고, 실험도 해 봤다. 결론은 시기상조. 퀀트 투자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 정도의 결론을 내렸다. 물론 그 사이 기술도 발전했으니 너무 섣부른 결론아닌가 싶은 의심도 들지만 블로그 자동화로 올렸을 법한 글들을 읽다 보면 내 생각이 아직까지 맞은 것 같다. 자동화로 AI가 쓴 글들은 보자마자 티가 난다. 솔직히 별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요즘은 신문의 기사나 칼럼들도 AI의 도움을 받아 쓴 티가 너무 많이 나는 글들도 자주 보인다.

돈을 벌 목적으로 블로그를 쓰고 있다면 당연히 혹 할 것이다. 나를 대신해 글을 써서 올리고 자동으로 수익이 생긴다면 누가 마다할 것인가? 얼른 배워서 실행해야지 싶은 마음도 들 것이다. 인터넷이 또 블로그들이 이런 식으로 AI가 자동 생산한 글로 가득찬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해 진다. 이런 내 생각처럼 항간에는 AI가 나오기 전 시기의 인터넷만 대상으로 검색하는 엔진도 생겼다고 한다. 항상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기 마련이다.

언젠가 얘기했듯 블로그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남들과 같은 방식을 해선 곤란하다. 또한 검색엔진의 상위에 표시되기 위해 SEO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들을 잘 공략해서 준비된 글만 써야 한다. 검색엔진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포인트들을 잘 챙겨서 글을 써야 한다. 다 알지만 난 그런 길을 포기했다. 그냥 이 광대한 인터넷 한 구석에 그냥 내 일상과 생각을 쓰면서 아주 우연히 이곳에 들어 와 내 생각을 읽은 아주 소수의 사람들과 공감을 나누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론 머스크가 워런 버핏을 보고 이렇게 말했었다. “솔직히 나는 워런 버핏의 열렬한 팬이 아닙니다. 그는 거기 앉아서 이 모든 연례 보고서를 읽습니다. 정말 지루합니다. 그 직업을 원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런 직업을 원하지 않습니다.”

AI를 이용한 블로그 자동화 역시 내 눈에는 일론 머스크가 버핏을 바라보는 시각과 대동소이하다.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이다. 나는 그런 블로그를 원하지 않는다.

추가)
구글이 더 이상 모든 웹 콘텐츠를 인덱싱하지 않고 매우 선택적으로 인덱싱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 같다는 질문을 던지는 글. 글쓴이는 사람이 작성한 텍스트와 구별할 수 없는 AI 생성 콘텐츠가 등장하면서 구글이 이런 방식을 취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서 콘텐츠의 독창성, 브랜드 인지도 등이 더욱 더 중요해 졌다고 이야기 한다.”

사업 성공의 모든 것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최고의 사람들과 협업하세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포기하지 마세요.행운을 기원합니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엄청난 수익률을 올린 퀀트투자 개척자 짐 사이먼스가 한 말로 역시 사업 성공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앞서 내가 언급한 사업의 핵심이자 투자의 핵심과 통하는 말이다. 워드프레스를 만든 매트 뮬렌웨그가 블로그에 올린 글의 일부를 가져 왔다.

1. Do something new.
2. Collaborate with the best people you possibly can.
3. Be guided by beauty.
4. Don’t give up.
5. Hope for some good luck.

들꽃

    “적어도 제게는 제가 해온 거의 모든 일에는 미적 요소가 있었습니다. 이제 채권을 거래하는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무슨 미학적 요소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습니다. 미학적인 것은 제대로 하는 것입니다. 제대로 하는 것이죠. 올바른 사람들과 함께 문제에 접근하여 제대로 해내고, 자신이 처음으로 제대로 해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대단한 느낌이고 무언가를 제대로 해낸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수학 문제를 풀면서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수학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기 때문에 ‘아름다움에 이끌려라’는 원칙은 그렇게 나쁜 원칙이 아닙니다.”
    – 짐 사이먼스

    수학자였던 짐 사이먼스다운 말이다. 이렇게 적어 두고 시간 날 때 마다 꼽씹어 볼 말이다.

    사업의 핵심이자 투자의 핵심

    우연히 인용글 하나를 읽고 그 글에 꽂혔다. 광고천재 데이비드 오길비의 말인데 사업의 핵심이자 투자의 핵심을 잘 표현했단 생각이 들어 따로 적어 놓았다. 이 짧은 글을 계속해서 곱씹고 있다. 

    “우리 각자가 우리보다 작은 사람을 고용한다면, 우리는 난쟁이 회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각자가 우리보다 큰 사람을 고용한다면, 우리는 거인 회사가 될 것입니다.”
    – 데이비드 오길비

    거인회사

    자신보다 나은 사람으로 주위를 채운다면 거인이 된다. 마찬가지로 좋은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워 놓으면 부자가 된다. 이보다 간단한 사업의 핵심이자 투자의 핵심이 있을까.

    “여러분보다 나은 사람들을 고용하고 그 사람들이 일을 잘 할 수 있게 그냥 냅두세요. 대신 주목할 만한 일에 목표를 두고 있거나,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찾으세요.”
    – 데이비드 오길비

    시장보다 좋은 기업들을 구매하고 그 기업들이 돈을 잘 벌 수 있게 그냥 냅두세요. 대신 그 기업보다 더 뛰어난 기업들을 꾸준히 찾으세요.

    대부분의 기업들은 시장 평균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인덱스는 결국 시장평균이다. 시장 평균보다 좋은 기업들을 찾을 능력이 없다면 그냥 인덱스를 사면 된다. 대부분 평균은 가운데에 위치하지만 투자에서 평균은 상위 20% 안에 들어간다. 투자 역시 난쟁이를 모아놓으면 난쟁이가 되고 거인을 모아 놓으면 거인이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의 기업들은 평균이나 평균 이하 회사로 수렴한다. 따라서 오랜 기간 시장 평균을 뛰어 넘으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저는 인류의 역사가 무질서, 우연, 혼돈으로 정의된 세상에 질서, 확실성, 합리성을 강요하려는 끝없는 하지만 무익한 투쟁일 뿐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 Brian K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