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쓴 내재가치를 검색해 봤더니

기업의 내재가치 계산에 대한 글 하나를 올렸다. 주식투자에 있어 정말 중요한 개념인데 투자하는 사람들이 별로 관심없어 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황금 키워드, 롱테일 키워드 개념을 알고 있기에 키워드 검색사이트에 들어가서 “내재가치”를 한번 검색해 봤다. 역시나 블로그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절대로 관심조차 두지 않을 키워드였다. 월간 조회수가 100을 조금 넘는 수준인데 관련 문서수는 백만 건이 넘는다. 한마디로 경쟁은 치열한 대신에 먹을 건 하나도 없는 키워드란 말이다.

내재가치를 구글 트렌드에서 살펴 봐도 역시 검색량이 아주 미미한 검색어다. 구글트렌드에서 검색결과를 HTML로 가져오는 코드가 있어서 시험삼아 한번 워드프레스 글쓰기에서 사용해 봤다. 코드가 제대로 들어갔을려나..역시 이상하게 사이트 제일 밑으로 내려가 있어서 그림만 다시 올린다.

구글트렌드


역시 내재가치를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에서도 살펴 봤다. 2020년 코로나 시기에 관심이 하늘을 찌르곤 거의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사 검색어인 “기업가치” 역시 마찬가지 트랜드다. 사람들의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것처럼 내재가치 구하는 방법도 전혀 관심이 없다.

네이버 검색 트렌드


상황이 이러니 “내재가치”를 키워드로 글을 쓰는 것은 블로그로 돈을 벌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나 쓰는 글이다. 특히나 주식하는 사람들도 거의 관심이 없는 키워드다. 그들은 내일 당장 오를 주식을 찾기 바쁘고 단기투자만 하기 때문에 기업의 내재가치 따윈 관심도 없다.

그런데도 나는 왜 이런 아무도 관심이 없고 돈도 안되는 키워드로 글을 쓰며 내 소중한 시간을 사용하고 있을까? 당장 돈이 안되도 이런 글을 쓰는 게 재미있기 때문이다. 돈도 안되는 키워드지만 누군가는 주식투자를 하면서 기업의 내재가치를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밤새 고민하다가 아주 우연히 내 블로그까지 어떻게 들어 와서 내 글을 보고 고민의 아주 작은 힌트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글쓰는 사람


요즘 핫한 AI를 이용해 그림을 하나 그려 봤다. 앞으로는 블로그에 쓸 그림들을 종종 AI를 통해 만들어서 사용해 볼 생각이다. 내가 찍은 사진들이 제일 좋긴 하지만 역시 소재에 한계가 있다. 요즘은 블로그 글쓰기도 AI를 이용해서 자동화하는 방법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그런 방법들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별로 권하지 않는다. 내가 자동화하는 만큼 그 자동화를 찾아 내는 방법들도 자동화되기 마련이다. 기계로 찍어낸 듯한 AI가 쓴 글들은 자동으로 검색에서 우선순위가 밀릴 것이다.

블로그를 쓰는 행위를 포함해 모든 것을 최적화하려는 의도가 모든 돈버는 행위 뒤에 숨어 있다. 하지만 때로는 나처럼 이런 돈 안되는 낭비(?)들도 필요하다. 이 공간에선 최대한 이런 낭비들이 널브러져 있게 하고 싶다.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에 대해

연휴 말미에 감기를 앓아 글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연속으로 글을 쓰겠다는 내 다짐은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되고 말았다. 삶이란 그렇다. 늘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누워 있으면서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에 대해 또 생각해 봤다. 나같이 키워드를 공략하지 않는 변두리 블로그는 연휴엔 트래픽이 제로에 수렴하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블로그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

이전에 이미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썼다. 그러면 유튜브나 전자책이나 책, 그리고 강의에 그렇게 많이 등장하는 블로그로 돈을 벌었다는 수많은 사람들은 무엇인가 하고 반문할 것이다. 물론 그들중엔 아주 소수지만 순수하게 블로그 운영만으로 돈을 번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블로그만으로 돈을 벌었다면 왜 그토록 힘들게 유튜브 동영상을 찍어 편집해서 올리고, 강의자료를 만들어 강의하고 책을 쓰고 홍보를 할까? 블로그만으로도 충분히 경제적 자유를 얻고 있는데.

내가 이런 생각을 먼저 한 곳은 주식투자 분야였다. 거기도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유튜브에 나오고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물론 계좌공개도 필수였다. 주식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을 언론에서 기사를 써주고 그 기사를 바탕으로 다시 유명세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유료강의로 유료단톡방으로 유료전자책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때도 그런 생각을 했다. 아니 주식투자로만 그렇게 돈을 잘 번다면서 왜저렇게 힘들게 살까? 그런데 블로그를 하다보니 여기도 그런 종류의 마케팅을 이용한 환상팔이가 많이 보인다.

그냥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아주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음식점이 있다고 해보자. 먹어 보니 너무 맛있어서 주인에게 어떻게 만드는지 레시피를 가르쳐 달라고 하면 선선히 자신의 비법을 가르쳐 줄 음식점 사장이 몇 이나 될까? 아니 단 한 사람이라도 있을까? 그런데 블로그나 주식투자나 구매대행 분야는 왜그리도 자신의 비법을 알려 주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공개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난 그런 음식점 한 군데도 못봤다.

애드센스 수익공개를 그대로 믿어야 하나

주식에서 계좌공개와 같이 이 분야에서 많이 보이는 기법이 애드센스 수익공개다. 하루에 몇 십달러에서 몇 백달러를 벌었다는 증거로 많이들 공개하고 있는데 사실 이것도 조작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보는 사람들은 찍혀 있는 숫자를 100% 수익으로 믿겠지만 그 수익을 내기 위해서 비용이 추가되었을 수도 있단 이야기다. 그 비용은 절대로 공개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비용을 보지 않고 찍힌 수익만 보기 때문인데 굳이 비용까지 공개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을 순 없겠지만 수익을 자랑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홍보했다면 그 수익을 얻기위해 본인이 지출한 비용(이를테면 온라인광고나 인건비 같은)까지 오픈해서 순수익을 공개하는 것이 맞다.

주식투자에선 이부분을 손익계산서에 찍혀 있는 매출이나 순이익을 그대로 믿지 말고 실제 회사에 들어 오고 나가는 현금흐름을 보면서 기업을 평가하라고 말한다. 손익계산서에 순이익이 크다고 덜컥 매수했다가 실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심하게는 흑자도산하는 기업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 블로그에서 많이 보이지만 단순히 광고수익뿐만 아니라 체험단이나 협찬, 기타 다른 방법들을 통한 수익창출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많은 트래픽을 가지고 있는 일부 인플루언서에 국한된 수익창출 방법으로 우리같은 변방의 블로거들은 방법을 배운다고 해도 언강생심 꿈을 꾸기도 힘든 방법이다. 그러므로 순수히 블로그로 돈을 벌겠다면 정말 어마어마한 노력을 글쓰기에 쏟아 부어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쉽고 빠른 길을 없다.

왜 또 이런 환상을 깨는 글을 쓰는가

감기로 누워 있으면서 유튜브를 몇 개 보는데 알고리즘이 작동했는지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영상과 광고가 계속 떠서 이런 영상과 책에 현혹되어 큰 환상을 가지고 블로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다시 한번 블로그로 돈을 벌기는 결코 쉽지 않다는 글을 올렸다.

어느 분야에나 성공하는 소수가 있는데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그들이 성공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느냐다. 결과만 보지 말고 과정을 함께 보려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그 결과마저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말이다.

“너희에게 주어진 재능을 극대화하는 거야. 하지만 무엇을 하기로 결정하든 너희가 가진 모든 것을 투자하여 뛰어나게 일을 해내야 돼. 내가 본보기가 되고 싶었던 것은 내가 한 일이 아니야. 너희가 본받았으면 하는 것은 집중, 노력, 헌신을 통해 내가 해 온 방식이다.”

이건 연극 무대 리허설이 아니다. 나는 인생을 전속력으로 달리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한계를 시험해야 하고 매일 그렇게 할 방법을 찾는다.

샘 젤, “내가 너무 애매하게 구나”


블로그에도 썼었던, 재밌게 읽은 책의 한 토막으로 마무리한다. 그러고 보니 긴 연휴 동안 책을 딱 두 권밖에 읽지 못했다.

좋은 블로그란 결국은 좋은 글쓰기

좋은 글쓰기에는 세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무도 무엇인지 모를 뿐입니다.
– 소설가 위리엄 모한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좋아하는 핀플루언서는 모건 하우절이다. 그의 책 “돈의 심리학”을 읽어 보면 그의 글솜씨를 바로 알게 된다. 그가 말한 대로 좋은 글쓰기에 단 하나의 규칙이 있다면 자신이 읽고 싶은 종류의 것을 쓰는 것이다. 남을 위한 글을 쓰면 재미가 없고 일이 된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일이 되는 순간 즐거움은 사라진다.

돈의 심리학

“글쓰기에 대한 몇 가지 생각”에서 모건 하우절은 제일 마지막으로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그냥 쓰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너무 많이 생각하면 꼼짝도 못한다. 그냥 시작하고나서, 글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지켜 보라고 권한다. 이런 면에서 네이버 블로그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업이 만든 툴들은 시작하기가 쉽다. 그냥 들어가서 바로 글을 쓰기만 하면 된다. 반면 워드프레스는 그것들에 비하면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들이 있고 새로 배워야 할 것들도 많다. 진입장벽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바로 시작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런 뼈대도 없고,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구석진 곳이라도 뭐라도 쓰기 시작하면 된다. 시작만큼 중요한 것은 꾸준히 쓰는 거다. 글을 꾸준히 쓰다 보면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되고,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는 효과도 있다. 하루 하루의 생각들이 쌓이는 걸 바라보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다.

연속으로 글쓰기의 가장 큰 위기였던 추석 연휴도 예약글들을 통해 넘기고 있지만 연휴에는 역시 트래픽이 거의 0에 가깝다. 코로나 시기에 모두 집에 있으면서 온라인 관련 서비스 수요가 급증했듯, 이동이 많고 오프라인에서 만남이 많은 시기에 온라인 접속은 유의미하게 줄어 든다.

연휴에 네이버 블로그로 연봉만큼 벌었다는 사람이 쓴 책을 읽었다. 거기에는 “블로그의 영향력은 곧 검색 상위노출 능력이다”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고 관심을 갖는 내용이 담긴 컨텐츠를 검색결과 첫 페이지 상단에 노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고 글의 품질이 좋아야 하고 댓글이나 공감을 많이 받아야 한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글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글을 써야 한다.

그들이 말하는 좋은 블로그란 결국은 좋은 글쓰기 인데 남들이 좋아하는 글쓰기다. 검색엔진 상위에 올라와야 좋은 블로그다. 나는 안좋은 블로그로 남아 있을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