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멍거 팟캐스트 acquired

99세인 찰리 멍거가 팟캐스트 acquired와 함께한 방송을 들었다. 멍거의 자택에서 저녁을 함께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것을 녹음해서 올린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찰리는 자신의 커리어와 워런 버핏과 함께한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50년 가까운 파트너십을 회상했습니다. 그는 오늘 투자자들을 위한 교훈과 조언을 제공했으며, 물론 코스트코의 장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연설했습니다.”

코스트코


코스트코는 멍거가 가장 사랑하는 기업 중 하나다. 닉 슬립이 아마존을 초기부터 펀드에 편입할 수 있었던 것도 멍거가 사랑한 코스트코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크했기 때문이었다.

“코스트코는 다른 종류의 장소입니다. 그것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자본주의 기관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CEO인 Jim Sinegal은 지구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소매업체 중 하나입니다. 코스트코는 앞으로도 사회에 큰 공헌을 할 것입니다. 매년 고객에게 조금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열망이 있습니다. 다른 회사에서는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이를 수익으로 전환합니다. Sinegal은 이를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거의 종교적 의무에 가깝습니다. 그는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단기 이익을 희생하고 있습니다. 코스트코를 더 많이 살펴봐야 합니다.”
— 찰리 멍거(Charlie Munger), 2011년 Wesco 금융 연차 총회

찰리 멍거


짧은 영어 실력으로 멍거의 말을 완전히 알아듣지는 못했다. 멍거 특유의 웅얼거림이 곳곳에 있어서 더 알아듣기 힘들기도 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구절은 두 군데 였는데 첫 번째는 이 대목이다.

“Almost everyone has three things. They’re very intelligent. They worked very hard. They were very lucky. It takes all three to get them on this list of the super successful.”
“거의 모든 사람이 세 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매우 똑똑합니다. 그들은 매우 열심히 일했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이 세 가지가 모두 있어야만 성공한 사람 명단에 오를 수 있습니다.”
– 찰리 멍거

성공의 목표가 무엇이든, 일찍 시작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목표 달성을 위한 열쇠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의 나가 아침의 나보다 더 똑똑해져야 한다.

두 번째는 앞으로 남은 이들의 투자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대목이었다. 투자란 게 원래 어려운 거지만 멍거는 특히 앞으로는 훨씬 더! 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회를 발견했고 자신이 옳다는 확신이 있다면 풀스윙을 해야 한다. 멍거는 일생 동안 좋은 아이디어가 몇 개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자주 이야기했다.

“자신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고, 정말 훌륭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기회는 평생에 몇 번 없을 것입니다. 아마도 일생에 대여섯 번 정도는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찰리 멍거

멍거는 투자에 임할 때, 무엇보다 인내심을 갖고 준비해야 하며 매사 호기심을 갖고 있다가 마침내 좋은 기회가 보이면 스윙을 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그는 현재 밸류에이션이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고 경쟁도 치열해졌기 때문에 기대치를 조정하라고도 했다. 과거처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긴 힘들어 졌다.

“찰리가 이 모든 것을 요약하는 방식이 또 다른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 투자, 이 모든 것들은 간단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쉽지 않아야 합니다. 가치 있는 일은 쉬운 게 아니죠.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기적인 만족감을 원하고 코드나 허점이 무엇인지 밝혀내기를 원하지만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토드 콤스

총에 맞으면 맞는 거고 계속 나아가야 합니다.

“총상을 생각하면서 미션을 할 수 없어요. 속도, 기습, 맹렬함이 핵심입니다. 총에 맞으면 맞는 거고 계속 나아가야 합니다.” 알고리즘으로 뜬 “강철부대3” 한 장면이다.

강철부대3

(출처 : 채널A)

예전에 영화 2개, “범죄도시”와 “남한산성”을 동시에 봤던 기억이 있다.
“범죄도시”를 보면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마동석의 액션도, 윤계상의 변신도 아닌 조연배우 진선규의 연기였다. 극중 윤계상의 오른팔 격인 위성락으로 나온다. 윤계상이 연기한 두목 장첸과 마찬가지로 위성락은 두려움없이 막나가는, 그야말로 날 것 그대로의 연기를 보여준다. 상대가 쇠파이프를 들든, 칼을 들고 목을 겨누든, 혹은 수십명이 에워 싸든 그는 눈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마동석 같은 하드웨어가 탁월한 인물들을 거리에서 마주치면 시대를 달리 태어났다면 장군감인데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면서 극중 윤계상이나 진선규 같은 일말의 두려움없는 불굴의 깡을 가진 인물들이 전쟁의 시대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인물들은 평화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몸이든 깡이든 둘 모두 총칼을 든 무관에게 어울리는 기질이라 생각했다.

며칠 뒤 영화 “남한산성(나중에 알았지만 오징어게임을 만든 황동규 감독 작품이다)”을 봤다. 사람들은 주인공인 김상헌과 최명길, 혹은 인조에 집중했겠지만 내눈에는 먼저 봤던 영화 “범죄도시” 때문인지 거기에 나왔던 배우 두 명이 먼저 들어왔다. 그 중 한 명이 진선규였는데 휘하에 100명의 군사를 가지고 있는 초관으로 나왔다. 무관이 된 그가 위성락과 같은 캐릭터로 나왔다면 꿀잼이었겠지만 “남한산성”에서 그는 당시에 흔하디 흔한 무관 캐릭터로 나왔고 나중엔 무관답지 못한 최후를 맞는다. 또다른 한 명은 용골대로 분한 허성태였는데 이 영화에서는 청의 무장들이 내가 생각했던 전쟁시대 무지막지한 무관의 모습에 가까웠다. 그러고 보니 장첸과 위성락도 만주 지방의 조폭들이었다.

영화 남한산성


“남한산성”을 보는내내 나를 사로잡은 장면은 첫장면이었다.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나오는 수만의 군대와 최명길의 조우. 혈혈단신 청의 대군에 홀로 맞서 인조가 무사히 남한산성으로 대피할 시간을 벌어주는 장면을 잘 표현했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쇠파이프와 칼에도 눈하나 깜빡하지 않았던 위성락이 가지고 있었던 바로 그 불굴의 깡과 두려움없는 용기를 글이나 읽었을 한낱 문관에게서 볼 줄이야.

전쟁의 시대 무관들만 생각하다가 문관들을 잊고 있었다. 어쩌면 몸의 하드웨어만 생각하다가 소프트웨어를 잊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남한산성”은 내가 잡고 있다가 잠깐 놓치고 있었던 소프트웨어를 다시 되새겨준 영화였다. 그리고 이번에 강철부대 3편을 보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평화의 시대에도 이런 전사들을 볼 수 있다. 다만 지금은 총칼을 들고 싸우는 전장이 아니라 비지니스 전쟁터에서다. 애플의 스티브잡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알리바바의 마윈, 그리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들을 보면 재무제표나 살피고 보고서나 읽으며 회의실에 앉아 있는 점잖은 사장이라기 보단 전쟁터 한복판의 장군에 가깝다. 조지 소로스나 워런 버핏 같은 세계적인 투자자들 역시 전쟁터의 장군들이다. 수 천만불의 투자나 손실에도 결코 평상심을 잃지 않는다.

“총에 맞으면 맞는 거고 계속 나아가야 합니다.”

미소 그리고 좋은 대화와 함께하는 식사

강남엔 오랜만에 다녀왔다. 코로나때문인지 함께하는 식사 자리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그래선지 SNS같은 온라인으로 자주 연락하고 전화로 대화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오프라인 비중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미소, 좋은 대화, 함께하는 식사, 함께하는 작은 활동, 이것은 우리에게 충족된 삶을 허락하는 재료들이다. 친구 세명과 함께하는 저녁은 페이스북에서 300명과 가상접촉을 하는 것보다 우리를 훨씬 행복하게 만들고, 훨씬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디지털치매

하지만 온라인 친구나 네트로만 연결된 관계는 한계가 있다. 블로그로 돌아온 이유에서 정확하게 쓰진 않았지만 나역시 인용글에서 언급한 가상의 덧없음을 느꼈기 때문에 고독을 찾아 이곳으로 돌아왔는지도 모르겠다. 고독으로 들어 오면 예전의 그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그리울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다. 이 곳에서 댓글이나 좋아요 클릭 없이 이 글을 읽을 미지의 누군가를 향해 글을 남기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나를 위해 생각을 정리하는 느낌이 좋다. 내 글의 첫 구독자는 ‘나’니까.

회 한상

블로그에 음식사진은 처음 올리는 것 같다. 늘 집밥을 먹다가 이렇게 한번 나들이를 하면 사진을 찍게 되고…그런 사진들만 블로그나 인스타에 올라가기 때문에 SNS만 보다 보면 나빼고 다 좋은 곳에 가서 좋은 음식을 먹는다는 착각을 하기 쉽다. 아무도 SNS 사진에 올라온 것처럼 살지 않는다. 가장 좋은 장면만 편집해서 올린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아무래도 술을 끊은 이후로 횟집엔 잘 가지 않게 된다. 어제는 나를 위해 가져 온 포도주만 한 잔 마셨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서면 아무래도 주식에 좋을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던 것 같다. 어제 밤 나스닥이 -2.43% 빠졌나 보다. 오늘 아침에 보니 코스닥도 -2.6%를 훨씬 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