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그인 유료화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 플러그인 유료화 안내메일을 받았다. 블로그에 있는 Tech 디렉토리는 기술을 다룬다기 보다는 주로 블로그를 새로 운영하면서 경험하는 것들을 기록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가치 투자 3.0에 속한 기업들이 주로 IT쪽인지라 가끔 글을 올릴 뿐, 테크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한다. 디렉토리를 Blog로 바꾸긴 너무 좁아서 그냥 두기로 했다.

젯팩 통계 안내문

오늘 아침에 젯팩 통계 플러그인 유료 안내 메일을 한 통 받았다. 워드프레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오토매틱의 사업모델 중 하나가 이런 워드프레스 핵심 플러그인을 무료로 제공하고 차차 유료로 과금도 하는 구조다. 최근 블로그 트래픽이 급증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는데 그때 무료 기준을 넘었나 보다. 이 메일을 받고 알았지만, 젯팩 통계 무료 사용기준이 한 달 1,000조회수 미만에 애드센스 같은 광고를 사이트에 달지 않아야 한다. 광고를 달면 무조건 상업사이트로 분류된단다. 젯팩 검색 플러그인을 설치할 때 5,000개 포스트까지는 무료라고해서 그럴 일은 없겠다 싶었는데 통계를 이런 식으로 유료화 할 줄이야.

안내문 링크(한글은 아직 제공하지 않는다)를 읽어 보니 모두 다 사용하지 못하는 건 아니고 앞으로는 한 달치 통계를 보지 못하고 7일이나 당일은 부분적으로 조회가 가능한 것 같다. 나야 그정도도 충분하다. 사실 블로그 통계는 구글에서 제공하는 사이트 킷으로도 충분하다. 게다가 구글 애널리틱스랑 연동해 놓으면 보고 싶은 데이터를 마음껏 가지고 놀 수도 있다. 이러니 내가 구글을 사랑하지..ㅋ

블로그든 웹사이트든 무언가를 운영한다면 목표가 있어야 한다. 흔히들 OKR(Objective Key Results), KPI(Key Performance Index) 같은 다소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결국 비즈니스의 최종 목표, 그리고 그 목표를 잘 달성하고 있는지 측정하는 숫자로 치환가능한 성과 지표로 보면 된다.

만일 내 블로그 목표가 독자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것이라는 다소 막연한 목표라고 한다면 KPI는 그 목표를 대표할 수 있는 숫자로 된 재방문율(현재 10%), 체류시간(현재 2분 40초), 1인당 읽은 페이지 수(현재 1.76) 같은 아주 구체적인 숫자들이 될 수 있다. 만약 내 블로그 목표가 광고수익 극대화라면 KPI는 광고 클릭률(페이지 CTR)이나 클릭당 광고 단가(혹은 페이지 RPM) 또는 기간별 광고 수입 같은 숫자들이 될 수 있겠다. 만일 독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것이 목표라면 인사이트가 담긴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블로그를 통한 광고 수익이 목표라면 다른 사람들이 많이 찾는 키워드 중심의 짜집기 글을 양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짧은 기간 최대 수익이 목표라면 그에 따른 리스크와 비용은 충분히 감수해야 한다. 목표에 따른 KPI도 달라진다. 버핏이나 멍거를 따르기로 했다면 평생 학습은 기본에다 KPI의 기간 단위가 달라진다. 최소 3~5년 단위로 측정 가능하다. 그레이엄을 따르기로 하면 KPI는 또 달라진다. 다만 공통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 하나를 떠올려 보면 ‘편안한 잠’ 정도 되겠다. 필립 피셔의 책 제목대로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시장이 요동을 치고 거시 경제가 난리를 쳐도 잠을 잘 잔다. 그래서 가치 투자자들이 장수하나?!

“향후 5년 동안 순이익을 기대한다면 그 기간 동안 주식 시장의 상승을 기대해야 할까요, 아니면 하락을 기대해야 할까요? 많은 투자자들이 이 점을 잘못 알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하면 기뻐하고 하락하면 우울해합니다. 이런 반응은 말이 안 됩니다. 가까운 장래에 주식을 매도할 사람들만 주가 상승을 기뻐해야 합니다. 잠재적 구매자는 가격 하락을 훨씬 더 선호할 것입니다.”
– 워런 버핏

가급적 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비용은 최소화하려고 하고 있다. SNS의 단점들을 피해 온 것이라 무료로 사용하는 SNS(실제는 눈에 안보이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처럼 블로그 비용만 광고로 충당하는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트래픽이 늘면 당연히 이런 저런 비용들도 함께 증가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찍히는 수입에만 관심가지지 말고 그 뒤에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줄 알아야 한다. 난 그냥 편하게 잠깐 들렀다 가는 내 쉼터. 그거면 됐다.

국민연금 계산식

1년 전 과거의 오늘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글을 봤는데 공교롭게도 오늘 기사에서 월 소득 299만원을 버는 직장인이 올해 1월 국민연금에 가입해 40년 동안 소득의 9%를 납부하면 국민연금을 얼마나 받는가(계산기 바로가기)에 대한 글을 봤다. 월 120만원을 국민연금으로 받는다고 한다. 사실 이게 복잡한 게 아니라 국민연금 계산식이 그렇다. 하지만 사람들은 국민연금 계산식을 자세히 모른다.

현행 소득대체율이 대략 40년(!)을 납부했을 때 40%로 정해졌기에 월 소득 299만원(그냥 300이라고 하자)에 40%를 곱해주면 120만원이 나온다. 하지만 가입 기간 40년을 채우려면, 스무 살에 국민연금에 가입해 예순 살까지(이것도 더 늘어날 수 있다)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그래서 소득대체율 40%는 20대 후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같은 사람에겐 공허하게 들린다. 아래 표처럼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0년이면 30만원, 20년이면 60만원, 30년이면 90만원으로 가입기간이 길수록 연금 수령액은 올라간다. 2024년 5월 기준으로 노령연금 월 평균 수령액은 64만 3,377원이다.

노령연금 예상연금 월액표


이는 국민연금 계산식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A값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이라고 보면 된다. 연금 수급 이전 3년간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월액의 평균해서 구한다. 물가상승률이 반영되는 이유다. 2024년 현재, A 값은 월 2,989,237원이다. B값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보험료를 납입하는 기간 동안의 소득을 평균한 것이다. 이때 과거 소득은 연금 개시 전년도 가치로 재평가(역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다)한 다음에 평균한다. 여기에 20년을 초과하면 1년에 5%씩 증가해서 40년이 되면 n=240이 되어 1+(0.05*240/12) = 2가 된다. 만일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A값)이 300만원, 본인 평균소득(B값)도 3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1.2 * (300+300) * 2 = 1440만원이 되고 이를 12개월로 나누면 월 120만원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 계산식

이렇게 자신의 소득 평균 B값으로만 계산하지 않고 전체 평균 A값과 본인 평균 B값을 합해서 계산하는 이유는 세대 내 소득재분배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A값보다 B값이 큰 가입자는 상대적으로 연금을 덜 받고, A값보다 B값이 작은 가입자는 연금을 더 받게 된다. 이는 앞에서 본 노령연금 예상연금월액표를 보면 알 수 있다. 소득 100만원인 사람이 9만원을 40년 납부 후 월 80만원을 받지만 소득 400만원인 사람은 4배나 많은 36만원을 40년 동안 납부하면 월 140만원을 받는다. 보험료는 4배 더 내지만 받는 금액은 2배가 되지 않는다. 이는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효과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을 많이 받으려면 첫 번째는 B값인 평균 소득을 늘려야 한다. 기본적으로 많이 내면 많이 받는 구조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입 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20년 가입 후 가입 기간이 1년씩 늘어날 때마다 연금액이 5%씩 늘어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연금 초창기 높은 비례상수일 때 가입하면 가장 좋았겠지만 그건 소득대체율이 40%로 거의 고정된 지금 납부를 시작하는 개인이 절대로 선택할 수 없는 방법이다. 부모님 세대가 높은 소득대체율의 혜택을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소득재분배 효과와 더불어 젊은 세대가 노후 세대를 부양하는 세대간 연대 효과도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새로 가입하는 세대는 지금 제도가 지속된다면 후세대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효과면서 이참에 국민연금을 아예 폐지하자는 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지금 정부가 새로 내놓은 안은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고 40%인 소득대체율을 42%로 올리는 모수개혁안이다. 여기에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고 세대별 보험료율 인상 차등화도 들어 있다. 지난 공론화 위원회 합의안(시민대표단 492명의 숙의 결과, 보험료율을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상향하는 방안(1안)이 56.0%의 지지를 얻어 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40% 방안(2안·42.6%)보다 지지율이 높았다)을 국민의힘은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리고 40%(2028년 기준)인 소득대체율을 43%로 올리는 방안을, 더불어민주당은 보험료율을 13%로, 소득대체율을 45%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해서 단 2%p 차이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전례로 볼 때, 역시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항상 있어왔던 재정 안정과 노후 소득보장이라는 두 가지 개념의 충돌이다.

보험료율은 어찌됐든 인상이 될텐데 그럴경우 가장 타격을 받는 사람은 직장인보다 인상분 전액을 본인이 납부해야 하는 지역가입자와 역시 인상분의 반(13%로 인상한다면 2%)을 부담해야 하는 사업자다. 공론화 위원회에서 보험료율 15% 인상안을 검토할 때도 가장 격렬하게 반대한 쪽은 사업자측이었다는 이야길 들었다.

재밌게 읽은 책, ‘국민을 위한 국민연금은 없다’에서 제시하는 3115안(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2%로 ‘3%’포인트 인상하고, GDP의 ‘1%’ 규모의 재정을 선제적으로 연금에 투입하고 연평균 기금수익률 전망치 4.5%를 6%까지 ‘1.5%’포인트 개선하자는 안)도 검토해 볼 만한데 재정 투입때문인지 모두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호미로 막을 수 있을 때 호미로 막아야 할텐데 인기없고 멀리서 닥칠 일에는 무심하다.

달 사진

핸드폰으로 달 사진을 찍어 봤다. 가끔 하늘을 쳐다 보는지라 따로 챙기지 않아도 보름 즈음을 알게 된다. 슈퍼문이라고 했던 날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안하던 짓 하느라 손각대로 좀 흔들렸다. 이게 말로만 듣던 달고리즘인지도 모르겠다.

슈퍼문


사진을 보면 새까맣게 달 주위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었지만 그래도 난 구름이 달과 함께 있는 모습이 더 좋다. 이렇게 구름이 달을 가리기도 하고 또 달 빛이 구름을 빛나게도 하고.

구름 속 달


이리 달 사진을 찍었지만 사실 요즘은 달보단 일출 사진 찍기 좋은 나날이다. 새벽마다 눈을 뜰 때면 예쁜 하늘보면서 습관처럼 한 장 씩 찍고 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어둠도 결국 지나간다. 일출 직전 여명의 색이 좋은데 난 아침 역시 구름없이 깨끗한 하늘보다 이렇게 구름 낀 하늘이 더 좋다. 그럴때면 항상 삶도 그럴거란 생각을 한다.

여명의 아침


결국 어둠과 구름은 걷히고 해는 뜬다. 모두에게 똑같이.
오늘 하루도 건강히~

“내 기척에 엄마가 돌아보고는 가만히 웃으며 내 빰을 손바닥으로 쓸었어. 뒷머리도, 어깨도, 등도 이어서 쓰다듬었어.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책을 읽고 처음으로 접은 부분이다. 곧이어 읽은 작가의 말.

“몇 년 전 누군가 ‘다음에 무엇을 쓸 것이냐’고 물었을 때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던 것을 기억한다. 지금의 내 마음도 같다.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

책을 덮으면서 이 책을 외국어로 번역한 사람은 정말 힘들었겠단 생각을 했고, 오늘 기사에서 프랑스어로 번역한 사람의 인터뷰를 봤다. 프랑스어는 주어가 있어야 해서 주어 없이 ‘작별하지 않는다’가 성립하지 않아 ‘불가능한 작별’로 책 제목을 번역했다고 했다. 어디 제목뿐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