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괴로움 덩어리인가

부처님 오신 날 특집 프로그램인것 같은데 엊그제 우연히 TV에서 재방송을 봤다. 제목이 “우리들의 HIP한 출가”로 유튜브에도 있었다. 평소 볼 수 없는 절의 뒷 편, 출가한 스님들의 (군대보다 더 빡센?) 생활을 엿볼 수 있어 재밌었다. 속세의 괴로움을 피해 도피처로 피해간 사람들로 생각하기 쉽지만 MZ 스님들을 보니 과연 불교에서 말하는 삶이, 그리고 인생이 괴로움 덩어리인가 하는 평상시 의문이 떠올랐다.

참선하는 부처


다큐의 끝부분 승가대학 4학년 성원스님 인터뷰에서 밥 값하라는 성철 스님 말씀을 새기면서 어떻게 밥 값을 할까 고민하다가 스스로 정한 밥 값이 바로 티벳어로 된 불경과 한자 불경 비교 연구하기다. “수행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엄청 많은 거 같아요. 그건 크나큰 오해거든요. 뭘 알아야지 수행을 할 수 있고 뭘 알고 있어야지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 거기 때문에 만약에 알지도 못하면서 행(行)을 한다? 그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스님들의 공부는 생각보다 깊고 의외로 분야가 다양했다. 그 뒤에는 신도들의 보시로 인한 탄탄한 장학제도가 있다고 한다. 정말 좋은 밥 값 주제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난 평소 부처님은 왜 삶이 고(苦)라고 생각했을까 의문이었다. 나중에 약간의 검색을 해 보니 역시 그릇된 해석, 혹은 쉽게 가는 지름길이 여기에도 있었다. 어디 종교서적 뿐이랴…번역된 투자서를 읽을 때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번역은 정말 중요하다.

내가 틈틈이 보기 위해서 블로그에 인용해 둔다. 물론 읽기만 했을 뿐 아직 다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 행하지도 못하고 있다.

“괴로움이 상징하는 많은 것들이 마치 불교의 존재 자체를 결정해 주는 듯한 ‘착각’은 사성제(四聖諦, 네 가지의 고귀한 진리)의 그릇된 해석에서 비롯된다. 사성제는 베나레스 근처의 이시파타나에서 서로 옛동료였던 다섯 명의 고행자에게 행한 최초의 설법이라는 점 때문에 불교의 인간관, 세계관으로까지 이해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원전에 나와 있듯이 아주 간략하게 설(說)해졌을 따름이다. 그러나 초기의 불전들은 사성제에 대해 상세한 부연 설명과 더불어 다양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첫번째의 고귀한 진리인 고(苦:Dukha)성제는 일반적으로 학자들 사이에서 ‘괴로움의 고귀한 진리’로 번역된다. 그래서 “불교에 의하면 인생은 고통스럽고 괴로운 것 밖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식으로 해석하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불교를 염세주의로 잘못 이해하는 까닭이 여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것은 제멋대로의 안이한 번역과 수박겉핥기식의 해석이 저질러놓은 결과이다.
불교가 고통의 종교로 인정받는 것은 현실적인 종교이기 때문이다. 이는 불교가 합리적인 인생관과 세계관을 가졌다는 것과 일치한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필리어인 듀카(산스크리트어는 du-hkha)란 말은, ‘행복’, ‘안락’, ‘평안’을 뜻하는 수카(樂, su-kha)란 말과는 반대로, ‘고뇌’, ‘고통’, ‘슬픔’, ‘비극’을 뜻함은 사실이다. 그러나 불타의 인생관과 세계관으로 대표되는 사성제의 첫번째 진리인 ‘고’성제는 더욱 갚은 철학적 의미와 넓은 뜻을 함축하고 있다.

‘고’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고로서 ‘괴로움’이란 뜻을 포함하고 있음은 분명하나, ‘불완전’, ‘무장’, ‘공(空)’, ‘무아(無我)’와 같은 더욱 깊은 뜻을 함께 포함한다. 불타가 “괴롭다”고 말할 때, 그가 인생에서의 행복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그는 출가승은 물론이고 재가 신도에게까지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여러 형태의 행복을 인정하였다.

불타의 가르침을 싣고 있는 다섯 개의 팔리어 경전 가운데 하나인 ‘증일아함경’에는 가정생활의 행복과 속세를 떠난 운둔자의 행복, 감각적 쾌락의 행복과 자제에서 오는 행복, 애착에서 오는 행복과 욕심을 떠남에서 오는 행복, 육체적인 행복과 정신적인 행복 등과 같은 행복의 종류들이 열거되고 있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이 듀카에 포함된다. 높은 명상적 단계에서 얻어지는 선정(禮定)의 매우 순수한 정신적 상태뿐만 아니라, 즐거움과 괴로움의 모든 감정을 벗어난 순수한 마음의 성성적적(惺惺寂寂 : 명철하고 고요함)한 상태와 같은, 괴로움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이러한 매우 높은 정신적 상태조차도 듀카에 포함된다.

‘중아함경’에서도 불타가 이러한 선정 상태의 정신적 행복에 관해서 찬양한 뒤에 그것들은 “무심하고 괴롭고 변하기 쉽다”라고 이야기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도 ‘괴롭다’를 듀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고’에 대한 간략한 정의를 이렇게 내릴 수 있다. 곧,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괴로움이란 뜻이 아니라, “무상한 것은 무엇이든지 괴롭다”라는 의미에서의 괴로움을 뜻한다. ‘고’의 개념은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으니, 곧, 고고성(苦苦性:일반적인 괴로움), 괴고성(壞苦性:변화에 의한 괴로움), 행고성(行苦性:조건지어진 괴로움)이 그것들이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미워하는 사람이나 좋지 않은 조건과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이나 좋은 조건 이별하고, 바라는 것은 얻지 못하고, 슬퍼하고, 비탄에 잠기고, 곤궁에 처하는 삶의 모든 괴로움 등이 고의 ‘고고성’으로 인정되는 것들이다. 삶의 행복한 느낌, 행복한 조건 등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들은 언젠가는 변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변할 때 고통, 괴로움, 불행을 낳는다. 이런 파란만장한 변화가 고의 ‘괴고성’이다. 이 두 가지 고는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인생 고뇌의 단적인 표현이다. 그래서 이해하기도 쉽고, 그런 까닭에 고성제의 진리도 이것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러나 불교적 고의 실체는 ‘행고성’에 있다. 고성제의 철학적 측면이랄 수 있는 것으로서 ‘존재’, ‘개체’ 또는 나로 여겨지는 것에 대한 분석적 설명을 동반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존재, 개체, 나로 불려지는 것은 오온(五蘊)으로 구성되어 끊임없이 변하는 물질적, 정신적인 힘 또는 에너지의 조합에 지나지 않는다. 불타는 “간단히 말해서 이 오온에의 집착이 바로 고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곳에서 불타는 명백하게 “비구여 고란 무엇인가? 그것은 ‘오온의 집착이다’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고는 오온과 다르지 않다. 오온 그 자체가 바로 고이다. 소위 ‘존재’를 구성하는 오온에의 개념을 알게 되면 고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의 오온은 일종의 알아차림이다. 다시 말해서 의식이 대상을 인식하는 것이 아님을 명백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결국 대상이 존재를 알게 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의식이 물질의 반대 개념인 ‘정신’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불타가 말하는 의식이란 “그것이 생겨나게 된 조건에 따라서 이름지어진다”고 함축적으로 대변할 수 있다.

주석(註釋)의 대가인 부다고사(Buddhaghosa)는 “괴로움은 있지만 괴로워하는 자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 말을 함께 생각하면, 불타가 말한 “고를 본 사람은 고의 원인과 고의 소멸과 고의 소멸에 이르는 것을 본다”라는 고성제의 진리를 이해하기가 좀더 쉬워진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잘못 상상하는 것처럼 불교도들을 우울하고 슬픈 삶으로 이끌지는 않는다. 오히려 진정한 불교도는 가장 행복한 존재이다. 공포나 탐욕이 없는 그들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기 때문에, 변화나 하지 않은 재난에 대하여 흥분하거나 절망하지 않으며, 제나 평온하고 고요하다. 그리고 사실 불타도 우울하거나 고뇌에 찬 음산한 모습이 결코 아니었다. 그는 그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에게서 ‘언제나 미소짓는 사람(微笑先導)’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그대로 보고 깨닫지 못하는 중생들은 탐욕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다. 고의 근본 원인으로 간주되고 있는 탐욕은 다른 것, 즉 느낌(受)에 의해서 집기(集起)되는 것이다. 그리고 느낌은 접촉에 의해서 일어나며, 이러한 과정이 반복적으로 순환되면서 12연기(緣起)가 형성된다.”

– 고(苦), 한계지어진 삶의 속성, 월간 해인 61호, 1987

“불타는 ‘정신적 의도’가 업이라고 하고 있다. “정신적 의도의 자양분인 의사식을 이해하면 탐욕의 세 가지 형태를 이해할 수 있다”는 불타의 말에서 ‘탐욕’, ‘의도’, ‘정신적 의도’와 ‘업’이란 용어는 모두 같은 것을 지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들은 모두 있으려고 하고, 존재하려 하고, 존속하려 하고, 더욱 크게 되려고 하고, 더욱 많아지려 하는 탐욕과 의지를 가리킨다. 이것이 고를 발생시키는 원인이다. 여기에 불타의 가르침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이 있다. 고를 일으키는 원인이나 근원은 고 그 차체 안에 있지 다른 곳에 있지 않다는 사실과, 또한 고의 소멸을 가져오는 원인이나 근원도 고 그 차체 안에 있지 다른 곳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주의깊게 명심해야 한다…나라고 불려지는 오온의 조건지어진 한계와 무상성 그리고 무명에서 비롯된 잘못된 집착에서 오는 중생의 삶, 그것이 바로 고(苦)이다. 그속에 즐거움이 있을지라도 그것은 한계와 조건이 있는 불완전한 것이며, 그래서 무상함이라는 속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No man ever steps in the same river twice, for it’s not the same river and he’s not the same man.” – Heraclitus

적극적 가치투자 by 비탈리 카스넬슨

비탈리 카스넬슨이 쓴 “적극적 가치투자”를 다시 읽었다. 역시 2018년에 나온 개정판으로 예전 책 제목은 “타이밍에 강한 가치투자 전략”이었다. 미국에선 2007년에 출간됐고 우리나라엔 2009년 10월쯤 나왔다. 원 제목이 Active value investing이니 이번 제목이 원 제목 그대로다. 2009년엔 적극적 가치투자를 부제목으로 썼다.

적극적 가치투자


책은 2007년 초에 나왔지만 책을 써본 경험으로 아마도 책을 쓰기 위해 사용한 데이터는 2006년 3분기까지 데이터를 사용했다. 책을 펴자마자 거시경제 예측을 장담하면서 시작한다. 82년부터 2000년까지 긴 강세장이었는데 반드시 강세장 뒤엔 장기적 박스장이 왔다고 한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이 꺼지면서 2006년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2008년 금융위기를 겪고 회복하기까지 저자가 예측한 장기보단 짧지만 어쨌든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저자는 책에서 제시한 예측 모델을 통해 2020년까지 장기 박스장을 예측해다.

하지만 아래 그림을 보면 2000년 부터 2013년까지 박스장으로 볼 게 아니라 오히려 2008년 부터 지금까지 장기 강세장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저자의 말에 의하면 강세장에서는 소극적 가치투자(매수 후 보유) 전략이 유효하지만 박스장에서는 적극적 가치투자(스톡타이머에 의한 매수-매도 결정)가 유효하다고 했는데 2007년 이 책을 읽고 샀다 팔았다 하는 적극적 가치투자를 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냥 예전처럼 매수후 보유하는 소극적 가치투자가 맞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S&P500 이익과 밸류에이션

박스장에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고PER)는 저PER 기업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PER가 수축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하면서 상대평가 툴인 PER 도구는 잘못된 매수 신호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절대가격 분석도구와 함께 사용하길 권했다. 저PER주가 고PER주보다 과거 박스장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냈다고 했는데…지난 15년을 돌이켜 보면 그냥 나스닥 같은 고PER주를 담고 수면제를 먹은 사람들이 제일 좋은 수익을 냈다. 저자가 향후 가능성이 가장 희박하리라고 예측한 장기 강세장이 왔기 때문이다. 예측이란 이렇게 어려운 일이다.

  • 당신이 말한 박스장이 아니라 강세장이나 약세장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모든 투자전략은 그 전략이 ‘옳았을 경우의 수익’뿐만 아니라 ‘틀렸을 경우의 손실’이란 관점에서도 평가되어야 한다. 내 의도가 바로 그것이다. 적극적 가치투자 전략은 설혹 틀렸을 경우에도 손실이 가장 적은 전략이다. 적극적 가치투자 전략은 박스장과 약세장에서는 매수-보유나 고성장주 투자전략보다 우수하다. 가능성이 희박한 화려한 장기 강세장의 경우에도 적극적 가치투자 전략은 매수-보유나 고베타 전략보다는 못할 수 있지만, 그래도 상당한 수익을 보장한다. 강세장에서 다소 수익이 적더라도 박스장이나 약세장에서의 실패를 피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보험료는 톡톡히 하고도 남는다.”

마지막 15장에는 이렇게 썼다. “내가 틀렸을까? 지금 장세가 내가 묘사한 박스장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지금이 미국 역사상 찾아 볼 수 없었던 강세장의 초기 단계일 수도 있다. 블랙 스완에서 나심 탈레브는 “나는 한 명제를 입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명제가 그르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나는 한 중요한 시기를 인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부정하기 위해 역사를 이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역사를 통해 우리는 각각의 장세가 어떤 조건에서 시작되었는지 연구하고, 거기서 지식을 얻음으로써 근거 있는 미래 예측을 할 수 있다. 과거의 박스장을 초래했던 조건들이 지금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향후 수십 년 동안 박스장이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아주 확실한 것은 아니다. 모든 전략은 ‘옳았을 경우의 혜택’이 아나라 ‘잘못되었을 경우의 비용’에 기초해 평가되어야 한다.”

비탈리 카스넬슨은 버핏보다 먼저인 2013년 애플 생태계(휴대전화와 태블릿이 성숙해짐에 따라 프로세서 속도, 배터리 수명 및 무게는 모든 기기에서 균일해질 경향이 있습니다. 경쟁사가 하드웨어 경쟁에서 이미 Apple을 따라잡았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하드웨어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두 가지 프리미엄만 남게 될 것입니다. Apple의 브랜드와 생태계입니다)의 가치를 포착해서 포트폴리오에 애플을 추가했고 2018년 10월에 매도했다. 다음은 그가 2013년에 애플을 구매했던 이유다.

“Apple에 대해 정말 놀라운 점은 오늘날의 가치 평가가 얼마나 실망스러운가입니다. 새로운 블랙스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분석에서 우리는 회사를 죽이기 위해 매우 노력했습니다. 우리는 총 마진을 Nokia와 같은 28%로 떨어뜨렸지만 여전히 주당 30달러의 수익을 얻었습니다(2013년 월가의 추정치는 45달러입니다). 이는 주당 145달러의 현금을 제외한 가치 평가를 수익의 10배로 만듭니다. 우리는 10년 동안 매출 성장을 연간 2%로 낮추고 현금 흐름을 할인했지만 여전히 500달러의 주식을 얻었습니다.

Apple의 엄청난 현금 창출 능력에는 많은 가치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계속 증가하는 현금을 쌓아두고 있습니다. 1,370억 달러로 시가총액의 약 3분의 1입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Apple은 자본 지출에 100억 달러를 지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460억 달러의 자유 현금 흐름을 창출했습니다. 비슷한 비율로 자유 현금 흐름을 계속 창출한다면(성장이 없다고 가정), 2015년 말까지 주당 300달러의 현금을 비축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의 가격으로는 현금을 제외하면 주가수익비율이 4가 될 것입니다. 물론, 시장은 애플의 현금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저는 시장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책을 오랜만에 다시 잡은 이유는 가치 평가에 대한 부분때문이었다. 2부에서 이야기하는 기업의 질, 성장성, 가격 분석이다. 이는 결국 “능력범위 x 경제적 해자 x 경영진 x 밸류에이션”에서 경제적 해자(질/성장성 분석)와 밸류에이션(가격 분석)을 말한다. 카스넬슨은 경제적 해자에 경영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상대평가 모델인 PER를 이용해서 절대 PER 모형을 제안하고 있다. 앞서 PER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 리스트에 비탈리 카스넬슨도 추가해야겠다..ㅋ 카스넬슨이 제안하는 절대 PER 공식은 간단하면서 복잡하다. 기본PER라고 이름붙인 [0.65*(예상EPS 성장률, 16%를 넘어가면 0.5를 곱한다)+8+배당수익률, 성장이 0일때 PER 8을 준다]에다 점수화 한 (사업리스크+재무리스크+이익확실성)을 곱한다. DCF와 마찬가지로 주관적인 부분이 포함되어 있어 각 요인을 계량화한 수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만 사업의 질과 성장성을 고려할 수 있으면서 DCF보다 쉽고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내 기준엔 이것도 복잡하고 성가시다..^^

“누구라도, 특히 학자라면 지금까지 설명한 가격 분석 모형에서 많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분석 모형들은 테비(DCF설명시 예로 든 젖소를 구매하는 농부)의 분석법과 같은 상식적인 가격 분석 도구들이지, 과학적이고 노벨상을 노리는 천재적인 방정식은 아니다. 상식적인 분석 도구가 애초의 목적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으며, 나는 단지 그것을 계량화하여 분석틀로 만들었을 뿐이다.”

카스넬슨의 최근 인터뷰를 찾아 보니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 당신이 내린 가장 좋은 투자 결정은 무엇입니까?
비탈리 카스넬슨: 개인적, 창의적 만족의 관점에서 볼 때, 우버에 대한 우리의 투자는 우리의 최고 중 하나였습니다 .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재정적 관점에서 가장 성공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입니다. 우버는 전통적인 가치 주식 범주에 속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소유한 지 3년째인 2023년까지 우버는 돈을 번 적이 없습니다. 그때까지 사회주의가 잃은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잃었을 것입니다. 모두가 싫어하는 주식이었습니다. 우리가 우버를 매수한 후, 고객들이 저에게 연락해서 제가 납치당했는지, 다른 사람이 우버를 매수했는지 물었습니다.

첫째, 전통적인 기술, 디지털 전용 기업과 달리 Uber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입니다 . 따라서 비용 구조가 다른 회사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는 부분적으로 더 높은 손실을 설명합니다. 둘째, 강력한 브랜드를 갖췄습니다. 브랜드 이름이 동사가 됐습니다. 셋째, 승차 공유 시장은 불가피하며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우버는 택시, 2차 차량 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차량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정비소에 내려주거나 병원에서 태워주는 것과 같이 친구와 친척에게 부탁하는 호의와도 경쟁합니다. 넷째, 우버는 경쟁사들이 갖지 못한 글로벌 규모를 갖추고 있어 더 많은 시장에 R&D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각 증가 달러는 매우 높은 마진과 함께 제공되며, 이는 최종 이익으로 직접 떨어집니다. 따라서 어느 시점에서 고정 비용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으면서 수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확장할 수 있습니다. 우버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주식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 당신이 내린 최악의 투자 결정은 무엇입니까?
비탈리 카스넬슨: 손실을 낸 최악의 투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품질이 낮은 회사였습니다. 재무가 복잡하고 투명하지 않았습니다. 경영진이 의심스러웠습니다 . 하지만 모두 “싸다”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까지 말입니다. 투자에서 틀려 돈을 잃었을 때, 잃을 수 있는 최대치는 100%입니다. 저는 그런 일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제 최악의 투자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너무 일찍 매도했을 때 300~400%를 남겨둔 투자였습니다.

“투자에는 열정, 과정, 그리고 인내 3P가 필요합니다.”
어렵게 찾은 그의 포토폴리오. 메타와 노보 노디스크도 보인다.

우버 현재 주가


아래는 작년 8월, 첫 영업이익 발생했을 때 주가.

우버 2023년 8월 주가


그리고 2023년 11월 내가 기억하는 기사 한 토막.
“테드 웨슬러는 버핏의 고향이자 버크셔의 본사가 있는 오마하를 언급하며 “우리는 오마하에서 동사를 좋아합니다.”라고 말하며 버핏이 이해할 수 있는 기술 회사는 “동사, 즉 Uber이기 때문입니다.”라고 거스트너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좋아하고 대체할 수 없는 소비자 제품을 매수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Uber를 가장 흥미롭게 만드는 특성입니다.” 웨슬러는 버크셔가 가까운 시일 내에 우버의 지분을 매수할 것이라고 암시하지 않았습니다.”

우버 투자 전략 지도

팀 쿡의 인터뷰

집중력 단순함 그리고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능력

주말 아침에 우연히 추천영상으로 뜬 애플 CEO 팀 쿡의 인터뷰 하나를 보게 됐다. 워드프레스에 유튜브 링크 공유하는 걸 한번 시험삼아 해보려고 임베드해 본다. 팀 쿡은 1998년 Apple에 입사했다. Compaq에서 건너왔고 이전에는 IBM에서 근무한 전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잡스는 1년 전에 애플로 돌아와 파산 위기에서 회사를 되살렸는데 이 때 팀 쿡의 측근 대부분은 안전한(?) 컴팩에 남고 애플로 가지 말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잡스와의 전화 한 통이 그의 마음을 바꾸었다.

“스티브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그가 매우 다른 종류의 CEO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제품, 제품, 제품에 집중하고 소규모 팀도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비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또한 모두가 기업형 회사로 가는 환경에서 Apple 소비자에게 다시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까요. 모두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해서는 돈을 벌 수 없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저는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이 산업 전체를 시작한 창의적인 천재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스티브의 눈에서 반짝임을 보았고, 그것은 우리가 이 미국의 보물을 위해 이 전환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쿡은 40만 달러와 계약보너스 50만 달러를 받고 전 세계 운영 담당 수석 부사장(SVP)으로 영입되었다. 그는 Apple의 물류 전문가가 됐다(쿡은 공급망이 “제대로 작동하면 수천 개의 서로 다른 구성 요소와 부품이 모여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교향곡”이기 때문에 “하나의 예술 작품”과 같다고 말했다).

쿡은 잡스가 자신에게 가르쳐준 주요 교훈은 “집중력, 단순함의 중요성,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었다고 말한다. 멍거는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합리성(지성), 열정(집중력), 그리고 운”이라고 했고 직업을 결정하는 제 일 조건은 ‘존경하는 사람 밑으로 가라’였다. 팀 쿡은 그렇게 했다.

과거의 관점에 안주하고 있는 당신에게 도전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람들로 구성된 소규모 팀이 이끌어 내는 혁신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신에게 도전하는 토론을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오픈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잡스가 그렇게 했다.

“인생은 잘 세운 계획을 어기게 만드는 법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다.”


애플 5년 주가


애플이 과거(19%)에 비해 향후 훨씬 낮은 성장률(10%)이 예상됨에도 PER 36인 이유가 인터뷰에 담겨 있다. 그리고 밤새 버크셔 3분기 보고서가 공개됐다. 코카콜라와 같은 4억 주로 맞췄길래 매도를 멈추려나 했었는데 3분기에도 1억주를 매도해서 이제 3억 주가 됐다. 미래에도 PER 36을 유지하려면 10% 성장률로는 힘들다. 그리고 버크셔 자사주매입도 안했다. 애플이든 버크셔든 가치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인.

“버크셔는 3분기 동안 애플 보유 주식 등을 포함해 346억 달러(약 47조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버크셔의 3분기 애플 보유 지분 규모는 699억 달러(약 96조원)로, 직전 분기 842억달러(약 116조원) 대비 약 25% 줄었다. 2분기 대비 1억주를 매도해서 현재 보유 애플 지분 규모는 3억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버크셔 현금 보유액이 사상 최대인 약 3,252억 달러(약 449조 원)로 늘어났다”

버크셔 보유 현금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하는 일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연인과 마찬가지로 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마음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그것을 찾으면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훌륭한 관계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좋아집니다. 그러니 찾을 때까지 계속 찾아보세요. 안주하지 마세요.”
– 스티브 잡스, 2005년 스탠포드 졸업식 연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