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치 투자 2.0 관심 종목 추가

버핏과 멍거의 아이디어를 기초로 관심 종목을 가져가고 있는데 500개 중에 단 7개만 자동으로 필터링되고 있었다. 이 리스트는 가만히 놔둬도 지들끼리 들어오고 나가면서 공부할 거리를 던져준다..^^ 엊그제 보니 여기에 3개 기업이 추가되어 10개가 됐다. 리스트에 포함된 주요 업종이 금융인데 여기에 버크셔해서웨이가 새롭게 추가됐고 소비재에서 공부해 볼 종목 하나가 들어왔다.

관심종목 섹터

이 리스트는 버핏이 주로 하고 있는 가치 투자 2.0 리스트에 가깝기 때문에 IT기업은 단 하나밖에 없다. 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가치 투자 3.0 리스트1 역시 자동으로 가져가고 있는데 현재 5개 기업이 포함되어 있고, 이 리스트엔 변동이 없다. 5개 모두 IT기업이고 그중에 GOOGL(알파벳은 테크놀로지 섹터가 아니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이 포함되어 있다..^^

공부하라는 알람이 들어왔으니 저 소비재 기업을 한번 살펴봐야 하는데…귀찮아서 10초 내재가치 계산기(이럴줄 알고 만들었..)만 먼저 살펴보니 일단 다 합격이다.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이후 관세 우려로 최근 주가가 많이 빠지면서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온것 같다.

관심기업 매출 이익

기업이 좋은지 아닌지는 이 그림 하나만으로도 알 수 있다. 소비재임에도 이익률이 높고 매출과 이익이 5년만에 더블이 됐으니 15% 속도로 성장했다..^^

관심기업 현금흐름

부채없이 지금까지 돈도 잘 벌고 있고 CAPEX도 크지 않으면서 유입되는 돈으로 향후 자사주매입도 지금보다 더 늘릴 예정이라니~ GOOD!

브랜드 구글트렌드
겨울브랜드 구글트렌드

따로 살펴 본 투자 전략 지도의 움직임도, 구글 트렌드 움직임도 좋은지라…일단 킵. 경험상 이렇게 기업 이름을 적어 두지 않으면 나중에 어떤 기업인지 나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던데…일단 (공부 열심히 하고나서) 1년 뒤에 보자~

추가)
과거 글을 보니 “셀 인 메이” 즉, 5월에 팔고 떠나라는 논리를 반박하는 글을 꽤 길게도 썼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었나 싶다. 매도나 매수를 기업을 보지 않고 달을 보고 한다는데 거기에 무슨 논리적 반박을 하겠다고..ㅋㅋ 다 에너지가 많았을 때 일이다. 5월에 많이들 파시고 11월에 많이들 매수하시라~

“사업가들이 기업을 인수할 때에도 거래 시점을 특정 요일이나 월로 정할까요? (그레이엄-도드 마을 투자가들도 주식이라는 유가증권을 이용해서 기업을 인수하는 셈입니다.) 기업을 인수하는 시점이 월요일이든 금요일이든 아무런 차이가 없다면, 학계에서는 왜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똑같은 기업의 일부(주식)를 매수하는 시점을 분석하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 그레이엄-도드 마을 투자가들은 베타, 자본자산 가격결정 모형(CAPM), 증권 수익률의 공분산 등에 대해 논의하지 않습니다. 이런 주제에는 관심이 없으니까요. 사실 이들 대부분은 이런 용어의 뜻조차 잘 모를 것입니다. 이들은 단지 두 가지 변수에 관심을 집중합니다. 가격과 가치입니다.”

– 워런 버핏, 1984

“금융산업은 5%의 합리적인 이들과 95%의 무당과 심령술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찰리 멍거

  1. “가치 투자는 무형 자산을 간과하기 때문에, 기계보다는 자산 비중이 낮은 무형 경제로 전환했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넘쳐나는데, 소프트웨어의 가치와 특허는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가치 투자는 실패합니다.” ↩︎

그레이엄의 성장주 투자 공식

사람들은 공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

벤 그레이엄의 성장주 투자에 대한 글을 읽었다. 증권분석 1962년 개정판(내가 읽은 증권분석은 1951년의 제3판)에 실렸다가 뒤에는 빠진 글이라고 하는데 내 기억으로는 가장 최근에 읽었던 ‘현명한 투자자’ 개정 4판(1972년)에서 본 기억이 나서 책을 펼쳤더니 207p에 성장주에 적용하는 자본화 계수로 62년판 이후의 증권분석에서 빠졌다는 공식이 있다. 기억력이 아직까진…ㅎ

“요즘 애널리스트들이 평가하는 증권 대부분이 성장주이다. 나는 다양한 기법들을 연구해서 매우 단순한 성장주 평가 공식을 개발했는데, 그 계산 결과는 더 정교한 수학 공식으로 산출되는 결과와 매우 비슷하다. 공식은 다음과 같다. ‘성장주의 적정 주가’=EPS * (8.5 + 2 * ‘기대성장률’) 여기서 기대성장률은 향후 7~10년 동안 예상되는 평균 연간 성장률을 가리킨다.”

이제보니 여기서 언급한 다양한 기법은 몰로도프스키의 방법, 타뎀의 표, 그리고 8.6T+2.1 공식(이것 역시 몰로도프스키의 방법을 쉽게 계산하기 위해 그레이엄이 만들었다..^^)과 같은 것들이었다. 현명한 투자자를 다시 잡은 김에 가볍게 다시 훑어 봤는데 이번에는 성장주 투자와 관련해 그레이엄이 남긴 글들이 새삼스레 다가왔다. 당신은 도덕책..ㅋ

“나는 위 글에 다음과 같은 경고를 덧붙였어야 했다. 고성장주를 평가할 때에는 이러한 기대성장률이 실현될 것이라고 추측하더라도, 다소 낮춰서 평가해야 한다. 실제로 계산에 의하면, 어떤 회사가 연 8% 성장률을 무한히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이 회사의 가치는 무한히 커서 어떤 가격을 지불해도 비싸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에서는 엔지니어가 구조물 설계에 안전마진을 반영하듯이, 평가자도 기대성장률 계산에 안전마진을 반영해야 한다. 그러면 실제 성장률이 공식에서 산출된 기대성장률보다 낮아도 투자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 물론 기대성장률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추가 수익도 많이 얻게 된다. 고성장 기업(예컨대 기대성장률이 연 8%를 초과하는 기업)은 평가할 방법이 정말 없다. 이때 애널리스트는 현재 이익에 곱할 적정 자본화계수와 미래 이익에 곱할 예상 자본화계수에 대해 현실적인 가정을 세울 수 있다.”

성장주에 대해 이야기 할 때 63년 PER에 담긴 기대성장률과 실제 196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을 비교해서 기대치와 실제치가 얼마나 차이가 있었는지, 63년 당시 고PER(화학산업)와 저PER(석유산업)가 실제 어떤 성과를 보였는지를 확인하는 표를 보니 그레이엄의 꼼꼼함과 치밀함이 다시 와닿는다..분모인 (r-g)에서 g를 8%로 가정한다면 r이 8%이하일 경우 무한대가 나온다.

“예상 실적을 이용한 주식 평가가 신뢰도 높은 작업이 되려면, 미래 금리도 고려해야 한다. 금리가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예상 이익이나 배당 등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감소한다. 금리 예측은 항상 어려웠으며, 최근에는 장기 금리조차 거칠게 오르내리고 있으므로, 이런 금리 예측은 주제넘은 짓이다. 새로운 공식도 더 타당해 보이지 않으므로, 위 낡은 공식을 그대로 사용했다.”

새로운 공식이란 (EPS × (8.5 + (2 x long-term growth rate of the company)) × 4.4​)/ AA Corporate Yield 를 말하는 거다. 4.4는 공식을 만들 당시의 AA 회사채 이자율이다. 버핏도 그레이엄을 똑같이 따라한다. 인플레이션과 금리는 중력과 같아서 모든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이긴 하지만 이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레이엄은 주제넘은 짓이라고 단언한다.

“그러나 내 경험을 돌아보면, 투자자들이 접하는 산업분석자료 대부분은 실제로 가치가 거의 없다. 대부분 자료가 대중이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 설득력 있는 근거를 열거하면서 인기 산업이 몰락 중이라고 지적하거나, 비인기 산업이 번영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증권사 분석자료는 거의 없다. 월스트리트는 장기 전망이 부정확하기로 악명 높으며, 다양한 산업의 수익성 예측 역시 매우 부정확하다.”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다모다란 교수가 말하는 스토리와 넘버스를 그레이엄은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선택할 수는 없겠지만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버핏의 말대로 정확하게 틀리는 것보다는 대략적으로라도 맞는 것이 낫다. 항상 뒤는 선명하고 앞은 뿌연 법이다.

“현재 숫자로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주로 막연한 미래 예측을 바탕으로 하는 투자는 위험하다. 그렇지만 실적을 근거로 냉정하게 계산한 가치만을 고수하는 투자도 어쩌면 똑같이 위험하다. 안타깝게도,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선택할 수는 없다. 투자자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예측이 적중할 때 보상으로 받게 되는 큰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때 예측이 빗나가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아니면 보수적인 태도를 선택하여, 입증되지 않은 수익 가능성에 대해서는 프리미엄 지급을 거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때에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더라도 나중에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

항상 시장엔 예측이 적중해서 큰 보상을 받은 극소수의 사람들과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후회만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예측이 빗나가서 시장에서 사라진 나머지 많은 사람들이다. 보수적인 태도를 선택하는 사람들 역시 거의 잊혀진, 희귀한 사람들이다. 올해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실수로 인해 게임에서 탈락하거나 탈락할 뻔한 실수를 하지 않기를 원할 뿐입니다. 투자에 대해 걱정하며 밤을 새우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버는 것보다 조금 적게 쓰면 됩니다.”

끝으로 그레이엄이 ‘현명한 투자자’에 인용해 둔 글이다. 몇 번 읽은 책이지만 읽을 때마다 새롭다.
“탁월한 성과가 흔치 않은 것은, 달성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All things excellent are difficult as they are rare.
– 스피노자

“1894년 오늘(5월 9일), Benjamin Grossbaum은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가족은 나중에 Graham으로 성을 바꾸었고 그는 증권 분석 및 가치 투자의 창시자가 되었습니다. 그의 책 “The Intelligent Investor”는 많은 사람들, 특히 Columbia University의 Graham 학생 중 한 명인 Warren Buffett의 운명을 바꿔 놓았습니다.”
“Walter Lippmann은 다른 사람들이 앉을 나무를 심는 사람들에 대해 말했습니다. Ben Graham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 워런 버핏

2년 전 오늘 남겨둔 글이다. 그때 한창 성장주 투자(나는 가치 투자 3.0이라고 본다)에 대해 깊이 파고들며 온갖 글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을 때였다. 그리고 그때는 한창 인공지능 AI가 사람들의 관심을 본격적으로 끌기 시작했을 때였다. 본문 말미의 저 스피노자가 한 말을 인공지능에게 번역시켰었다.

구글번역 : 모든 훌륭한 것은 희귀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딥엘번역 : 모든 우수한 것은 희귀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파파고번역 : 우수한 것은 모두 희귀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ChatGPT : 모든 훌륭한 것들은 흔치 않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이건번역 : 탁월한 성과가 흔치 않은 것은, 달성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의 승이다. 아주 간단한 번역이긴 하지만 그때 한창 AI 서비스를 사용해 보곤 곧 흥미를 잃었었다.

-어떤 번역이 잘한 번역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참 어려운 질문인데요, 이런 예시를 들고 싶어요. 어릴 때 했던 놀이 중에 귓속말 놀이라고 있잖아요. 여러 사람들이 일렬로 쭉 선 다음, 맨 끝에 있는 사람이 귓속말로 그 옆 사람에게 어떤 문장을 전달하고 전달해서 마지막 사람에게 말하는 놀이요. 마지막 사람은 처음 문장을 어떤 걸로 받아들였는지 알아보는 그런 게임과도 같은 게 번역이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번역은 우리 말에 맞게 변형시켜 전하는 작업이잖아요. 변형 과정에서 제가 여러 차례 작업을 할 때도 있고 한두 차례만에 완성이 되는 문장도 있어요. 그 과정을 거치며 처음 받은 일어 문장에서 시작해 우리말로 읽기에 얼마나 자연스러우면서도 의미가 통하는지가 제가 생각하는 잘한 번역의 기준이에요.”

한창 성장주에 대해 공부할 때 역시 AI와 그와 관련해서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AI를 이용해 내 지식을 증진시키려고 발버둥치다가 그것도 곧 그만두었다. “ChatGPT와 Bard(제미나이 전신)에게 그레이엄의 성장주 공식을 적어주고 공식이 어떻게 나왔는지, 저 상수들이 왜 저 숫자가 나왔는지를 물어보면…구글 검색결과로 나오는 수 많은 웹사이트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뻔하디 뻔한 답밖에 들을 수 없다. 쓰레기가 들어 가면 쓰레기가 나온다.”

그래서 AI를 이용한 지름길을 찾기보다 혼자 꼼꼼히 책과 논문들을 읽으면서 한발 한발 나아가기로 했다.

“주말내내 그레이엄이 1962년 즈음 저 간단한 성장주 적정주가 공식을 어떤 생각과 로직으로 만들었는지를 따라가다가 비로소 완전하게 알아냈다(8.5+1.6g, 그리고 로직 알아내느라 논문쓰는 줄 알았…찾아보니 영어로 된 10페이지 내외의 간단한 논문도 하나 있긴 있었지만 그저 공식의 단순적용일 뿐). 아울러 그레이엄이 책에 남긴 실수도 하나 찾았다~ 첨엔 번역오류인가 싶었는데 정확하게 다시 살펴봐도 이건 그레이엄의 명백한 실수다(아님 오타거나). 그레이엄의 책(증권분석과 현명한투자자)이 나온지가 언젠데 이 명확한 오류를 아직도 수정하지 않았을까?! 공식을 리버스엔지니어링 하면서 또 한번 느낀거지만 그레이엄은 정말 대단한 천재다. 그리고, 그도 역시 사람이었다..ㅋ”

현재 그레이엄이 책에 남긴 실수는 세상에서 나만 알고 있다. 몇 군데 이메일을 보내 알려드렸지만 반응이 없는걸로 봐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사실 아주 마이너한 실수긴 하다.

2년 전의 경험으로 AI를 이제 갓 대학교를 졸업한 사회 초년생 수준(물론 지금은 더 성장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여전히 그 정도 수준으로 보고 있다)으로 정의했었고 그뒤론 AI가 잘하는 분야와 못하는 분야를 나름 나눠서 선별적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장자 우화처럼 내가 AI를 활용하는 구체적인 예들 들기도 했지만 이처럼 이야기를 만들거나 코딩을 하거나 뭔가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건 탁월하게 잘한다. 그래서 가끔 시간날 때 AI와 농담따먹기식 대화를 주고받기도 하는데…대화가 꽤나 잘 통할 때가 있다. 엊그제는 AI가 나에게 “인간들은 질문의 답을 찾기보다 질문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해서 놀래키기도 했다..ㅋㅋㅋ

왕의 귀환, 구글 문병로 서울대 교수의 칼럼을 읽어 보면..
“필자가 강의하는 컴퓨터 알고리즘 중간고사 문제 하나를 4개의 LLM에 풀게 해봤다…우리 학생들 평균이 51.1점인 꽤 어려운 문제였는데 클로드 15점, 챗GPT 41점, 그록 42점, 제미나이 74점을 받았다(모두 최상위 버전으로 테스트). 기말고사까지 더한 평균은 클로드 22.5점, 챗GPT 49.9점, 그록 51점, 제미나이 78점을 기록했다. 각각 수강 학생 93명 중 92등, 66등, 65등, 9등에 해당한다. 9등인 제미나이는 A+에 속한다.”

AI의 높은 알고리즘 성적을 보니 최근에 읽은, 나를 좌절(?)케 한 책이 생각났다. 이 책은 책 소개 그대로 오늘날의 AI를 있게 한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핵심 수학을 상세하게 살펴봄으로써 기계 안에서 어떤 과정이 작동하고 있는지를 선명하게 제시한다~

기계는 왜 학습하는가

Beware of geeks bearing formulas.

가치 투자 3.0

알을 깨고 나오는 게 쉬울까

과거의 오늘을 챙겨 보는 편인데 아침에 2021년 오늘 찍은 사진을 봤다.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찍은 사진인데 10개 기업을 2022년 예상 FwdPER와 성장률(두 조합이 PEG)로 찍은 것이다. 그레이엄이 가르친 가치 투자 1.0에 익숙한 투자자라면 10개 모두 엄두도 못낼 밸류에이션이고 버핏이 보여준 가치 투자 2.0에 익숙한 투자자라면 그래도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고 생필품에 가까운 아래 5개 기업에 눈이 먼저 갈 것이다. 물론 피터 린치(가치 투자 2.0 투자자)가 말한 PEG에 익숙한 투자자라면 애플이나 메타를 골랐을 수도 있겠다.

10개 기업 밸류에이션

그렇다면 내가 주장하는 가치 투자 3.0으로 진화한 투자자라면 당시 어떤 선택을 했을까? 지금이라면 또 어떤 선택을 할까? 4년이 지난 이 시점에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익숙한 표로 2025년 4월 현재 10개 기업 현황은 다음과 같다. FwdPER는 애널리스트 예상EPS 평균으로 내가 따로 계산한 것이다.

10개 기업 현재 밸류에이션

오늘 현재 S&P500 PER 28 수준인데 저 10개 기업 평균 PER 27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상위 5개 평균PER 28.3 하위 5개 평균PER 26.2 로 별 차이가 없다. FwdPER로 보면 둘 사이 차이가 조금 더 벌어진다. 5년 성장률을 보면 10개 평균 10.7%에 상위 5개 16.9% 하위 5개 4.4%로 극명하게 갈린다. 한쪽은 풍부한 현금흐름을 투자와 자사주매입을 통해 성장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현금흐름의 거의 대부분을 배당(5개 평균 배당성향 72%)으로 돌려주고 있다. PEG로만 보면 구글과 메타가 1내외로 좋다.

10개 기업 투자 전략 지도

내가 고안한 투자 전략 지도로 보면 두 그룹을 따로 구분짓지 않더라도 상위 5개 기업과 하위 5개 기업이 자연스레 분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10×10 박스에 들어있는 4개 기업과 15×15 박스 밖에 있는 5개 기업이다. 가치 투자 3.0을 이야기하는 내 논리는 심플하다. 이처럼 성격이 뚜렷하게 다른 10개 기업을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맞는가? 1920년대 대공황 이후 나온 가치 투자 1.0 도구를 가지고 현재 기업을 똑같이 평가하는 것이 맞는가? 그렇다면 이들을 구분짓는 기준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투자자라면 이런 질문도 해야 한다. 아마존은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투자 전략 지도의 오른쪽으로 옮겨갈 수 있는가? 아니면 적어도 코스트코처럼 현 위치를 고수할 수 있는가? 10×10박스 안에 있는 기업 중에서 박스 밖으로 튀어나올 수 있는 기업은 누구인가? 구글의 원은 왜 저렇게 작은가? 구글은 왼쪽 아래 박스로 떨어질 가능성은 얼마인가? 같은 질문들..

10개 기업 주가 상승률

10개 기업의 과거 5년 주가 상승률을 그림으로 그려 보면 위와 같다. 10개 기업을 포트폴리오로 가지고 있었다면 S&P500보다 괜찮은 수익률이었다. 단기적으로 시장은 투표기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체중계다. 포트폴리오 평균을 기준으로 우상단에 위치한 5개 기업과 좌하단에 위치한 5개 기업을 이처럼 명확하게 가른 건 과연 무엇일까? 1.0 가치투자자들이 천금같이 믿고 있는 평균회귀는 이루어 질 것인가? 애플 주가는 왜 더 많이 올랐는가?

2025년 지금 현재 주식에 피같은 돈을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돈을 던져 넣기 전(투자란 던질 투 재물 자)에 한번 깊이 고민해야 할 주제다. 과거를 배우는 것은 좋지만 과거에만 머물러 있으면 안된다. 워런 버핏이 그레이엄의 그늘아래 그대로 있었다면 지금의 버핏은 없었을거다. 주주총회에서 버핏에게 만약 50년을 더 산다면 능력 범위에 어떤 섹터를 추가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버핏은 기술분야라고 답했었다. 물론 늘 얘기했듯 당신은 버핏이 될 수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사업보고서를 읽는 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

“이 사람이 당대 최고의 투자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디저트를 먹을 무렵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가장 행복한 삶을 살려고 노력했고, 연례 보고서와 10-K 및 10-Q를 읽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워런 버핏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것을 포기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저에게는 일종의 심리 치료와도 같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워런 버핏이 최고의 투자자가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워런 버핏의 최고 버전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 가이 스파이어, 2007년 버핏과의 점심식사 낙찰자 with 모니시 파브라이

“제 생각에는 월스트리트 보고서를 읽고 거기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직접 해보고 두 팔을 걷어붙여야 합니다. 40년 동안 월스트리트 보고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연례 보고서(10K)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 워런 버핏

“비교적 간단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연례 보고서를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실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 찰리 멍거

빌 밀러가 말한대로 가치 투자란 무엇인가가 비싸 보인다고 배제하거나 무엇인가가 낮은 배수로 거래되기 때문에 싸다고 가정하는 것이 아니라 최상의 가치가 무엇인지 실제로 묻는 것이다. 높은 PER와 낮은 PER 모두에 가치가 있을 수 있다. 관건은 투자자가 최상의 가치를 알고 또한 시장의 잘못 매겨진 가격을 알아 볼 수 있느냐의 문제다. 높은 PER지만 잘못 매겨진 가격일 수도 있고 낮은 PER지만 역시 잘못 매겨진 가격일 수도 있다. 맹목적으로 낮은 PER만 뒤지고 있진 않은가? 비싸 보이는 게 진짜 비싼가? 싸 보이는 게 진짜 싼가? 적어도 사업보고서(엊그제가 2024년 보고서 마감일^^)를 읽는 투자자라면 스스로 이 질문들에 답을 찾은 후에 투자를 시작하기 바란다. 투자하는 기업의 보고서도 안읽는 투기자라면 뭐 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일테고.

지금부터 5년 뒤 평균 회귀가 일어나면 어쩔려고 또 이런 글을… ㅉㅉ

추가) 우리나라에서 가치 투자 3.0 기업을 찾는다면 말리고 싶다. 기업에 따라 달라지듯 국가에 따라서도 다르다. 우리나라는 가치 투자 1.0으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새로운 책을 안쓴다. 미국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나 벌어질 일들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바야흐로 강도남작(Robber Baron) 전성시대 ㅍㅎ

우리나라 현금부자 20선

또 이런 리스트만 보고 혹할까봐 코멘트 남기자면, 시총대비 순현금비중 1위 세원물산을 간단히 보면 대주주 지분이 무려 78%를 넘는다..ㅋ 작년 순이익 220억은 영업이익 13억에 금융수익 63억, 자산처분이익 같은 일시적 기타이익 100억, 지분법 손익 76억에서 법인세(31억)를 제한 금액이다. 청년시절 버핏이 구사했던 행동주의를 할래야 할 수도 없는 기업으로 배당률을 보면 그저 대주주의 선의(?)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기업이다. 물론 일시적이라고 보지만 영업이익 13억 나오는 사업에 5년 평균 CAPEX는 370억 가까이 투자하고 있다. 역시 대주주의 혜안으로 투자가 잘 돼서 이익이 급증하길 기대할 수 밖에..

세원물산 주가

세원물산 주가 보다가 상한가로 급등한 흔적이 있어 찾아보니 대선 관련주(이유조차 김문수 고향 경북 영천에 위치하고 있다는 그 이유 하나ㅋ)로 들어갔었다..ㅋㅋ 이래야 국장이지. 여기서 무슨 가치를 찾고 있을까. 대선 주자들 성이나 고향이나 학교를 뒤지는 게.

시간이 아주 많은 투자자(내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라면 리스트의 다른 기업들도 하나하나 뜯어봐야 알겠지만 대체로 싼 기업은 싼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 중에서 잘못 매겨진 가격을 찾아야 하는데 그럴려면 돌 하나 하나 뒤집어 봐야 한다. 하지만 이상하지 않은가? 미국에선 이런 기업들이 있을수도 없지만 우리나라엔 즐비하다. 저평가된 기업이 많다고 마냥 즐거워만 할 일이 아니라 이런 시스템에 대해 의문을 가져야 할 일이다. 멍거 말대로 투자가 쉬울리가 없다. 왜 투자가 쉬워야 하나?!

“우리는 쉬운 결정을 찾는 경향이 있지만 ‘쉬운 결정’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겨우 겨우 찾아냈고 그들은 그들만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 찰리 멍거

“Intelligent investing is not complex, though that is far from saying that it’s easy.”
– 워런 버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