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투자 전략 지도와 적정 가치

어감이 안좋아서(?) 투자 전략 지도로 부르기로. 대안으로 영어를 섞은 투자 맵으로 하려다가 아무래도 전략 지도가 나은것 같다. 기업의 과거와 현재의 위치를 알 수 있고 미래를 가늠할 수 있으면서 경쟁자들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도 알 수 있으니 아무래도 전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할 것 같아 일단은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이번에는 메타 투자 전략 지도와 적정 가치를 살펴 봤다.

메타 투자 전략 지도

지금은 이렇게 잘 나가고 있지만 한때 메타 주가가 100불 언저리로 쪼그라들었던 시절도 있었다. 불과 2년 전이다. PER 10.77이었다. 당시에 개인적으로 사용하려고 재무분석시스템을 조그맣게 만들고 있어서(아마도 지금 사용하는 10초 내재가치 계산기의 부모 버전쯤 되려나) 이것 저것 밸류에이션 해보던 시절이었다. 찾아보니 그때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었다.

메타 2022 주가

“내가 보고 싶은 그림은 아래 댓글에 붙여넣은 것처럼 손익계산서에서 1장, 재무상태표에서 1장, 현금흐름표에서 1장, 딱 3장의 그림이다. 이 정도만 있으면 한 회사의 재무 상태를 간단한 수준에서 시계열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기존의 유/무료 금융정보 제공업체들은 재무제표 양식 그대로의 1차적인 표나 그래프들만 보여준다.

기업의 밸류에이션도 대부분 정형화된 포맷을 기계적으로 따르거나 이유는 있겠지만 수치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알아서 판단하라는 의미는 알겠지만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은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재무제표 분석도 밸류에이션도 난 시장의 통념과는 약간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이런 분석시스템은 전적으로 나만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고(다르다) 복잡하지 않다(단순하다). 그래서 낯설수도 있고 시원찮아 보일 수도 있겠다. 계산된 내재가치는 DCF방식과 PBR방식을 혼합한 나만의 방식으로 계산한 수치다.”

그때 나온 메타 밸류에이션 그림이다. 280~330달러 그 어느 언저리쯤..당시 주가는 ‘현명한 초보 투자자’ 책에서 단순화한 요헤이 내재가치보다도 떨어졌었다.

2022년 메타 목표주가

그 즈음(2022년 2월) 가치평가의 대가 다모다란 교수의 메타 가치평가는 다음과 같다. 분석 당시 주가 219달러에 목표주가 346달러. 일반적으로 DCF는 엑셀을 사용해서 이런 식으로 밸류에이션 한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직관적이고 더 단순화할 수 없을까가 당시 내 과제였다.

메타 가치평가

표를 보면 OPM과 ROIC는 지금과 거의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다만 다모다란 교수도 향후 10년 성장률 8%와 3%로 나누고, 영구성장률도 평상시 2%보다 조금 더 높은 3%로 계산하고 있다. 메타 같이 좋은 기업이 6년후부터 3% 성장을 하고 10년 후부터도 계속해서 3% 성장한다는 가정이 과연 타당한가? 기존 현금흐름할인법이 메타와 같은 기업의 내재가치를 계산하는데 적합한가? 2022년 당시 약 8%로 가정했던 향후 2~5년 성장률에 비해 최근 3년 성장률은 무려 20%를 상회했다..^^ DCF에서 할인율보다 높은 성장률은 기존 공식으로는 계산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현재, 주가 559달러에 PER 28이다.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주가 566달러로 거의 근접했다.

매타 현재 주가

기존 현금흐름할인법을 개선한, 그리고 내 손을 하나도 타지 않고 AI가 뽑은 것처럼 계산기로 10초만에 뽑은 메타의 현재 내재가치는 다음과 같다.

메타 내재가치

그리고 간단 내재가치 계산기의 부모격인 재무분석시스템의 밸류에이션은 아래 그림과 같다. 요헤이 내재가치와 그레이엄가치가 비슷하다. 원리를 살펴 보면 비슷할 수밖에 없다. 메타 같은 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기간동안 두 내재가치 위에서 놀고 있다. 현재 내재가치 390달러 내외로 간단 내재가치 계산기 값보다 더 낮은 값이다. 둘 다 현재 메타는 고평가 구간이다.

매타 내재가치2

“1962년, 옥스퍼드 경제학자 이안 리틀은 개별 주식의 현재 가치가 미래 성장률을 예측할 수 있는지 조사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당연히 가치가 높은 주식은 이듬해에 가장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 후로는 점점 그 성장률이 낮아졌습니다. 5년째가 되자 가장 높은 가치와 가장 낮은 가치의 성장률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애널리스트의 예측과 내재 가치 평가를 사용하여 수많은 주식 시장에서 유사한 연구가 반복되었습니다.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반적으로 내년 정도는 예측할 수 있지만 5년이 지나면 상황이 절망적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의 경험을 살펴보면 예측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창조적 파괴의 최첨단에 있는 기업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만, 더 빨리 위축되고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 인용글을 읽고 다시 제일 처음에 제시한 메타 투자 전략 지도를 보자.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20%가 넘는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괴물같은 기업 중 하나가 바로 메타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기업들은 5년 정도 지나면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아래로 내려오지만, 어떤 기업들은 빨리 위축되고 사라지지 않고 더 오래 지속하거나 가속팽창하거나 더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변신한다. 그런 기업들은 일반적이고 평범한 기업들과는 다른 대접을 해줘야 마땅하다. 밸류에이션 방법이 그걸 캐치하지 못한다면 낡았으니 버리거나 방법을 바꾸거나 개선해야 한다.

나쁜 것은 생각보다 더 나쁠 수도 있고 좋은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좋을 수도 있다. 뉴욕대 다모다란 교수 같은 일부 유연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를 포함해서 아직 투자업계든 학계든 아무도 이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그저 옛 것만 답습하고 있다. 물론 언젠가, 정확히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메타 역시 위축되고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이런 기업에게 3% 영구성장률이 과연 적합한가? 10년 후에도 10% 성장을 한다면 그땐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 계산하지 못한다고 이런 좋은 기업들을 아예 투자 유니버스에서 제외만 할 것인가?

TSMC 10초 간단 내재가치 계산

딱 1년 전에 TSMC 10초 간단 내재가치 계산을 했었다. 그 즈음에 10초 만에 계산 가능한 초간단 내재가치 계산기를 만들고 로직을 보완하면서 기업 내재가치 계산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중 몇 개를 따로 저장해 두었는데 TSMC도 그 중 하나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적어 두었다.

2023 TSMC 내재가치

“이런 밸류에이션은 계산에서 핵심인 가정들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 이외에는 아무 의미없는 숫자와 그림이다. 다른 이들에게 거의 쓸모없는 이런 그림들을 가끔씩 공개하는 이유는 투자를 하려고 한다면 쉽게 볼 수 있는 가격정보만 보지 말고 그 기업의 내재가치도 함께 살펴보라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아주 간단하게 내(후)년 영업이익 1,000억 정도가 된다면 과거 평균인 PER 10 곱해서 1조 정도 가치가 되지 않을까? DCF 같은 복잡한 계산도 좋겠지만 그냥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투자를 하기 전에 반드시 자기 머릿속에 그 기업의 가치를 간단한 범위로나마 계산해 봐야 한다. 그리고 기록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가격은 알지만 가치는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버핏의 스승 중 한 명인 필립 피셔의 말이다. Price is what you pay. Value is what you get. 이 것은 워런 버핏이 강조한 말이다. 버핏과 멍거는 이런 작업들을 거의 10초 이내에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능력이 없다면 한 달이 걸리건, 일주일이 걸리건, 하루가 걸리건 비록 대가인 그들에 비해 시간은 훨씬 더 걸릴지라도 그 능력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정확도를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 그래서 투자가 쉬우면서도 어렵다.”

“가끔은 제가 살펴보고 있는 기업에 대해 찰리에게 물어보곤 합니다. 그는 처음 보는 기업인데도, 거의 10초 안에 끝냅니다. 머릿속에서 그렇게 빨리 처리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제가 몇 주 동안 살펴보고 있던 기업이었는데, 그는 바로 제가 이해하지 못한 것을 찾아냈습니다.”
– 모니시 파브라이

1년 전 TSMC 10초 간단 내재가치를 계산한 결과 저평가로 나왔었다. TSMC야 워낙 좋은 기업(이것 역시 좋은 기업에 대한 자기만의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이니까 가격이 내재가치에 비해 싼지 비싼지만 파악하면 됐었는데.. 그 후 1년 동안 무려 67% 가까이 상승했다.

TSMC 가격

(야후파이낸스)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비트하는 좋은 실적이 이런 주가 상승을 가져왔다.

TSMC 목표주가

(야후파이낸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동안 20% 이상의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변수가 존재하고 있지만 TSMC의 독점력과 AI시대의 역할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엊그제 나온 최근 분기 실적도 좋았다.

“타이베이, 7월 18일(로이터) – 세계 최대의 계약 칩 제조업체 인 대만의 TSMC 2330.TW 는 목요일에 인공지능에 사용되는 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연간 매출 예측치를 상향 조정했다. 2024년 매출 예측을 미국 달러 기준으로 20% 중반 이상으로 약간 증가할 것으로 상향 조정” 그리고 CEO는 이렇게 말했다. “AI는 매우 인기가 많습니다. 지금 모든 사람, 저의 고객 모두가 자사 기기에 AI 기능을 넣고 싶어합니다. 우리는 지금부터 내년, 그리고 2026년까지 고객을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매우,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TSMC 성장률

(야후파이낸스)

향후 5년 동안 전문가들이 예상한 성장을 달성한다고 가정하고 TSMC 10초 간단 내재가치 계산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현재 이익이 아닌 과거 5년 평균을 기준으로 계산하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TSMC 내재가치

그리고 현재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하니 10초 만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대략 이 범위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좋은가? 좋다. 싼가? 비싼가? 투자자라면 이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야 한다. 매수 매도는 그 다음이다.

2024 TSMC 내재가치

위워크를 다룬 드라마 우린 폭망했다

1년 전, 애플TV에 가입해서 파친코를 보고 다른 거 뭐 볼거 없나 하다가 봤던 드라마다. 내용도 모르고 출연배우도 모르는(앤 해서웨이는 알았다) 상태로 보기 시작했는데 공유오피스 스타트업 위워크를 다룬 드라마였다. 지금은 파산여부가 관심일 정도로 무너졌지만 위워크는 한때 기업가치 470억 달러(약 60조원)를 인정받았던 대표 유니콘 기업이었다.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이 유니콘이니 100억 달러 이상인 데카콘이 맞겠다.

우린 폭망했다 영화포스터

성장주에 투자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도 보며 재밌을 장면들이 꽤 많았다. 비전펀드로 전세계 성장주 투자를 좌지우지했던 손정의(김의성 분)도 볼 수 있어 좋았다. 단 10분 내외의 만남으로 20조 투자를 결정하면서 손정의가 CEO인 아담 뉴먼에게 한 질문은, “미친 사람과 똑똑한 사람이 싸우면 과연 누가 이길까.” 였다. 뉴먼은 “미친 사람”이라고 대답했고 손정의는 흡족해하며 “더 미쳐라”라고 말한다. 드라마를 보면 미친(?) CEO가 기업에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잘 볼 수 있다.

WeWork 주가

야후에서 현재 주가를 조회해 보니 현재 시가총액이 1억불이 조금 넘는다. IPO 얘기나올 때 470억불 가치를 받던 회사가 불과 몇 년후에 1억불로 작아졌다. 손정의 회장 최고의 투자 실패로 남게 됐다. 이처럼 투자 세계는 1억 기업이 470억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가 훨씬 더 많은 곳이다. 실적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이기 때문에 과거에 아무리 투자를 잘했더라도 0을 곱하면 0이 된다. 그래서 분산이 중요하다.

위워크를 검색하다 기업은 폭망했지만 지분 매각과 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 제도로 조단위 돈을 번 창업자 뉴먼의 최근 인터뷰를 봤다. 새로운 부동산 임대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 플로(Flow)는 위워크처럼 상업용이 아닌 주거용 임대를 주로 하는 기업으로 이미 3,000개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벤처캐피털 회사 a16z로부터 3억5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고 하니 인물은 인물이다.

위워크의 IPO 신청 당시 제기됐던 비판, 즉 회사의 실제는 부동산 사업인데 위워크를 기술 회사로 묘사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최고의 투자업체들이 계산한 밸류에이션은 실제로 돈을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이 부여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