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퀀트 투자 바이블

투자관련 책들을 한동안 읽지 않았다. 신간이 나오면 훑어 보긴 했지만 각잡고 정독을 하진 않았다. 오히려 해외 블로거들의 숙성된 글들을 읽는 게 들인 시간 대비 효율이 훨씬 더 나았다. 그러고 보면 난 철저히 합리를 추구하는 실용주의자에 가깝다. 지난 주말, 언젠가 꼭 봐야지 하면서도 계속 미루고 있었던 미국 드라마를 꽤 긴 시간(1부만 8회) 집중해서 봤는데 드라마 주인공의 삶에 대한 생각이 나랑 겹치는 부분이 많아 흥미로웠다. 마지막회에서 주인공이 느꼈던 죽음에 대한 경험과 그에 대한 회상은 내 머리를 해킹한줄 알았을 정도..ㅎ

다시 투자로 돌아가서 책을 안읽다가 삶의 어떤 흐름때문인지 지금은 많이 시들해진(?) 퀀트에 대한 책을 연달아 3권 읽었는데 하나는 퀀트의 개념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과 실행 방법, 특히 백테스트를 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해 꽤 성실하게 설명하는 책으로 퀀트 초보자용 책이다. 이전 퀀트책들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사항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책들이 많았다. 다른 하나는 퀀트를 직업으로 하고 싶어하는 사회 초년생들을 주 타겟으로 한 책으로 책의 특성상 금융공학에 대해 꽤 깊숙히 들어가긴 했지만 전문성과 실용성 사이에서 약간 길을 잃은듯 보였다. 직업으로 퀀트를 하려는 특정 소수의 사람들에게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다.

두 책 모두 퀀트에서 내가 찾던 내용은 전혀 없었다. 주식 관련 책을 읽거나 동영상을 보고 나서 모두가 하는 질문, ‘그래서 뭐 사요?’ 와 마찬가지로 퀀트 책을 읽는 목적은 하나다. ‘그래서 어떤 전략이 제일 좋은거요?’ 물론 나를 포함 모두들 성배를 꿈꾸며 이런 질문으로 책을 찾지만 어쩌면 이런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 뭘 사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처럼 어떻게 필터링해서 어떤 전략을 사용하더라도 돈을 벌 수 있다. 반대로 뭘 사도 손실을 볼 수 있고 어떤 퀀트 전략을 사용하더라도 돈을 잃을 수도 있다.

1977년부터 1990년까지 13년 동안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며, 한 해도 손실없이 연평균 29.2%의 수익률을 기록한 피터 린치에 의하면 자신의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돈을 번줄 알았지만 나중에 살펴 보니 가입자의 절반 정도는 수익이 아닌 손실을 보고 떠났다고 한다. 마젤란 펀드가 높은 수익률일 때 뉴스를 보고 들어왔다가 손실이 나자 너무 빨리 다른 펀드로 갈아 탔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선 황소도 돈을 벌고 곰도 돈을 벌지만 돼지는 도살당한다.

월가의 퀀트 투자 바이블

그래서 잡은 세번째 책은 제목처럼 퀀트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제임스 오쇼너시가 쓴 “월가의 퀀트 투자 바이블”이다. 비쌀 때 사는 돼지가 되지 않기 위해 이 책에서는 역시 싸게 살 것을 강조한다. 투자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이다(물론 싸다는 것에도 많은 함의가 숨어 있다). 초판에서는 필립 피셔의 아들 켄 피셔가 주창한 PSR을 최고 전략으로 소개했지만 이번 4판(미국에서는 2011년 출간)에서는 VC2 전략(PER PBR PSR PCR EV/EBITDA 주주수익률)을 권하면서 가격 모멘텀(6개월)을 추가했다. PSR이 1년에 한번으로는 좋은 전략이었지만 1년을 매월 새로 진입하는 12번으로 나눠 분석해 보니 VC2전략이 더 나았다고 한다.

“스토리가 좋아서 주식을 매수한다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주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최악의 성과를 냈다. 모두가 이들을 이야기하고 소유하고 싶어 한다. 종종 PER, PBR, PSR이 매우 높다. 단기적으로는 매우 호소력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치명적이다. 이들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 항상 개별 주식이 아니라 전반적인 전략 관점에서 생각하라. 한 기업의 데이터는 매우 설득력 있을 수 있지만 무의미하다. 반대로 단순히 단기적으로 상황이 나쁘다는 이유로 시장이나 주식을 피하지 말라…그러나 도입부에 인용한 괴테의 말처럼 행동은 어렵고 생각대로 행동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전략을 사용할 수 없어서 그날그날 주목받는 주식에 사로잡힌다면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크게 낮아진다.”
– 제임스 오셔너시, 월가의 퀀트 투자 바이블

핵심은 PER든 PBR이든 PSR이든 PCR이든 EV/EBITDA든 어떤 지표로 분석하더라도 비싼 그룹보다 싼 그룹의 수익률이 거의 대부분 좋았다는 것을 백테스트를 통해 밝혔다. “시장은 오랜 기간 여러 순환 주기에 걸쳐 어떤 특성(예컨대 저PER, 저PCR, 저PSR)에는 일관되게 보상하고, 어떤 특성(고PER, 고PCR, 고PSR)에는 일관되게 응징한다.” 책은 800페이지가 넘는 두께지만 퀀트 결과를 동일하게 분석한 부분이 많아 금방 읽었다. 마지막 우리나라 시장에 적용한 결과도 읽어 볼만 했다.

몇 년 전 이미 퀀트에 대해 깊이 공부했었지만 아무래도 난 합리적 실용주의자인지라 퀀트로 나온 몇 십개의 기업들을 한꺼번에 샀다가 1년이나 혹은 특정 시간이 지나면 일괄적으로 리밸런싱하는 식의 방법을 무조건 수용하긴 어려워 퀀트를 보조적으로만 이용하고 있다. 퀀트의 핵심은 성공률이 높은 전략을 찾아 내서 백테스트를 믿고 인내심을 가지고 결과가 벤치마크보다 뒤처지더라도 꾸준히 전략을 따라가는 데 있는데 그러려면 전략에 대한 올바른 백테스트와 결과에 대한 믿음이 핵심이다. 대부분은 올바른 백테스트에서부터 실패한다. 특히 믿음은 직접 흘린 땀에서 나온다. 시장을 이기고 싶다면 그렇게 노력해야 한다.

“10,000페이지에 달하는 무디스의 모든 페이지를 두 번이나 넘기며 기업을 찾았습니다. 세상은 좋은 거래에 대해 알려주지 않습니다. 직접 찾아내야 합니다.”
– 워런 버핏

투자에선 황소가 됐든 곰이 됐든 일관성을 가지고 끝까지 버틴 인내심 많은 사람에게 돈이 가게 된다. 물론 시장에는 투자자든 트레이더든 퀀터든간에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 인간 본성 탓에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시대는 과거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돼지같은 행동을 스스로 합리화하기 때문이다. 인덱스펀드가 효과적인 이유는 대형주를 매수하는 아주 단순한 전략을 일관되게 실행하게 해서 시장의 수많은 돼지를 ‘강제로’ 황소로 바꾸기 때문이다. 인덱스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늑대나 여우가 되려는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들여서라도 자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어떤 방법이든 높은 수익을 내는 투자자들의 공통점 하나는 바로 일관성이고 이는 높은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일관성 유지가 열쇠
장기적으로 초과수익을 달성하는 유일한 방법은 합리적인 투자 전략을 일관되게 사용하는 것이다. 모닝스타의 10년 단위 분석에 의하면 펀드의 70%가 S&P500 성과에 못 미쳤다. 펀드매니저들이 한 가지 전략을 시종일관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장기 성과가 망가진다.”
– 제임스 오셔너시, 월가의 퀀트투자 바이블 서문

이 책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간지 사시사이에 들어 있는 빛나는 인용문이다^^

  • 좋은 정보가 전투의 90%를 좌우한다 – 나폴레옹
  •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 괴테
  • 우리는 적을 만났다 적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 월트 켈리
  • 정돈과 단순화는 한 분야에 통달하는 첫걸음이다 – 토마스 만
  • 돈 버는 일에는 모두의 종교가 하나다 – 볼테르
  • 관습에 반하는 길을 가라 거의 언제나 잘 풀릴 것이다 – 장 자크 루소
  • 현명해지려면 진리를 발견하는 것보다 환상을 깨는 것이 낫다 – 루트비히 뵈르네
  • 가던 길을 바꾸지 않으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 노자
  • 사람은 사실을 보고 싶은 대로 그리기 십상이다 – 이솝
  • 전망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예술이다 – 조너선 스위프트
  • 나의 불행보다는 남의 불행을 통해 현명해지는 것이 훨씬 낫다 – 이솝
  • 합리적인 인간은 네스호의 괴물처럼, 보았다는 사람은 많아도 사진에 찍힌 적은 아주 드물다 – 데이비드 드레먼
  • 발견은 남들과 같은 것을 보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다 – 얼베르트 센트죄르지
  • 아는 것 때문이 아니라,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는 게 아닌 것 때문에 피해를 본다 – 아르테무스 워드
  • 언제나 가장 빠른 자가 경주에서 이기고 가장 힘센 자가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기를 걸 때에는 여기에 걸어야 한다 – 데이먼 러니언
  • 중요한 것은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다 – 토머스 헉슬리
  • 인간의 감정은 아는 것에 반비례한다 더 적게 알수록 더 쉽게 뜨거워진다 – 버트런드 러셀
  • 모든 진리는 일단 발견하고 나면 이해하기 쉽다 요점은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다 – 갈릴레오 갈릴레이
  • 팩트는 무시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 올더스 헉슬리
  • 모든 것을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본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 노자
  •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는 것은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 벤저민 디즈레일리
  • 미래를 판단하는 기준은 과거뿐이다 – 패트릭 헨리
  • 생각은 쉽다 행동은 어렵다 생각대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 괴테

추가) “근본적으로, 저는 평생 인용구 중독자였어요. 똑같아요. 그래서 저는 인용구로 가득 찬 공책을 보관했어요. 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 21살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것들을 정말 좋아해요. 그리고, 제 생각에, 그것들을 합치면 엄청난 펀치를 날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들을 큐레이팅하면요. 월가에서 효과가 있는 것들을 읽으면, 저는 모든 장을 짧은 인용문으로 시작해요.” – 오쇼너시

이번에 새 책(Two Thoughts, A Timeless Collection of Infinite Wisdom)을 썼는데 인용문 모음집과 비슷한 책인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0명의 사상가로부터 얻은 500가지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역시^^

투자가 진화해야 하는 이유

미국 시장이 비싼 이유

토드 콤스가 말한 “할인율 10%에서 PER 26이 되려면 성장률이 15%가 되어야 한다.”의 의미를 그림으로 그려보면 대략 아래와 같다. 한창 밸류에이션 공부할 때 만들었던 그림인데 이 정도만 공유해도 전체 그림의 내용을 대충은 알아볼 듯. 빨간선 4개, 주황 점선 2개, 그리고 파란선 2개.

밸류에이션 그림

현재 미국 S&P500 PER 30 수준이고 포워드PER 22 수준이다. PER 22는 토드 콤스의 계산대로라면 성장률이 대략 12%가 되어야 한다. S&P500의 최근 5년 성장률이 대략 8.6% 내외 수준이고 10년으로 길게 놓고 보면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렇게 보면 여전히 미국시장은 AI 같은 테마로 현재 고평가이긴 하지만 과거 2000년대 초반 인터넷과 IT 열풍이 불 때처럼 터무니없이 높은 밸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미국 시장의 현재 밸류가 싸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S&P500 PER

그레이엄 시대에는 연평균 7% 이상 성장하는 기업들을 성장주로 봤었다. 주말에 S&P500 가운데 7% 이상 성장하고 있는 기업의 수를 세어 봤더니 거의 50%에 육박했다. 5년 성장 평균이 8.6%니 일일이 세지 않더라도 당연한 결과다. 그레이엄이 성장주라고 부를 기업이 거의 반 이상이다. 투자가 진화해야 하는 이유, 가치 투자 3.0을 알아야 하는 이유, 필립 피셔의 책을 다시 한번 읽을 이유다.

“저는 작은 수익을 많이 벌려고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는 아주 아주 큰 수익을 원합니다.”
– 필립 피셔

필립 피셔의 15가지 질문 가운데는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가 자신을 돌아봐야 하는 질문도 있다. “이익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기적인가 장기적인가?” 이는 내재가치 계산기에서 “당신의 시간지평은 몇 년인가?” 와 같은 말이다. 내 어림 계산에 의하면 첫 문단에서 토드 콤스의 시간지평은 최소 7~10년이다. 버핏의 시간지평도 거의 비슷하다.

“오랫동안 무언가를 소유하거나 잠재적으로 오랫동안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오랫동안 소유했던 것이 어떤 것인지 아는 것이 유용하다”
“We find doing nothing the most difficult task of all.”
– 워런 버핏

“기다림은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릴 수 없습니다. 지연된 보상 유전자를 얻지 못했다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The first rule of compounding is to never interrupt it unnecessarily”
– 찰리 멍거

투자에서 어려운 것은 좋은 기업을 고르는 안목을 갖추는 것이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은 복리가 충분히 작동할 수 있도록 오래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안목에는 약간의 지능이 필요하지만 인내에는 어마어마한 기질이 필요하다. 지능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기질은 귀하다. 그래서 그레이엄은 없는 기질을 활용하기 보단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약간의 지능을 활용해서 현명하게 투자하라고 가르쳤다.

“어떤 회사를 사야 할지 분석하는 데 천재가 될 수도 있지만, 주식을 계속 보유할 인내심과 용기가 없다면 평범한 투자자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좋은 투자자와 나쁜 투자자를 가르는 것은 항상 두뇌의 능력만이 아닙니다. 많은 경우 규율입니다…거울 앞에 서서 자신이 장기 투자자이며, 주식에 대한 믿음을 지킬 것이라고 맹세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어떤 사람들에게 장기 투자자가 몇 명인지 물어보면, 모두가 손을 들어 보일 것입니다. 요즘은 장기 투자자라고 주장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 어렵지만, 주식이 폭락할 때 진짜 시험이 옵니다.”
– 피터 린치

주식을 종이 조각이 아닌 사업으로 본다는 것

주식 가격은 매일 오르락 내리락 변동한다. 투자자가 변동하는 주식 가격에 마음을 뺏기기 시작하면 사업의 기본을 파악하기보다는 가격 맞히기 게임을 하게 된다. 주식을 이런 게임으로 받아들이면 가격이 올라갈지 내려갈지에 베팅하기 시작하며 하루나 일주일 이내 단기간 결과에 일희일비하게 된다. 단 하루라도 주식시장(정확히는 게임장)이 열리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심리와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정신을 뺏겨 매일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뉴스와 정보의 홍수에 허우적대며 금쪽같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가격맞히기에 모두 쏟아 붓는다. 하지만 세상에 10분 뒤, 1시간 뒤, 하루 뒤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결국 아무리 애를 쓰더라도 알 수 없는 곳에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우리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꽃에서 꽃으로 옮겨 다니면서 장기적인 투자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는 활발하게 거래하는 기관에 “투자자”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반복적으로 원나잇 스탠드에 참여하는 사람을 낭만주의자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고 믿습니다.”
– 워런 버핏

그래서 그레이엄과 버핏, 멍거는 무엇보다 먼저 주식을 사고파는 종이가 아닌 사업으로 보라고 했다. 주식투자에서 성공은 끊임없는 매매가 아닌 신중한 선택과 장기적인 인내에서 나오기때문에 심지어 분석전에 가격을 먼저 보지도 말라고 했다. 주식을 사업으로 본다면 마치 두 번째 집을 사는 것처럼 주식을 사야 한다. 투자로 집을 구매한다면 수입인 임대료와 비용인 세금이나 이자를 먼저 생각하고 무엇보다 집이 있는 동네의 미래를 이해해야 한다. 동네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를 당연히 생각해야 한다. 그런 판단이 끝나고 난 다음에 밸류에이션을 해보고 매수하는 가격과 비교해야 한다. 그때 가격을 보면 된다. 내 계산과 비교해서 현재 가격은 싼가 비싼가? 혹은 적당한가?

“대부분의 전문 투자자는 내년에 주식이 어떻게 될지에 집중하고, 온갖 난해한 방법을 동원해 접근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사업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치 관점에서 투자하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진짜 시험은 내일 주식 시장이 열리는지 신경 쓰는지 여부입니다. 증권에 좋은 투자를 한다면, 5년 동안 주식 시장을 닫아도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 티커가 말해주는 건 가격뿐이고, 가끔 가격을 보고 가격이 터무니없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사업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나는 주식이나 사업의 가치를 먼저 평가하고 가격도 모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가격의 영향을 받지 않고 내 가치 평가를 내릴 수 있고, 나중에 가격을 보고 내 가치와 크게 어긋나는지 확인하는 게 낫습니다.”
– 워런 버핏

주식 시장에는 이런 사업들 수 천개가 있고 그중에서 향후 5년, 10년, 20년 뒤에 지금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내가 잘 아는 기업들만 찾으면 된다. 당장 내일 주가를 올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는 CEO가 있는 기업이 아니라 향후 5년, 10년에 걸쳐 가치를 추가할 수 있는 CEO가 있는 기업을 고르되 수없이 많은 현명한 결정을 계속 내려야 하는 사업이 아니라 한두 번만 현명한 결정을 하면 되는 사업, 그리고 아무리 멍청한 사람이라도 경쟁자가 있는 것보다는 경쟁자가 없는 사업(독점같은)이 더 좋다. 그런 사업은 바보같은 CEO라도 경영할 수 있는 사업이다.

얼마 전에 주식은 사고파는 종이가 아니라 비즈니스라는 비슷한 글을 이미 올린 적이 있었는데 다시 또 이런 글을 올리는 이유는 주식 투자의 기본은 바로 이 마인드라고 믿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이면서 많은 투자자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없는 마인드이기도 하다. 투자에서 이 마인드가 장착되어야 시장을 하인으로 부릴수도 있고 안전마진도 고려할 수 있고 인내심과 절제력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레이엄도 가장 현명한 투자는 사업처럼 하는 투자라고 했다. 케인스도 마찬가지.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투자에서 올바른 방법은 자신이 뭔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과 자신이 경영에 대해 철저히 믿는 기업에 상당히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이라는 확신이 점점 더 커집니다. 자신이 잘 모르고 특별히 신뢰할 이유가 없는 기업에 너무 많은 것을 분산함으로써 자신의 위험을 제한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입니다. . . 자신의 지식과 경험은 확실히 제한적이며, 개인적으로 전적인 신뢰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느끼는 기업은 주어진 시간에 두세 개 이상인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 케인스

지금 훌륭한 지역에 위치한 두번째 집을 이미 소유하고 있다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했다고 당장 집을 팔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집을 팔고 그것보다 못한 지역에 있는 다른 집을 사진 않을 것이다.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다. 성공은 끊임없는 매매가 아닌 신중한 선택과 장기적인 인내에서 나온다. 하지만 사람들 머리속에 집은 신중하게 구매하고 장기 보유를 하면서 주식은 당장 사고 팔려 한다.

“대중들은 집을 살 때, 냉장고를 살 때, 차를 살 때 조심합니다. 그들은 왕복 항공권에 단 100달러를 절약하기 위해 몇 시간 동안 노력할 것입니다. 그들은 버스에서 들은 엉뚱한 아이디어에 5,000달러 또는 10,000달러를 걸 것입니다. 그것은 도박입니다. 그건 투자가 아닙니다.”
– 피터 린치

블로깅과 투자

아무리 중요하다해도 같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변주하는 걸 보니 나도 글을 좀 줄일 때가 된것 같다. 블로그에서 똑같은 글의 반복과 투자에서 잦은 매매는 같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