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M7으로 난리지만 불과 몇 년 전에는 FAANG으로 난리였다. FAANG에서 넷플릭스를 뺀 4개 기업과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그리고 엔비디아를 넣으면 M7이 된다. 그 중간에 지금은 메타로 이름을 바꾼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실적과 주가가 주춤하자 MAGA라고 그 둘을 빼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집어 넣기도 했었다. 아침에 3년 전 과거의 오늘 써둔 글을 읽다 보니 다모다란 교수의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내 조언은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구분하라는 것입니다. 매우 좋은 회사일 수 있어도 정말 나쁜 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테슬라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의 다른 모든 사람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가가 너무 올라갑니다. 미래가 아무리 좋아도 너무 비싸게 주식을 사게 되는 것이지요. 회사가 얼마나 좋은지 생각하는 것만으로 투자할 수는 없습니다.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항상 가격을 고려해야 합니다…훌륭한 기업이라도 비싼 가격이라면 사지 않을 겁니다. 항상 회사가 얼마나 좋은지뿐만 아니라 그 주식을 얻기 위해 내야 하는 가격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 가격이 수익을 결정합니다.”
“건강한 투자는 어떤 자산에 대해 그 자산이 가진 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는 것이다. 투자 자산의 적절한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가치평가입니다.”
FAANG 주식의 최근 3년 수익률이다. 다모다란 교수가 좋은 회사라도 나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콕집어 예를 든 테슬라를 함께 넣어봤다. 테슬라만 -21% 수익이다. 나머지 5개 기업은 2022년 하락을 뛰어 넘어 최근 2년동안 꾸준히 상승했다. 메타와 애플의 수익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6개 기업을 약식 투자 전략 지도에 함께 넣어 봤다.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의 기업이 들어가는 10×10에 들어 있는 기업은 단 하나도 없이 각자 좋은 위치에 놓여 있다.
6개 모두 훌륭한 기업이지만 다모다란 교수의 말처럼 투자자라면 투자하기 전에 기업이 싼지 비싼지 스스로 가치평가를 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 3년의 성적표를 안다. 그럼 앞으로 3년의 성적표도 알 수 있겠는가. 나는 국내외 투자를 이야기하는 많은 책들이 가치평가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도 하지 않는 책들이 그렇게 많은 것을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PER나 PBR을 가치평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맞으면서도 틀렸다.
“일부는 맞습니다. 적절한 가격이라면 어떤 회사든 사겠습니다. 엑슨모빌이라고 칩시다. 비록 석유의 미래가 암울하더라도 적절한 주가에선 매수하겠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기업이라도 비싼 가격이라면 사지 않을 겁니다. 항상 회사가 얼마나 좋은지뿐만 아니라 그 주식을 얻기 위해 내야 하는 가격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 가격이 수익을 결정합니다.”
“제가 조언하고 싶은 건 이제 5%의 안정적 배당을 주는 주식을 찾지 말라는 겁니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만약 찾는다면 파산 직전에 있는 회사일 겁니다. 그렇게 배당을 주는 건강한 회사는 없습니다. 이런 시장에서는 성장할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어감이 안좋아서(?) 투자 전략 지도로 부르기로. 대안으로 영어를 섞은 투자 맵으로 하려다가 아무래도 전략 지도가 나은것 같다. 기업의 과거와 현재의 위치를 알 수 있고 미래를 가늠할 수 있으면서 경쟁자들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도 알 수 있으니 아무래도 전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할 것 같아 일단은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이번에는 메타 투자 전략 지도와 적정 가치를 살펴 봤다.
지금은 이렇게 잘 나가고 있지만 한때 메타 주가가 100불 언저리로 쪼그라들었던 시절도 있었다. 불과 2년 전이다. PER 10.77이었다. 당시에 개인적으로 사용하려고 재무분석시스템을 조그맣게 만들고 있어서(아마도 지금 사용하는 10초 내재가치 계산기의 부모 버전쯤 되려나) 이것 저것 밸류에이션 해보던 시절이었다. 찾아보니 그때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었다.
“내가 보고 싶은 그림은 아래 댓글에 붙여넣은 것처럼 손익계산서에서 1장, 재무상태표에서 1장, 현금흐름표에서 1장, 딱 3장의 그림이다. 이 정도만 있으면 한 회사의 재무 상태를 간단한 수준에서 시계열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기존의 유/무료 금융정보 제공업체들은 재무제표 양식 그대로의 1차적인 표나 그래프들만 보여준다.
기업의 밸류에이션도 대부분 정형화된 포맷을 기계적으로 따르거나 이유는 있겠지만 수치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알아서 판단하라는 의미는 알겠지만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은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재무제표 분석도 밸류에이션도 난 시장의 통념과는 약간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이런 분석시스템은 전적으로 나만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고(다르다) 복잡하지 않다(단순하다). 그래서 낯설수도 있고 시원찮아 보일 수도 있겠다. 계산된 내재가치는 DCF방식과 PBR방식을 혼합한 나만의 방식으로 계산한 수치다.”
그때 나온 메타 밸류에이션 그림이다. 280~330달러 그 어느 언저리쯤..당시 주가는 ‘현명한 초보 투자자’ 책에서 단순화한 요헤이 내재가치보다도 떨어졌었다.
그 즈음(2022년 2월) 가치평가의 대가 다모다란 교수의 메타 가치평가는 다음과 같다. 분석 당시 주가 219달러에 목표주가 346달러. 일반적으로 DCF는 엑셀을 사용해서 이런 식으로 밸류에이션 한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직관적이고 더 단순화할 수 없을까가 당시 내 과제였다.
표를 보면 OPM과 ROIC는 지금과 거의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다만 다모다란 교수도 향후 10년 성장률 8%와 3%로 나누고, 영구성장률도 평상시 2%보다 조금 더 높은 3%로 계산하고 있다. 메타 같이 좋은 기업이 6년후부터 3% 성장을 하고 10년 후부터도 계속해서 3% 성장한다는 가정이 과연 타당한가? 기존 현금흐름할인법이 메타와 같은 기업의 내재가치를 계산하는데 적합한가? 2022년 당시 약 8%로 가정했던 향후 2~5년 성장률에 비해 최근 3년 성장률은 무려 20%를 상회했다..^^ DCF에서 할인율보다 높은 성장률은 기존 공식으로는 계산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현재, 주가 559달러에 PER 28이다.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주가 566달러로 거의 근접했다.
기존 현금흐름할인법을 개선한, 그리고 내 손을 하나도 타지 않고 AI가 뽑은 것처럼 계산기로 10초만에 뽑은 메타의 현재 내재가치는 다음과 같다.
그리고 간단 내재가치 계산기의 부모격인 재무분석시스템의 밸류에이션은 아래 그림과 같다. 요헤이 내재가치와 그레이엄가치가 비슷하다. 원리를 살펴 보면 비슷할 수밖에 없다. 메타 같은 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기간동안 두 내재가치 위에서 놀고 있다. 현재 내재가치 390달러 내외로 간단 내재가치 계산기 값보다 더 낮은 값이다. 둘 다 현재 메타는 고평가 구간이다.
“1962년, 옥스퍼드 경제학자 이안 리틀은 개별 주식의 현재 가치가 미래 성장률을 예측할 수 있는지 조사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당연히 가치가 높은 주식은 이듬해에 가장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 후로는 점점 그 성장률이 낮아졌습니다. 5년째가 되자 가장 높은 가치와 가장 낮은 가치의 성장률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애널리스트의 예측과 내재 가치 평가를 사용하여 수많은 주식 시장에서 유사한 연구가 반복되었습니다.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반적으로 내년 정도는 예측할 수 있지만 5년이 지나면 상황이 절망적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의 경험을 살펴보면 예측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창조적 파괴의 최첨단에 있는 기업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만, 더 빨리 위축되고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 인용글을 읽고 다시 제일 처음에 제시한 메타 투자 전략 지도를 보자.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20%가 넘는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괴물같은 기업 중 하나가 바로 메타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기업들은 5년 정도 지나면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아래로 내려오지만, 어떤 기업들은 빨리 위축되고 사라지지 않고 더 오래 지속하거나 가속팽창하거나 더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변신한다. 그런 기업들은 일반적이고 평범한 기업들과는 다른 대접을 해줘야 마땅하다. 밸류에이션 방법이 그걸 캐치하지 못한다면 낡았으니 버리거나 방법을 바꾸거나 개선해야 한다.
나쁜 것은 생각보다 더 나쁠 수도 있고 좋은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좋을 수도 있다. 뉴욕대 다모다란 교수 같은 일부 유연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를 포함해서 아직 투자업계든 학계든 아무도 이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그저 옛 것만 답습하고 있다. 물론 언젠가, 정확히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메타 역시 위축되고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이런 기업에게 3% 영구성장률이 과연 적합한가? 10년 후에도 10% 성장을 한다면 그땐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 계산하지 못한다고 이런 좋은 기업들을 아예 투자 유니버스에서 제외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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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전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엔비디아의 실적발표에 쏠렸다.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투표기에 가깝기때문에 실적을 맞추고 향후 방향을 투표하기 바쁘다. 지금부터 딱 1년 반 전에 엔비디아 NVDA 재무제표를 훑어 본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에도 ChatGPT 출현 이후 모두가 충격을 받았고, AI가 인류의 미래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었으며 AI 대장주는 엔비디아였다. 전통적인 가치투자자가 과연 그때 엔비디아(NVDA)를 살 수 있었을까. 그 당시 분석했던 자료들이 몇 개 남아 있어서 복기차원에서 리뷰해 본다.
(야후파이낸스)
야후파이낸스가 개편을 해서 지금 스크린샷이랑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올 6월 즈음에 1/10으로 액면분할했기 때문에 지금 가격으로 환산하면 21달러 정도였다. 당시 PER 57.36으로 높은 편이었고 시가총액은 533B 이었다.
(야후파이낸스)
오늘 스크린샷이다. 1년 반에 비해 거의 600% 상승했다. 현재 PER 73.46에 시가총액 3.09T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시총 1,2위를 다투는 초거대기업이 됐다. 애널리스트 목표가 137 정도. 지금 PER도 그렇고 1년 반 전 PER 57도 그렇고 전통적인 가치투자를 공부한 투자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밸류에이션이 아니다. 아니 전통적인 가치투자 기법에서는 이런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제외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1년 반 전에 향후 AI가 대세가 되고 모든 사람들이 AI에 뛰어들 것이고 최고 수혜주가 엔비디아(NVDA)라고 생각했더라도 가치투자자라면 선뜻 투자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엔비디아 분기별 실적, 재무제표 분석)
당시 발표된 분기별 재무제표 실적을 보면 위와 같다. 분기별 매출이 하락하고 있었고 특히 영업이익률이 드라마틱하게 줄어들고 있었다. PER 57에 분기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기업이었다.
그 다음 분기부터 실적이 점점 좋아져서 다시 드라마틱하게 늘었다. 매출과 이익 모두에서 과거의 막대 그래프가 꼬마로 보일 정도의 거인이 됐다. 어마어마한 성장이다. 과거에 이 그림을 예상하고 들어갔다면 큰 부자가 됐을테지만 미래를 볼 수 있는 수정 구슬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좋은 기업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버핏의 관점을 내 나름대로 차용한 경제적 해자 기준 점수를 보면 1년 반 전에 10점 만점에 7점이다. 보통 7~8 이상을 좋은 기업으로 보고 있다. 10점에서 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2개를 제외하면 거의 다 만족하고 있었다. 지금 다시 살펴 보니 역시 모든 게 똑같이 7점이다. 좋지만 비싸 보이는 기업이다.
그렇다면 당시 누구나 계산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상대평가 숫자인 PER 57이나 PBR 같은 숫자들 말고 따로 계산한 밸류에이션은 얼마였을까? 1년 반 전 당시 조회했던 기본적인 STAT은 다음과 같았다. 당신이라면 이 기업의 적정 내재가치는 얼마인가?
지금 현재 내 손을 전혀 타지 않고 10초 내재가치 계산기로 뽑은 내재가치는 다음과 같다. 물론 현재 추세가 일정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다소 공격적인 가정이 자동으로 들어간 숫자고 안전마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숫자다.
항상 투자는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쉬워 보이지만 기록하면 보인다. 세상에 쉬운 투자는 없다. 1년 반 만에 600% 이상 올라갈 동안 눈 질끈 감고 계속 가지고 있을 투자자도 거의 없다. 그 투자자가 당신이라면 축하한다~
“약 10년 전부터 저는 가치 평가 실무의 핵심에 있는 모순에 주목했습니다. 데이터와 더 강력한 모델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했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치 평가의 질은 실제로 악화되었습니다. 저는 그러한 질적 저하의 한 가지 이유는 가치 평가가 사업의 질과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재무 모델링 연습인 기계적인 것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좋은 가치 평가는 스토리와 숫자 사이의 다리라고 주장하며 이 주제에 대한 책을 썼습니다.” – 애스워드 다모다란
다시 1년 반 전으로 돌아가서 가치투자자는 엔비디아(NVDA)를 살 수 있었을까? 나는 과거부터 늘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왜 가치투자자는 엔비디아(NVDA)를 살 수 없을까?” 버핏은 모든 투자는 가치투자라고 했으니 이렇게 바꿔야겠다. “왜 투자자는 엔비디아(NVDA)를 살 수 없을까?”, “왜 나는 2007년 리노공업을 살 수 없었을까?”
“가치 평가가 스프레드시트에서 과거 데이터를 외삽하는 것에 관한 것이라면 AI는 더 빨리, 그리고 당신보다 훨씬 적은 오류로 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치 평가가 소프트 데이터(경영 품질, 진입 장벽)를 고려한 비즈니스 스토리를 중심으로 구축된 경우 AI는 당신이 하는 일을 복제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역시 다모다란 교수가 한 말이다.
면책 조항: 이 블로그에서 나누는 정보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소스를 사용하지만 그 정확성은 보장할 수 없으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는 안됩니다. 직접 조사하거나 독립적인 재무 전문가와 상담하기 바랍니다. 저는 공인 투자 자문사가 아니며, 이 글의 모든 주장은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사전 통보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오직 정보 공유 목적으로만 제공되며 주식 매수 또는 매도를 권장하는 것이 아닙니다.금융 상품이나 기타 상품에 대한 투자는 상당한 위험을 수반하며, 여기에는 투자한 원금의 전액 손실 가능성도 포함됩니다. 과거 실적은 미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며, 예측은 미래 성과를 보여주는 믿을 수 있는 지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