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10초 간단 내재가치 계산

딱 1년 전에 TSMC 10초 간단 내재가치 계산을 했었다. 그 즈음에 10초 만에 계산 가능한 초간단 내재가치 계산기를 만들고 로직을 보완하면서 기업 내재가치 계산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중 몇 개를 따로 저장해 두었는데 TSMC도 그 중 하나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적어 두었다.

2023 TSMC 내재가치

“이런 밸류에이션은 계산에서 핵심인 가정들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 이외에는 아무 의미없는 숫자와 그림이다. 다른 이들에게 거의 쓸모없는 이런 그림들을 가끔씩 공개하는 이유는 투자를 하려고 한다면 쉽게 볼 수 있는 가격정보만 보지 말고 그 기업의 내재가치도 함께 살펴보라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아주 간단하게 내(후)년 영업이익 1,000억 정도가 된다면 과거 평균인 PER 10 곱해서 1조 정도 가치가 되지 않을까? DCF 같은 복잡한 계산도 좋겠지만 그냥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투자를 하기 전에 반드시 자기 머릿속에 그 기업의 가치를 간단한 범위로나마 계산해 봐야 한다. 그리고 기록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가격은 알지만 가치는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버핏의 스승 중 한 명인 필립 피셔의 말이다. Price is what you pay. Value is what you get. 이 것은 워런 버핏이 강조한 말이다. 버핏과 멍거는 이런 작업들을 거의 10초 이내에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능력이 없다면 한 달이 걸리건, 일주일이 걸리건, 하루가 걸리건 비록 대가인 그들에 비해 시간은 훨씬 더 걸릴지라도 그 능력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정확도를 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 그래서 투자가 쉬우면서도 어렵다.”

“가끔은 제가 살펴보고 있는 기업에 대해 찰리에게 물어보곤 합니다. 그는 처음 보는 기업인데도, 거의 10초 안에 끝냅니다. 머릿속에서 그렇게 빨리 처리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제가 몇 주 동안 살펴보고 있던 기업이었는데, 그는 바로 제가 이해하지 못한 것을 찾아냈습니다.”
– 모니시 파브라이

1년 전 TSMC 10초 간단 내재가치를 계산한 결과 저평가로 나왔었다. TSMC야 워낙 좋은 기업(이것 역시 좋은 기업에 대한 자기만의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이니까 가격이 내재가치에 비해 싼지 비싼지만 파악하면 됐었는데.. 그 후 1년 동안 무려 67% 가까이 상승했다.

TSMC 가격

(야후파이낸스)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비트하는 좋은 실적이 이런 주가 상승을 가져왔다.

TSMC 목표주가

(야후파이낸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동안 20% 이상의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변수가 존재하고 있지만 TSMC의 독점력과 AI시대의 역할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엊그제 나온 최근 분기 실적도 좋았다.

“타이베이, 7월 18일(로이터) – 세계 최대의 계약 칩 제조업체 인 대만의 TSMC 2330.TW 는 목요일에 인공지능에 사용되는 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연간 매출 예측치를 상향 조정했다. 2024년 매출 예측을 미국 달러 기준으로 20% 중반 이상으로 약간 증가할 것으로 상향 조정” 그리고 CEO는 이렇게 말했다. “AI는 매우 인기가 많습니다. 지금 모든 사람, 저의 고객 모두가 자사 기기에 AI 기능을 넣고 싶어합니다. 우리는 지금부터 내년, 그리고 2026년까지 고객을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매우,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TSMC 성장률

(야후파이낸스)

향후 5년 동안 전문가들이 예상한 성장을 달성한다고 가정하고 TSMC 10초 간단 내재가치 계산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현재 이익이 아닌 과거 5년 평균을 기준으로 계산하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TSMC 내재가치

그리고 현재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하니 10초 만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대략 이 범위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좋은가? 좋다. 싼가? 비싼가? 투자자라면 이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야 한다. 매수 매도는 그 다음이다.

2024 TSMC 내재가치

버크셔 해서웨이 2024 주주총회

이번 버크셔 해서웨이 2024 주주총회에서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질문과 버핏의 답변 몇 개를 번역했다. 찰리 멍거의 부재가 너무나 아쉽지만 버핏의 존재가 너무나 고맙다.

“질문 : 2018년 버핏 씨는 100만 달러 미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연간 5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이전처럼 2만 페이지에 달하는 무디스 매뉴얼을 훑어보시겠습니까?

버핏: 무디스 매뉴얼과 같은 것이 지금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경우에는 20,000페이지를 훑어볼 것입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뭔가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백만 달러만 있으면 연간 50%의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분야를 사랑해야 합니다.”

무디스매뉴얼

무엇이 버핏으로 하여금 2만 페이지에 달하는 그 재미없는 무디스 매뉴얼을 두 번이나 읽게 했을까?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고 노력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버핏이 자신이 하는 일을 얼마나 좋아하고 사랑하는지는 다음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알 수 있다.

“질문 : 지금 가지고 있는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우선순위를 다르게 설정하시겠습니까?

버핏: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해 자책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고 남은 인생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계속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저는 저를 신뢰하는 사람들의 돈을 관리하는 일을 정말 좋아합니다. 신뢰받는다는 느낌을 좋아하거든요. 찰리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자신이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친절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세상이 더 좋아질 겁니다.”

삶에서 뿐만 아니라 투자를 하다보면 운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할 수 있는지가 흥미롭다는 관점은 실수를 전혀 두려워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투자에서 실수는 항상 따라오는 불운에 가깝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 같은 실수(불운)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꾸준히 스킬을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습기계가 되어야 한다.

“질문 : 예리한 두뇌와 뛰어난 판단력, 뛰어난 컨디션을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인가요?

버핏: 그냥 운이 좋아야 합니다. 저의 가장 큰 비결은 불운을 피하는 것입니다. 운이 좋으면 운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운이 좋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운이 좋았다면 여러 가지 다른 선택을 했을 거예요. 하지만 어떻게 더 잘 풀릴 수 있었을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계속 진행하다 보면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할 수 있는지 흥미롭습니다. 찰리가 그런 얘기를 하곤 했어요. 그냥 버티고 계속 나아가면 된다고요. 하지만 여전히 운이 필요하죠.”

“질문 : 찰리와 하루 더 함께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버핏: 찰리는 배우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골프를 치고, 테니스를 치고, 모든 것을 함께 했습니다. 그는 군대에 있을 때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루도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루도 자발적으로 운동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먹는 음식에 대해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아마 예전과 똑같은 일을 했을 거예요.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배우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는 벤 프랭클린의 책을 다 읽었고 제 책보다 벤 프랭클린의 책이 더 좋아서 만날 사람이 없다고 했어요. 인생의 마지막 날을 누구와 함께 보내고 싶은지 생각해 보세요. 그런 다음 가능한 한 자주 만나보세요.”

후계자가 된 토드 콤스를 만난 찰리 멍거가 한 첫 질문

지금은 후계자가 된 토드 콤스를 만난 찰리 멍거가 한 첫 질문은 이것이다. “What percentage of S&P 500 businesses would be a “better business” in five years.” 이 질문에 콤스는 5%미만이라고 생각했지만 멍거는 2%미만이라고 말했다. 콤스는 500개 기업중에 25개 정도로 생각했고 멍거는 10개도 채 안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콤스가 버크셔에 합류해서 멍거와 버핏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은 향후 5년 동안의 비즈니스 전망에 대해 대략 7/10 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대략 1/10 정도 예측이 맞았다고 한다. 세상의 본질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좋은 비즈니스를 알아보는 성과지표가 있는지, 그리고 버크셔는 양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콤스는 일반적으로 매일 한 가지 질문을 지속적으로 묻는 방법과 비즈니스에서 해자가 더 넓은지 좁은지 여부를 설명했다. 버핏과 콤스가 기업에 대해 토론하는 것의 98%는 정성적(품질)인 부분이다.

만일 한 기업의 계산한 PER가 30이라면 그것이 정당화 되려면 어떤 일들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을 살펴봐야 한다. 최악의 비즈니스는 성장하면서 수익은 감소하는 무한대의 자본이 필요하고(아쉽게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이 여기에 속한다) 최고의 비즈니스는 자본없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다.

버크셔는 보고된 이익이 아니라 owner’s earnings(FCF에 가깝다, 순이익+감가상각비-유무형자산투자-운전자본변동)에 집중한다. 보고된 이익과 owner’s earnings이 비슷하면 아주 좋은 사인이다.

애플 실적


콤스는 매주 토요일마다 버핏의 집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는데(지난 주에도 몇 시간동안 얘기를 나누었는데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30초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는 바로 이것이다.

“How many names in the S&P are going to be 15x earnings in the next 12 months? How many are going to earn more in five years (using a 90% confidence interval), and how many will compound at 7% (using a 50% confidence interval)?”

당시 이 시험지를 활용한 대화에서 동일한 3~5개의 이름이 계속나왔기 때문에 애플을 찾는데 이 채점기준표가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애플의 투자에 콤스가 어느정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다른 후계자 테드 웨슬러가 아닐까 추측했었는데…과거 테드 웨슬러의 2016년 독일 잡지와의 인터뷰를 보면 아이폰의 높은 충성도와 애플 생태계에 대한 언급이 있다.

테드 웨슬러 애플


처음에 내가 틀렸다고 적었었는데 아직 틀렸다고 단정짓기엔 이른것 같다. 둘 다 기여했을 수도 있고. 버핏도 이전에 그의 젊은 투자 대리인인 Todd Combs와 Tedd Weschler 중 “한 명 이상” 이 그 투자 배후에 있다고 암시했었고 구체적으로 밝히길 꺼려했다.

토드 콤스는 본인이 직접 버크셔에 전화해서 찰리 멍거와 만나게 됐고 테드 웨슬러는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2년 연속으로 낙찰되어 버핏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