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루 포트폴리오

현재 리루 포트폴리오다. 물론 미국 주식만 공개된 것으로 해외 투자에 대해서는 따로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중국이나 우리나라에 투자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다. 리루가 다른 구루들과 차별화되는 부문이 아시아 투자인데 그 부분을 포트폴리오에서 확인할 수 없어서 안타깝다. 그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BAC, AAPL 그리고 OXY는 BRK-B 포트폴리오기 때문에 4개를 버핏 모방이라고 보면 결국 EWBC와 GOOGL이 남는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BAC, BRK-B, EWBC를 금융부문으로 GOOGL, APPL을 IT로 보면 전통 산업은 석유기업 OXY 뿐이다.

모니시 파브라이처럼 리루 역시 철저히 버핏과 멍거를 학습하고 따라 배우며 성장한 투자자로서 거기에 VC로서의 사고방식도 가미하고 있다. 그의 투자 철학과 방법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아무래도 아시아 투자를 깊이 살펴봐야 한다. 당시에는 버핏의 가치 투자 1.0으로도 아시아에서 훌륭한 수익을 거뒀다. 현재 공개된 포트폴리오는 가치 투자 1.0과 2.0 그리고 3.0(애플과 구글)을 골고루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싼 기업을 매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6개 기업을 평균한 기업으로 보면 S&P500 평균(10×10 박스 끝에 위치하고 있다)보다 수익성과 성장성 면에서 뛰어나고 밸류에이션도 저렴(PER 19)하다.

정확하게 한 사람의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현재 숫자들을 확인할 게 아니라 매수했을 당시의 숫자들을 확인해야 한다. 버핏의 애플 구매를 파악하려면 2015년 애플의 재무제표 숫자들을 확인해야 한다. 물론 이런 작업들은 꽤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봐야 후견지명없이 정확하게 매수한 사람의 의향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다만 리루의 현재 포트폴리오는 구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숫자들을 봐도 괜찮다고 본다. 다만 전통적인 가치투자자 입장에서 현재 PER 23의 구글과 PER 35의 애플을 과연 싸다고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리루는 버핏과 멍거의 정통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정통 가치투자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이 현재 구글과 애플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는 말은 정통 가치투자자의 눈으로 봤을 때 싸다고 판단했다는 말이 된다.

현재 구글을 포트에 담고 있는 투자자의 면면을 보면 그야말로 가치투자자들의 집합이다. 리루, 세스 클라만, 빌 애크먼, 팻 도시, 루안 커니프, 테리 스미스, 가이 스파이어, 톰 루소…가치투자자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구글을 싸다고 생각하는 투자자와 구글을 비싸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로 나뉜다. 당신이 스스로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투자자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에게 구글은 싼가, 비싼가. 오늘 리루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투자자라면 이 질문을 반드시 스스로에게 해 봐야 한다. 내게 구글은 싸다. 싸다고 대답했다면 왜 싸다고 생각하는가. 그 답 역시 스스로 해야 한다. 리루가 사고 세스 클라만이 구매했다고 싼 건 아니기 때문이다.

FAANG, MAGA 그리고 M7

지금이야 M7으로 난리지만 불과 몇 년 전에는 FAANG으로 난리였다. FAANG에서 넷플릭스를 뺀 4개 기업과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그리고 엔비디아를 넣으면 M7이 된다. 그 중간에 지금은 메타로 이름을 바꾼 페이스북과 넷플릭스 실적과 주가가 주춤하자 MAGA라고 그 둘을 빼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집어 넣기도 했었다. 아침에 3년 전 과거의 오늘 써둔 글을 읽다 보니 다모다란 교수의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내 조언은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구분하라는 것입니다. 매우 좋은 회사일 수 있어도 정말 나쁜 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테슬라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의 다른 모든 사람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가가 너무 올라갑니다. 미래가 아무리 좋아도 너무 비싸게 주식을 사게 되는 것이지요. 회사가 얼마나 좋은지 생각하는 것만으로 투자할 수는 없습니다.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항상 가격을 고려해야 합니다…훌륭한 기업이라도 비싼 가격이라면 사지 않을 겁니다. 항상 회사가 얼마나 좋은지뿐만 아니라 그 주식을 얻기 위해 내야 하는 가격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 가격이 수익을 결정합니다.”

“건강한 투자는 어떤 자산에 대해 그 자산이 가진 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는 것이다. 투자 자산의 적절한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가치평가입니다.”

FAANG 주식의 최근 3년 수익률이다. 다모다란 교수가 좋은 회사라도 나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콕집어 예를 든 테슬라를 함께 넣어봤다. 테슬라만 -21% 수익이다. 나머지 5개 기업은 2022년 하락을 뛰어 넘어 최근 2년동안 꾸준히 상승했다. 메타와 애플의 수익이 두드러진다.

FAANG + 테슬라 최근 3년 주가

그리고 6개 기업을 약식 투자 전략 지도에 함께 넣어 봤다.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의 기업이 들어가는 10×10에 들어 있는 기업은 단 하나도 없이 각자 좋은 위치에 놓여 있다.

6개 모두 훌륭한 기업이지만 다모다란 교수의 말처럼 투자자라면 투자하기 전에 기업이 싼지 비싼지 스스로 가치평가를 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 3년의 성적표를 안다. 그럼 앞으로 3년의 성적표도 알 수 있겠는가. 나는 국내외 투자를 이야기하는 많은 책들이 가치평가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도 하지 않는 책들이 그렇게 많은 것을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PER나 PBR을 가치평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맞으면서도 틀렸다.

“일부는 맞습니다. 적절한 가격이라면 어떤 회사든 사겠습니다. 엑슨모빌이라고 칩시다. 비록 석유의 미래가 암울하더라도 적절한 주가에선 매수하겠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기업이라도 비싼 가격이라면 사지 않을 겁니다. 항상 회사가 얼마나 좋은지뿐만 아니라 그 주식을 얻기 위해 내야 하는 가격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 가격이 수익을 결정합니다.”

“제가 조언하고 싶은 건 이제 5%의 안정적 배당을 주는 주식을 찾지 말라는 겁니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만약 찾는다면 파산 직전에 있는 회사일 겁니다. 그렇게 배당을 주는 건강한 회사는 없습니다. 이런 시장에서는 성장할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 애스워드 다모다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