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애매하게 구나?

당신은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로 하는 것입니다. 돈은 점수를 매기는 방법일 뿐입니다.

영화, 휠러 딜러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경험에 훨씬 더 끌렸습니다. 제 삶의 동기는 한계를 시험하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입니다. 전 1+1이 3이 될 수도 있고, 4나 6이 될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재미와 보람은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에 있습니다. 제게 비즈니스는 싸워야 할 전투가 아니라 풀어야 할 퍼즐입니다. 그리고 최종 목표는 많은 부를 축적하고 편하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시카고 거리의 오후를 홀로 탐험하던 12살 때부터 새로운 경험에 굶주려 왔습니다. 그래서 ‘일’과 ‘재미’사이에 전통적이고 엄격한 경계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만약 제가 지적인 도전을 받고 있거나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일을 하거나, 제가 가진 창의력과 자원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거나, 끊임없이 배우고 있다면 그 일은 재미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가 책에서 인용하고 아래는 직접 한 말이다. “재미없으면 우리는 안 합니다.”가 모토인 남자. “언제 은퇴하실 건가요?”라는 질문에 “무엇에서 은퇴를 하냐?”고 되묻는 남자. 평생 단 한 번도 일해 본 적이 없고 모든 일이 즐거웠고 흥미로웠단 남자의 이야기다.

저는 할 일도 많고 할 말도 많습니다. 하루하루가 모험이죠.

샘 젤, 2023년 현재 81세

일을 대하는 태도나 삶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생각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샘 젤에 대해 검색하니 올해 5월에 돌아가셨다고 나온다. R.I.P.

책에 대한 요약이 잘 되어 있는 글

벤저민 그레이엄 자서전을 읽고

증권 분석과 현명한 투자자는 오래 전에 읽었지만 벤저민 그레이엄의 자서전은 이제야 읽었다. 그레이엄의 생애에 대해선 토막 토막 대체로 아는 내용이었지만 자서전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도 몇 있었다. 본인을 율리시스(오디세우스의 로마명), 벤저민 프랭클린, 그리고 빅토르 위고가 하나로 합쳐진 인물이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 것과 같은,

율리시스가 보여준 불굴의 의지와 용기 그리고 고난과 역경을 이긴 호쾌한 승리를 좋아했다. 율리시스의 성격이나 운명이 그레이엄과는 완전히 달라서 그 다르다는 사실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생각했었지만 나이가 들어 보니 율리시스의 허물과 미덕이 자신에게도 상당히 많이 보인다고 썼다. “싸워라, 구하라, 발견하라. 그리고 절대 굴하지 마라.”

1919년부터 1929년까지 그레이엄은 놀라운 속도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1926년 여름, 별장에서 편안한 휴가를 즐기던 어느 주말에 빅터 형이 찾아와 그레이엄에게 모든 일이 이렇게 잘 풀리니 얼마나 좋으냐고 했다. 그 말에 그레이엄은 “모든 일이 너무 잘되고 있지 그런데 또 누가 알아? 불행의 씨앗이 우리 사이에 복병처럼 숨어있을지?” 그 달콤한 순간 1927년에 첫째 아들을 잃었다. 그리고 헤이즐과의 부부사이도 삐걱거리며 결혼 생활도 흔들려 별거를 하게 되고 결국 외도까지 이르게 된다. 나중에(1938년) 헤이즐과 이혼을 하게 되고…

1929년는 모두가 다 아는 대공항을 맞이하게 된다. 이 후 1932년까지 그레이엄은 자본금(250만 달러)의 거의 70%를 잃게 되는 시련도 기다리고 있었으니 불행의 씨앗을 예감한 그레이엄이 맞았다. 1933년에는 겨우 자본금 37.5만달러로 시작해야 했지만 그 해 50%가 넘는 이익을 내면서 그레이엄은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들을 잃은 슬픔은 거기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가외의 일을 추구하던 그레이엄을 1927년 컬럼비아대학 ‘증권 분석’강의로 이끌게 되고 지금의 명성을 얻게 되는 시초가 된 셈이다. 그 강의 수강생 중 한 명이었던 데이비드 도드는 조교가 되고 7년이 지난 1934년 ‘증권 분석’의 공저자가 된다. 아들을 잃은 슬픔이 씨앗이 되어 가치투자의 아버지라는 명성의 초석이 된 셈이다.

사실 이런 긍정적인 시각은 그레이엄의 특기다. 1929년 대공항이 닥친 해에 그레이엄의 손실은 예상보다 적었다. 공매도로 헤지를 했기 때문이데 문제는 -50%를 기록한 1930년이었다. 1930년이 시작되는 겨울에 존 딕스라는 93살의 은퇴한 사업가를 만나고 당장 모든 돈을 빼라는 충고를 받았지만 이를 무시한다. 그리고 3년간 크나 큰 고통을 겪게 되는데 자서전엔 이렇게 적고 있다.

“그레이엄 씨, 이번에 본인을 위해서라도 당신이 아주 중요한 결단을 내렸으면 합니다. 내일 기차를 타고 뉴욕으로 가세요. 그리고 곧장 사무실로 가서 보유 중인 증권을 다 파세요. 부채도 다 청산하고 자본금은 파트너에게 분배하시지요. 이런 상황에 내가 지금 당신 처지라면 밤에 한숨도 못 잘 겁니다. 당신도 그래야 해요. 지금 상황이 아주 엄중합니다. 내가 나이도 훨씬 많고 경험도 많아요. 그러니 내 말을 듣는 게 좋을 겁니다.”

어른의 말을 겸손히 받아들이는 척하면서 조언 고맙다고 말하고 해주신 말씀 잘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고는 바로 그 노인의 말은 깡그리 무시했다. 딕스라는 노인은 거의 노망난 수준이라서 내가 하는 거래를 이해는 하는지 모르겠고 당최 이치에 닿지도 않는 말을 늘어놨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딕스가 전적으로 옳았고 내가 틀렸다. 가끔 그때 그 조언을 받아들였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됐을지 궁금할 때가 있다. 그 말대로 했다면 아마 걱정과 후회가 많이 줄어들었을 터였다. 그러나 그 호된 시련을 겪고 난 후에 형성된 성향과 활동 특성이 또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쇼크독트린







쇼크 독트린쇼크 독트린10점
나오미 클라인 지음, 김소희 옮김/살림Biz

이 책, 과거에 읽은 “경제저격수의 고백”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참 많은 책이다..

남반구에서는 신자유주의를 ‘두 번째 식민주의 약탈’로 부른다. 첫 번째 약탈이 땅에서 부를 갈취해 갔다면, 두 번째는 국가에서 부를 뜯어 갔다. 이익 광풍이 휩쓸고 간 뒤에는 굳은 다짐을 하게 된다. 국가의 자산을 매각하기 전에는 확실한 법이 제 기능을 하게 하겠다. 모든 과정은 투철한 윤리의식을 가진 냉철한 감독관과 감시자들이 지켜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다음번엔 민영화를 하기 전에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놓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이윤이 해외로 다 유출된 상황에서 법과 질서를 요구해봤자, 단지 도적행위를 합법화시킬 뿐이다. 유럽의 식민주의자들이 조약으로 땅의 소유권을 확고히 했듯 말이다. 애덤 스미스도 알고 있었듯 개척지의 무법천지는 문제가 아니라 핵심이었다. 피해 국가는 언제나 절망감과 후회로 부들부들 떨며 다음번에 더 잘하겠다는 맹세를 하기 마련이었다.


이책을 읽기전에 권하고 싶은 것은,
미국 PBS에서 만든 3부작 다큐멘터리 “커맨딩하이츠”(얼마전 KBS에서 방영)를 보고
그후에 이책 “쇼크 독트린”과 더불어 “잿더미의 유산”을 읽고
마지막으로 하이에크(특히 “노예의길”)나 밀턴프리드먼,
혹은 제프리삭스(빈곤의 종말..)의 책을 읽어 보면 아주 좋은 공부가 될 듯!
마지막으로 장하준 교수의 책(사다리걷어차기, 나쁜 사마리아인들..)들을
보너스로 읽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커맨딩하이츠를 통해 시장과 정부(국가)의 관계와 대립의 역사에 대해 고민을 하고
쇼크독트린과 잿더미의 유산을 통해 정치와 경제의 관계에 대해 눈을 뜬 후
신자유주의, 혹은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철학과 논리를
하이에크와 프리드먼을 통해 제대로 이해하고
사다리걷어차기와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통해 우리나라 현실에 반추해 비교해 본다면
지금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조금은 일관성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개혁을 방해하는 정치적 걸림돌을 없애기 위해 고의적으로 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지 물어봐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서 모두에게 두려움을 주어 변화를 수용하게 만들기 위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조장은 가치가 있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1930년대 중반, 역사적 혜안을 가진 사람이 패전 이후 엄청난 성장을 할 수 있으니 독일이나 일본은 전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덜 심각한 위기로 똑같은 효과를 볼 수 있지는 않을까? 진짜 위기 없이, 가짜 위기로도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을까?


 금융위기이후 각국에서 보호무역주의의 기운이 득세를 하고 있다고 하고,
시장의 자유를 주창하는 신고전학파의 입지가 다시 케인지언에 의해 약화가 될지도
모르겠다하고 비교적 개방이 덜 된, 그래서 금융위기의 충격이 덜한 중국이
세계경제의 구세주로 떠오르고 있다.

97년 IMF시기에 우리에게 처방했던 정책들과 지금의 금융위기에 미국이 선택하는
정책들의 차이점을 보노라면 머리에선 이책의 저자자 펼치는 논리에 대한 부분적인 오류를
지적하면서도 가슴에선 감정이입이 되는건 어쩔수가 없다.

자본주의를 제한 없이 놔둘 경우 그것이 어디까지 잔인해 질수 있는지..
지금의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몰고 온 그 자본주의 잔인함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얼른 이 “빨간약”을 먹길..^^


https://www.buddy.pe.kr/tt/buddy2009-03-24T12:43:220.3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