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을 매수할 때인가?

최근 구글 GOOGL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분자인 주가가 하락하면서 PER도 내려갔는데 12개월 포워드PER로 계산했을 때 구글(17.5)이 S&P500(20.8)에 비해서도 낮아졌다. 반독점 재판의 영향때문인지 AI시대에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두려움(OpenAI가 SearchGPT라는 웹 검색 제품을 개발 중이라는 보도 이후 최근 하락)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구글 PER 17이라면 솔깃해지는 가격대다.

구글 GOOGL

어젯밤 조금 올라 다시 150을 회복했다. 애널리스트 목표주가 평균 201이다.

구글 주가

구글에는 내가 좋아하는 구루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찰리 멍거의 후계자 리루는 GOOG와 GOOGL을 합해 포트폴리오 40%를 구글로 담고 있다. 이런 집중투자도 없다. 최근에 옥시를 추가했다. 리틀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도 포트의 20%가 구글이다. 최근에 나이키를 추가했다. 테리 스미스도 포트의 5%를 구글로 채웠다. 현재 10%를 넘는 종목은 단 두 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다. 나이키도 1.9% 가지고 있다.

전체 검색시장의 9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괴물 기업이면서 클라우드와 유튜브도 가지고 있다. 검색에서 14% 성장, 유튜브에서 21% 성장, 클라우드에서 28% 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동안 전체적으로 20%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글 5년 성장률

그럼에도 11.8% 성장이 예상되는 S&P500보다 PER가 낮다?! 그래서 10초 내재가치 계산기로 계산했다. 한달 전에도 간단밸류에이션을 했었는데 그때와 차이가 나는 것은 가정을 조금 보수적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구글 내재가치

S&P500 최근 1년 수익률

S&P500 최근 1년 수익률을 검토하다가 시총 상위 10개 기업(현재 전체 지수의 35%를 차지)의 1년 수익률을 살펴 보니 42%를 넘는다. 인덱스를 사지 않고 상위 10개 기업만 구매하고 싶어지는 숫자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위 10개를 고르든, PER가 낮은 10개를 고르든, PBR이 낮은 10개를 고르든, 내재가치 대비 할인율이 큰 10개를 고르든 어떤 방식으로 주식을 선별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높았을 것이다. 물론 이건 사후편향이 들어간 결과다. 이 결과만 보고 미래에도 시총 상위 10개를 구매하면 목표수익률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S&P500 PER 28 수준인데 이것 역시 뜯어 보면 시총 상위 10개 평균 PER 48, 상위 20개 평균 PER 39, 상위 30개 평균 PER 42, 그리고 시총 하위 470개 평균 PER 20.38이다. 흔히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상위 7개 기업의 실적은 나머지를 압도한다. 과거 거품처럼 주가가 올라가는 게 아니라 지금은 좋은 실적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다.

매그니피센트7

AQR의 클리프 애스니스가 최근 발표한 논문을 보면 PBR 상위 30%를 하위 30%로 나눈 비율이 과거 3~6 밴드를 벗어난 8 수준인데 이는 과거 2000년 닷컴버블이후 처음이다. 싼 주식에 비해 비싼 주식들이 더 비싸지고 있다.

애스니스의 가설대로 인덱스펀드의 증가때문인지, 오랜기간 낮은 이자율때문인지, 또는 기술과 SNS의 발달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현상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I’m far more certain that social media, the overconfidence that come when people think all the world’s data is at their fingertips, and gamified, fake-free, instant, 24/7 trading has done so in a significant way.”

그렇다면 과연 앞으로도 대형주의 이런 엄청난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을까? 모멘텀에 익숙한 투자자라면 달리는 말에 올라탈 것이고 순환론에 익숙한 가치투자자라면 주저할 것이다. 그레이엄은 말년에 주식을 선별해서 투자하는 것보다 일정 필터를 적용해서 그룹으로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테스트해 본 결과 저PER 주식을 그룹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단 2개의 필터만 적용해서 500개 중에 저PER 10개를 골라봤더니 10개 평균 PER 9.46 정도 수준1이다. 평균 EV/FCF는 15.9 로 올라간다. PER가 낮은 것는 낮은 이유가 있다는 주의인데 무지성으로 나온 저 10개를 그레이엄만 믿고 그룹으로 살 수 있을까? 자꾸만 10개를 돌 뒤집듯이 하나하나 살펴보고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따져보고 싶어진다.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는 게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1. 아니나다를까 업종만 훑어 보니 철강, 농업운수, 에너지, 금융/보험 업종이 대부분이다. PER가 낮은데는 낮은 이유가 있다. ↩︎

리루의 책이 출간됐다

리루의 책이 출간됐다는 글을 봤다. 투자 관련 신간이 나오면 바로 알림이 오도록 만들어 뒀기 때문에 국내에 출간되는 투자 관련 신간은 대부분 알게 된다. 예전같았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구매했을 책이겠지만 지금은 투자 관련 서적을 거의 구매하지 않고 있다. 동네 서점에 가서 찾아봤더니 신간 코너엔 찾아 볼 수도 없고 일반 경제 코너 구석자리에 딱 1권이 있었다. 이런 대접을 받을 책은 아닌데..

리루 책표지

리루의 책도 목차를 훑어 봤을 때 아마도 내가 거의 다 듣거나 읽은 내용의 집합일 확률이 아주 높아 보인다. 리루가 몇 몇 대학생을 상대로 한 강연(유튜브에 검색해보면 많이 있다)을 들어보면 좋다. 특히 리루가 컬럼비아 대학에서 한 강연만 들어도 충분하다. 그가 어떻게 팀버랜드와 우리나라 현대백화점에 투자하게 됐는지 그가 직접 한 말을 통해 투자를 복기해 보는 것은 그 어떤 투자 책을 읽는 것보다 소중한 가르침을 준다. 15년이 넘는 시간, 매주 한 번씩 멍거와 만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멍거의 개인 돈을 투자받아 운용한 유일한 사람이다. 비록 버크셔에서 일은 하지 않지만 실질적인 멍거의 후계자다.

리루가 본 멍거는 항상 뒤집어서 생각하는 사람이다. 성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보려면 실패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해 보고 그 반대로 하면 된다는 식이다. 좋은 기업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기 위해서는 나쁜 기업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런 기업들만 피하면 된다는 식이다. 이 기업을 망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해 본다. 혹은 이 기업과 똑같이 만들 자본과 사람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 기업을 대체할 기업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본다. 망하게 할 수 없는 그 무언가, 대체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가진 기업이 좋은 기업이다.

주말에 키이나 나이틀리 주연의 “보스턴 교살자”라는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됐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보스턴에서 발생하는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여기자가 주인공이다. 생활관련 담당이라 새로나온 가전제품을 소개하거나 여성들의 관심사를 주로 다루는 부서에서 일하지만 호기심과 열정은 늘 살인 사건에 머무르며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파고들어 단서를 잡기 시작한다…영화를 보면서 리루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살짝 웃었다.

“리루는 “당신은 정말로 자신을 수사 기자라고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매우 활동적이고 매우 호기심이 많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허튼 대답에 만족하지 않는 마음. 그렇지 않으면 이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좋아요, 아시아 금융 위기가 있습니다. 팀버랜드를 다루는 분석가가 없다는 사실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느끼는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왜 우리 주식이 완전히 망가지고 있을까요? 소송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럼, 그 다음에 뭘 할까요?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잠시 멈추겠습니다. 리 루가 그 다음에 뭘 할 것 같아요? 그는 “당신은 모든 법원 사건, 모든 사건에 대한 문서의 모든 부분을 다운로드하고 첫 페이지부터 읽어야 합니다. 호기심이 없다면, 당신은 이걸 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그저 너무 궁금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건 맞지 않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하나하나 파헤쳐야 하고, 제가 한 것처럼 모든 것을 읽어야 합니다. 무언가가 그들의 흥미를 끌면, 그는 마치 그것이 유일하게 중요한 것처럼 전적으로 그것에 집중했습니다. 어떤 사업이든 하나를 골라서 진정으로 이해하세요. 먼 친척이 돌아가시고 그들이 소유한 사업의 100%를 물려받았다고 상상해보세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어떤 사업을 볼 때나 이런 사고방식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한 가지 사업을 시작하고 안팎으로 이해하도록 강력히 권합니다. 샘 월튼이 월마트를 이해했던 것처럼요. 가능한 어떤 훈련보다 낫습니다. 만약 당신이 그것으로 시작한다면, 당신은 결국 그 사업의 가치가 얼마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한 사업을 안팎으로 이해하면 경쟁자를 포함해 전체 산업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사업을 안팎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결국 그 지식을 산업 이해로 확장할 수 있다. 그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면 엄청나게 유익하다. 그런 다음 그것을 우수한 경제성을 갖춘 산업에서 우수한 경제성과 좋은 경영을 갖춘 사업에 집중하고 적절한 가격으로 얻을 수 있다면 매우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 게임은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에 능숙한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내는 과정이며, 그런 다음 그것을 확대하여 다른 모든 사람보다 상당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

리루 포트폴리오

(2024/8월 현재 리루 포트폴리오, 2.6B 미국기업만 표시됨)

버핏은 무디스매뉴얼, 리루는 밸류라인으로 시작했다.1 첫 표지부터 마지막 표지까지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단 하나도 빼먹지 않고 모두 읽었다. 이 글을 읽고 버핏과 리루처럼 다 보겠다 마음먹고 시작하는 95%의 사람들은 끝까지 읽지 못한다. 그 일을 해낸 5%의 사람들이 있다. 버핏은 성공의 열쇠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종이 더미를 들어 올리면서 “매일 이렇게 500페이지를 읽으세요. 지식은 이렇게 작동합니다. 복리처럼 쌓입니다.”라고 말했다.

리루의 책이 출간됐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 지식이 복리처럼 쌓일 것이다.

  1.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그저 무디스매뉴얼이나 밸류라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자료나 책을 읽기 전에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까를 고민해 봐야 한다. 어떻게 골라야 할지를 모르고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