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dy가 늘어나는 것은 기분 좋은 일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블로그에 들어왔을 때 제일 기분 좋은 일은 무엇일까. 들어와서 제일 먼저 보이는 블로그 방문자 그래프를 보면 아래 그림 오른쪽 두 번째 처럼 방문자(짙은 녹색)에 비해 조회수가 많은 날이 있다. 현재 블로그 방문자당 평균적으로 보는 페이지 수는 1.7 정도인데 저렇게 조회수가 급등한 날은 우연히 블로그 방문한 사람이 한번에 15~20 페이지(또는 글)를 봤다는 얘기다. 지나고 보니 이런 경우가 거의 한달에 한번 꼴로 발생한다.

내 경우에도 우연히 검색이나 서핑을 통해 방문한 블로그에서 좋은 글을 발견하게 되면(요즘은 이런 일이 거의 없다 ㅠ.ㅠ) 그 사람의 지난 글 몇 개를 읽어 본다. 거기서 마음에 들면 대부분의 과거 글까지 함께 읽어 보고 역시 마음에 들면 친구(내 블로그의 경우 구독)를 맺는다.

이럴때 친구 개념은 즐겨찾기와 같은 뜻이다. 마찬가지로 내 블로그에서도 저런 식으로 조회수가 급등한 이후에는 거의 대부분 구독자가 한 명 늘어난다. 블로그 조회수나 구독자 수에 목매지 않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진 않고 있지만 그래도 구독자(플랫폼의 친구 개념^^)가 느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1년에 10명씩만 늘어도 10년이면 100명의 buddy가 생기게 된다. 물론 10년 동안 블로그를 유지하느냐는 다른 문제지만.

블로그에 구글 광고를 게재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콘텐츠 생산자에게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고 거져 먹고 있는 네이버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 대한 반감일 뿐 광고를 통해 돈을 벌 생각은 애시당초 안하고 있다. 이미 지적했듯 블로그 광고를 통해 제대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트래픽을 영혼까지 끌어 모아야 하는데 그럴려면 자극적인 콘텐츠나 급등 검색어를 끊임없이 쫓아 다녀야 하는 디지털 노가다를 반드시 해야 한다. 이런 한적한 오두막 집을 지어서는 할 수도 없는 일..ㅋ 더구나 트래픽이 급증하면 불편해지는 내 성정상..

엊그제 읽은 글에서 “시장”과 “자연”을 예로 들며 결국 좋은 것은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자연히 드러나게 된다는 글을 읽었다.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면 진짜 좋은 것이 아니거나 아직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엊그제 읽은 다른 책(일본 책)에서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것을 알리는지에 대한 방법을 단계적으로 세밀하게 가르쳐주는 글을 읽었다. 그런 책을 읽어도 ‘굳이 알려야 하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드는 나같은 사람은 그저 한 달에 한 명 정도의 속도가 편안하다…다 생긴대로 사는 법이다.

작년 10월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썼으니 이번 10월에는 단 하나의 글도 쓰지 말까 란 생각을 잠깐 했었다. ‘과거의 오늘’에 매일 지난 글이 올라올테니 그냥 가만히 블로그를 지켜 보자 싶다가 아니 그것도 말고 한달간 아예 들어오지도 말까…싶은 생각까지 잠깐 들었다가 곧 굳이 그럴 필요가 뭐 있을까로 끝났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듯 쓰고 싶으면 쓰고 쓰기 싫으면 안쓰면 그만이지. 누칼협…누가 글쓰라고 칼들고 협박하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란 녀석은 한시도 날 가만두지 않는다.

10일을 쉬면 장장 10일의 연휴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경험상 긴 연휴 직전 지금이 가장 기분이 좋은 때다. 1년 중 가장 기분 좋은 날~ 얼마 안되는 친구들(buddy)이지만 블로그 구독자님 모두 즐겁고 행복한 연휴 되시길~ 아울러 연휴 동안에도 이 구석진 블로그까지 방문해 주신 모든 방문자님 역시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연휴 되시길.

난 그저 AI가 그려준 이 그림처럼 “빈 배”가 되는 연휴로 만들어야.

빈 배

人能虛己以遊世 其孰能害之

중국 접속 차단

블로그든 관계든 끊임없는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최근에 중국에서 들어오는 트래픽이 급증했다. 4%도 안되던 게 거의 24%까지 증가했다. 미국쪽 트래픽은 검색엔진과 AI 같은 각종 봇들과 내가 사용하는 워드프레스와 구글의 각종 서비스들 때문이라고 하지만 중국쪽은 실제 트래픽이라기 보단 봇이나 해킹쪽이 아닐까 싶은 생각…일단 쓸데없이(?) 트래픽만 잡아먹는 중국을 차단 국가에 올렸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혹시라도 중국에서 내 블로그를 봤던 독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IP를 알려 주면 화이트리스트에 넣어 접속할 수 있도록 할테니 댓글이나 요 위에 있는 Contact으로라도 알려 주시길.

국가별 접속 통계

치명적인 해킹이 들어오는 국가는 인지하는대로 대부분 차단하고 있는지라 현재 15개 정도 나라의 블로그 접속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이번에 중국이 새로 들어간거고. 늘 하는 생각이지만 이 작고 보잘것 없는 미니 블로그를 해킹해서 얻을 게 뭐가 있다고 이리 열심히 해킹을 시도하고 있는지…매일 들어오는 해킹 시도를 보면서 새삼 놀란다. 어제 롯데카드도 해킹됐다는 뉴스를 봤는데 정말 큰 규모의 사이트들은 어느 정도 해킹 공격이 들어올 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인터넷 보안 업체들에 관심이 가는지도.

“AI 기반 사이버 공격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만연해짐에 따라 사이버 보안은 기업들의 중요한 관심사로 남아 있습니다. 기업들은 복잡한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와 지능형 위협 인텔리전스에 투자하고 있으며, 규제 감독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중심 세상에서 모든 산업의 신뢰와 운영 연속성을 뒷받침하는 기반 분야로서 사이버 보안에 대해 우리는 낙관적입니다.”
–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이렇게 적어 놨지만 사실 내 블로그를 누가 해킹해도 내가 그 사실을 알아차릴 길이 별로 없다. 롯데카드도 해킹당한지 17일이 지나서 알았다는데…난 사이버 보안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비싼 해킹 툴을 설치한 것도 아닌지라 해킹해도 모를 수 밖에 없다. 반대로 해커 입장에서 이런 작은 블로그를 해킹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뭘까? 내 개인 정보 몇 개와 구독자 몇 명의 이메일 정보?..물론 구독자 이메일 주소는 암호화되어 있어 별 소용이 없을거고. 그래봤자 내가 올려 둔 글들일텐데…이걸 못보게 한다해서 내게 무슨 큰 피해가 있을까? 내가 사용하고 있는 웹호스팅에서 내 글들은 매일 자동으로 백업되고 있는데.

구독자 암호화

(암호화된 구독자 리스트)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 보니 블로그가 중단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에 이른다. 만일 내가 사라진다면 이 블로그는 어떻게 될까? 생각할 것도 없이 도메인 비용과 웹호스팅 비용이 지불되지 않으면 바로 접속 불가가 된다. 내가 수 십년의 비용을 미리 지불해 놓는다면? 내가 사라져도 그 약정 기긴동안은 누군가에게 해킹당하지 않는 한, 블로그는 이 모습 그대로 유지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잠시 이곳에 들어왔다가 다른 웹사이트로 이동할 것이다. 그냥 지금 모습 그대로. 하지만 웹 호스팅 업체가 부도나면? 워드프레스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이렇게 생각하면 블로그란게 그저 온라인으로 나만의 책(이야기)을 쓰고 있다는 내 생각이 얼마나 나이브한 생각인가. 블로그란 건 또 얼마나 취약하고 제한적인 것인가. 네이버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업들도 제공하던 서비스를 갑자기 접기도 하고 규모를 줄이기 일쑤인 환경에서 꾸준히 동일한 서비스를 유지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이제 중국에서의 접속을 완전히 차단한다고 해서 다른 해킹들이 사라질 것인가. 어젠 처음으로 우리나라 IP에서 치명적인 해킹 시도가 몇 번이나 있었는데 그렇다고 대한민국 전체를 접속 차단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ㅋ

추가) 오늘 읽은 버핏의 말이 새삼스레 다가온다. 에너지를 너무 낭비하고 있진 않은가.

“수다에서 벗어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많은 사실만 알고 싶을 뿐입니다. 날씨가 맑든 흐리든, 특히 주변 사람들이 기분이 좋든 나쁘든, 그런 것에 영향을 받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고 싶습니다. 그저 사실을 보고 그 사실이 저를 어디로 이끄는지 보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I have a habit in life. I observe what works and what doesn’t and why.”
– 찰리 멍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