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것 찾고 비교하고 메모리 뱅크 구축하기

요즘은 시간나면 뉴스를 보면서 기업 관련 정보가 있으면 바로 투자 전략 지도 가지고 점찍으며 논다. 이른바 비슷한 것 찾고 비교하고 메모리 뱅크 구축하기. 동종업체 비교도 재밌지만 이런식의 이종업체간 비교도 재밌다. 투자 전략 지도 가지고 놀다가 발견한 요녀석은 PER100이 넘고 1년 동안 거의 97% 상승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 풍선이 작아 보이는 착시가 느껴질 정도로 비싸다.

투자 전략 지도 1

예전에 이런 궤적을 봤던 기억이 나서 비슷한 궤적의 기업을 생각하다가 기어이 찾은 이 기업은 1년동안 주가가 78% 상승했지만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PER12 수준이다.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보니 상승 폭은 다르지만 궤적이 비슷하긴 하다. 이런거 찾는 게임 꽤 잘했는데 이젠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

투자 전략 지도 2

거의 비슷한 궤적인데 왜 어떤 기업은 이익의 100배를 받고 또 어떤 기업은 이익의 10배를 받을까. 왜 어떤 기업은 같은 성장에 PER가 2배로 커지고 왜 어떤 기업은 PER가 그대로일까. 하나는 전력반도체 관련 기업이고 하나는 주택건설 기업이다. AI붐에 제대로 올라탄 기업과 평범한 기업의 차이일까 싶어서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조회해 봤다. 과거 5년 성장률은 비슷했지만 하나는 이번 분기에도 계속 상승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마이너스로 꺾였다. 이에 따라 향후 5년 전망치도 엇갈린다.

성장률전망

앞으로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PER 역시 팽창하고 앞으로 수익성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면 PER는 수축한다.

성장률전망2

일반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수익성이 높은 고품질 회사의 경우 미래 수익성을 다소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회계연도 동안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는 경향이 있고, 수익성이 낮은 저품질 회사의 경우 미래 수익성을 과대평가한 다음 연도가 진행됨에 따라 추정치를 낮게 조정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수익 수정은 수익성이 높은 회사의 주가를 연중 더 높이고 수익성이 낮은 회사의 주가를 낮추는 결과를 낳는다.

고품질 저품질 비교

하지만 고품질 회사에서 최근 실적이 꺾이면 최신 경향에 따라 특히 박하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는 모두 고품질 영역이지만 두 기업의 향후 움직임을 조용히 관찰해 보는 것도 재밌겠다.

“그는 찾을 수 있는 한 많은 주식의 가치를 끊임없이 평가하고, 사업을 이해하고 가치에 대한 추정치를 내놓을 수 있는 합리적인 능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주식을 찾았습니다. 엄청난 기억력과 수년간의 집중적인 연구로 그는 엄청난 수의 회사에 대한 이러한 평가와 의견으로 가득 찬 방대한 메모리 뱅크를 구축했습니다. 그런 다음, 미스터마켓이 평가 가치에 충분히 매력적인 할인으로 하나를 제공했을 때, 그는 그것을 샀습니다. 그는 종종 가장 매력적인 소수의 주식에 집중했습니다.”

버핏은 왜 처브를 매수했을까?

버핏이 매수하고 비밀로 했다가 올해 5월 발표한 13F에서 공개된 주식이 바로 처브(CB)로, 버핏이 제일 잘 이해하고 있는 업종인 보험회사다(PGR이 아닐까도 생각했었다). 버크셔는 당국에 허가를 받아 처브 투자 사실을 2개 분기 넘게 공개하지 않았었다. 시장에서는 버핏의 미스터리 종목에 대한 이런 저런 추측이 많았었는데 어쨌든 발표되고 처브는 바로 8% 정도 급등했었다. 현재 YTD로 +28.6% 수익률이다. S&P500 금융업종의 평균PER가 15정도라고 하는데 처브 현재 PER 12.3으로 버핏이 처브 매수를 시작했을 때는 PER10 정도 수준이었다. 버핏은 왜 처브를 매수했을까? 단순히 싸서 매수했을까?

처브 주가

버핏은 올 2월 주주서한에서 “손해보험은 버크셔의 웰빙과 성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고 최근 주주총회에서는 “보험이 버크셔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을 정도로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아는 분야다. 자기가 잘 아는 분야라서 매수한 게 첫번째 이유다. 2분기 13F를 보면 처브를 조금 더 추가 매수해서 포트폴리오 비중 9번째 기업이 됐다. 보고된 평균 매수가는 $255로 현대 약 13% 수익중이다. 처브는 버핏의 투자부문 후계자중 한 명인 토드 콤스가 버크셔에 합류하기 전 있었던 캐슬포인트캐피털이 보유한 종목 중 하나이기도 했으니..

버핏 포트폴리오

처브 투자 전략 지도를 한번 보면, 나쁘지 않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버핏이 투자한 회사라서가 아니라 투자 전략 지도를 가지고 놀다가 꽤 괜찮은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이라 CB가 뭐지 하고 보니 처브였다..^^ 마의 10×10구역을 돌파하고 있는 모습인데 풍선의 크기도 작아서 궁금증이 커졌나보다. 수익률과 성장률이 모두 개선되는 움직임이다. 처브의 수익률은 보험업계에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버핏이나 버크셔에서 처브를 매수한 두 번째 이유다. 처브가 가진 경제적 해자를 본 것이다.

“최악의 비즈니스는 성장하면서 수익은 감소하는 무한대의 자본이 필요하고 최고의 비즈니스는 자본없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다.”
– 토드 콤스

처브 투자 전략 지도

내 10초 내재가치 계산기는 제조업을 포함한 일반 기업에 더 적합해서 금융업종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긴 하지만 계산해 보니 역시 싸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상승여력 100%로 제일 처음 언급한 것(PER10)처럼 세번째 매수 이유는 싸기 때문이다. 회사를 잘 알고, 회사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싸기 때문에 버핏 또는 버크셔는 처브를 매수했다. 또 다른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내가 미스터리 주식으로 예상했던 프로그레시브 PGR 투자 전략 지도다. 현재 PER 22 수준에 계산기로 계산한 상승여력 약 40%로 숫자로만 보면 처브가 조금 더 매력적이다. 프로그레시브는 최근 1년 주가가 이미 80% 정도 올랐다.

프로그레시브 투자 전략 지도

“워런은 “프로그레시브가 가이코보다 나은가요, 아니면 그 반대인가요?”라 물었고 저는 “네, 맞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약간 반발하며 “가이코가 마케팅과 브랜딩에 더 뛰어나지만, 프로그레시브는 데이터 회사이고 장기적으로는 데이터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둘 다 기술에 뛰어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그때는 지금처럼 가이코(토드 콤스는 현재 가이코 CEO)의 기술 스택을 잘 몰랐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약점은 이런 것이고, 제가 할 일은 이런 것이고, 프로그레시브가 더 잘하는 것은 이런 것이라고 자세히 말했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버핏의 엉덩이에 아부하고, 모두가 버핏이 듣고 싶어하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저의 이런 솔직함을 높이 평가한 것 같습니다. 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 토드 콤스, 버핏은 당신의 어떤 면을 보고 선택했나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중

토드 콤스는 마스터카드가 왜 비자카드보다 좋은지도 버핏에게 자신의 생각을 편하고 자신있게 자신의 논리대로 얘기했다고 한다. 이전에 두 기업을 나란히 올린 내 투자 전략 지도를 보면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다..^^

“이것은 제 의견이니 받아들이든 말든 상관없습니다. 상관없어요. 당신 의견에 동의할 필요는 없어요. 동의하러 온 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여러분도 제 의견에 동의하러 온 게 아니라 제 의견입니다. 제가 틀릴 수도 있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 정직함은 적어도 진실하고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토드 콤스

리루의 책이 출간됐다

리루의 책이 출간됐다는 글을 봤다. 투자 관련 신간이 나오면 바로 알림이 오도록 만들어 뒀기 때문에 국내에 출간되는 투자 관련 신간은 대부분 알게 된다. 예전같았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구매했을 책이겠지만 지금은 투자 관련 서적을 거의 구매하지 않고 있다. 동네 서점에 가서 찾아봤더니 신간 코너엔 찾아 볼 수도 없고 일반 경제 코너 구석자리에 딱 1권이 있었다. 이런 대접을 받을 책은 아닌데..

리루 책표지

리루의 책도 목차를 훑어 봤을 때 아마도 내가 거의 다 듣거나 읽은 내용의 집합일 확률이 아주 높아 보인다. 리루가 몇 몇 대학생을 상대로 한 강연(유튜브에 검색해보면 많이 있다)을 들어보면 좋다. 특히 리루가 컬럼비아 대학에서 한 강연만 들어도 충분하다. 그가 어떻게 팀버랜드와 우리나라 현대백화점에 투자하게 됐는지 그가 직접 한 말을 통해 투자를 복기해 보는 것은 그 어떤 투자 책을 읽는 것보다 소중한 가르침을 준다. 15년이 넘는 시간, 매주 한 번씩 멍거와 만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멍거의 개인 돈을 투자받아 운용한 유일한 사람이다. 비록 버크셔에서 일은 하지 않지만 실질적인 멍거의 후계자다.

리루가 본 멍거는 항상 뒤집어서 생각하는 사람이다. 성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보려면 실패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해 보고 그 반대로 하면 된다는 식이다. 좋은 기업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기 위해서는 나쁜 기업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런 기업들만 피하면 된다는 식이다. 이 기업을 망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해 본다. 혹은 이 기업과 똑같이 만들 자본과 사람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 기업을 대체할 기업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본다. 망하게 할 수 없는 그 무언가, 대체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가진 기업이 좋은 기업이다.

주말에 키이나 나이틀리 주연의 “보스턴 교살자”라는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됐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보스턴에서 발생하는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여기자가 주인공이다. 생활관련 담당이라 새로나온 가전제품을 소개하거나 여성들의 관심사를 주로 다루는 부서에서 일하지만 호기심과 열정은 늘 살인 사건에 머무르며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파고들어 단서를 잡기 시작한다…영화를 보면서 리루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살짝 웃었다.

“리루는 “당신은 정말로 자신을 수사 기자라고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매우 활동적이고 매우 호기심이 많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허튼 대답에 만족하지 않는 마음. 그렇지 않으면 이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좋아요, 아시아 금융 위기가 있습니다. 팀버랜드를 다루는 분석가가 없다는 사실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느끼는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왜 우리 주식이 완전히 망가지고 있을까요? 소송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럼, 그 다음에 뭘 할까요?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잠시 멈추겠습니다. 리 루가 그 다음에 뭘 할 것 같아요? 그는 “당신은 모든 법원 사건, 모든 사건에 대한 문서의 모든 부분을 다운로드하고 첫 페이지부터 읽어야 합니다. 호기심이 없다면, 당신은 이걸 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그저 너무 궁금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건 맞지 않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하나하나 파헤쳐야 하고, 제가 한 것처럼 모든 것을 읽어야 합니다. 무언가가 그들의 흥미를 끌면, 그는 마치 그것이 유일하게 중요한 것처럼 전적으로 그것에 집중했습니다. 어떤 사업이든 하나를 골라서 진정으로 이해하세요. 먼 친척이 돌아가시고 그들이 소유한 사업의 100%를 물려받았다고 상상해보세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어떤 사업을 볼 때나 이런 사고방식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한 가지 사업을 시작하고 안팎으로 이해하도록 강력히 권합니다. 샘 월튼이 월마트를 이해했던 것처럼요. 가능한 어떤 훈련보다 낫습니다. 만약 당신이 그것으로 시작한다면, 당신은 결국 그 사업의 가치가 얼마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한 사업을 안팎으로 이해하면 경쟁자를 포함해 전체 산업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사업을 안팎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결국 그 지식을 산업 이해로 확장할 수 있다. 그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면 엄청나게 유익하다. 그런 다음 그것을 우수한 경제성을 갖춘 산업에서 우수한 경제성과 좋은 경영을 갖춘 사업에 집중하고 적절한 가격으로 얻을 수 있다면 매우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 게임은 당신이 누구인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에 능숙한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내는 과정이며, 그런 다음 그것을 확대하여 다른 모든 사람보다 상당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

리루 포트폴리오

(2024/8월 현재 리루 포트폴리오, 2.6B 미국기업만 표시됨)

버핏은 무디스매뉴얼, 리루는 밸류라인으로 시작했다.1 첫 표지부터 마지막 표지까지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단 하나도 빼먹지 않고 모두 읽었다. 이 글을 읽고 버핏과 리루처럼 다 보겠다 마음먹고 시작하는 95%의 사람들은 끝까지 읽지 못한다. 그 일을 해낸 5%의 사람들이 있다. 버핏은 성공의 열쇠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종이 더미를 들어 올리면서 “매일 이렇게 500페이지를 읽으세요. 지식은 이렇게 작동합니다. 복리처럼 쌓입니다.”라고 말했다.

리루의 책이 출간됐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 지식이 복리처럼 쌓일 것이다.

  1.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그저 무디스매뉴얼이나 밸류라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자료나 책을 읽기 전에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까를 고민해 봐야 한다. 어떻게 골라야 할지를 모르고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