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해서웨이 가치평가

버핏이 직접 언급하는 버크셔해서웨이 가치평가에 대한 글을 봤다.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의 주당 내재가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의 확실히 상승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다만 매수자가 PBR 2에 근접하는 가격에 매수하면 투기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었다. 특히 매수자의 짧은 시간지평과 결합하면 확실한 투기가 된다고 강조했다. 버크셔 투자자의 시간지평이 1~2년일 경우, 버크셔 주식 매수가 진입 가격과 상관없이 긍정적인 수익을 낼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고 말하면서 시간지평이 최소 5년인 경우에만 매수해야 한다고 권했다.

“이 쾌활한 예측은 그러나 중요한 경고와 함께 제공됩니다. 투자자가 버크셔 주식에 진입하는 시점이 비정상적으로 높으면 – 예를 들어 버크셔 주식이 가끔 도달한 두 배의 장부 가치에 근접하는 가격 – 투자자가 수익을 실현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건전한 투자가 높은 가격에 매수되면 성급한 투기로 변할 수 있습니다. 버크셔도 이 진실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 워런 버핏, 2014년 주주서한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고 하더라도 매수가가 높으면 안되고 역시 시간지평이 짧으면 안된다는 기본적인 원칙이 버크셔에도 적용된다고 버핏이 직접 이야기한 것이다. 특히 이례적으로 버크셔해서웨이 가치평가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숫자(PBR 2)를 제시했다. 물론 2018년 주주서한에서 사업 자회사의 가치가 늘어남에 따라 버크셔에서 장부가치가 관련성을 잃고 있기때문에 더이상 PBR을 버크셔 가치평가에서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관련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버크셔해서웨이 PBR

버크셔해서웨이 과거 20년 동안의 PBR 변화표다. 1.0과 2.0 사이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 PBR 평균은 아래 표와 같다.

버크셔해서웨이 PBR 과거평균

버크셔는 지난 10년 동안 장부가치를 11.9% 복리로 증가시켰다.

버크셔해서웨이 BPS 성장률

향후 10년 동안 BPS가 이보다 낮은 8%로 성장한다고 가정하고 10년 후 PBR을 20년 장기평균인 1.4로 가정하면 10년 후 주가는 948 달러가 되고 CAGR 6.4% 수익률(10년 평균 PBR 1.5로 가정하면 7.1% 수익률)이 된다. 당연히 지금 가격보다 싸게 사면 수익률은 올라간다. 물론 과거 10년처럼 자사주매입(2012년 주주서한에서 자사주매입 기준을 PBR 1.2배로 언급했는데 2018년에 기준을 변경했다)을 하게 되면 수익률이 그만큼 더 올라갈 수 있다. 배당은 기대하기 힘들것이다.

“이사회에서 채택한 수정안에 따라, Berkshire의 회장 겸 CEO인 워런 버핏과 Berkshire의 부회장인 찰리 멍거가 모두 재매입 가격이 보수적으로 결정된 Berkshire의 내재적 가치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경우 언제든지 주식 재매입을 할 수 있습니다. Berkshire의 통합 현금, 현금성 자산 및 미국 재무부 채권 보유액이 200억 달러 미만으로 감소하는 경우 주식 재매입을 하지 않는 현재 정책은 계속됩니다.”
– 2018년 버크셔해서웨이

2024년 5월 이후 자사주매입은 중단된 상태이고 최근 3년 동안 자사주매입을 보면 PBR 1.4 이하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다가 PBR 1.6을 넘기진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20년 PBR 평균 1.4와 과거 10년 평균 1.5를 염두에 두고 보면 현재 PBR 1.7 수준은 고평가 영역으로 보이고 따라서 버크셔 자사주매입은 이 수준에서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버핏이 생각하는 보수적으로 결정된 버크셔의 내재가치는 최소한 PBR 1.6 이하여야 한다.

버크셔해서웨이 주가

복잡한 현금흐름 할인법(DCF) 계산 없이 상대평가 도구인 PBR 하나를 가지고 과거 PBR과 비교를 통해서만 간단히 버크셔해서웨이 가치평가를 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좋은 기업인가? 좋다. 좋은 가격인가? 조금 비싸보인다. 정도가 되겠다. 버크셔해서웨이 신규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PBR 1.4 (440 달러)밑으로 떨어질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거나 적어도 PBR 1.5 (470 달러)까지는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올해 1월에도 440달러였던 적이 있었다..^^ 단, 전제조건은 시간지평이 최소 5년은 되어야 한다.

“투자자로서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싶다면 가장 강력한 방법은 투자 기간을 늘리는 것입니다. 시간은 투자에서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작은 일이 크게 성장하고 큰 실수가 사라지게 합니다. 운과 위험을 무력화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결과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줍니다.”
– 모건하우절

대부분 투자자들은 이 전제조건을 넘지 못한다. 사기 전 기다리는 것도 사고나서 기다리는 것도 모두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 지능은 별 필요가 없다. 이미 PBR 1.4 밑에서 매수해서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거나 PBR 1.5 위에서 샀더라도 긴 시간지평을 가진 투자자라면 축하한다. PBR 2.0이 넘지않는 한 꼭 가지고 가면 된다. 매일 주가를 확인해 볼 필요도 없다.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이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흘러가는 곳이다.”
– 워런 버핏

추가) 다음은 Semper Augutus Investments의 최고 책임자 Christ Bloomstran의 주주서한에 담긴 버크셔해서웨이 가치평가 표다. 그의 펀드는 5.5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으며 그 중 30% 이상이 버크셔해서웨이에 집중되어 있다.

버크셔해서웨이 밸류에이션 예시

감기 앓고 나서 블로그를 지켜 보면서

감기 앓고 나서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고 두었는데도 곧잘 트래픽이 들어왔다. 그래서 통계를 보니 인기있는 글 중 하나가 기업의 내재가치 계산하기다. 내재가치란 검색어 자체가 워낙 대중성이 없고 인기없는 검색어인지라 트래픽 자체가 크진 않지만 어쨌든 기업의 내재가치 계산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 검색으로 조회해서 내 블로그로 들어 온다. 검색이란 게 어떤 방법이 궁금해서 검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특정 방법들에 대해 정리한 글이 인기가 좋다. 물론 내 글은 좀 불친절하지만,

그 글에서 내가 내재가치 계산에 큰 도움을 받은 책 제목까지 적어 놓고 말미에는 이렇게 적었다.

“누군가 이 글을 보고 내게 어떻게 10초도 안걸려 75만 달러라는 숫자가 나왔는지 가르쳐 달라고 하면 내가 순순히 가르쳐 주겠는가? 당신이라면 이 방법을 유튜브를 찍어서 알려 주겠는가? 전자책을 써서 알려 주겠는가? 기업의 내재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은 어려울 수도 있고, 간단하고 쉬울 수도 있다. 사실 10초만에 DCF를 하는 방법을 안다고 투자를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세상엔 자신만 아는 비법들을 가르쳐 주지 못해 안달난,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라울 따름이다..^^”

내가 추천한 책을 읽었다고 해서 누구나 10초 내재가치 계산기를 만들 수는 없다. 지식이란 그런 것이다. 또한 역설적이게도 10초만에 내재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계산기이기 때문에 블로그에 거리낌없이 결과를 올릴 수 있다. 만일 내가 각잡고 기업에 대해 많은 시간 분석했다면 내가 계산한 내재가치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10초만에 나왔다고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얘기도 아니고 오래 분석한다고 결과가 옳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10초 내재가치를 올리는 이유는 누군가는 기업의 내재가치라는 것을 계산하고 투자하는구나를 예시로 보여주기 위함도 있고 DCF와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투자란 게 계산만으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금흐름 할인법(DCF)로 계산하는 방법이나 엑셀로 DCF 계산하는 양식(이전에 다모다란 교수의 양식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은 책이나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 보면 이미 남들이 만들어 놓은 많은 자료들이 나온다. 투자하기 전에 그 방법들을 하나 하나 익히고 비교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만들면 된다. 이건 아주 쉽다. 그렇게 스스로 찾아 만든 방법들을 실제 기업분석에 한번씩 적용해 나가면서 업종별로 수정해서 업그레이드하면 제대로 된 투자자로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이건 조금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몇 번 하다가 포기해 버린다. 그래서 쉬운 방법을 찾아 남이 만들어준 양식을 덥석 받아서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다보면 곧 벽에 부딪히게 된다. 그런 방법들이 통하지 않는 많은 사례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음식점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모든 것을 주방장에게 맡겨선 안되고 주인 스스로도 간단한 음식은 만들줄 알아야 하는 것처럼 주식 투자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전문가들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투자자 스스로 기업의 내재가치를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기업 분석의 마지막은 결국 밸류에이션이다. 참여하는 투자자의 수만큼 다양한 내재가치 평가법이 나올 수 있고 나는 그저 나에게만 의미있는 나의 계산 결과를 잠깐 블로그에 (내가 기억하기 위해) 공개할 뿐이다. 그러니 성장률이 얼마인지 할인율이 얼마인지 영구성장률이 얼마인지 기간을 얼마로 예상했는지 같은 가정들은 어찌보면 큰 의미가 없는 것들이다. 모든 투자는 결국 확률의 문제일 뿐, 누구 계산이 옳고 정확하며 누가 틀렸는지를 판별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맞아도 잃을 수 있고 틀려도 벌 수 있는 세상에는 절대로 계산만으로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다.

“대부분의 결정은 숫자를 더하면 이성적인 답이 나오는 스프레드시트에서 내려지지 않습니다. 정량화하기 어렵고 설명하기 어렵고 원래 목표에서 동떨어져 보일 수 있지만 가장 영향력이 큰 인간적 요소가 있습니다.”
– 모건 하우절

DCF가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는 예 중 하나가 가치 투자 3.0 기업들이다. 요즘은 블로그에 가치 투자 3.0에 대한 글을 많이 올리고 있는데 최근에 가치 투자 2.0과 가치 투자 3.0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럴려면 가치 투자 1.0에 해당하는 기업과 가치 투자 2.0에 해당하는 기업의 차이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하는데 오래전 그걸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남들이 하지 않을 일들을 몇 가지 했었다. 만일 내가 그것에 대해 책을 쓴다면 남들이 절대로 하지 않았을, 내가 한 일에 대해 그리고 그 분석을 통해 내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대해 자세히 쓰겠지만 블로그에 그런 내용을 세세하게 쓸 필요는 없다. 마찬가지로 2.0과 3.0의 차이에 대해 많은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고 있지만 굳이 내가 알게된 것들을 이곳에다 공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물론 책을 쓴다해서 자신의 지식을 모두 공개하는 사람도 거의 없긴 하다. 현재는 책을 쓸 생각도 없고.

망치만 들고 못만 찾아 다니는 사람들이 많고 유료지만 무료보다 못한 콘텐츠들도 많다. 비법을 알려주고 싶어 안달난 사람들의 비법은 결국 뻔한 이야기거나 망치인 경우가 많았다. 교과서나 요즘은 유튜브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과거 MBA에서만 배울 수 있었던 무슨 대단한 정보인양 포장해서 가르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정말 가치있는 비법(그런 게 있다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걸 적극적으로 홍보하려고 하기보단 숨기려 할 것이다. 코카콜라 제조법이 영원히 비밀로 유지되듯이 버핏과 멍거 역시 본인들의 정수는 공개하지 않고 두리뭉술하게만 이야기했다. 내재가치에 대한 질문에 버핏은 항상 이솝우화로 답한다..^^ 뻔한 이야기나 시장에 널려 있는 지식을 지혜로 바꾸는 것은 투자자 스스로 할 일이다.

모니터 뒤편의 수많은 사람들


이제 음식점을 시작하려거나 초보 음식점 사장이 자신의 고민을 먼저 상세히 이야기하면서 혹시라도 길을 아는지 친절하게 문의한다면 먼저 그 길을 지나가며 무수한 실수를 한 사람으로서 고민한 결과와 경험을 아는대로 설명할 용의가 있지만 온라인에서 이런 친절을 기대하기는 무리란걸 이미 알고 있다. 물론 지금 내겐 그런 에너지조차 별로 없기 때문에 설령 내게 그렇게 묻는다해도 남들처럼 뻔한 답을 짧게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버핏이 말한 이솝우화에 진리가 숨어 있는 것처럼 뻔한 답을 하는 이유가 있고 때로는 뻔한 답에 진짜 답이 숨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나만 아는 비밀이란 것도 사실 내가 알면 또 얼마나 알겠는가. 기껏해야 10초 계산기 뿐인걸.

“한 사람에게는 합리적인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동일한 시간범위, 목표, 야망 및 위험 허용범위를 갖는다면 모든 것이 계산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5% 하락한 후 공황 상태에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장기 투자자라면 끔찍한 생각이고 전문 트레이더라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당신이 보는 모든 비즈니스 또는 투자 결정이 당신 자신의 세계관과 일치해야 하는 세상은 없습니다.”
– 모건 하우절

나보다 훨씬 고수 한 분이 내가 만든 투자 전략 지도 개념이 마음에 들어 그 아이디어를 카피해서 업종에 따라 서로 다른 세 가지 팩터를 가지고 비슷한 지도를 만들어 봤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또 누군가는 내가 만든 5년치 현금흐름표 그림을 바탕으로 10년치 현금흐름표를 만들어 봤다고도 했다. 내가 올리는 다소 불친절한 글이 누군가에게 아주 작은 인사이트라도 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그게 감기에 걸려서도 이렇게 블로그를 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고..^^

필립 피셔의 말

인질(?)로 잡혀 있는 글들을 읽기 위해 페이스북에 접속해서 과거의 오늘을 돌아보고 나오는 게 아침 루틴중 하나다. 그곳에 오랜 기간 너무 많은 글과 생각들이 담겨 있어 한꺼번에 구출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은 정말 잘 기획된 기능이다. 대부분의 내 생각과 스크랩들은 그 곳에 비공개로 남아 있다. 한글날인 오늘은 필립 피셔의 말을 스크랩해 둔게 눈에 들어왔다. 블로그에 쓸 소재들도 떨어져 가는데 오늘은 스크랩해 둔 이 녀석을 구출하면서 블태기를 극복하련다. 필립 피셔의 단기간은 최소 3년이고 그레이엄의 투자기간은 최대 3년이었다.

“투자에는 두 가지 근본적인 접근 방식이 있습니다. 벤 그레이엄이 개척한 접근법은 본질적으로 너무 싸서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종목을 찾는 것입니다. 그는 이에 대한 재정적 안전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고 조만간 가치가 상승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 접근 방식은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매우 큰 성장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것을 찾는 것입니다. 장점은 제가 투자하는 주식 중 더 많은 비율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 주식은 시작하기까지 몇 년이 걸리고 실수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식이 정말 이례적인 경우에는 비교적 단기간에 많은 움직임을 보입니다. 벤 그레이엄식 접근법의 단점은 그가 설교한 것처럼 거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고 그의 공식에 맞는 것을 채택한 좋은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제 방식이 성공의 유일한 공식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자만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성장주라는 용어가 생기기 전에 사업을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 필립 피셔

모건 하우절의 말처럼 “영감적으로 대담함”과 “어리석을 정도로 무모함” 사이의 경계는 두께가 1밀리미터에 불과할 수 있으며 지나고 나서 나중에야 볼 수 있지만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 과정은 본받아야 할 것으로, 실패로 이어진 과정은 피해야 할 것으로 보기 쉽다. 아무리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 과정을 본받더라도 가끔씩 발생하는 실수를 완전히 피할순 없다. 실수를 피하려고 시도하는 것보다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견디고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면 오히려 그 속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누가 말했듯 투자에는 결국 신념과 프로세스만 남는다. 필립 피셔가 말했듯 실수를 할수도 있고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투자는 결국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이 인내심 많은 사람에게로 옮겨지는 게임이다.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진정한 성공의 일부는 100% 반대자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자동차가 도시의 오래된 전차 시스템을 대체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아무도 전차 주식을 원하지 않을 것이므로 전차 주식을 사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에서 오류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투자 비즈니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 필립 피셔

큰 성공을 거두려면 기존의 통념을 깨뜨려야 하지만 통념은 대개 옳고 따를 가치가 있다. 그러니까 통념이다. 가치투자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역발상으로 무조건 반대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싸고 소외된 것을 찾아 반대로만 가다 밸류트랩에 빠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 시장은 꽤 똑똑하고 대체로 효율적이기 때문에 싼 데는 싼 이유가 있다. 싼 것을 찾아 가는 게 목표가 아니고 잘못 점수가 매겨진 것을 찾아가야 한다. 잘못된 채점을 찾으려면 필립 피셔가 강조한 것처럼 투자자가 직접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스스로 투자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판단이 정말 옳다고 생각될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다 하더라도 그것을 사수할 수 있는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

투자에서 성공은 열정과 지성, 그리고 성실함을 모두 겸비해야 이루어 진다. 버핏이 버크셔에서 직원을 뽑을 때 중점적으로 보는 항목도 바로 이것이다. 결국 투자란, 잘못된 채점표를 찾을 수 있는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가? 자신의 판단을 믿을 수 있는가? 자신의 선택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는가? 자신이 틀렸을 때 솔직히 인정할 수 있는가? 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인데 거기에는 호기심과 열정, 상식과 지성, 그리고 정직과 성실,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 매일 성실하게 돌멩이를 뒤집어야 하는 투자는 정말 어렵다.

“시장이 선호하는 주식도 사지 않습니다. 특히 기술주 관련 회의에 참석했을 때 사람들이 회의실에 꽉 들어차 있는 것을 볼 때 특히 그렇습니다. 입석만 있다면 보통 그 주식을 매수하기 좋은 시기가 아니라는 꽤 공정한 신호입니다.”
– 필립 피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