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렉시티 검색이 유입됐다.

블로그를 하면서 가끔씩 리퍼러를 본다. 대부분 네이버와 구글을 통해 내 블로그로 트래픽이 유입되지만 아주 가끔씩 다음검색으로도 들어오는게 보인다. 엊그제는 처음으로 보이는 게 있어서 보니 perplexity.ai 였다. 구글을 위협하고 있는 검색 AI 퍼플렉시티. 링크를 클릭하고 들어가서 구글 아이디로 가입하고 몇 개를 검색했더니 내가 올린 글이 검색된다. 오 이것봐라~

며칠전에 퍼플렉시티 공동 CEO중 한 명인 인도인의 인터뷰를 봤다. 오직 검색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몇번을 강조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SK텔레콤 가입자를 대상으로 퍼플렉시티 유료 1년 사용권을 무료로 주는 행사때문에 방한해서 이런 저런 언론매체에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SK가 퍼플렉시티 투자에 참여해서 이루어진 행사. 퍼플렉시티는 2024년 6월 현재 약 30억 달러 기업가치가 있는 유니콘 기업(아직은 적자)으로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그리고 아마존의 투자도 유치했고 엔비디아 대표 젠슨 황이 자신은 구글 검색을 더이상 이용하지 않고 퍼플렉시티만 이용한다고해서 더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퍼플렉시티

아직 본격적으로 사용해 보지 않아 구글검색이나 ChatGPT 같은 AI서비스와 어떤 차이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인터넷 구석 끄트머리에 숨어있는 내 글까지 찾아 소스로 제공하는 걸로 봐선 꽤나 똑똑한듯^^ 오픈AI의 검색GPT때문이 아니라 퍼플렉시티때문에 구글 주가가 주춤하고 있는건 아닌지도..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현재 1000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기업문화를 엿볼수 있는 글~

방금 나만 답을 알고 있는 한 가지를 퍼플렉시티에게 질문했더니…역시나 다른 AI서비스와 같은 수준의 답만 내놓는다. 이미 인터넷에 올라온 데이터를 중심으로 답을 할테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만 알아보자.

추가) 이렇게 끝을 맺으니 사람들이 AI를 너무 우습게 아는 게 아니냔 오해도 하겠다. 내가 만든 10초 내재가치 계산기도 일종의 AI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이름을 입력하면 내재가치를 과거 재무제표를 가지고 미리 입력된 로직으로 결과값을 10초 이내에 보여 준다. 내가 볼 때 현재 AI서비스의 수준이 딱 여기까지다.

내가 정말 보고 싶은 것은 과거 데이터 기반만이 아니라 현재 애널리스트들의 로직과 예상치, 기업 IR자료에 나온 숫자들, 그리고 현재 금리와 경제상황들을 고려해서 나온 내재가치 숫자들이다. 그럴려면 기본 로직에 들어가는 몇 가지 숫자들을 변경해야 하고, 그런 일련의 작업들은 내가 따로 생각하면서 해야 한다. 내게 10초만에 기계적으로 나온 내재가치 숫자들은 그런 의미다. AI 서비스들이 아직까지 제공하는 수준도 딱 거기까지다. 반복적인 업무나 특정 카테고리에서는 잘 작동하겠지만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선 글쎄다…물론 점점 더 좋아지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과연 좋은 기업인가?

추석연휴 시작할 때 그냥 간단한 아이디어 상태에 있었는데 추석연휴 동안에 역시 생각만 하고 있었던 기능들을 조금 더 추가해서 간단한 투자 지도를 업데이트했다. 투자 지도 이야기하면서 6만전자가 된 삼성전자를 언급했었는데 데이터를 잘못 입력해서 틀린 그림을 그렸던 게 마음에 걸려 삼성전자부터 업데이트된 투자 지도에 넣어 봤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대표기업 삼성전자는 과연 좋은 기업인가? 새롭게 추가된 기능은 10년 전, 5년 전, 그리고 현재를 한 지도에서 비교해 보는 것이다. 다른 기업과 비교도 좋지만 무엇보다 과거의 나와 비교해 보는 것이 투자에서 필수적이다.

삼성전자 투자지도

투자 지도를 처음 그렸을 때 아마도 국내 기업 대부분은 10%와 10% 사이인 제일 왼쪽 아래칸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삼성전자도 10년 전이나 5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 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수익률이나 성장률 면에서 모두 S&P500 평균이나 다우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럼 핸드폰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애플(AAPL)은 어떨까?

애플 투자지도

투자 지도에서 10년 전 애플이 바로 워런 버핏이 투자를 검토할 때 애플이다. 그 1년 후 버핏은 애플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높은 성장률(지금의 테슬라와 비슷한 성장률)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싼 수준이었다. 물론 그 후 우려대로 성장률은 꾸준히 하락했지만 수익률은 오히려 상승하면서 현재는 성장률과 수익률이 뛰어난 11_11 클럽에도 들어있다. 지금의 애플은 11_11과 거의 같은 위치에 있다. 애플이 걸어온 길은 테슬라를 포함한 모든 성장 기업들이 가고 싶어 하는 길이다. 애플은 역시 좋은 기업임에 틀림없다.

이번에는 삼성전자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대만의 TSMC를 한번 보자.

TSMC 투자지도

업의 특성상 시클리컬하게 성장률은 오르락 거리지만 수익률은 일정하게 10%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비교해서 보니 삼성전자와 수익률 차이가 꽤 커보인다. 성장률과 수익률이 우수한 그룹인 11_11_11과 겹칠 정도로 좋은 위치에 있다. 역시 좋은 기업이다.

투자 지도로 몇 개 기업의 점을 테스트로 찍어 보면서 제일 인상적인 기업은 바로 엔비디아(NVDA)였다. 다른 기업들을 그야말로 압살하는 궤적이었다. 5년 전 지금의 구글 옆에 있었을 때가 PER 20근방으로 PEG 1 수준이었다. 투자지도를 그리면서 10년전 지금의 삼성전자 위치에 있었던 그저그런 기업에서 5년전 엔비디아로 퀀텀 점프했을 때, 바로 그때 이 기업을 알아채지 못했음이 아쉬웠다. 하지만 그때라도 지금의 엔비디아 위치를 예측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 확신할 수 없다. 지금 엔비디아처럼 이렇게 TSLA에서 FTNT를 거쳐 MA로 떨어지는 무형의 저항선을 뚫고 올라가는 것은 능력과 운과 시대정신이 맞물린 그야말로 초초초 대박 사건이다.

엔비디아 투자지도

하지만 지금의 위치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 해도 5년전 위치의 엔비디아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쉽다. 지금처럼 이렇게 높은 수익률과 성장률은 곧 치열한 경쟁을 불러들일 것이다. 그것을 얼마나 지켜낼 수 있을지는 오롯이 엔비디아의 해자에 달려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기업은 비자카드. 옆에 있는 마스터카드와 비교하려고 한번 넣어봤더니 이런 행보를 보인다. 일정한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수익률을 계속해서 올려가고 있다.

비자 투자지도

지금까지 내가 써보고 경험했던 국내외 그 어떤 재무제표 분석 서비스에서도 이런 종류의 그림들을 본 적이 없다. 과거 재무제표 숫자들을 표로 제공하긴 하지만 이렇게 시각적으로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것은 못봤다. 그럼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이렇게 세세한 기능이 담긴 그림까지 다 공개해도 될까? 수익률과 성장률을 정확하게 어떤 지표를 사용하는지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투자지도 개념을 차용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출처: buddy.pe.kr 만 남겨주시면^^). 수익률과 성장률도 대부분 간단하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허나 간단하지만 쉽지도 않다. 그리고 이 그림 역시 간단 내재가치 계산기처럼 입력하면 10초 이내에 결과가 나온다. 속력보다 방향이라지만 역시 속력도 중요하다~

추가) 과거 기업분석 사례로도 언급했었던 삼양식품 투자 지도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한번 추가해봤다. 대략 5년전 삼양식품이 내가 분석 사례로 분석했을 즈음이다. 10년 전 성장률 -0.54%였던 기업이 환골탈퇴했다. 5년 뒤 삼양식품은 어디에 있을까?

삼양식품 투자지도

간단한 투자 지도

추석연휴를 이용해 그간 머리속에 맴돌기만 했던 간단한 투자 지도를 하나 만들었다(보기엔 간단하지만 사실 만든 과정을 보면 그리 간단하진 않았다). S&P500 기업을 입력하면 그 기업의 현재 위치를 아래와 같이 2차원 평면으로 보여주는 지도다. 사실 원의 크기까지 고려하면 3차원에 가까운 3D 지도인 셈이다. 투자란 결국 500개의 유니버스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자신만의 답이다. 500개 중에서 PER가 낮은 것을 선택할 것인가, 배당이 높은 것을 선택할 것인가, 조엘 그린블라트처럼 마법공식으로 고를 것인가, 피터린치처럼 PEG가 낮은 것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 선택할 것인가.

코스트코 COST 지도

11_11로 표시된 것은 수익률과 성장률이 좋은 기업을 고르는 나만의 방식이다. 11_11_11은 그중에서 다시 한번 필터링을 해서 고른 기업 그룹이다. 현재 13개 기업만 포함된 그룹이다. 내재가치는 역시 내가 계산한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 그룹 20개 묶음이다. 신기하게도 피터린치의 방법과 거의 유사한 결과다. 이렇게 몇 개의 그룹을 지도에 자동으로 표시해 놓으면 관심있는 개별기업의 위치를 그룹과 비교하며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보니 고배당 그룹과 S&P500은 거의 같이 붙어있다.

멍거가 좋아하는 코스트코(COST)를 입력했더니 S&P500 평균에 비해 수익률이 떨어진다. 코스트코는 이익률을 낮게 가져가는 전략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테슬라 TSLA 지도

이번에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특히 좋아하는 테슬라 TSLA 를 입력했더니 이런 그림이 나온다. 성장률이 대단함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성장률이 좋은만큼 역시 비싸다. 일반적으로 지도의 위 칸으로 올라갈수록 풍선의 크기는 커진다. 내가 찾는 것은 수익률과 성장률이 좋으면서도 풍선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이다. 저PEG과 내재가치 그룹에서 찾아보면 되겠다.

여행 레스토랑 예약서비스 부킹홀딩스 숫자들이 괜찮아 보여서 한번 함께 입력해봤다. 좋은 위치에 들어갔다. 하나씩 입력해 보니 마치 사격의 표적지처럼 입력값들이 잘 표시된다. 세 개를 같이 모아 보니 테슬라와 코스트코 풍선크기가 거의 같다. 따로 표시는 안했지만 엊그제 아지트 자인이 200주를 팔았다던 BRK-A 말고 우리같은 서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 BRK-B를 넣어봤더니 코스트코 오른쪽 옆에 딱 붙었다. 크기는 MF2와 거의 같다.

히트맵

국내 기업도 한번 넣어봤다. 모르긴 몰라도 국내기업 대부분은 제일 왼쪽 아래 칸에 들어갈 것이다. 좋은 기업으로 소문난, 특히 요즘 6만전자라고 난리도 아닌 삼성전자를 입력했다(나중에 보니 이 그림은 실수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다른 국내기업처럼 성장률이 3%대 아래로 내려왔다). 그리고 매력적인 가격대로 내려온 구글도. 이렇게 보니 구글이 좋은 기업인 게 한눈에 보인다. 내가 좋은 기업 그룹으로 꼽은 11_11_11 그룹과 풍선크기도 비슷하면서 거의 붙었다. 그렇다면 엔비디아 NVDA는 어디에 위치할까? 예상대로 오른쪽을 몇 칸 더 만들면서(50% 수익률) 제일 위 칸(40%에 가까운 성장률)이다.

투자지도

이번 추석연휴엔 간단한 투자 지도 만들면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놀아야겠다. 블로그 글도 연휴동안엔 쉴 예정이다. 주인이 없는 연휴동안 이 곳을 우연히 찾은 모든 분들도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한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