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기능

페이스북을 꽤 오래 사용했었다. 간단한 뉴스스크랩이나 떠오르는 생각, 좋은 글 들을 갈무리하기 가장 좋은 툴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페이스북 친구들과 바로바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도 꽤 즐거웠다. 하지만 페이스북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기능은 “과거의 오늘”이다.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보는 곳이 바로 과거의 오늘 내가 공개, 비공개로 적어 놓은 생각이나 뉴스, 그리고 페이스북 친구들과 나눈 댓글들이었다.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

비록 지금은 페이스북을 떠났지만 아직도 “과거의 오늘”때문에 한번씩 들어간다. 과거에 페이스북에 남긴 내 글이나 생각들이 인질로 잡혀있다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바로 그렇다. 그 전에는 네이버 블로그에 비슷한 시간동안 글을 남긴 적이 있었는데 그 글들 역시 여전히 인질로 잡혀 있는 셈이다. 페이스북이 이 기능을 넣기 시작한 게 대충 2015년 부터였고 네이버도 얼마 후에 비슷한 기능을 블로그에 넣었었다.

워드프레스에 새로 자리를 잡고나서도 한동안 그리웠던 게 바로 과거의 오늘 기능이었다. 아직 여기에 글을 남긴 게 얼마 안되서 필요가 없긴 하지만 글이 점점 쌓이고 나면 이맘때 무슨 일이 있었고,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찾아 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1년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생활이나 생각 역시 그 주기에 맞게 움직이기 마련이다. 페이스북을 열심히 쓸 때는 과거의 오늘을 모두 채우겠다는 마음으로 365일 동안 빈 날이 단 하루도 없게 만들기도 했다. 이 블로그를 그렇게 하기엔 역시 에너지가 부족하다.

워드프레스에도 이런 플러그인이 있을텐데 싶어서 시간 많은 오늘 검색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미 누군가가 플러그인을 만들어놨다. 사람 생각역시 다 거기서 거기다..^^ 그래서 바로 사이드바에 설치해 보니 1년 전 올린 글 하나가 잘 뜬다. 됐다~~ 그나저나 내 인질들은 어떻게 구출하나..

퍼플렉시티 검색이 유입됐다.

블로그를 하면서 가끔씩 리퍼러를 본다. 대부분 네이버와 구글을 통해 내 블로그로 트래픽이 유입되지만 아주 가끔씩 다음검색으로도 들어오는게 보인다. 엊그제는 처음으로 보이는 게 있어서 보니 perplexity.ai 였다. 구글을 위협하고 있는 검색 AI 퍼플렉시티. 링크를 클릭하고 들어가서 구글 아이디로 가입하고 몇 개를 검색했더니 내가 올린 글이 검색된다. 오 이것봐라~

며칠전에 퍼플렉시티 공동 CEO중 한 명인 인도인의 인터뷰를 봤다. 오직 검색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몇번을 강조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SK텔레콤 가입자를 대상으로 퍼플렉시티 유료 1년 사용권을 무료로 주는 행사때문에 방한해서 이런 저런 언론매체에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SK가 퍼플렉시티 투자에 참여해서 이루어진 행사. 퍼플렉시티는 2024년 6월 현재 약 30억 달러 기업가치가 있는 유니콘 기업(아직은 적자)으로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그리고 아마존의 투자도 유치했고 엔비디아 대표 젠슨 황이 자신은 구글 검색을 더이상 이용하지 않고 퍼플렉시티만 이용한다고해서 더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퍼플렉시티

아직 본격적으로 사용해 보지 않아 구글검색이나 ChatGPT 같은 AI서비스와 어떤 차이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인터넷 구석 끄트머리에 숨어있는 내 글까지 찾아 소스로 제공하는 걸로 봐선 꽤나 똑똑한듯^^ 오픈AI의 검색GPT때문이 아니라 퍼플렉시티때문에 구글 주가가 주춤하고 있는건 아닌지도..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현재 1000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기업문화를 엿볼수 있는 글~

방금 나만 답을 알고 있는 한 가지를 퍼플렉시티에게 질문했더니…역시나 다른 AI서비스와 같은 수준의 답만 내놓는다. 이미 인터넷에 올라온 데이터를 중심으로 답을 할테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만 알아보자.

추가) 이렇게 끝을 맺으니 사람들이 AI를 너무 우습게 아는 게 아니냔 오해도 하겠다. 내가 만든 10초 내재가치 계산기도 일종의 AI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이름을 입력하면 내재가치를 과거 재무제표를 가지고 미리 입력된 로직으로 결과값을 10초 이내에 보여 준다. 내가 볼 때 현재 AI서비스의 수준이 딱 여기까지다.

내가 정말 보고 싶은 것은 과거 데이터 기반만이 아니라 현재 애널리스트들의 로직과 예상치, 기업 IR자료에 나온 숫자들, 그리고 현재 금리와 경제상황들을 고려해서 나온 내재가치 숫자들이다. 그럴려면 기본 로직에 들어가는 몇 가지 숫자들을 변경해야 하고, 그런 일련의 작업들은 내가 따로 생각하면서 해야 한다. 내게 10초만에 기계적으로 나온 내재가치 숫자들은 그런 의미다. AI 서비스들이 아직까지 제공하는 수준도 딱 거기까지다. 반복적인 업무나 특정 카테고리에서는 잘 작동하겠지만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선 글쎄다…물론 점점 더 좋아지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워드프레스 보안 치명적인 경고

워드프레스를 운영하고 1년 가까이 됐지만 블로그 보안 관련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트래픽이 워낙 낮고 홍보도 하지 않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터넷 구석 블로그라 그랬을거다. 그렇다고 해도 아예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고 관찰은 하고 있었다. 그동안 높은 경고 High Threats 는 몇 번 받았지만 치명적인 경고 Critical Threats 는 또 첨인지라 이렇게 따로 남겨 둔다. 블로그가 로그기록이니 이런 시시콜콜한 일들을 기록하는 용도에 맞게 기록용으로 남긴다.

워드프레스 보안

살펴 보니 홍콩에서 20건 들어 왔다. 그동안은 주로 우리나라 ip들이었는데 이건 의외였다. 일단 해당 ip를 블락처리 했다. 블로그에 댓글을 하나 남겼고, Contact을 통해 3건을 남겼다. 아마도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하면서 워드프레스 취약점을 탐색했던 것 같다. 나같은 변방 구석탱이 블로그에서 뭐 건질 게 있다고. 그럴 노력과 시간이 있으면 다른 건전한 곳에 쓰길. 이 글 읽지도 않겠지만, 계속 시도하면 홍콩 자체를 블락시킬 예정 ㅋ

구글 서치콘솔을 통해 조회해 보니 내 블로그 글이 구글 검색에서 거의 10번째 이후에 나온다고 한다. 구글 SEO는 특정 분야에 특화된 블로그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난 그냥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신변 잡기나 관심가는 것을 아무런 체계 없이 나열하는 잡블로그로 남을 계획이다. SEO를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디지털 노가다 같은 것들을 할 계획도 없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이런 치명적인 경고를 발생시키는 사람 빼고) 가는 사람 잡지 않을 계획이다. 그게 내 블로그 철학이다. 목표는 오로지 1년 운영비용 2만원 벌기~ ㅎ

입추가 지나니 바람색이 바뀐 게 느껴진다. 2024 파리 올림픽도 끝났다. 바야흐로 가을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난 또 가을을 몇 번이나 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귀한 하루하루 한 달 한 달 계절들이다. 마음껏 누리고 즐기자.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채 사라지는 즐거움들에게 미안해 해야 한다. 내 건강에 치명적인 경고가 뜨지 않음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