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가 된 토드 콤스를 만난 찰리 멍거가 한 첫 질문

지금은 후계자가 된 토드 콤스를 만난 찰리 멍거가 한 첫 질문은 이것이다. “What percentage of S&P 500 businesses would be a “better business” in five years.” 이 질문에 콤스는 5%미만이라고 생각했지만 멍거는 2%미만이라고 말했다. 콤스는 500개 기업중에 25개 정도로 생각했고 멍거는 10개도 채 안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콤스가 버크셔에 합류해서 멍거와 버핏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은 향후 5년 동안의 비즈니스 전망에 대해 대략 7/10 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대략 1/10 정도 예측이 맞았다고 한다. 세상의 본질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좋은 비즈니스를 알아보는 성과지표가 있는지, 그리고 버크셔는 양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콤스는 일반적으로 매일 한 가지 질문을 지속적으로 묻는 방법과 비즈니스에서 해자가 더 넓은지 좁은지 여부를 설명했다. 버핏과 콤스가 기업에 대해 토론하는 것의 98%는 정성적(품질)인 부분이다.

만일 한 기업의 계산한 PER가 30이라면 그것이 정당화 되려면 어떤 일들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을 살펴봐야 한다. 최악의 비즈니스는 성장하면서 수익은 감소하는 무한대의 자본이 필요하고(아쉽게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이 여기에 속한다) 최고의 비즈니스는 자본없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다.

버크셔는 보고된 이익이 아니라 owner’s earnings(FCF에 가깝다, 순이익+감가상각비-유무형자산투자-운전자본변동)에 집중한다. 보고된 이익과 owner’s earnings이 비슷하면 아주 좋은 사인이다.

애플 실적


콤스는 매주 토요일마다 버핏의 집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는데(지난 주에도 몇 시간동안 얘기를 나누었는데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30초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는 바로 이것이다.

“How many names in the S&P are going to be 15x earnings in the next 12 months? How many are going to earn more in five years (using a 90% confidence interval), and how many will compound at 7% (using a 50% confidence interval)?”

당시 이 시험지를 활용한 대화에서 동일한 3~5개의 이름이 계속나왔기 때문에 애플을 찾는데 이 채점기준표가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애플의 투자에 콤스가 어느정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다른 후계자 테드 웨슬러가 아닐까 추측했었는데…과거 테드 웨슬러의 2016년 독일 잡지와의 인터뷰를 보면 아이폰의 높은 충성도와 애플 생태계에 대한 언급이 있다.

테드 웨슬러 애플


처음에 내가 틀렸다고 적었었는데 아직 틀렸다고 단정짓기엔 이른것 같다. 둘 다 기여했을 수도 있고. 버핏도 이전에 그의 젊은 투자 대리인인 Todd Combs와 Tedd Weschler 중 “한 명 이상” 이 그 투자 배후에 있다고 암시했었고 구체적으로 밝히길 꺼려했다.

토드 콤스는 본인이 직접 버크셔에 전화해서 찰리 멍거와 만나게 됐고 테드 웨슬러는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2년 연속으로 낙찰되어 버핏과 만났다.

국민연금 개혁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

문재인 정부에서 4개 안을 올렸다가 국민연금 인상에 대한 반대여론에 밀려 제 1안인 현행유지로 5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는 무려 24개 시나리오를 정부에게 넘겼다고 한다. 이번 국민연금 개혁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24개 안이라고 하지만 결국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5%로 올리고 수급개시 연령을 현행 1969년생 부터 65세에서 순차적으로 늘려 68세로 연장하고, 쌓아 놓은 기금 수익률을 1%p로 상향하는 안이 유력하다. 이 세가지가 포함된 국민연금 개혁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기금 수익률 1%p 상향하는 안이다.

이렇게 말하면 의아해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보험료 인상(12%, 15%, 18%)이나 수급개시 연령을 68세로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고작 기금 수익률 1%p 상향하는 거라고?! 국민연금 공단 통계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수, 국민연금 지급액, 국민연금 1인당 월 지급액 평균이 나와 있다. 현재 1인당 지급액 평균을 보면 과연 국민연금이 노후생활을 보장해 줄수 있을까 회의가 들기 딱 좋은 숫자다.

국민연금 수급자수 지급액

현재 매월 약 3조가 조금 넘는 돈이 지급되고 있으므로 12개월로 계산하면 36~40조가 적립금에서 빠져 나간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국민연금 수급자가 늘어나면서 이 금액은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다. 현재 적립금이 990조 쌓여 있고 과거 1988년부터 2022년까지 운용수익률이 5.11% 정도다. 이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을 1%p 올리겠다는 안이다. 현재 기준으로 9.9조를 더 벌겠다는 이야기다. 무슨 방법으로 운용수익률을 1%p 올릴 것인가는 아마도 구체적인 안이 없을 것이다. 현재 나가는 돈 40조의 25%인 10조를 추가로 벌어들이겠다고 목표를 제시한 것인데 부디 구체적인 안이 있길 바란다.

많은 저항이 있겠지만 보험료율을 올리고 수급개시 연령을 뒤로 연장하는 안은 정부의 의지로 가능하지만 수익률 1%p 올린다는 것은 정부의 의지만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게 가능하다고 한다면 모두가 걱정하는 기금 고갈 시기를 자연스레 뒤로 연장할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는 주식(국내/외) 45.1%, 채권(국내/외) 39.2%, 대체투자 15.7% 로 분산되어 있다. 설정후 수익률(1988~2022)은 대체투자가 9.94%, 해외주식 8.5%, 국내주식 5.22%, 국내채권 3.33%, 해외채권 3.24% 순이며 전체 수익률은 5.11%다.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현황

앞서 워런 버핏의 7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이 20% 내외였다고 썼었다. 물론 1,000조 가까운 돈을 운용하면서 20% 수익률을 바란다는 게 맞지 않는 일이지만 예일대 기금을 운용한 데이비드 스웬슨의 34년간(1985~2019) 연평균 수익률은 약 13%였다. 2019년 예일대 투자 포트폴리오는 헤지펀드와 벤처캐피털 23.5%, 사모펀드 17.5%, 해외주식 11.75%, 부동산 9.5%, 채권/현금 7.5%, 원자재 7.5%, 미국주식 2.3% 로 구성되어 있다. 그가 운용을 맡았던 1985년 10억 달러였던 예일대 기금은 2020년 321억 달러로 30배 이상 불어났다.

스웬슨이 개인투자자에게 권한 포트폴리오 자산배분은 예일대 포트폴리오와는 조금 다르다. 15% 미국 재무성 채권, 15% 인플레이션 연동 채권, 70%는 미국주식뿐만 아니라 선진국 증시, 이머징 증시에 나눠서 투자하라고 했다. 그레이엄의 60/40, 버핏의 90/10과 비슷한 70/30을 이야기한 것이다.

만약 국민연금 운용 총괄 책임자가 워런 버핏이나 데이브드 스웬슨 같은 사람이라면 현재 5%에 머물러 있는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을 10%나 20%로 끌어 올리는 게 가능할까? 만약 우리나라에 버핏이나 스웬슨 같은 투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그의 가치는 얼마일까? 단순하게 계산해서 현재 국민연금 1,000조를 운용해서 기존 수익률보다 5%p 초과 수익을 낼 수만 있다면 초과수익금 50조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된다. 그리고 이런 초과수익을 5년만 지속할 수 있다면 무려 250조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된다.

만약 1년동안 국민연금 초과수익 50조를 낸 사람에게 5조를 성과금으로 지급한다면, 아니 1조를 성과금으로 지급한다면, 아니 1천 억을 지급한다 그게 말도 안되는 일일까?! 물론 단기간 성적으로만 성과금을 지급하면 그 성과가 그 사람의 능력때문인지 아니면 운이 좋아서인지를 구별할 수가 없다.

여기서도 버핏을 살펴 보자. 그는 자신의 투자부문 후계자 2명에게 처음엔 약 50억 달러를 운용하게 맡겼다가 현재는 약 150억 달러를 맡아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이 둘 과의 계약구조를 살펴 보자. 먼저 관리하는 돈의 0.1%를 급여로 받는다. 10조라면 100억원이다. 그리고 성과급으로 S&P500 수익률을 초과하는 금액의 10%를 받는다. 단 성과급은 일시불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향후 3년간 각각 3분의 1씩 지급받는다.

우리나라에서 버핏이나 스웬슨, 아니면 버핏의 투자부문 후계자인 토드 콤스나 테드 웨슬러 같은 가장 투자를 잘하는 제일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하고 그들에게 국민연금 운용수익을 전적으로 맡기고 그 운용 과실에 따라 적합한 대우를 해줘서 목표로 하는 1%p가 아니라 5%p 초과 수익을 지속적으로 낼 수만 있다면 국민연금 개혁안에서 피터지게 싸우고 있는 얼마를 더 내고 얼마나 늦게 받을 것이냐도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버핏이라고 하더라도 1,000조의 돈을 운용해서 20% 수익을 내기는 힘들 겠지만 그래도 10%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우수한 인재를 찾을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사람, 전적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스템, 성과에 대한 공정한 보상체계, 긴 시간지평…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조직 문화. 단 하나라도 부족하면 불가능하다. 그래서 난 1%p 수익률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는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국민연금 개혁안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1%p 수익률을 어떻게 끌어 올릴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답이 없는 개혁안이라면 결국 보험료율 얼마 올리고, 받는 시기 언제로 늦추냐는 싸움에만 중점을 두는, 어렵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개혁안에 머물 것이다.

우리나라에 버핏이나 버핏의 후계자나 스웬슨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해외에는 그런 사람이 있는가? 정말 있다면 그런 사람들을 누가, 어떻게 알아 채고 발굴할 것인가? 그들을 어떻게 채용하고 운용을 맡기고 감독할 것인가? 성과보상 체계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얼마의 기간동안 맡길 것인가? 운과 실력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이런 진짜 중요한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1%p라도 가능할 것이다.

버핏과 그의 후계자들은 업무 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뭔가를, 특히 책을 읽는데 보낸다. 우리나라 조직에서 업무 시간에 책을 꺼내 읽으면 어떤 평가가 따라올까?!

ROE 자기자본이익률

PER, PBR과 함께 주식투자자라면 다 알고 있는 개념이 ROE 자기자본이익률이다.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누어 계산한 재무 성과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자기자본은 회사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과 같기 때문에 ROE는 순자산 수익률로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ROE가 높을수록 자기자본 조달을 통해 수익과 성장을 창출하고 있으므로 더 효율적으로 경영이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계산할 때 분모인 자기자본은 순이익이 발생한 기간 동안 시작과 끝의 평균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ROE는 수익과 성장, 두 가지를 함께 볼 수 있고 계산도 쉽기 때문에 그만큼 널리 사용되는 지표로 특히 버핏이 좋아하는 지표(버핏은 자본총계에 장기부채를 포함하기도 한다)다. 기업이 주주의 돈을 이용해서 얼마나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지를 바로 알 수 있다. 다만 일시적인 이유로 순이익이 급증해서 ROE가 좋아질 수 있으니 과거 5년 평균, 10년 평균 값과 비교해서 현재 ROE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분자가 순이익이기 때문에 시클리컬한 기업일수록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감안해서 살펴 봐야 한다.

또 ROE를 볼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부채비율이다. 순이익/자기자본 식이기 때문에 분모에 포함되지 않는 부채를 많이 사용해서 순이익이 늘어나면 ROE가 좋아지게 된다. 이를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ROE를 순이익률×자산회전율×재무레버리지로 분해한 듀폰공식으로 봐야 한다. ROE 증가가 순이익률이 높아져서인지, 자산회전율이 늘어서인지, 아니면 부채가 증가해서인지를 과거 지표와 함께 꼼꼼히 살펴 봐야 한다.

그렇게 ROE를 뜯어서 자세히 분석하다 보면 기업의 경영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자본을 배치하고 있는지, 사업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ROE를 분석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바로 이것이다. 경영자의 자본배치와 경영자의 의도를 알아채는 것!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경영되고 있는지를 보는 점수표가 바로 ROE인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 코스피의 ROE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먼저 구글검색에서 찾아본 매일경제신문 기사의 그림이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ROE추세를 나타내는 그림인데 2011년 14%였던 코스피 ROE가 2020년 6월 전망은 7.5%로 떨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2020년 ROE는 3.94%로 급락했다가 다음해인 2021년에 8.96%로 회복했다.

(출처 : 매일경제신문)

위에서 표시한 선행 ROE보다 최근 10년동안 정확한 코스피 후행 ROE가 궁금해서 국가통계포털 KOSIS에 들어가서 직접 데이터를 다운로드해서 그래프로 그려 봤다.

최근 10년 코스피 ROE 평균은 7.29%, PBR 평균은 1.03이고 PER 평균 15.10(비정상적으로 높았던 2020년을 제외하면 13.66)이었다. ROE가 조금씩 내려가면서 PBR도 함께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 내외인 걸 감안해 보면 7% 조금 넘는 ROE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식투자를 해야할 지 의문을 품을 정도의 수준이다. 미국 S&P 500의 현재 ROE는 16.75% 내외로 국내 코스피 ROE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코스피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주식위험프리미엄을 포함한 ROE가 10%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 워런 버핏은 ROE의 하한선을 대략 15% 정도로 보고 기업을 찾는다.

ROE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방법중 하나는 배당이나 자사주매입 소각을 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낮은 배당수익률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코스피 시장을 외면하는 큰 이유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