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스미스 최근 인터뷰

테리 스미스 최근 인터뷰를 들었다기 보다는 AI가 번역한 인터뷰 스크립트를 읽었다. 내가 느끼는 가장 큰 AI의 효용은 자동변역이다. 하루 빨리 제대로 된 통역 AI가 나와서 TV 광고처럼 핸드폰 사이에 두고 각자 자기나라 말을 하면서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 외국어로 된 정보들은 손쉽게 한글로 변환해서 읽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내가 투자 전략 지도의 제일 오른쪽 상단에 예시로 표시하고 있는 엔비디아 NVDA를 왜 구매하지 않았는가? 란 질문에 테리 스미스의 답변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그것을 살펴보았습니다. 보세요, 우리는 그것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확실히 투자 가능한 우주에 대한 우리의 매개변수에 맞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것을 소유하지 않을까요? 글쎄요, 아마도 우리가 틀렸기 때문일 겁니다. 가장 간단한 답변부터 시작해 봅시다. 그것이 단지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확실히 틀렸죠.”

솔직하게 틀린 것을 인정하고 시작한다. 사실 그 다음이 볼만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지 않는 데 합리적이라면, 그것이 우리를 그것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를 걱정시키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진 주식입니다. 그 중 하나는, 현대 사람들이 부르는 대로, 사업 모델에서 두 번이나 피벗을 매우 성공적으로 한 회사입니다. 문제가 무엇이냐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글쎄요, 사업 모델에서 피벗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때때로 피벗을 잘못하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는 게임 그래픽 칩에서 암호화페 칩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고, 이번에는 대규모 언어 모델과 인공지능용 GPU로 또다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그 성공적인 전환에서 주가는 모두 80% 하락했었다. MDD 80%를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 테리 스미스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의 예측가능성 측면에서 비록 성공적인 전환을 두 번이나 했지만 엔비디아는 탈락이라고 했다.

“두 번째는 사람들이 우리의 전략에 대해 자주 말하는 주문 중 하나가 “당신은 많은 소비자 주식을 가지고 있습니다.”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상당한 수의 소비자 주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적지만, 우리는 그런 주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경기 침체 시 소비자와 가까이 있는 것이 위험하지 않습니까?”라고 묻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렇습니다. 위험합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시 소비자와 가까이 있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소비자와 가까이 있지 않는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엔비디아는 B2C라기 보다는 B2B기업이기 때문에 경기침체시 매출감소의 직격탄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다. 이는 모든 B2B기업의 약점이다.

“경기 침체기에 소비재 회사를 운영하는 게 나쁘다고 생각한다면, 수요가 5~10% 감소할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그 소비재 회사에 공급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겁니다. 특히 자본 장비를 공급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자본 장비는 공급이 중단되죠. 그들은 5%에서 10%의 하락을 겪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 지점에서 롤러코스터에 제대로 묶여 있습니다.”

“저는 이런 기준으로 투자하지 않지만,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대담하게 추측해야 한다면, 이것에 대한 초기의 흥분 이후에 사람들이 “음, 수익이 발생하지 않죠? 말도 안 돼요.”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매우 급격한 하락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제 생각에 그게 바로 엔비디아 같은 것을 소유하는 측면에서, 우리는 머리에 젖은 수건을 두르고 앉아서, 이게 인터넷의 시작인가, 모바일 텔레포니의 시작인가, 시작이 있고 하이킹 후 붕괴가 있는 것인가?라고 말해야 할 지점입니다. 그리고 그때가 당신이 들어가는 순간입니다.”

테리 스미스는 인터뷰에서 새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종목에 대해서도 코멘트했는데 그 중 하나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TXN 이었다. 아날로그 반도체 제조업체로 반도체 산업에 속해 있고 칩 사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엔비디아와는 칩 사업의 반대편에 있으면서 토스터나 TV 같은 일상 생활용품에 들어가는 내장용 칩을 만드는 기업이다.

“반도체 주기가 있는데, 그 주기를 살펴보면 확실히 하락세를 보인 해가 있었고 두 번의 하락세는 없었습니다. 물론, 두 번째 하락세가 오는 순간입니다. 사람들이 “음, 엔비디아는 어떻게 올라가고 있는 거지?”라고 묻는 건 약간 혼란스럽습니다. 글쎄요, 엔비디아는 지금 저쪽에서 자체적인 슬롯에 있습니다. 나머지 산업은 하락세에 있고, 우리는 조만간 – 그리고 아마도 더 빨리 – 역사를 보면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 하락세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은 그 전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자본 배분에서 흠잡을 데 없는 실적을 가진 회사입니다. 매우 능숙합니다. 미국으로 칩 제조를 이전함으로써 분명히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소위 칩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든 대만에서 칩을 제조하는 것과 관련된 지정학적 위험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분명히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테리 스미스는 내가 투자 전략 지도에서 예시로 들고 있는 사이버 보안 기업 FTNT도 매수한 사람이다. FTNT 숫자들이 워낙 좋아서 관심있게 보고 있었는데 그러고나서 얼마 뒤에 테리 스미스가 편입 공시를 올려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론 테리 스미스의 포트폴리오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내 기준으론 가치투자 3.0에 가까이 있는 사람이다.

끝으로 테슬라 주주들이 보면 싫어할 말.

“소위 ‘Magnificent 7’이 있었고, 우리는 Magnificent 7 중 일부를 소유하고 있지만, 다양한 이유로 Magnificent 7을 전부 소유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중 하나는 포트폴리오 위험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우리가 실제로 그 중 일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제 말은, 우리는 테슬라를 결코 매수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는 일과 맞지 않습니다.”

블로그 운영 철학

세계적인 대기업 버크셔 해서웨이 홈페이지 화면이다. 그래픽 없다(가이코 로고정도). 메뉴없다. 그냥 방문자가 필요한 정보로 바로 클릭해서 들어갈 수 있는 하이퍼링크뿐이다. 하이퍼링크로 들어가도 마찬가지다. 텍스트 정보들과 역시 또다른 하이퍼링크로 구성됐다. 마치 초창기 인터넷 사이트를 보는듯한 기분이다. 돈을 잘 버는 회사에 방문했는데 허름한 사무실에 딱 필요한 인원만 분주히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사이트를 방문하면 대략 그 기업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내 블로그에는 어떤 운영 철학이 보일까?! 블로그 운영 철학이 보이긴 할까.

버크셔 해서웨이 홈페이지 화면

역시 초거대기업 구글 홈페이지 화면이다. 인터넷 모든 정보를 품고 있지만 초기 화면은 극도로 단순함을 유지하고 있다.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모습이다. 모든 광고를 가지고 있지만 아무 광고도 없다. 모든 인터넷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보여지는 기술은 아무 것도 없다.

구글 홈페이지

더 이상 뺄 수 없을 때까지 덜어내는 것. 불필요한 게 단 하나라도 없는 상태. 샤넬은 문을 나서기 전 전신 거울을 보면서 딱 하나 뺄 게 뭐가 있는지를 살펴 봤다고 한다.

거창하게 운영 철학이라고까지 할 순 없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먼저 제목 장사질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클릭을 유도하는 제목 장사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 모두의 시간만 빼앗는 백해무익한 행위다. 키워드를 먼저 선정하고 거기에 맞는 글을 만들어 내는 것도 하지 않으려 했다. 누구 눈치 안보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AI가 양산할 법한 뻔하디 뻔한 정보 나열은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다 아는 정보를 단순 정리하는 AI가 아니라 사람 냄새나는 글로 채워지는 공간이 되길 추구했다.

광고 클릭을 유도하거나 광고 블록 프로그램 제거를 요구하지 않겠다고도 생각했다. 내 블로그 공간에 광고를 올릴 내 자유도 있고 독자가 광고를 블록해서 보지않을 자유도 있다는 생각이다. 내 경우 좋은 콘텐츠를 보면 자발적으로 블록 프로그램을 중단해서 광고를 띄우는 것으로라도 수고에 대한 작은 기여를 하고 싶어지기 때문에 그러거나 그러지 않거나 다른 누군가의 자유도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위 두 개 사이트와 내 블로그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내 블로그가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난 블로그에 복잡한 기능을 넣거나 현란한 디자인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물론 지금 블로그 디자인(워드프레스 기본 디자인 중 하나)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CMS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내 블로그의 첫 독자는 나이므로 현재는 내게 필요한 기능만 적절하게 들어가 있고 글쓰는 공간도 최대한 단순하게 하고 있다.

아주 오래전 포탈에서 블로그를 할 때는 특정 글에 트래픽이 집중되면(아주 오래전이지만 하루에 만 명 이상 들어왔을 때도 꽤 있었다) 그 글을 비공개로 돌리는 일을 반복했다. 어떤 일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특정 글에 트래픽이 몰리는 일이 종종 있었고 그때마다 하나하나 몰린 글들을 모두 비공개로 돌렸었다. 지금 블로그 운영하는 사람들이 보면 무슨 미친 짓이냐 싶을 행동이다. 언론에서 취재하겠다는 것도 두 번 정도 거절했던 기억이 난다.

내 블로그에 오프라인 지인들이 어찌 알고 찾아 오는 것은 말리지 않겠지만 일부러 알리는 일도 하지 않는다. 포털 사이트 블로그 서비스나 SNS는 이를테면 거대한 아파트 단지 방 하나를 월세나 전세로 살고 있는 셈이고 이런 독립형 블로그는 전원주택을 직접 짓는 것과 비슷하다(쓰다보니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적은것 같아 검색하니 역시 있었다^^) 아파트는 북적거리는 맛이 있고 전원주택은 한적하고 조용한 맛(예상은 했지만 역시 댓글과 좋아요 같은 상호작용이 정말 없다..ㅋ)이 있다. 최근엔 조용해도 너무 조용한 것 같아 조금 움직여볼까도 싶다..ㅎ

“당신의 삶을 이야기로 만들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저 다른 사람 이야기의 일부가 될 뿐입니다.”
– 테리 프래쳇

이젠 나도 나이가 드니 오는 사람(트래픽)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 검색이 몰리면 그런갑다하고 아무도 들어오지 않아도 또 그런갑다 한다. 버크셔나 구글이 저렇게 단순한 홈페이지를 유지하는 것도 이유가 있을 것이고, 다른 기업들이 복잡한 디자인과 현란한 기술들을 홈페이지에 집어 넣는 것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 각자 편한 자신만의 옷을 입고 산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가끔씩 이렇게 블로그에 혼잣말 남겨 두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무수히 번성했다 사라진 콘텐츠들…내 블로그라고 그렇게 되지 말란 이유가 없다. 언젠가 다 사라질 말들이다. 다들 그래서 책을 쓰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