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버핏의 은퇴 발언으로 떠들썩하다. 다들 버핏을 찬양하기 바쁜데 난 버핏의 실수(?)만 눈에 띈다. 나같으면 주주총회에서 바로 은퇴를 공표할텐데 왜 연말로 은퇴를 미뤘을까?! 연말까지 살아있다는 보장이 있나?! 물론 그 안에 죽는다는 말이 아니다. 삶과 죽음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닌데 마치 그럴것처럼 욕심을 부린다…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반야심경을 읽다보니 버핏의 은퇴를 듣고 이런 쓸데없는 상념이 떠올랐나보다. 나역시 버핏의 은퇴가 너무나 아쉽다. ㅠ.ㅠ 그간 부처님 말씀은 금강경(남희근) 하나만 읽었는데 이번에 죽간 도덕경과 장자(최진석 강의)를 읽고 듣다보니 흘러 흘러 반야심경에 이르렀다. 책읽다가 뉴스를 보고 뉴스를 듣다가 다시 책을 읽는다.
반야심경은 아주 짧은 글인지라 블로그에 그대로 옮겨 적어 두고 생각나는대로 읽어야겠다. 먼저 반야심경에 나와있는 주문부터 외워보자.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건너가세 건너가세 저기로 건너가세 다함께 건너가세 깨달음이여 만세!1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온갖 고통에서 건너느니라. 사리자여!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니, 수 상 행 식도 그러하니라. 사리자여! 모든 법은 공하여 나지도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지도 줄지도 않느니라.
그러므로 공 가운데는 색이 없고 수 상 행 식도 없으며, 안 이 비 설 신 의도 없고,
색 성 향 미 촉 법도 없으며,
눈의 경계도 의식의 경계까지도 없고, 무명도 무명이 다함까지도 없으며,
늙고 죽음도 늙고 죽음이 다함까지도 없고, 고 집 멸 도도 없으며, 지혜도 얻음도 없느니라. 얻을 것이 없는 까닭에 보살은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서,
뒤바뀐 헛된 생각을 멀리 떠나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며,
삼세의 모든 부처님도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최상의 깨달음을 얻느니라.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신비하고 밝은 주문이며 위없는 주문이며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니,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음을 알지니라.
이제 반야바라밀다주를 말하리라.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3번)
위 글은 조계종단 반야심경 한글 번역이다. 산스끄리뜨어나 티벳어를 한문으로 번역(꾸마라지바 또는 현장)하고 그걸 다시 한글로 번역했을 터. 그래서 산스끄리뜨어를 직역한 반야심경을 다시 읽었다. 짧은 이야기 반야심경 산스끄리뜨어 원문을 번역하고 해석해서 내포된 뜻을 하나하나 상세히 살피고 있다.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같은 문외한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반야심경
(이 경은) 이와 같이 나에게 들린 것(을 적은 것이다).
옛날 한때, 세존께서 왕사성 기산굴산에 큰 비구 무리 및 보살 무리와 함께 계시었다.
바로 이때, 세존께서는 ‘심어한 깨달음’이라는 이름의 깊은 선정에 드셨다. 이때 위대한 보살 관자재보살이 반야바라밀다 수행에 대해 두루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오온이 모두 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부처님의 위신력에 (이끌린) 샤리뿌뜨라 존자가 위대한 보살 관자재보살에게 이렇게 묻기를, “어떤 선남자 선여자가 심오한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배울 수 있겠습니까?” 이와 같이 묻자 위대한 보살 관자재보살이 샤리뿌뜨라 존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샤리뿌뜨라여! 어떤 선남자 선여자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려고 한다면 이와 같이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즉, 바로 오온 이것이 (모두) 공임을 두루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색이 공이며 공이 바로 색이다. 색은 공과 분리될 수 없고, 공은 색과 분리될 수 없다. 이와 같이 수, 상, 행, 식도 공이다. 샤리뿌뜨라여! 이와 같이 모든 법들은 공상을 지녔으니, 생겨나는 것도 없고, 사라지는 것도 없고, 더러운 것도 없고, 깨끗한 것도 없고, 늘어나는 것도 없고, 줄어드는 것도 없다.
그때, 샤리뿌뜨라여! 공은 색도 아니고, 수도 아니고, 상도 아니고, 행도 아니고, 식도 아니다. 눈도 없고, 귀도 없고, 코도 없고, 혀도 없고, 몸도 없고, 마음도 없고, 보는 것도 없고, 듣는 것도 없고, 냄새 맡는 것도 없고, 맛보는 것도 없고, 만지는 것도 없고, 생각하는 것도 없다.
눈이라는 감각 기관 등이 없고 마음이라는 감각 기관이 없고, 마음이라는 감각 기관에 의한 인식도 없다.
무명도 없고, 무명의 다함도 없고, 늙고 죽음도 없고, 늙고 죽음의 다함도 없기에 고집멸도도 없고, (그것을) 안다는 것도 없고, (그것을) 얻는다는 것도 없고, 얻지 않는다는 것도 없다.
샤리뿌뜨라여! 그러므로 더 얻을 수 없는 (이것)으로 보살들은 반야바라밀다 경지에 이른다. 고뇌를 갖지 않는 마음으로부터 (보살들은) 소멸하지 않는 열반지정, 되돌아오지 않는 경지에 이른다. 삼세에 머무시는 모든 깨달은 이들은 바로 이 반야바라밀다 수행을 통해서 위없는 깨달음[무상정등각]을 얻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 만뜨라, 커다란 지혜가 담긴 만뜨라, 더 할 수 없이 높은 만뜨라, 비교할 수도 없고 비교할 것도 없는 만뜨라, 모든 고통을 치료하는 만뜨라, 헤아릴 수 없는 진리인 반야바라밀다 만뜨라를 다음과 같이 읊나니,
“가떼, 가떼, 빠라가떼, 빠라삼가떼, 보디 스와하”
샤리뿌뜨라여! 이와 같이 깨달음을 추구하는 자[보살]들이 배운 것이 바로 이 심오한 반야바라밀다 수행이다.”
그때 삼매로부터 깨어난 세존은 위대한 보살 관자재보살의 (이와 같은 설명을 듣고) ‘좋구나’라는 칭찬의 말씀을 하셨다. “좋구나 좋아! 선남자여 바로 이와 같아라, 선남자여 바로 이와 같아라. 반야바라밀다 수행은 바로 너에 의해 이와 같이 (올바르게) 설명되었구나. (너의 이와 같은 설명은) 공양받아 마땅한 여래들에게 매우 큰 기쁨을 줄 것이다.” 이렇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러자) 샤리뿌뜨라 존자와 위대한 보살 관자재 보살과 주위에 모여 있는 모든 신과 인간, 아수라와 간다르바 등은 이 말씀에 크게 기뻐하였다.
이것으로 반야바라밀다심경을 (모두) 마친다.
- 반야심경의 주문을 노자와 장자 전문가 최진석 교수의 번역이다. ↩︎
저도 버핏이 왜 연말까지 일하다 은퇴한다고 할까 궁금하더군요. 6시간 하던 Q&A를 그래도 4시간은 한다고 하니 심각한 상태는 아닌거 같은데. 주주총회에서의 화려한 은퇴보다는 여느날과 같이 퇴근하는 마지막이 더 의미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찰리멍거는 데일리저널 회장직은 돌아가기 1년전에야 내려놓으셨는데 버크셔 부회장은 끝까지 내려놓지 않았는데 그게 버핏의 부탁때문이였겠구나 싶기도 하네요.
아무래도 본인의 후광을 더 오래 끌고가서 후계자들에게 부담을 줄여주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추측만 해봅니다. 건강은 타고난 버핏이지만 나이를 생각해 보면 4시간도 부담스러울거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물러날 때를 정확히 알고 물러나는 것도 자본배분만큼 중요한 결정이라 생각됩니다. 부디 멍거에 대한 질투가 아니길 바랍니다..ㅎㅎ (농담입니다~)